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제1277차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제127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또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을 외치던 할머니는 끝내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죄를 받지 못하고 하늘로 가시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외침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25년간 매주 수요일 우리는 이렇게 모여 평화와 정의의 이름으로 말하기를 이어 왔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은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의 문제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변화의 목소리를 내며 이곳을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 정부는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를 통해 피해 당사자들을 목소리를 막아섰습니다. 피해자들과의 사전 논의 없이 졸속으로 합의를 강행했으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하고 10억 엔의 현금 지급으로 회유하는 등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이후 일본정부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심의에서 강제 동원의 증거는 없고 ‘위안부’가 성노예라는 것은 잘못된 개념이라며, 전쟁범죄와 성노예 문제를 삭제하고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습니다.
무책임한 태도로 일괄하며 거짓 화해와 치유를 말하는 일본정부, 그리고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는 한국정부는 피해자가 배제된 2015한일합의를 ‘성과’라 말하고 2015한일합의 관련 협상 문서를 일부 공개하라는 판결에 불복 항소해 진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의 태도에서 피해자에 대한 존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줄곧 이야기했던 평화의 외침은 흔들리지 않고 매주 이 거리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정부의 범죄 사실에 대한 공식적 인정과 책임 있는 사죄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임을 우리는 이 자리에서 또다시 말합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은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피해를 증언하고 드러내왔습니다. 용기 있는 고통의 증언으로 전쟁과 폭력의 진실을 마주하고 평화의 외침을 반복하며 그 의미를 만들어왔습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거리에서 말하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모든 폭력과 부정의에 맞서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항상 이어져 왔으며 이러한 목소리는 희망의 변화를 만들어 왔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우리는 매주 여기에 모여 서로 지지하고 연대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변화를 위한 외침에 함께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파면은 광장의 목소리가, 민주주의가 승리한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탄핵 이후 우리는 새로운 사회를 꿈꿉니다. 여성이, 사회적 약자들이 발 딛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정권에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역사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정의한 2015한일합의 파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외칩니다.
- 피해 당사자들을 배제한 2015 한일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한다!
-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 한국정부는 여성폭력과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하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적극 책임지고
해결하라!
2017년 4월 5일
제127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 및 한국여성민우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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