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다 인터뷰 2] 변화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에서는 [2013 다르니까 아름답다 : Diversity, now!]을 진행중에 있는데요. 요즘은 다름다 기획단과 함께 한창 인터뷰를 진행 중에 있답니다. :) 인터뷰 잘하고 있는지.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오늘부터 다름다 기획단이 정리한 총 3편의 글을 나누려고 합니다!
변화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주변사람 모두가 다이어트를 했다
M은 <다르니까 아름답다> 기획단이다. 그는 아무래도 자신은 기획단이 아닌 인터뷰이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M은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고 시술에도 정통하다며 웃었다. M의 주변 사람들은 꾸미는 데 관심이 많다. 항상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많다. M도 예전에는 다이어트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러웠다.
"사실 저는 20살 때 팔 부분을 지방흡입 했어요. 친구 세 명과 함께 갔어요. 지금 생각하면 간단한 수술이 아니었어요. 피를 엄청 쏟아요. 수술 후에는 압박복을 입고 있어야 하고요."
그 당시에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매우 위험한 수술이었다. 당시 주변 분위기는 수술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이 이상해지는 분위기였다.
"작년까지는 1kg에도 목숨 걸고 다이어트를 했어요. 혼자서 만족감에. 운동도 강박적으로 했고요. 술 마시고 취했어도 한 시간 거리는 무조건 걸었다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 회의가 들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끝이 없다는 걸 알았다.
"이것이 누구를 위한 거지? 내가 예뻐지기 위해서인가? 아니, 그럼 예쁘다는 기준은 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끝없이 질문이 생겼다. 질문에 대한 답은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M은 더 이상 강박적으로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 다이어트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었다. 직장에선 여전히 외모에 대해 한 마디씩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은 여전하다
M은 간호사이다. 병원에서는 간호사에게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체형이 있다.
"건강해 보이되, 마른 체형. 병원에서는 살이 찐 사람이 의료적인 조언을 하면 환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여겨요. 큰 병원들은 저마다 원하는 간호사 이미지가 있어요. 큰 병원에 갔을 때 잘 보세요. 거기서 일하는 간호사 분위기가 다 같을 거예요. 어떤 병원은 간호사가 빨간 립스틱을 꼭 발라야 한다니까요."
간호사 외모에 대한 병원의 지침은 없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지침은 타인의 외모에 대해 쉽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타인의 외모에 대한 훈수를 친밀감과 관심의 표현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의사가 저한테 'M간호사 살 좀 빼~'라고 대놓고 말해요. 그럼 저는 '세상에 어떻게 마른 사람만 있겠어요. 이런 사람도 있지.'라고 대답하죠."
밤을 새워 일 하는 날엔 화장을 안 하고 출근하기도 한다. 그러면 바로 선배들이 한 마디 한다.
"왜 화장 안하냐고 물어봐요. 저는 신생아실에서 일해서 보호자를 만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게다가 밤 새워 일하면 얼굴이 답답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선배들이 보기에는 화장을 안 하는 게 이상한 거예요."
예전 같았으면 이런 얘기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테지만 지금은 다르다.
"선배들이 화장으로 면박을 주면 동기들과 한 마디 하죠. 금방 지워질 거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요(웃음)."
아직도 잘 모르겠다
M은 <다르니까 아름답다> 기획단을 하면서 놀랐던 적이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나다움)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거였다.
"충격이었죠. 저는 단 한 번도 내 몸이나 아름다움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저한테는 나답다고 하는 것과,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달라요. 게으르고, 씻기도 싫어하고 꾸미는 것도 싫어하는 것이 나다움이지요. 밖에 나가기 위해 왜 꾸미고, 왜 화장을 해야 하나 싶어요. 하지만 현실은 씻고 꾸미고 밖에 나간답니다."
M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쓴다.
"저는 잠시 보더라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그런데 잠깐 봤을 때 매력을 느낀다는 건 대부분 외적인 거잖아요? 나의 아름다움의 기준은 타인에게 있죠."
M은 이런 생각을 할수록 '나'는 없어지고 '타인에 의한 나'만 남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M은 자신의 이런 부분을 고치고 싶다. 하지만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있다. 왜 차이가 생기는지 질문이 든다. M은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었다.
"자기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가 화가를 찾아갔대요. 여자는 화가에게 자신의 얼굴을 말로 표현했죠. 화가는 여자의 얼굴을 보지 않고, 단지 여자의 말만 듣고 초상화를 그려줬대요. 그런데 여자가 생각하는 본인과 화가가 그린 여자는 많이 달랐어요. 화가가 그린 여자가 훨씬 예뻤지요."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부터였다. 그 후로 일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지금 M은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아직 확실한 답은 없다. 하지만 M이 해 준 이야기 속에는 실마리가 있을 것 같았다. 조만간 M은 그 답을 찾지 않을까?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을 다시 던질 것이다.
● 사비(다름다 기획단)
[참고] 본문에 있는 한 여자와 화가의 이야기와 닮아 있는 포맷의 도브의 리얼 뷰티 캠페인 영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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