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찜통더위를 이기는 만남의 힘! 7월 신입회원 만남의 날 :)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민우회 신입회원 만남의 날은 계속됩니다!
7월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는 작은 난관이 있었어요. 바로 원래 모이기로 한 지하 교육장의 에어컨이 하필 만남의 날 아침에 고장나버린 것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진땀을 빼던 중 다행히 에어컨이 가동되는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었어요. 모두가 진땀을 뻘뻘;
에어컨도 버티지 못할 만큼 연일 폭염이 이어졌던 7월 말,
민우회 신입회원 만남의 날에 오신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 :)
첫 만남은 언제나 어색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서로가 언젠가 페미니즘 집회나 행사에서 만날
'나의 아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친근한 마음이 들죠.
위계를 부여하는 호구조사 없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대안적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어요.
상호 별칭을 사용하고, 호구조사는 건너뛰고,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전제하지 않는 등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개개인을 만나기 위한
민우회 회원들의 작은 실천들을 공유하면서 내가 익숙했던 일상의 규범들에 대해 성찰해보았습니다.
낙태죄 폐지, 10대 페미니스트 임파워링, 성평등 미디어운동, 성평등 조직문화 만들기, 채용성차별 반대,
비혼 여성 부모 돌봄, 차별금지법 제정,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등등 매일매일 돌아가는 민우회의 활동들!
이번 만남의 날에는 그중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사건에 재판연대 등으로 함께하고 있는 성폭력상담소의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달개비의 설명을 통해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갖고 있던 궁금증이나,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방청연대 함께해요!)
마지막으로는 8월 25일 예정되어 있는
제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 미투는 바꾼다에서 들고 싶은 피켓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 나의 짧은 치마는 성폭력의 원인이 아니며 성별의 증거도 아니다
- 두유 노우? 성폭력 '무고죄' 사건 수가 절도, 보험 사기 등
다른 범죄의 '무고죄'보다 훨씬 낮다는 것. 그놈의 무고죄 타령 좀 그만 합시다!
- 성폭력 예방! 피해자한테 말하지 말고 가해자에게 얘기하자^^
- '조심해라'가 아니라 성폭력 하지 마라
- ‘순수한’ 피해자 가려낼 시간에 가해자한테 왜 그랬는지 어떻게 그랬는지나 물어봐
- 가해자 입장만 대변하는 언론보도 가해자인줄
- 성폭력은 성차별의 결과다 성차별 뿌셔 성폭력 뿌셔뿌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색지를 추가로 요청하기도 하고, 내가 쓴 피켓의 내용을 나누기도 하면서
남성중심적인 사회구조와 문화를 씹고 뜯고 바꿔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작은 모임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가고 싶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지향을 공유하고, 내 일상 속에서 변화를 실천하면서
때로 성차별과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한 집회에도 참석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조금 더 빨리 도래하겠죠?
아래 7월 만남의 날에 참여해주신 회원 분들의 후기를 전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가 모두 그렇듯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민우회 활동가 분들도, 저와 같은 신입회원들도 너무 다정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그런 어색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어요. 페미니스트들끼리 모여있을 때 느끼는 그 특별한 해방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에 있을 때는 안경을 껴서, 교정을 하지 않아서, 화장을 하지 않아서, 머리를 관리하지 않아서
아무리 튀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어딘가 모난 사람인 것을 들키고 마는 제가
그 자리에 있으니 더없이 평범하고 당연한 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행복했습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들이 모인 자리가 역시 제일 자연스럽고 행복하더라구요.
민우회가 현재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주실 때
성폭력상담소의 활동가님이 안희정 전지사 성폭력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 것이나,
낯설어하는 회원들에게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자기소개 시간과 질문들도 좋았어요.
뒷풀이에서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페미니스트로서의 고민이나 어려움,
또는 즐거움 같은 소탈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들 다음날의 삶을 또 살아야 하니 적당히 늦어진 시간에 파했는데
시계를 확인했을 때 생각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때 뵈었던 회원님들, 민우회 활동가님들을 또 다시 만나서
그때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기대하고 있어요.
- 연수 님
잘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를 드러내는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성격이라,
동호회나 모임과 같은 것은 저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었어요.
하지만, 페미니즘적 이슈에 대해 수년간 마음속에서 응축되어왔던 분노가
계속해서 점점 커져만가는데, 주위에는 이를 나눌 사람이 전혀 없었어요.
페미니즘적 이슈에 무관심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면
나에게 돌아오는건 언제나 더욱 커진 분노와 상처 뿐이었습니다.
나와 같은 관점에서 대화를 나눌 사람들이 너무나도 고파서 목마른 이가 우물 찾는 심정으로
한국여성민우회의 신입회원 모임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만남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모임의 그 순간에 걸어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치유 받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같이 음지형 인간이어서, 모임에 취약한 페미니스트분들!
망설이지 말고, 일단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수 님
신입회원의 날에 좀 늦게 도착하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안희정 전 지사의 사건에 방청을 갔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다같이 성폭력 반대 피켓을 만들었는데 각자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피켓이 만들어졌습니다.
공식일정이 끝나고 뒷풀이 자리에서 다같이 못나눴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들을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좀 더 길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느껴지던 뒷풀이였어요.
여성민우회에서만큼은 내가 바깥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미어캣 님
7월 만남의 날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금방 또 만날 수 있겠죠? 언제나 반갑습니다 :)
* * *
신입회원 만남의 날은 두 달에 한 번, 신입회원과 민우회가 만나 서로 알아가는 날입니다.
신입회원인데 민우회에 오기 망설이셨던 분들, 가입한 지 조금 오래 되었지만 한 번도 민우회에 오지 못하신 분들
9월 신입회원 다음 만남의 날에 뵙겠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