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내 몸의 주인은 나’ 성폭력 예방 캠페인을 마쳤습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내 몸의 주인은 나’캠페인을 지난 10월 8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해 와는 달리 성폭력에 좀더 많은 비중을 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캠페인 진행자들은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뿐만 아니라 상담소에서 성폭력 상담을 통한 자원활동을 하고 계신 상담원 선생님들, 대학생 자원활동가들, 7차례의 소모임을 통해 캠페인 진행을 준비해 온 자원활동가들이었습니다.
평소에서 하기 힘들었던, 가까운 사람과 같이 이야기하기 조금 쑥스럽기도 했던 성과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들을 열린 공간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만큼 더 뜻 깊고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캠페인 프로그램은 시작부스, 팬던트 만드는 부스, 월경주기팔찌만들기, 대안월경대 전시와 피임기구 전시, 성폭력통념과 성역할고정관념 등을 점검해볼 수 있는 징검다리 부스, 솔로몬의 선택, 성지식 테스트, 성폭력! 리플을 달아라, 성폭력과 성매매에 대한 실사 전시 등이었습니다.
먼저 시작부스에서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과 성폭력 상담소에 대한 소개 등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곳에서 캠페인 부스 투어 점검표를 받은 참가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부스에 가서 각각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월경주기팔찌를 만드는 부스는 진행자들이 화장실에 다녀올 틈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이번에는 커플들과 마로니에 공원에 있는 미술관에 견학왔던 고등학생들, 모녀지간이 참가를 하여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뜻하지 않게 어머니와 딸이 팔찌를 만들며 월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두 사람이 월경주기가 같고 월경하는 기간도 같다는 사실을 발견하며 굉장히 기뻐하였습니다.
피임기구를 설명하는 코너에서는 커플들의 참여가 많았는데요, 참가자들 모두 다양한 반응을 보였고 콘돔 사용법을 ‘왜 내가 알아야할까’와 같은 반응도 있었지만 피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피임은 모두가 고민하고 준비해야하는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하지만 콘돔 사용이 일반화된 만큼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적어서 피임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안 월경대를 설명하는 코너에서는 평소에서 보지 못했던 월경대를 보는 새로움과 관심이 컸습니다.
자기점검 징검다리 건너기는 성폭력 통념과 성역할고정관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두 사람이 같이 참여하여도 징검다리를 건너는 과정과 결과가 다른 경우도 있고 같은 경우도 있었는데요, 평소 성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 지 서로 확인해보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솔로몬의 선택은 성폭력과 성매매 관련 법에 대해서 맞춰보는 프로그램으로 평소 잘 모르고 있었던 성폭력 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성폭력이 범죄라는 것을 알려낼 수 있었습니다.
2004년 당당한 성, 안전한 성, 즐거운 성이 무엇인지 꽃잎에 적어보는 프로그램을 올해는 성폭력에 대한 리플을 다는 프로그램으로 진행을 해봤는데요, 재미있고 톡톡 튀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1. 성폭력 가해자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에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남자, 내가 아는 모든 친구들, 모든 사람이 해당, 삐뚤게 자란 아저씨들, 주변 사람, 가족, 이웃, 힘이 세고 욕구를 느끼는 사람, 정신 이상자 라는 리플이 달렸습니다.
2. 성폭력이 발생하는 곳? 질문에는 집안, 회사, 빈집, 화장실, 옥상, 나이트에서 춤추다가, 유흥가, 으슥한 밤거리, 어디서나 예고없이, 공원, 정해진 곳이 있나요? 라고 리플이 달렸습니다.
3. 성폭력 피해자에게 힘 주는 말 이라는 질문에는 좌절하지 마시구 파이팅, 당신 잘못이 아니니까 힘내세요, 괜찮아 괜찮아 인생은 그런 걸로 끝나지 않아, 부끄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절대 없어야 할 일 힘내세요, 내가 가서 혼내주마 등의 피해자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말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4. 성폭력없는 사회를 위해 라는 질문에는 조기에 올바른 성교육으로 밝은 사회를, 아버지로써의 역할 중요, 음란물 차단, 서로 존중하고 아껴준다, 강력한 처벌, 성폭력 예방 교육 등의 리플이 달렸습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같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누구나 피해자 가해자가 될 수 있고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성에 대한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담소에서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외에도 성폭력과 성매매에 대한 실사 전시와 성지식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부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팬던트만들기를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에 대한 느낌, 캠페인에 대한 느낌, 성에 대한 느낌 등을 그림으로 표현해서 자신만의 팬던트를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캠페인에 같이 해주셨던 자원활동가들과 마로니에 공원에서 참가해주셨던 350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