2013 겨울 [기획] 사진으로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
[기획]
사진으로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
편집팀
편집자 주 : 우리가 직면하는 이별의 순간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편집팀에서 고른 사진을 보며, 잠시나마 이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별의 순간 첫 번째 – 연인과 이별하기
사진 :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한 장면
있나요 이별해본 적 빗물에 화장을 지워내본 적
긴 생머릴 잘라내본 적 끊은 담배를 쥐어본 적
혹시라도 마주칠까 자릴 피해본 적
보내지도 못할 편지 적어본 적
술에 만취되서 전화 걸어본적 여보세요 입이 얼어본 적
있겠죠 이별해본 적 사랑했던 만큼 미워해본 적
읽지도 못한 편지 찢어본 적
잊지도 못할 전화번호 지워본 적
기념일을 혼자 챙겨본 적 사진들을 다 불태워본 적
이 세상의 모든 이별 노래가 당신 얘길거라 생각해본 적
에픽하이 – Love Love Love 중에서
애써 현실을 부정해도,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할 때가 오지요.
당신은 어떤 이별에 눈물을 흘렸나요?
이별의 순간 두 번째 – 건강한 몸과 이별하기
사진 :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의 한 장면
건강할 땐 오히려 알지 못했던 내 몸의 상태, 한번 심하게 아프고 나면 그제야 직면하게 되죠. ‘아, 이러다 큰일 나겠구나.’ 평생 안고 살아야할 병이 생겼거나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지 못할 큰 병에 걸렸다면, 이젠 내 몸이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해야하는 힘든 과정을 겪게 되지요.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이 버겁기도 하고, 잊고 지내다가도 문득 스트레스가 몰려오고, 이전과 달리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내 몸 때문에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당신은 지금 건강한가요?
이별의 순간 세 번째 – 평화롭던 일상과 이별하기
사진 :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
느닷없이 우리 동네가 해군기지가 된다면,
동네 뒷산에 고압 송전탑이 세워진다면,
열심히 일하던 일터에서 쫓겨난다면,
하루아침에 평화롭던 일상이 힘겨운 싸움으로 변해버린 사람들이 있어요. 강정마을주민, 밀양주민, 쌍용자동차 해고자, 코레일 철도노동자. 이들은 평화롭던 ‘나’의 일상을 되돌려놓으라고, 그리고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길 바라며 하루하루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일상은 지금 평안한가요?
이별의 순간 네 번째 – 세상과 이별하기
사진 :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
조지 버나드 쇼 : 오래 살다보면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지
중광 스님 : 괜히 왔다 간다
헤밍웨이 :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다
일본의 선승 모리야 센얀 :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줘. 운이 좋으면 술통 바닥이 샐지도 모르니까
조지 칼린 : 이런, 그 사람 조금 전까지도 여기 있었는데
버지니아 울프 : 너에게 대항해 굽히지 않고 단호히 나 자신을 내던지리라 죽음이여!
에밀리 디킨슨 :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다
사람들은 세상과의 이별, 그 마지막 순간의 한마디를 묘비명으로 남깁니다.
당신은 어떤 말을 남기고 싶나요?
이별의 순간 다섯 번째 – 이것도 이별하기
사진 : 꼬깜의 다 쓴 볼펜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이별이지만, 사소하지 않아요. 계속 쓰기엔 헤져버린 칫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볼펜, 이젠 입을 수 없는 작은 옷. 꼬깜은 볼펜을 끝까지 다 쓴 후 이렇게 말했어요. “우와, 볼펜을 끝까지 다 쓴 건 처음이야. 왠지 어른이 된 기분인걸.” 일상에서의 소소한 이별들,
당신은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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