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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후기] 여름의 끝자락에 함께한 단란한 9월 만남의 날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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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까지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거짓말이었던 듯 제법 선선해진 요즘입니다.

긴 여름의 끝자락에 함께한 9월 민우회원 만남의 날 후기를 전해드리러 왔어요.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저녁 올해 세 번째 민우회원 만남의 날이 열렸습니다.

9월 중순인데도 무덥고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었어요. 회원 행사 날 비가 오면 늘 오시는 길 위험하지 않을까 초조해지는 회원팀인데요. 

추석 연휴 직전이라서인지, 아쉽게도 급한 사정으로 못 오게 되신 회원들이 많았어요. (야근 철폐하라...! 노동 시간 단축하라...!)

 

그럼에도 반갑게 민우회 사무실에 찾아주신 회원 🔥불서, 🎻올라와 활동가 새길, 온다가 단란하게 함께했습니다!

 



민우회원의 약속, ‘함께 만드는 민우회 문화’를 함께 읽으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약속문 글을 살짝 다듬어보았답니다!^^ 더 이해하기 편해졌길 바라요.


 


 

별칭과 모임에 온 이유, 나를 소개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간단한 자기소개를 나누었습니다.

 

🔥 불서는 자신을 나타내는 키워드는 ‘불’이라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도 별명으로 ‘불’을 붙여 부르기 때문에, 이름 앞글자에 ‘불’을 붙인 ‘불서’라는 별칭을 지었다고 불꽃 같은(?) 소개를 하셨답니다.

 

취미로 비올라를 연주해서 비‘올라’를 별칭으로 정했다는 🎻올라는 요즘의 삶이 일, 그리고 비올라로 반반 나누어 채워지고 하셨어요.(자신을 나타내는 키워드로 '내향인'을 꼽고 싶었지만, 먼저 소개한 회원팀 온다가 '내향인' 키워드를 선점해버렸다는 사실...)  

 

좋아하는 일, 추구하는 일에 열정이 가득한 두 명의 회원과 반갑게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민우회 사무실에서 두 명의 회원과 활동가 한 명이 함께 TV 화면 속 ppt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 회원 한 명의 얼굴은 스티커로 가려져 있다.

 



이어서 민우회 활동 소개 영상을 함께 보았는데요. 

지난 후원의밤 행사(9/5)에서 상영한 따끈따끈한 2024년 활동을 담은 영상이었답니다.



2024년 민우회 팀별 활동도 소개했어요.

팀별 한 해 사업의 결과를 내보이는 시기여서, 토론회, 집담회 등 다양한 행사 소식을 먼저 알리기도 했습니다.

후기를 읽으시는 여러분도 앞으로 이어질 민우회 행사 일정을 살펴보세요!


- 10/2(수) 만나페미 네트워킹 파티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걸〉

- 10/24(목) OTT 모니터링:코끼리와 내비게이션 결과 발표 토론회

- 11/2(토) 제3회 전국민우풋살리그

- 11/6(수) 스토킹 상담통계 및 피해자/주변인 인터뷰 분석 토론회

- 11/7(목) '페미니즘 사상검증' 지울 수 없는 여성 노동자의 존재 토크쇼  

- 11/8(금) OTT 모니터링:코끼리와 내비게이션 토크쇼

 


 

네 명만 함께했지만, 민우회원 서로 알아가기 빙고게임은 나름대로 치열하게 진행되었습니다!

24개의 질문 가운데서 답하고 싶은 질문 16개를 골라 빙고칸에 채우고, 돌아가면서 질문에 답하며 빙고를 완성해가는 게임입니다.

 

세 명이 각자 작성한 빙고판을 모아놓고 찍은 사진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을 소개해볼게요.


하고 있거나 해보고 싶은 운동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이 답을 적은 사람은 저뿐일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하고있는 운동으로 발레를 적었어요.”

“앗 저도 발레를 했는데요...(일동: ?!?!) 몇 달 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시작해서 몇 달을 하기를 반복하고 있네요.”

“저는 활을 쏘는데요. 국궁이요. 제 활도 가지고 있어요. 여러분은 화살이 방탄조끼를 뚫는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그걸 안 뒤로 친구들이 저에게 어떤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웃음)”

“동료들과 탁구를 쳤는데 요즘은 통 못 치고 있어요. 여러분 말씀을 들으니 저도 힘내서 다시 해봐야겠네요!”

 

첫 번째 질문에 함께 답하고 나서야 한 분은 게임 규칙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깨달으셨다는 후문입니다.(같은 답이 아닌 같은 질문을 쓴 사람들이 같이 빙고를 지우는 규칙이랍니다!) 

신기하게도 네 명 중 같은 운동 취미를 가진 사람이 두 명이나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 

 

 

재미있게 즐긴 (페미니즘) 콘텐츠의 제목과 한 줄 추천평?이라는 질문에는

 

웹툰 〈율리〉

드라마 〈원데이 앳 어 타임〉

웹툰 〈닭은 의외로 위대하다〉 등의 콘텐츠가 추천되었어요.

 

언제나 그렇듯 한 줄로 추천을 마무리해주신 분은 없었기 때문에, 추천 이유가 전부 기억나진 않으므로 직접 보시길 추천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공개한 ‘쏟아지는 콘텐츠 속 한 줄기 빛’ 추천 콘텐츠를 공유하기도 했답니다!

 

 

내가 처음 깨고 싶다고 생각한 금기는 무엇이었나요? 질문에도 많은 경험이 나누어졌어요.

 

“‘여자는 말라야 한다’는 가족의 강요를 깨고 싶었어요.”

“제사상에 남자만 술을 올릴 수 있게 했었거든요. 저도 술을 올릴 수 있는 나이가 됐는데, 동갑인 남자 사촌만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사상을 엎었어요.(일동: 우와!😮) 어릴 때였고, 엎으려고 했다기보단 그냥 왜 안 되냐고 따지다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였는데요. 할머니께선 할아버지 노하신다고 하시고... 그 뒤로 모두 술을 올릴 수 있게 되기는 했습니다.”

“속옷이 안 비치게 옷을 입으라는 학교 규칙이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여기 있는 여성 대부분이 브래지어를 입고 있다는 걸 다들 아는데, 왜 그걸 또 안 보이게 숨겨야 하지?”

 

 

은하계 바깥으로 세 사람을 추방할 수 있다면 누구를?이라는 질문의 답변에는 여전히 현 대통령과 전쟁범죄자들, 여성혐오자들의 이름이 여럿 등장했는데요. 그런 공익적(?) 질문인 줄 몰랐다며 직장 상사 이름을 써버렸다는 분도 계셨답니다.😂

 

 

당장 할 일을 모두 멈추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면 어디로 떠나고 싶나요?라는 질문도 있었는데요.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키섬, 프랑스 니스 해안가와 같은 추억 속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꼽은 분들도 계셨고요. 

무려 연습실을 꼽은 분도 있었답니다. (역시 삶의 50%를 비올라로 채우고 계신 어떤 분...)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거라면 아무것도 없는 은하계 바깥에서 쉬다 오고 싶다는 대답에, 바로 이전 질문[은하계 바깥으로 세 사람을 추방할 수 있다면 누구를?]의 답을 수정하겠다는 친절한😁 제안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온라인[뉴스, 댓글, 커뮤니티, SNS 등]에서 차별 혐오발언을 봤을 때 나의 대처법은?이라는 질문에는 많은 팁이 나누어졌어요.

 

“절대 반응하지 않는 것이요. 반응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니까요. 기계적으로 신고와 차단만 합니다”

“웹툰 댓글에 불법촬영물 사이트로 이어지는 스팸 링크가 꽤 오랫동안 상단으로 올라와 있는 걸 발견한 적이 있어서 신고하고 차단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대꾸하지 않고, 저의 데이터베이스에 넣어둬요. ‘이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도 있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하는 거죠.”

“DM으로 페미니즘에 대해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 시비를 이어가는 사람이 있어서, 결국 페미니즘 입문서들을 추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도 했어요.”

 

 

내일(또는 한 달 뒤) 가장 듣고 싶은 뉴스는?이라는 질문에는 ‘우리... 어쩔 수 없는 페미니스트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답변들이 나왔답니다. “여성혐오가 범죄로 인정되었다는 소식”, “차별금지법 제정”과 같은 답변들이요.

 

 

그 밖에도 ‘요즘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휴식의 조건 세 가지는?’, ‘읽고 싶은데(혹은 읽어야 하는데) 미뤄둔 책이 있나요? 있다면 이유는?’ 등등 일상과 생각을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대화를 한참이나 이어갔답니다.


선물이 두 분 몫으로 준비되어 있는데 회원 참여자가 두 분이었기 때문에, 두 분이 게임의 승자가 될 때까지(???) 빙고 게임은 계속되었어요. 

결국 회원팀 온다와 새길까지 네 사람이 모두 빙고 한 줄을 완성한 뒤에야 게임이 마무리되었답니다.😉

 


 

다음으로 익명의 페미메시지를 읽고 나누었습니다.

이전 만남의 날에 참석한 회원들이 다음 만남의 날에 올 페미니스트 동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은 작은 카드를 받고, 또 다음 만남의 날에 올 페미니스트를 위해 메시지를 남기는 시간이에요.


지난 만남의날 참여자 분들의 메시지를 받아보고 조금 울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분도 계셨는데요.

그 감동을 담아 다음 참여자를 위한 메시지가 꼼꼼하게 남겨졌습니다.

 



마무리 프로그램으로 앞으로 참여할 수 있는 회원활동을 소개하고, 민우회 사무실을 함께 둘러본 뒤 헤어졌어요.


 




회원들의 참여 소감을 공유하며 후기 마치겠습니다.

 

 

🔥불서:

온다님, 새길님, 올라님과 함께 한 다정한 자리가 정말 좋았습니다. 다음 민우회원 만남의 날에도 참여하고 싶어요!

재미있기도 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한 질문으로 이루어진 빙고 시간도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후원 이후 처음 오프라인 모임 신청한 것이었는데 나가길 정말 잘 한 것 같아요ㅎㅎㅎ 민우회랑 조금 더 친해진 느낌?(저만 친해졌다면... 눈물 흘립니다.)

배부른 추석 보내시고, 다음에 또 만나요!



🎻 올라:

신입회원이라면 당연히 참석하는 트라이얼 모임이라고 생각해서 가입하자마자 신입회원 만남의 날을 신청해서 다녀왔고, 결과적으로는 민우회가 어떤 느낌의 공간인지 잘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단 둘뿐인 모임이었는데도 준비해주신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정성들여 설명해주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주신 상근활동가님들과 슈퍼 내향인인 저를 이끌어주신(ㅋㅋ) 회원님과의 만남은 즐겁고,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이런 얘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도 기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좀 더 용기내어 보겠습니다.




올해의 민우회원 만남의 날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함께할 수 있는 자리는 아직 많이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민우회원 여러분, 언제든 민우회로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