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 즐거운 님을 만나러, 우체국에 가다
즐거운님은 봄처럼 민우회에 찾아온 멋진 분입니다. 신입회원이자 앞으로 민우회에서 보낼 날이 무진장, 겁나게 기대되는 즐거운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즐거운 님은요~
3월 5일 여성의 날 기념 차도녀 캠페인에서 '주사위'를 돌리고 민우회에 회원가입을 하시게 됐어요. 차도녀이신거죠! 그 시간 속으로 뿅!
가운데 고개를 숙인 분이 바로 즐거운 님이에요!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도 한시간 넘게 전철을 타고 와준 고마운 이랍니다.
게다가 활동가들을 감동시킨
그 한. 마.디.
"저한테 회원가입을 권해줘서 고마워요."
누군가 민우회를 소개하고 그 공간에 이끌어준 것을 고맙다고 말하고 그리고 신입회원만남의 날과 이어진 모임까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면 어찌, 아니 만날 수 있겠어요?
즐거운님은 우체국 직원입니다. 회원탐방가는 날은 정기적으로 비가 오기로 했는지, 그 날도 비가 왔습니다. 강남 중심에 있는 즐거운이 근무하는 우체국입니다. 우체국에 대한 낭만을 가지고 갔다면, 세련되고 웅장한 모습에 한국의 '체신'업무의 현재를 실감합니다. 즐거운님은 든든하게도 6년차 우체국 공무원!
우체국 홍보사진에 그대로 쓰여도 될 정도의 컷입니다. 보이시나요? 2번 창구 옆의 즐거운님의 모습이에요. 책상의 모습도 둘러봅니다. 우편물도 있고 업무편람도 있고 창구 너머에 각자 자리가 있더군요. 민우회나 우체국이나 책상이 늘 부족한 것은 같은 일인듯 합니다.
선물로 가져간 쿠기세트를 들고 웃는 모습입니다. 동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어디서 온 것이냐? 취재온 것이냐? 등 훈훈한 질문들을 많이 했습니다. 즐거운이 상당히 신뢰받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어요. (맘 놓아도 되겠어요 ^^)
비가 오는 날 속 든든하라고 설렁탕 집에 가서 맛난 설렁탕을 뚝딱! 먹었습니다. 저는 정말 밥5톨 남기고 다 흡입하였어요. 날이 궂어도 만나는 이가 좋으니 속도 발걸음도 질척임이 없었어요.
이제, 즐거운님을 찬찬히 만나볼까요? 팍팍!
사실, 처음 만나서 민우회 설명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가입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덜컥 회원가입을 해버린건가? 올 해부터 마음을 고쳐먹은 게 있는데 대학 1학년으로 돌아가자는 거였어요. 그 때는 누군가 제안하면 "네! 좋아요! 가요!"했었어요. 2학년 때 부터 내 생활과 조건이 더 중요해져버렸던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무.조.건. 가입을 한 겁니다. 내 생활에만 집착하며 살지 말잔 생각을 했거든요.
나는 ( )이다! 나는 도우너이다. 한마리의 짐승이다 ㅋ 기본 욕구에 충실한 편입니다.
어쩌다 우체국 직원이 된 건가? 대학생때 시청에서 알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무원이 되자고 생각했어요. 자신감이 없었던 것 도 큽니다. (기업에 취업하려면) 말도 잘해야 되고 남들과 경쟁해서 잘 보일 자신이 없었어요. 시험보면 취직시켜주는 곳이 좋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라면? 태안에 갔었어요. 그 이전까지 저는 생각만 하는 사람이었어요. 내몸을 움직여서 간 곳이 태안이었어요. 그 후로 이렇게 하는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란 걸 알게됐습니다. 그래서 여성환경연대에도 가고 외국인노동자센터에도 정기적인 자원활동을 했어요. 책만 읽던 제가 '같이 가자'는 말에 움직이기 시작한 거죠. 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자기 힘이 아니라고 해요. 저만해도 가족들이, 친구들이, 넓게는 나와 연결된 많은 이들이 도와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걸 저는 '빚진 마음'이라고 불러요. 제가 이렇게 직장을 다니고 정규직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사회에 빚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를 돕는 다는 게 내 지갑의 돈을 꺼내서 그 사람에게 주는 게 아니라 내 지갑에 그 사람 돈이 있는 셈인 거죠.
우체국이 마냥 낭만적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대기업 같은 게 더 많기도 해요. 창구, 배달에도 비정규직 많고요. 입사 초기에 제가 실수를 해서 전국우체국에 다 전화해서 주문 취소한 에피소드도 있었네요. 손님들 대할 때 느끼는 것은 제가 감정노동자라는 거에요. 친절교육을 늘 받고, 손님을 가장한 평가원의 전화도 오고 모니터도 일상적입니다. 언젠가, 나이드신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제가 그날 기분 좋은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많이 웃고 그랬는데, 그 분이 "왜 이렇게 잘 웃어? 친절교육 받았나?"이러는 거에요. 내 웃음이 그렇게 보이는 구나 싶어서 서글펐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손님 중에는 절대 손해보지 않으려는 태도를 가진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는 힘들죠. 우체국은 내가 아끼는 동료들이 있고 내게 소중한 공간이지만 또 마냥 낭만적인 곳은 아니에요.
즐거운님 만의 우체국이 생긴다면? 저는 지금도 우체국은 웃기고 재밌는 공간이고, 앞으로도 그러면 좋겠어요. 친근함, 가족적, 정 이런 것들이 있는 공간? 동네 할머니들이 드나들면서 먹을 것도 나누고 풍물도 하고 도시적이지 않은 느낌이 나는 사는 이야기도 하고 쉬어갈 수 있는 그런 우체국을 하면 좋겠어요.
즐거운님은 스킨십에 각별한 철학이 있다고? 저는 스킨십의 힘을 믿어요. 제 싸이에 'Healing hug'라고 써놨는데, 치유하는 포옹이 정말 있어요. 포용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위안을 받아요. 그래서 저는 스킨십 많이 합니다.
즐거운님의 최종 꿈은? 제 주변을 변화시키는 것이에요. 활동을 주변에 알리기 시작한 것이 큰 변화입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생각했었거든요. 집회에 나가면 불이익익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얼마 전에는 회사에서 짤리는 꿈을 꿨어요. 정규직인 나도 해고위협에 이렇게 시달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용기가 생겼고 그래서 민우회에도 갈 수 있었어요.
즐거운님에게 민우회는 어떤 공간인지, 민우회를 모르는 분들에게 소개한다면? 민우회 활동은, 아직 제가 신입회원이라 ^^ . 뒤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앉아 있게 되는 곳이에요.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 좋은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매력적인 분들이요. 오래 활동하신 회원님들께는 "잘 부탁드립다!"라고 전하고 싶고요, 민우회를 모르는 분들에게는 문턱이 없고 친근해서 다가가기 쉽고 다루는 이야기들이 우리들 이야기라 어렵지 않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엄청 많고, 활동가들이 매력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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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님은 지금 신입모임을 절찬리에 참여중입니다. 어느 주말 후 출근에는 우체국 택배로 기정떡이 배달되어 있었습니다. 즐거운 님의 애정 속에 쑥쑥 마음이 커 갑니다.
정규직공무원이라는 자기 위치를 잘 알고, 모두 다 내 것이 아니고 타인과 사회에 빚진 것이라는 것, 위안을 담은 스킨십을 할 줄 알고, 꿈의 세계에서 불안을 온 몸으로 겪는 사람. 이런 것들은 안고 사는 이라 언젠가 '사는 것이 신나고 즐겁다'라고 직접 쓸 수 있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헤어질 때 즐거운님과 가벼운 포옹을 나누었습니다. 풍물패를 하다 동기들과 싸우기도 하고 22살에 독립을 해 지금까지 살아온 이 사람의 역사가 이제 막 전해집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님을 자랑하고 싶고, 즐거운 님이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그 어느 낯선 장소에서 만나 민우회에 이제 막 들어온 또다른 즐거운 님들인 당신에게, 진심의 환영을 전합니다.
- 신기루가 만난 즐거운 님 회원탐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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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허그~!
즐거운님, 치유하는 포옹. 저도 그 치유의 힘을 믿어요. 사람을 가슴으로 따뜻하게 안을 수 있는 즐거운님의 내면의 힘도 믿고요! 나중에 한번 살포시 안겨야겠어요:)
즐거운님.방가방가.*^^*.. 실천하는 행동이 참 멋져보입니다..누구나 다 생각만 하고 움직이기 쉽지 않거든요..미소가 참 이쁘세요..나만큼이나..ㅋㅋㅋㅋ(돌고만던지고~)
즐거운님만의 우체국을 상상해보니 뿌듯합니다..ㅎㅎㅎ
'빚진마음'에서 맘이 찡하네요. 영화 여자정혜에 나오는 정혜 닮았어요. 우체국 앉아 있는 모습이 아름다우시네요 ㅎ 즐거운님 민우회에서 자주 봐요(꼬깜)
이렇게 알게 되어서 참 반갑네요^^
내 지갑에 그 사람의 돈이 있는거죠..라는 말 정말 좋습니다...즐거운 님 그 성찰적
마음에 감동의 쓰나미가....그나저나 반갑습니다~~~~.
근데, 그러면 다른 사람의 지갑에 제돈이?
악. 회원가입때 사진이 있네요.ㅎㅎㅎ 신기루님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당.ㅎㅎ
여성환경연대는 태안 갈때 두번 따라가본게 다에요. 따로 활동은 안했었어요.ㅎ~
신기루님이 사주신 과자가 2층으로 되어있어서 양이 은근 많더라구요. 사다주신 쥬스랑 일 끝나고 직원들이랑 나눠먹으면서 "친구가 저 잘 부탁한다고 사왔어요. 저한테 잘 해주세요." 했죠.ㅋㅋ 잘 먹었슴당^ㅁ^
즐거운 님이 어떤 분인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3월 8일날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오셨던 분이였네요. 즐거운님의 탐나는 다방 글을 읽으면서 참 이쁜분이다라는 생각을 해요. :) 즐거운님 반가와요!
정말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들이네요,
비가 촉촉 내리는 오늘, 더 말랑거려졌어요. :) 즐거운님 보고 싶다.
특히 '빚진 마음'에 대한 이야기, 겸허한 자세,
앞에만 말고 옆에 뒤에도 볼 줄 아는 그야말로 마음를 살피는 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