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제1탄 일요일 오후, 홍대앞 어느 찻집에서 그녀들을 만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_! 1탄
일요일 오후, 홍대앞 어느 찻집에서 그녀들을 만나다.
사무실은 요즘 한창 콘서트 준비로 바쁘다.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가고
무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무기력감으로 한사람한사람을 내모는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꽃이 피고 봄이오고 봄날의 바람은 살랑살랑 보드랍지만
봄이 오고가는지도 몰랐다. 사무실의 누군가도 어쩌면 나와같은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햇살 반짝이는 봄날, 마음에 조금은 구름을 안고
홍대거리를 향해 나섰다. 아이구 거기다 늦었다.
딩동-
박봉, 저 조금 늦을 것같아요.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헐레벌떡 홍대앞 버거킹 앞에서서 전화를 걸었다.
저 왔는데 어디로 가면되요?
아, 바람 거기 바로 딱 보이네, 바람이 있는 곳에서 대각선으로 2층 커피브라운이라는
커피숍보이죠? 거기 2층이에요.
고개를 돌리니 커다란 창 안으로 박봉의 모습이 보인다. 입구를 따라 계단으로 저벅저벅,
그리고 걱정과 설레임.
오늘 처음 만나는 언니들에게 어떻게 인사를 해야할까. 아-낯설다. 어쩌지. 어쩌지.
(이 놈의 소심함은 좀체 쉬이 떨쳐지지가 않는다. ^-^;)
그렇게 그곳을 향해 갔었다.
익숙한 얼굴 박봉이 있고. 그옆에 이제 막 몽골에서 온지 얼마안된 은미언니가 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엔 차돌, 하이얀 차돌처럼 단단한 느낌의 윤선언니가 있다. 아직 다 오지 않아
우리도 기다리고 있었어요.
몽골에서 온지 얼마안된 언니는 한국땅의 봄날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말한다. 여긴 꽃도 나무도
참 많아. 거긴 모래밖에 모래바람만 부는데 말이야, 그리고 얼마나 추웠는지.
그런데 이곳에 오니까 정말 봄이구나. 봄이야.
1년 동안 낯선 땅 몽골 그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돌아온 은미 언니는 끊임없이 몽골의 풍경과
이곳의 풍경을 번갈아 떠올리며 말을 한다. 거긴 얼마나 추웠는지 어느날 내 손 등에 피가 묻어있는거야.
어디에서 이 피가 묻었는지, 아님 어디에 내 살갗이 긁혔는지 갸우뚱 했는데 글쎄
바깥에서 장갑을 잠시 벗은 그 찰나에 살갗이 놀라 그리 되었던거 있지.
삶을 이루고 있는 조건들이 한국땅보다 하나 나은 곳이 없는 낯선 땅 몽골이지만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한국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하는 언니에게서 대륙의 깊음을 맛보고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몽골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을 때 빨간 배낭과 붉은 기운이 감도는 안경테가 잘어울리는
성아 언니가 도착했고 무언가 시원시원함과 자신감을 안고 있는 수진 언니도 곧 도착하였다.
그렇게 모였을 때 부터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왜 그누구도 나에게 사랑의 유효기간은 5년 정도라는 것을 내게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럼 결혼에 대해서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봤을텐데-
아이와 엄마로서의 관계,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끊이지않고 이야기를 나누며 마치 끝나지않는 배구 경기처럼 내가 너에게 토스를
네가 그녀에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넌 뭐하고 싶은데? 넌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니?
난 이렇게 살고 싶은데, 난 그렇게는 살고싶지않아. 언니들의 삶에 대한 꿈과 욕망,
그리고 소박한 희망들이 봄바람을 타고 흐르고 흘렀다.
▶윤선언니랑 성아언니-!
살아가면서 일이 잘 풀리기도 하고, 때로는 꼬이고 꼬여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함을 언니들은 삶의 과정 속에서 받아들이고 있었다.
감당하기 힘든일이 닥쳐왔을 때 서로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괜찮아 괜찮아 타독이며 서로의 위안이 되었을 언니들의 모습도 보였다.
▶목소리에 귀기울이다, 으이구 으이구 타박을 주다가. 괜찮아 괜찮아. 다독이며 이야기가
끊이지 않던, 그 와중에 잠시 딴 생각도 하다가 자유로이 수다가 넘나들던 그곳.
그리고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은 색이 바래지 않은 채 언니들 곁에 머물고 있는듯했다. 어머-박봉아
네가 벌써 나이가 그리 되었냐? 난 아직도 네가 스물여덟인것 같은데...
그렇게 기억은 생생하게 그녀들 곁에서 오늘의 그녀들을 만들고 있었다.
스무살, 이십대 중반 후반.
언니들이 지나온 시간에 지금 나는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 그랬었다. 불안한 지금이 지나고 나면
1년2년 조금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도 나이를 먹으면 모든 것이 안정되고 괜찮아 지겠지.
그리 큰 걱정도 고민도 없어지겠지?그리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요일 언니들을 통해서 삶은 여전히도 스펙타클하다는 것을, 시간이 흘러도
사는동안 우린 끊임없이 그 삶의 모습에 걸맞는 고민을 이어가고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그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 가고 간다기 보다는 때로는 서로 나누기도 하고
잠시 내려두기도 하며 서로의 존재자체가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어 나란히 한걸음씩
한껄음씩 걸어가고 있음을 그 따스한 서로의 위로가 봄날의 노란볕보다 보드랍고 보송보송 함을
난 조심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몽골에서 온 작은 녀석들. 그곳에서 지낼 때 이곳저곳에서 다니며 하나둘 모은 녀석들.
은미 언닌 하얀봉지에서 이아이들을 꺼내 하나씩 가져가라고 한다. 책상위에 올려놓겠다던 박봉, 정말 몽골분위기가 난다며 인형을집어들고 말하던 성아언니, 주머니 속에 하나씩 먼곳에서 온 녀석들을 담아간다. 우리의 오늘이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처럼. 나도 하나챙겼다 파란 물위에 둥둥 떠다니는 거북이 열쇠고리! :)
찻집에서의 오후 2시의 만남은 해가 주황빛으로 변하는 오후 5시즈음에 마무리 되어
언니들은 맥주한잔하러 2차에 간다. 그리고 난 빠빠이 인사를 하고 돌아설때
어제처럼 오늘도 반짝반짝이는 언니들의 모습에 나는 힛, 웃으며 홍대를 떠난다.
안녕!
:)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아니 성아 언니 이게 얼마만야!! ㅠㅠㅠ
성아언니, 나 신입모임때 간사였는데,,,우리 마지막 신입모임 산정호수에서 1박 2일 했던 거 지금 생각해도 넘 즐거웠어여. 언니가 모임을 편안하게 잘 진행해줘서 신입인데도 민우회가 낯설지 않았던거 같아여. 보고 싶다
난 여전히 그동네에 나가면 젤 나이어린 동생이 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리~~언니들을 보고 있으면 그 시끄러움이 그냥 정겹고 좋다
ㅎㅎ 은미언니, 성아언니,오랫만..^^ 반갑워요~~
언니들~ 은미언니! 성아언니! 윤선언니! 진짜 보고싶다. 나 요즘 정말 '언니들'이 필요한데...
내가 살아가는 오늘, 그 오늘을 있게 한 수많은 층과 결들... 그 속에 담겨 있는 내가 알고 있거나 모르거나.. 혹은 모른 척하는 따뜻한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만남을 담은 글.. 정말 좋네요~~ 은미언니, 성아언니, 수진언니, 윤선언니.. 언니들 정말 반가워요..
흐미, 성아언니 정말 오랫만이다. 반갑다아. 사진으로 보니까 ㅋㅋ 절로 웃음이 나온다. 저 경직된 사진포즈 어쩔꺼야.
아니야.달페.내가 날짜를 착각하고 일요일을 토요일로 썼네^-^;;
아앙-내가 더 미안해잉. 달페 오늘은 어떤가요?
아,바람 언니들을 만나러 갔군요, 것도 모르고 난 바람맞춘다고 낑낑대었구나아.
아이쿠,미아안 ;ㅁ;
아, 처음으로 읽었군요. 마지막 사진까지. 소설을 읽는 듯...
오는지 모르고 간 봄에 대해, 나 보다 먼저 민우회에 머문, 만난, 사람들에 대해 반짝!
삶은 계속,...소란스럽군요. 28.38.4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