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회 참관기[비바람부는날엔 홍대로]
안녕하세요
신입회원 바다(몇몇분들이 불러주시는) 입니다
제가 글을 쓰려고 이렇게 끄적거리는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비바람 몰아치는 와중에 치뤄진 여성대회 참관기를 애기하고자^^함입니다
인감도장 백번찍은 것보다 날리님과 걸어쥔 새끼손가락의 위력으로 기억을 더듬어
적고 있습니다
이따가 치매끼로인해 별칭이 기억이 안나거나 하면 타기언니에게 전화해서 물어볼 참입니다
한참 놀고 있는데 지나가는 말로다가 '너 오늘 참관기 써~' 라며 반명령조로 말하더군요
머 한귀로 흘렸으나 둘이 죽어도 모를 맛나는 김치전을 찢고 있는데 애가 오늘 참관기 쓴데~
이 한마디로 집중을 받으며 피할 수 없구나 생각 들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썩소를 날리는
표정 의 타기 언니가 생각나는건.. -_-+
홍대입구에서 내리자 웬바람이 그다지 부는지 뒤집어 누우려는 우산을 부여잡고
걸어갔습니다. 큰일 치룰 때 날씨가 궂으면 길조라는 옛 선인들의 말씀을 새기며 머
시원~ 하다 생각하고 건물안으로 들어서니 인산인해더군요. 그와중에도 물론 맛나는 떡과 화장품을 챙기며 풍선하나 손에들고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유난히 눈에 띄는 빨깐 마귀할멈 모자를 쓴 애기들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엄마 아빠손잡고 멋모르지만 재밌어하며 따라 다리는 아이들의 풍경을 보니 작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저 역시 여성학 한번 제대로 공부한적 없고 한번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 없는 사람으로
타기언니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흡사 저 아이들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눈엔 재밌는 독특한 사람들과 풍경이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었으니까요. 물론 지금도
민우회원 분들을 만날때면 한사람 한사람 어찌나 특징 있으신지 구경하는데도 전 참
재미나더라구요. 제가이리 평범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민우회 부스 찾아 헤매다가 우리도 많은 참가 단체중의 하나라는 것을 깨닫고(여전히 개념이 없는) 이층에 조용히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날리님께서 피켓을 나눠주셨는데 다름아닌 기꺼이 불편해지기를 판넬에 손수 제작을 하셨더군요 잼있어서 하나하나 보다가 한참 웃었습니다 준비해간 민우회 손수건보면서 한번 뿌듯해 하면서~
시간이 다 되어가자 자리가 조금씩 차기 시작했고 오랜시간 준비하신듯한 단체들도 많이 눈에 띄였습니다. 여성으로 태어나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회란게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생각이 드는 것이 문득 제가 운이 좋은 편에 속하는가 하는 잠시 그런 웃음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케나 많은 분들이 계실줄이야.
각자 단체를 소개를 하는데 나름 퍼포먼스도 준비들 많이하셨고 민우회 차례가 되자
훈련받은 구호를 외치며 피켓을 흔들었습니다~ 까랑까랑한 날리님의 목소리를
지휘삼아서
뿌듯함을 가슴에 안고 축하공연의 시작되고 자연스레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있는 절 발견했습니다. 옆을보니 웬걸 이미 타기언니는 자아도취중~ 그 일명 고속버스 춤을 추어 가면서..
저도 머라할 입장은 안되는 것이 건들건들 흔들흔들.. 하마터면 무대에서 안혜경님이 헤드뱅잉을 할때 따라할뻔 했으니까요
한편의 뮤지컬같은 예술집단 오름의 공연은 그 아름다운 목소리에 반했습니다 가수 안혜경님은 칼을 심하게 품으셨더군요 멋지다는 말밖에는.. 그리고 ktx여승무원들이 여성운동상을 받을때, 지난 금요일 수직으로 내리꽂는 빗속에서 소리높여 투쟁하던 그녀들이 겹쳐지면서 흐르는 눈물을 막을수가 없었습니다. 아직은 애띤 그녀들의 수심깊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결코 남의 일이 될수 없다는 걸 피부로 느낍니다
장기전으로 접어든 그녀들의 운동이 하루빨리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로 해결될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바래봅니다
밤이 깊으니 삼천포로 빠질려고 하는 것이 느껴지니 마무리를 지어야 겠습니다. 아직 전 모든게 새롭고 어설픈 와중에 이번 여성대회또한 신선한 충격이라고나 할까요 암뜬 뿌듯하고 뭉클하고 그랬습니다.
그리구 뒤풀이에서 빗소리와 함께 섞어먹은 파전과 달짝지근 얼음동동 동동주도 참 맛있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모름지기 마무리는 적당한 酒 로..-_-
끝으로 민우회로 포섭해준 타기씨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물심양면 언제든지 애기하는 것은 다 듣기만(?)해줄 것을 약속 합니다 캬캬(음흉)
민우회에 발가락 담근김에 발목까지 푹 담그고 강건너 또다른 곳으로 갈려고 합니다. 정상보다는 뭔가 삐딱함과 어울리는 저지만 웬지 민우회엔 뭔가 다른게 있을거 같거든요. 마무리라고 조금 가식을 섞어 보았습니다.. 좀 봐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지금까지 어설픈 후기 읽어 주셔서 너무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_-)..........(__)
좋은밤 되세요 여러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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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년엔 꼭 여성대회 가야겠어요.
오우. 바다.
발목 푹 담근 바다 막 상상하고 있으요.
새모람 통해서 더 많이 친해져요~
우와 피켓 예쁘다. 저 젓가락 끝에 달린 김밥을 어떻게 만든건지 궁금궁금
현장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멋진 후기네요.
난 왜 못 갔을까나. 날짜를 그만ㅠ.ㅠ
바다님도 놀라운 재주가 있으셨군요. 민우회원들은 어찌나들 재주들이 많은지..
글이 참 재밌사와요. 늘 가던 여성대회라 남루하게 봐라봤던 저인데, 바다님의
글을 읽으니 웬지 다시 기억이 재구성되면서 웬지 재밌었던 것도 같은..그런 최면이..
저도 안혜경님이 '언니'를 부를땐 웬지 앞에 앉아계신 언니들을 보며 마음뭉클했다는..
그런...당황스런 감정이...헉..
날씨가 정말 환상적이었죠. 약속을 지키셨군요!! ㅋㅋㅋ 무심결(?)에 내민 새끼손가락을 굳게 걸어준 경민님! 캄사!! 모두들 수고많으셨습니다~~~^^
참고로 저 피켓은 민우회 회원 소모임에서 각각 나누어서 만들었답니다. '바닥', '다소', '우행가', '느낌상상', '사라스바티'에서 함께 했답니다. 민우회원들의 놀라운 실력!! 저 아름다운 피켓으로 승화되었쬬. 정말 훌륭함다~~
사진이 기대되네요~ ^^
ㅋㅋ 말하면 책임지는 민우회!! 좋아요~ 아주 좋아요~~잼 나는 참관기..조만간 사진도 첨부하겠슴다
넘넘 잼있게 읽었어요~~~ 여성대회 못 간 것이 넘나 아쉬워지네염;;; 근데 왜 나 아침부터 김치전 땡기냐;;
와하하 정말 올려주셨군요~~저기 자주 언급되는 타기 언니는 제가 아닙니다. -_-;;;
여하튼 후기 정말 재미있어요~~멋진 신입!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