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 로리가 만난 김원정
[탐나는 다방 - 로리가 만난 김원정]
2014년 일곱 번째 <탐나는 다방>은 ‘덕후 페미니스트’, 무언가를 깊이 파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민우회원의 만남입니다. 민우회 정책위원이며 여성학 연구자인 김원정 님을 소문난 입담과 글재주의 회원 로리 님이 만났어요. 알음알음 두 분의 덕력을 감지한 회원팀의 요청을 흔쾌히 안아 팬덤과 요리에 대한 이렇게나 긴 이야기를 나눠주시다니..! 담당자로서 전라남도 영광입니다. 어떤 취미를 깊이 발달시키다 못해 '들고 판'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번 <탐나는 다방>을 꼭 읽어주세요!
*스압주의!
<쓸데없는 짓은 정말로 쓸데없는 짓인가?>
글 : 로리
민우회 후원호프 날 화창한 날씨에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합정역 노천카페에서 만난 김원정 선생님.
두 덕후 페미니스트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담당 활동가 스누피에게 인터뷰어 제의를 받았을 때 든 생각은
1. 활동가들은 고생이 많으니까 요청은 다 들어줘야 해. 고로 OK하자.
2. 헌데 나 따위가 덕후라니 여긴 어떤 동네지...?
였다. 나 정도가 과연 덕후로 명함을 내밀어도 된단 말인가? 내가 덕후로 선정될 만큼 청정(!)한 이 구역을 더럽혀도 된단 말인가?
마음 속에서 2번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그런데 덕후가 뭐냐구요? 아! 당신은 일반인이시로군요.
※ ‘덕후’. 2인칭 상대방을 높이는 ‘오타쿠(お宅)’라는 일본어로 원래는 게임이나 만화, 성우 등 일본의 서브컬처를 광적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일컫는 단어. 범죄와도 연결된 적이 있을 만큼 반사회적인 의미가 매우 강하고, 상대방에게 ‘오타쿠’라고 말하는 것은 모욕이 될 정도라지만, 지금의 한국에서 일반적으로는 ‘마니아(mania)', '너드(nerd)', '긱(geek)'과 비슷하게 한 장르를 깊이 파고들며 즐기는 사람들 정도의 순화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베리안 허스키 견종을 '허숙희'라고 장난삼아 부르는 것 같은 한국어 유희로 ‘오덕후’로 바뀌어 불리기도 하면서 더 짧아지면 ‘오덕’, ‘덕’, 그리고 여기서 더 발전해 5덕보다 더 하다고 ‘10덕’=‘십덕’, ‘씹덕후’ 등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마니아 층을 가리킨다고 용어 정의를 내렸다.
말하자면 ‘덕후’는 애호가의 21세기 호칭이라고 볼 수 있어 클래식 애호가=클래식덕후, 셜록키언=셜록덕후(오이덕) 등등 장르 이름을 앞에 붙여서 활용할 수 있다.
‘덕후’가 있기 전에도 마니아, 팬, 애호가 등의 명칭이 있었지만 왜 ‘덕후’라 쓰이는 걸까? 원래 이 단어는 반사회적일 정도로 한 가지 하위문화에 열중하며 외모나 사회적 능력, 기본 생존행위(...)에 거의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외부에서 금기시하는 존재를 이르는 말이지만 동시에 집단 내부에서 스스로를 타 집단과 구분 짓고자 하는 욕구와도 맞아떨어지는 면이 많다보니 ‘애호가’ 같은 명칭보다 더욱 널리, 기꺼이 사용된 것 같다.
나는 이 만남의 주제인 ‘덕후’를 정통 오타쿠의 의미보다는 좀 더 넓고 옅은 범위로, 말하자면 몇몇 장르를 깊이 파며 즐거움을 느끼는 매니아(mania)나 긱(geek)으로 설정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쯤에서 들어보는 김원정 선생님의 자기소개]
그 시간을 제외하곤 주로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지요.
덕업 일치를 동경하지만 현실은... 음...
사실 김원정 선생님과 나의 덕질 장르가 엄청나게 겹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덕후의 예를 갖추며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먼저 드렸다. 살다보면 내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 동반자와 충돌할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이 ‘덕질’ 이라면, 즉 취미와 인생의 항로가 부딪히는 딜레마를 마주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Episode 1. 두 세계 :
취미와 인생의 항로가 부딪힐 때
김원정선생님(이하 김) : 저희 언니를 얼마 전에 만났거든요. 7x년생 언니인데 제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덕력이 충만한. 앉으면 쫙 얘기하는데, 결혼 안한다고 얼마 전에 선언을 했어요. 언니 덕질의 시작은 윤도현, 나우누리 타잔마을이라고, 정글스토리 아마 전일 걸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때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에 신화, 또 수퍼주니어의 내가 유일하게 모르는 예성이? 암튼 그렇게 애정하는 대상이 쭉 있어요.
로리(이하 로): 아, 무한대로 터지네요.
김: 게다가 저희 언니가 돈도 많아서요..
로: 아 그런 분들이 옆에 계시면 동기부여가 확 되지요?
김: 안 그래도 언니를 얼마 전에 만났어요. 제가 지금 아이가 없고 앞으로의 계획도 없다보니 ‘늙어서 언니랑 계속 이렇게 덕질하면서 살면 어떨까? 심심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봤는데 살짝 불안한 느낌?
로: 얼마 전에 결혼한 주황공주가 있는데요.
김: 아 신화팬이 주황공주예요?
로: 네. 그리고 이번에 지오디 재결합 콘서트하는데 경호원 하는 분들이 “옛 시절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오라”고, “뛰지 말고 무릎조심”하라고 했다더라고요, 이번에 서태지 콘서트는 탁아소도 설치한다면서요?
김: 그런 변화를 확실히 가수들도 따라가는군요.
로: 결혼한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결혼과 덕질을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든대요. 그렇게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남편이 이해해줄까?’ 둘째로는 금전적인 거래요. 일단 돈 나갈 데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 되고, 가족 기념일이 최애캐의 콘서트와 겹친다면! 이 둘을 병행할 것인지 뭘 선택할 것인지의 딜레마가 생기고 무엇보다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김: 실제로 그런 문제점이 인생의 고비마다 있겠구나 싶죠.
로: 그런 건 양립할 수 없는 걸까요?
김: 그렇진 않을 것 같아요. 저도 언니를 보면서 느낀 건데, 일반적으로는 ‘언니가 결혼을 안 해서 저렇게 할 수 있는 거다’ 내지는 ‘일명 골드미스라고 부르는 사람이니까 돈도 있고 결혼을 안 했으니까 덕질을 열심히 할 수 있지’ 라고 생각할 텐데, 가만히 보니까 언니는 거꾸로인 게 아닐까? 덕질을 열심히 해서 결혼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놓쳤다거나 못했다가 아니라 결혼하지 않음을 선택한 것 아닐까. 보통 사람들이 결혼 후에 진입하게 되는 세계처럼, 거기도 하나의 세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옛날에 타잔마을 하던 친구들이랑 지금도 친하게 지내구요. 실친, 그러니까 현실 친구들보다 오히려 쓰잘 데 없는 오지랖 덜 하면서 약간 거리도 있으면서 교집합이 있으니까요. 거기에 진짜로 생로병사가 다 있는 거예요. 그 세계에 희로애락이 다 있어요. 죽은 사람, 아픈 사람 다 그 세계에 있고, 그런 걸 다 챙기면서 살더라고요. 이미 하나의 완전히 독립된 세계인 거예요.
로: 덕후 친구들은 보통 “덕질에 돈 얼마까지 써봤니?” 이런 질문이 제일 싫대요. 그 뒤에 따라 나오는 얘기는 “헉, 돈 안 아까워?” 같은 반응들이구요. 하지만 이 세계는 그런 게 전혀 없잖아요. 그보다는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 권장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 역시 팬이라면 저렇게 해야지’라고 서로 이야기하죠. 저는 2006년부터 피겨스케이팅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알았던 친구들이 이제 길게는 8년째 알고 지내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중에는 올림픽 두 번 간 사람도 있고 러시아까지 간 사람도 있어요. 저희들 사이에서는 “와 부럽다, 그래 저렇게 해야 되는데..”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돼요.
김: 그게 너무 당연한 거예요. 자기가 아이가 있는 사람인 경우에는 아이에게 돈 쓰는 일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로 여겨지잖아요. 200만원짜리 아니 500만원짜리 유모차를 살 때조차도 ‘그럴 만하다’고 이해되구요, 180만원짜리를 사면 ‘알뜰하게 잘 샀구나’ 이렇게 얘기되구요.
로: 지출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건 좀 우스꽝스러운데, 덕후들의 세계에서는 비난보다는 전적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아이 엄마가 비싼 유모차를 샀다고 하면 욕을 먹기도 하지만 덕후들의 세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고 ‘정말 부럽다, 나도 지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는 공감대가 분명히 있어요.
김: 그렇다고 그런 큰 지출이 그 안에서 크게 위화감을 불러일으키지도 않구요.
로: 네. 덕질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괴리가 확실히 있어요. 저는 그래서인지 덕질을 하는 친구들과 더욱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김: 점점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저희 언니만 봐도 커뮤니티 밖의 친구들 만나면 공통적으로 듣는 얘기가 “부럽다, 그 나이에 왜 그렇게 사느냐”래요.
로: 피겨스케이팅 해외 대회 같은 거 중계를 보면 1열에 할머니들이 쫙 앉아서 대회를 보시는데 심지어 뜨개질을 하면서 봐요. ‘와.. 우리 나중에 나이 들어서 저거 해야 되겠다’ 피겨 팬인 친구들끼리 그런 얘기를 해요. 관람을 TV로만 할 게 아니라 대회 따라다니면서, 이왕이면 1열 사서, 나 할 거(뜨개질)하면서 해야 한다는 얘기를 저희들끼리 하거든요. 이런 말을 하면 보통은 시들한 반응을 얻지만 팬들끼리는 엄청나게 격렬한 반응이 나오고, “아 저것이 우리의 미래구나. 저렇게 살려면 뼈 빠지게 일해야 돼”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동기를 얻고요. (웃음)
인터뷰 녹취를 풀어보니 충돌하는 게 당연하다는 결론이 난 것 같지만, 음. 다만 현실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일수록, 같은 대상을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동인 커뮤니티가 그 해소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어 기뻤다. 성공한 덕후를 언니로 두고 계신 선생님도 부러워지고. 그 세계는 아름답고 즐겁다. 하나가 하나를 밀어내는 상황이라 한들 마음 한 켠 내어주고 계속 끈을 붙잡고 있으면 되지 않는가!
김원정 선생님은 최근 퀸의 내한공연에 다녀오셨다고 한다. 무려 공항 입국 때까지 달려가서 사인을 받아오셨는데!!! 앞자리에서 스탠딩으로 공연을 즐기다가 공연이 진행될수록 힘들어서 뒤로 빠지셨다고 한다. 나 역시 메탈리카 내한 공연 때 땡볕 아래서 수 시간을 단지 앞자리로 가기 위해 기다리다가 어지러워서 후퇴하겠다는 동반인을 간호한 기억을 떠올리며 물개박수를 쳤다.
최근 종영한 마스터쉐프코리아3을 즐겨 본 공통점을 가지고, 또 최근 올리브채널을 통해 요리가 오락프로그램의 전면에 나서게 된 점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도 듣고 싶었다.
Episode 2. 요리:
"세상을 구한 게 아니라 그냥 한 끼를 때운 거예요."
로: 요리 프로그램 왜 즐겨보시나요?
김: 요리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잘하는 건 아니에요. 그러게요, 왜 좋아할까요. CJ E&M에서 요리프로그램을 엄청 잘 키웠죠. 쇼로 만드는 것, 요리를 시각화해서 되게 잘 한 거 같아요. 가장 진화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해요 요리 프로그램으로서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서도요.
로: 확실히 보는 맛이 있어서일까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음악은 내가 감상하고 내가 듣고 나의 감상을 말할 수 있는데 요리는 내가 먹어볼 수 없는데도 감정이입을 하는 게 굉장히 신기했어요.
김: 네 소리, 색깔, 모양 같은 것을 감각적으로 잘 연출하는 거죠.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요리를 찾고자 하는 욕구는 굉장히 커졌고 사진 찍어 올리고, 제가 썼던 것처럼 단순히 맛있는 걸 찾는 걸 넘어서서, 사람들에게 요리가 이미 시각화해서 인식하고 공유하는 아이템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굉장히 쇼를 잘 기획한 거죠.
로: 레디앙에 쓰신 글 <'멋진' 요리가 아닌 '좋은' 요리가 필요> (http://www.redian.org/archive/9513)을 보면, 요리 자체가 여성의 일로 치부되는 반면에 방송에 등장하는 화려한 요리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어요. 정말로 일상에서 요리는 거의 전적으로 여성의 영역인 상황에서 최고 정예 쉐프는 주로 남자라는 고정관념은 이상해보여요.
김: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제이미 올리버나 고든램지 같은 사람들이 티비에서 남자들이 갖고 있는 힘, 카리스마를 요리와 결합을 시켜서 성별성의 역할을 굉장히 바꿔버린 거죠. 옛날에는 주부 요리사들이 한복 입고 재료도 송송송송 자근자근 썰었다면 지금은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엄청나게 강조하죠. 마늘도 다지는 게 아니라 막 때려버리고요. 그러면서 쇼로서의 재미를 강조하고 또 현실세계에서 오너쉐프, 하이엔드 쉐프들을 남자들로 깔아주는 것들이 좀 신기해요.
로: EBS<최고의요리비결> 이라는 요리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박수홍이 보조 진행자로 정말 최고였던 거 같아요. 말을 하면서 동시에 준비를 옆에서 하고 있고 정작 본인은 다 알고 있으면서도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계속 물음으로써 보는 사람들이 느낄 법한 ‘왜 이럴까?’에 대한 대답이 나오게끔 하더라고요. 한 쪽에서 재료를 씻고 있으면 저쪽에서 물을 받아가지고 담아오는 호흡도 딱딱 맞았었어요. 그런데 그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보통 방배동 최경숙 선생님, 가정요리를 하는 중년여성 선생님들이었다면, 올리브 채널의 <O'live쇼>는 전 출연진이 남성이에요.
김: 요리프로그램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 거죠. 예전에 아침에 했던 공중파 요리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정말로 실제로 따라하려고 보는 거죠. ‘오늘 반찬 저걸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죠. 반면 지금은 따라하는 게 아니라 보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가 된 거예요.
로: 방송만 봐도 다 먹은 느낌이 들어요 굳이 따라하고 싶어진다기보다는요.
김: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직접 쉽게 할 수 있다’는 컨셉트가 전혀 없진 않아서 요리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이 이걸 직접 해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두는 것 같고요.
로: 요리에서의 여성들의 주도권이나 지분을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트렌드에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시청자가 생기고 회자되면 요리를 안 하던 사람들도 요리를 하게 되는 영향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김: 지금 이미 그런 거 같은데요? 지금 요리사 되겠다는 학생들도 남자들도 더 많아질 수 있겠지만, 집에서 나도 가사분담을 하면서 내 밥을 해먹겠다는 남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로: 상업방송들이 요리프로그램이 가사분담에 미치는 영향 같은 걸 고민하진 않겠죠.
김: 그렇죠. 전혀 고민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벤트로서의 요리와 가사전담자가 하는 요리는 정말 다르죠, 그건 일상적인 거잖아요. 저도 부엌에서 식사 준비 하는 일을 벌써 10년 정도 하고 있자니 너무 지겹거든요. 우리엄마, 작은엄마, 수십 년 명절을 치렀던 엄마들이 쉰 넘고 예순 넘어서도 어떻게 이걸 다 하시는지 명절 때마다 신기해요. 그런데 또 여전히 계속 하시잖아요. 요리라는 것이 이렇게 지겨울 정도로 생활에 밀착된 부분을 갖고 있는데 쇼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다 날아가는 거죠. 요리의 일상성이라는 게 전혀 보이지 않죠.
로: 제가 자취한 게 한 달하고 28일인가 됐는데요,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살다가 받게 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요. 요리란 게 손질된 재료를 가지고 짠-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식재료 관리부터 버리는 것까지 다 포함되는 거잖아요. 그 과정은 월수금 쓰레기 버리는 날 비로소 끝나는 것 같아요. 퇴근 후 쌀 씻는 일부터 시작해서 쫑쫑쫑 썰고 한 시간을 서 있어야 해요 끝나고 수챗구멍까지 다 훑고 냉동실 문을 닫고 음식쓰레기봉지를 다 정리하면 끝인 건데, 이게 대단한 일을 한 게 아니잖아요. 세상을 구한 게 아니라 그냥 한 끼를 때운 거예요. 그런데 너무 녹초가 되고요.
김: 정말 보통일이 아니죠. 결국은 안 먹은 재료를 버렸을 때의 그 자괴감! 천벌 받을 거야 난...
로: 맞아요. 이런 걸 썩혀서 버리다니 난 정말 잘못 살고 있어...
(잠시 슬픈 침묵)
김: 요리가 참 이렇게 현실적인 건데요. 이대로 방송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이런 현실이 티비에 나오면.
로: 로맨틱 코미디 같은 건가요?
김: 판타지죠. 일상의 요리와는 굉장히 다른 판타지요. 그게 또 잘 소비되고요.
로: 남자요리사들이 그렇게 많으면 가사분담도 좀 하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김: 그러니까요. 부모들이 어떻게 자기 밥도 못 차려먹는 아이로 키우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자랄 때 못 배운 것도 문제지만, 아니 우린 뭐 배우고 자랐어요? 내가 해먹어야 하는 상황이면 어떻게든 해야 하잖아요. 젊은 사람들도 어떻게 그러나 싶기도 해요.
로: “간단히 차려먹자”
김: “간단히 국수나” (폭소)
로: 국수가 육수가 있어야 국수가 나오지.
김: 옛날엔 면까지 다 만들어야했는데.
나는 제이미 올리버를 좋아하지만, 기름을 부어 손으로 샐러드를 무치고, 그 손으로 바로 후추통을 집어 갈고, 신선한 바질 잎을 위에 흩뿌리고, 그 손으로(!)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후라이팬의 손잡이를 잡아 재료를 가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거 뒷정리는 누가 다 하지. 조수 참 안됐다.” 싶은 생각이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든다. 기름에 젖은 손으로 병을 움켜쥐면 누군가는 저 기름을 다 닦아야 할텐데! 현실에서는 가스레인지보다 더 자주 쓰이는 게 행주인데! 그리고 그 행주는 요리시간에 비례해서 빠는 횟수가 늘어난다.
환한 조명에서 정말 5분만 걸리는 정찬요리라는 걸 침 흘리며 보고 있다가 돌아서서는 ‘아, 맞다, 냉장고에서 부추가 썩고 있는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냉장고에서 버려지는 재료가 없도록 일일이 계량하고 관리하면서 계획하는 것. 이를 포함해 늘 일정 시간, 오랜 시간에 걸친 노동을 대가로 하는 것이 집밥이다. 자본이 개입해 만들어내는 집밥을 재현해 소포장된 음식들, 이 자사 상품들을 프로그램 안에서 보여주고 욕망하게 해 마침내 소비하게 만드는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쇼 속 정찬요리와 집밥의 괴리는 <마스터셰프코리아> 본선 진출자의 요리와 내가 해먹은 냉동자반고등어구이 (그리고 온통 생선기름이 튄 가스레인지 상판)만큼이나 컸다.
[ 김원정 선생님은 이미 2012년에 이런 생각을 하셨다... 읽어보세요 “ ‘멋진’ 요리가 아닌 ‘좋은’ 요리가 필요” http://www.redian.org/archive/9513 ]
Episode 3. 팬덤 :
"변화하는 '최애캐'의 사랑방식"
로: 팬덤과 대상의 관계는 흔히 보듯 “일방적으로 닿을 수 없는 것을 숭배하는” 정말로 소모적인 일일까요?
김: 요즘의 팬과 스타의 관계는 좀 다른 것 같아요. 팬들을 제대로 챙기고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자기가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사람들이 팬 같아요. 이 관계는 결코 일방적이지 않고 사회에서 보기 드문 팽팽한 긴장이 있는 것 같아요. 원하는 모습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 주도권은 팬들이 가지고 있는 관계여서 팬덤을 ‘빠순이’, ‘빠질’, ‘추종자’ 이런 류로 해석하는 건 전혀 틀린 일 같아요. ‘팬’이 현실에 없는 걸 투사하는 욕망만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함에도, 사회적으로는 이런 면만 많이 가시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로: 하다못해 친구나 연인관계도 그렇게 일방적으로만은 이뤄질 수 없는 게 관계잖아요. 개인 대 개인이 서로 알아가거나 성장해가거나 하면서 변화를 겪으면서 똑같은 주기나 부침을 겪는다는 점에서 팬과 스타의 관계도 비슷한 점이 있어요.
김: 그래서 팬덤을 사회적으로 무뇌아 취급하는 분위기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개선할 수 있을까 굉장히 고민이 되기도 하고요.
로: 물리적인 거리가 어떻다를 떠나서, 일거수일투족을 이렇게나 관찰하면서 신경을 쓰고 주목을 집중할 수 있는 관계가 그렇게 흔하지 않으니까요. 이제는 팬질도 무조건적인 찬양 일변도를 넘어 때로는 비꼬고 마구 까면서 좋아하는 경향도 생긴 것 같아요.
김: 절대적인 충성이나 애정, 다른 사람들은 결코 비난할 수 없는 완전성을 지키려는 팬덤도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디씨인사이드에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이(베네딕트 컴버배치 - BBC셜록 주인공. 영국배우. 긴 얼굴이 오이를 닮아 오이라 불림)의 어떤 단점들까지도 적극적으로 희화하잖아요. ‘못생겨서 더 멋있다’가 아니라 ‘진짜 못생겼다!!’고 하면서요. 스타를 우상화하는 것보다 이런 게 훨씬 더 건강한 관계인 거 같아요. 못 생긴 모습이 담긴 사진을 더 찾아오는 걸로 경쟁하고 서로서로 옷 이상하게 입은 사진을 가져오고요.
로: 오이(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코듀로이를 입어도 고르뎅바지같은 느낌이에요. 맨날 큰 거만 입고.
김: 네, 스타를 ‘내가 이렇게 멋있는 애를 좋아한다’는 신성불가침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말하자면 “최애캐”(기억하시죠? ‘최고로 애착이 가는 캐릭터’!!_편집자주)의 사랑 방식이 바뀐 거죠. 빠순이와 우상의 관계가 아니라, 팬들이 더 쥐락펴락할 수 있는 관계구도의 역전이랄까요? 요즘 팬덤이 그런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가질 수 없는 아주 먼 것에 대해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자원을 허비하고 주체의식 없이 누군가를 추종하기라고 흔히 정의되는 팬질의 정의에 일침을 가하는 김원정 선생님의 비판. 수더분한 인상과 편안한 목소리 뒤에 있는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목이 늘어나고 색이 바랜 티셔츠 라벨을 보니까 히말라야 백퍼센트 핸드메이드 공정무역 실크라고 쓰여져 있을 때 헉 하고 놀라는 느낌? (선생님이 목이 늘어난 티셔츠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대화는 이제 <슈퍼스타K6>, <댄싱9>, <한식대첩>, <슈퍼스타K6>의 곽진언, 미드로까지 이어졌다가, 문득 그 때까지 선생님의 신상을 여쭤보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김: 근데 내년에 저도 논문 쓰고 빨리 졸업해야 해서요 제가 수료한지 꽤 돼가지고.
로: 아, 그러고 보니 신상을 전혀 안 여쭤봤네요.
김: 공부하는 사람이에요.
로: 아 그냥 덕후라고만 생각하고는. 아... 선생님 전공이.
김: 여성학이요.
로: 여성학 중에서도.
김: 노동.
로: 아...
(잠시 침묵)
Episode 4. 덕질의 쓸모 :
"쓸데없는 짓은 정말로 쓸데없는 짓인가?"
로: 회사에서 어학자격증 따면 성과급 받는데, 내가 오이(베네딕트 컴버배치)랑 얘기 좀 해보겠다고 영국식 영어를 배우기로 했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좋은 동기가 되잖잖아요. 그리고 아니, 꼭 내가 이걸로, 뭘 하지 않으면 어떤데요.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어도 괜찮잖아요. 꼭 취미를 가지고 제2의 인생을 만들고 돈벌이를 하고 뭔가를 생산하고 그래야 하는 건 아닌데. 쓸데없이 사는 게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가, 하기 싫은 것도 많이 하고 사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 참 사람이 집에서든 사회에서든 ‘내가 어떤 사람이다’라는 걸 이렇게 내보이고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희박해지잖아요. 그런 것에 비하면 덕후로서의 삶의 양식이라는 건 정말 많은 자존감이나 자아가 풍성해 지는 느낌 등등을 심어줄 수 있어요. 뭔가를 예매해놓고 기다리는 그 시간 동안 한창 연애에 빠져있을 때처럼 에너지가 솟아나는 느낌 있잖아요. 그런 적 없으세요?
로: 정말 있죠. 예매자의 하이(high)랄까...?
그런 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적은 많다. 생일, 크리스마스, 엄마가 뭐 사주기로 약속한 날, 시험 끝나는 날, 데이트,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여행가기로 한 날. 하지만 어른이 되고서는 누가 딱히 선물을 주지도 않고, 그냥 혼자 벌어 혼자 사는 세상 속에서 산 지 오래 되었는데, 어디서 당첨된 공짜 티켓이 아니라 모월 모일 모시로 정해진 티켓팅을 날짜 하루 전부터 덜덜 떨며 준비하고, 제일 먼저 클릭해서 그 자리를 예약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포맷하고 프로그램이라곤 오직 크롬, 익스플로러 두 개만 깔아놓고, 동시에 손에는 스마트폰을 쥔 채 예매 어플을 켤 준비를 해 ‘참전하듯’ 얻어낸, 내 귀한 돈이 들어간 공연이 얼마나 소중한가! 이런 공연에 하루 빨리 가고 싶기도 하고 끝나버리면 아쉬울 게 뻔하니까 영영 그 날이 오지 않았으면 싶기도 한 모순적인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말이다. 그건 꼭 공연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만일 금요일 이후 토요일과 일요일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다시 돌아오는 월요일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해야 하는 일, 안하면 안 되는 일,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들 중에 정말 즐겁고 재미있어서 하는 일은 몇 시간, 몇 분이나 될까. 뭔가를 만들어내고 변화시키고.. 그래, 다 좋은데, 이제 나는 취미에서조차 효율과 생산성을 찾고 싶지는 않아졌다. 나를 찾고 자아를 발견하고 몸의 소리를 듣고 건강해지고 취미로 돈 벌고 그래 다 좋은데! 난 뒹굴고 싶고! 의미없는 태그를 누르다가 영원히 텀블러(www.tumblr.com 입니다. 자기컵 갖고 다니기의 그 텀블러가 아니에요..._편집자주)를 헤매고 싶고! 어떤 날은 합짤 보면서 웃는 게 그 날 처음 웃는 때이기도 할 정도고! 그런 마음이 든다. 이왕이면 평생 그러고 싶어.
아이스쇼 예매해놓고 두 달 동안 설레고 또 설레는 기분 없이 살았어도 지금보다 더 괜찮은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이거 할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내 인생이 좀 더 많이 달라졌을까?
[사진13] 아니야 그렇지않아,,.
덕은 덕끼리 통한다고, 선생님과의 결론은 그거였다. 덕질은 (나의)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덧붙이자면, 덕질이 어딘가에 꼭 쓸모 있을 필요는 없다. 안 그래도 괴로운 것들은 많아. 영화에서 보니까 악인도 순수한 악을 추구하면 좀 레벨이 달라지던데, 순수하게 즐거움만을 추구한다는 게 뭐가 나빠? 그걸로 꼭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도움이 되어야 하냐고. (전 지금 술주정하는 게 아닙니다) 자고 또 자고 뒹굴거린다고 해서 주말을 없애버리면 안 되잖아요? 휴일은 그냥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겁니다. 덕질 또한 그런 거예요.
마지막에 김원정 선생님께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를 부탁드렸는데, “선생님, 자, 찍을게요” 라고 말하려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대로 “선생님, 오이짤 보여드릴까요?” 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사진을 찾아드렸더니 너무나 환하게 웃으신다. 아기들 백일사진 찍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지금 내 앞에 있는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 너무나 순수한 만족 자체였다. 내가 덕질 안에서 찾는 것도 바로 그런 행복이다!
"<탐나는 다방>... 어디까지 써 봤니?" ^^
회원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깨알같이 나눠주신 로리-김원정, 김원정-로리 두 분 감사합니다!
담당자로서도 무척 즐거웠던 만남이었음을 꼭 전하고 싶어요.
인터뷰어, 혹은 인터뷰이로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회원팀으로 연락주세요~!
[email protected] / 02-737-5763 회원팀 꼬깜, 반아, 제이, 스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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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것도 정말 좋더라. 지금 검색해서 이름 알았네. 금지옥엽! 장국영 원영의 유가령!
로리// 그 맘 알아요.
폴,반아,로리// 우리 장국영 특집으로 상영회 할까요. 그럼 난 영화 포스터랑 스틸이랑 음악이랑 사진이랑 잡지랑 다 준비할 수 있어.
혜영/로리/폴 끼앗 야반가성을 아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꺄르르르 단체로 야반가성 같이 보자 ㅋ ㅋㅋㅋ 장국영은 진리야 ㅠㅠ
아 그래서 살아생전에 홍콩 오리엔탈호텔 답사하고 싶어함... ㅎㅎㅎ 꼭 가볼테야!
야반가성... 테이프 앨범 구해서 듣기도 하고, 중국어 할 수 있는 친구 어머니께 부탁해서 발음기호 받아가지고 따라 부르기도 하고 부끄럽지만 내가 시를 지어 한국말 가사도 만들어서 부르기도 ㅎㅎ 장국영 사진도 모아서 좋아라 하고 결혼한다면 장국영같은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다짐(?)도 했다능 하하
- 나는야 폴포디
아니 나도 야반가성 명보극장에서 보고 펑펑 울면서 나와서 다음 사람들이 "거봐 쥬만지보다 이게 더 재밌나봐 울면서 나오잖아"
라고 한 얘기를 썼는데 모람귀신이 잘라먹었다...
아니 맥쭈담소 어
이게 뭐야 왜 잘렸지;;;;; ㅠㅠ 저게 아냐 혜영 내 맘은 저게 아녜요ㅠㅠ
반아// 고2때 개봉하는 날 명보극장에서 줄 서서 있다가 직원한테 성인으로 속이고 들어가서 봤지. 혼자 막 엉엉 울고 나와서 그에게 마음이 뺏겼음을 다시 한번 확인... 으헝헝. 해피투게더 때는 왕가위 감독이랑 양조위가 내한해서 소규모 자리에 가서 정성일이 진행하는 이야기자리에서 막 뿅뿅- 싸인도 받고 말이지.
나우// "아직 안 빠진 사람이 너무 부러워...처음부터 셜록을 다시 볼 수 있잖아..." 그 마음 아는 우리 모두가 덕후! 언니분은 어느 쪽을 파시는지 무척 궁금하네요.
짜이// 그러나 맨시티는 이번 챔스 조별예선 3무...ㅋㅋㅋ 기쁘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모자란 절 닦달하느라 스누피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ㅠㅠ
눈사람//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활동가들 책상을 짤로 보여주는 기획에서 유난히 아기자기하던 눈사람 책상 기억나요~
혜영/반아/ 맥쭈&담소 어
혜영 왕가위와 장국영 덕후 여기 추가! 장국영 나온 모든 영화가 좋았음 특히 야반가성 알아? 좋은데 꺄르르
로리 글은 어쩜 이렇게 재미가 있을까. 두 사람 덕후글 잘 읽었어요. 나의 십대 덕질은 신승훈-서태지-장국영과 왕가위를 거쳐왔는데 이후로 끝난 것 같아서 글을 읽으면서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 때가 가장 내 욕망에 충실했던 때 같기도 하고. 아, 로리, 언제 만나서 맥쭈&담소 원츄.
나도 민우회 안에서는 한(?) 덕후 하는데 ㅋㅋㅋ 두분에 비하면 참 겸손해지네요 ㅜ 제 인생이 모노크롬이라면 덕질은 순간이나마 극채색으로 물들여준달까요. 그래서 중독성 쩝니다 ㅋㅋㅋㅋ
그나저나 로리는..진짜 민우회에 기구 하나 만들어서 덕후인터뷰어 센터 이런거 센터장 해도 되겟다...ㅋㅋㅋ
(짜이) 덕력이 이렇게 충만한 분이라니.. 몹시 매력적이네요! 중간에 노엘이 나와서 되게 반갑네요ㅎ_ㅎ 오죽하면 오아시스 재결합 하려면 맨시티가 챔스 우승을 해야한다는 말까지 나올까요.. 덕질은 무서운 겁니다 (오열) 동시에 나를 살게 하는 것이기도 할테구요. 여튼 저 역시 같은 덕후 동지로서 매우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답니다 히히
ㅋㅋㅋㅋ 진짜 인터뷰가 이럴수도 있구만요 ㅋㅋ 이러다 로리글에 덕후가 되겠어요!!
최근 우리 언니는 그동안 한적없는 정말 절정의 덕질을 하고 계시는데 회사사람들도 부러워한대요. 그 나이에 무언가를 좋아하고, 그렇게 열정을 갖는다는게.
언젠가 원정쌤과 잠깐 얘기하다가.. 셜록 얘기하시며 심하게 눈 반짝이는데 나는 심드렁하게 "하나도 안봤음요.."하니 또 더욱 눈 반짝이며.. "안봤다니 완전 제일 부럽다"고 했던게 퍼뜩 기억나네요. 원정쌤.. 프로필과의 불일치. 짜릿해. 너무 매력적이야.
반아// 김원정 샘이 너무나 덕스러운 분이셔서 ㅋㅋㅋ 기쁜 만남이었어요
제이//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아 네... 노동... 일하기시러(그거아니고)
노새// 다음은 노새구나 글쓸 걱정을 하는 건가? 그러면 누구를 인터뷰하나 궁금해지네요. 발빠른 회원팀의 섭외기획력 감탄합니다. 내용이 너무 긴가요. ㅠㅠ 내가 봐도 길구나.
덕내가 쿨쿨난다.... 나는 왜 인터뷰 다음 타자인거야..? 이 덕내를 어떻게 물리치라구 흑흑흑
난 이거 언제 다 읽어볼수있지....
헐 대박사건....... 글 자체가 덕스러움ㅋㅋㅋ
'선생님 전공이' 부분 빵터졌네요 눈에 선함ㅋㅋ
여름에 퀸 공연 시작전에 죽치고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 있다 보니깐 바로 앞에 앉아계신 분이 김원정쌤이라 깜놀ㅋ 반가웠어요
덕질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공감합니다ㅜ
우어엉어어어어 짤방만 봐도 이미 빠져듬 내용은 더 빠져듬 로리와 김원정쌤의 조화 아 아름다워라 눈부셔 +_+ 저도 뭐 하나 빠지면 단기간 덕질을 일삼는 사람으로써 좋네요 이런 얘기 많이 공유되길 바라요 ㅋㅋㅋㅋ
꼬깜/ 아끼지마...막 소모해줘...
아직 읽지 못했지만 뭔가 후덜덜하군요...아껴두고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