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뱀장어 보컬 인경님과의 처음연락은 꽃이 피던 따스한 5월 봄날이었으나,
밍기뉴의 허리디스크로 인한 병가로 한 차례 미뤄지고,
이어서인경님의 손목과 발목부상으로 다시 한 차례 미뤄졌다.
드.디.어 무더운 여름인 7월에 인경님과 만나게 되었다.
밍기뉴와 인경은 크로스인터뷰 전에 서로에 대해 잘(?) 알기 위해 SNS 친구를 맺었다!
인경님이 제안해 주신 홍대에 있는 카페공상온도(*뒷편에 후기 있을 예정)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밍기뉴
안녕하세요(뻘쭘 뻘쭘. 서로 어쩔 줄 몰라 한다..).. 5월에 연락하고 두 달 만인 7월에 만나 뵙네요.
사실 주고받은 문자 내용으로 만으로도 크로스인터뷰 한 편 나올 각이었어요.
인경님과 크로스인터뷰 하기로 결정되고 나서 전기뱀장어와 인경님을 엄청 팠어요...
전기뱀장어 음원을 다운 받아 다 들어보고, 인경님 하시는 유튜브도 보고 SNS도 염탐하면서 그렇게 파고 또 팠습니다.
인경
아 저도요. 민우회 홈페이지도 찾아 보고, 크로스 인터뷰도 보고 오고 그랬어요. 질문도 몇 개 준비하긴 했어요.
유튜브에 전기뱀장어라고 치면 ‘동물’ 전기뱀장어가 특이한 물고기라 한 번씩 확 치고 올라 올 때가 있어요.
‘악어와 전기 뱀장어의 사투’ 라던가, ‘전기뱀장어 백만볼트의 비밀’ 이라던가 해서 인기가 많아서 ‘동물’ 전기뱀장어에게 밀릴 때가 있어요.
(이 이야길 듣고, 궁금해서 인터뷰 끝난 뒤에 유튜브에 전기뱀장어를 검색해봤는데 진짜 인경님 말대로 나왔다..
그렇게 홀리듯... 동물 전기뱀장어영상을 마구 보았다..(인경님 미안합니다..))
밍기뉴
저는 전기뱀장어 노래 중에 적도랑 미로가 제일 좋더라고요. (인경: 어, 둘이 스타일이 다른데요??)
네, 뭔가 단짠의 매력 같이 서로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노래 인 것 같아요.
제가 인터뷰 전까지 거의 몇 달을 계속 전기뱀장어 노래를 들었거든요?
듣다보니 인경님의 보컬 스타일을 발견하였어요. (인경: 오, 뭐죠?)
첫 번째는, 가성을 자유자재로 쓰시더라고요~~(인경이 앉은자리에서 가성을 보여줌) 맞아요~~맞아요~~!!.
그리고 고음에서는 목소리를 약간 찢는 샤우팅이 돋보이시더라고요. (인경이 샤우팅을 하려고 했는데, 주위를 둘러보고 카페가 너무 조용해서 샤우팅은 안함).
앗..혹시 제가 평가를 한 걸까요.. 불편하신거 아니죠..(말해놓고 찔려하는 밍..)
인경
아니에요~ 누가 내 보컬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건 처음이라 신선하네요~ 근데 그 교태로운 가성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밍기뉴
아닙니다! 너무 좋아요!!!(급 수습)
인경
밍기뉴님도 취미밴드 보컬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밍기뉴님의 노래를 못 들었잖아요.
그래서 이어폰을 가져왔어요(이어폰을 테이블에 두둥! 하고 내려놓는 인경). 혹시 들려주실 수 있나요?
밍기뉴
(덜덜덜.. 말 돌림) 사실은 제가 사운드클라우드라는 사이트에 커버곡을 올리는데, 어쩌다가..취미로 그냥 올렸는데...
근데.. 취미가 진심이 되어버려서... 제가 이후에 보컬레슨을 받았거든요?
근데 보컬레슨 받고 난 이후에 쪼금 성장을 한 뒤에 그 노래를 다시 들었는데, 흑역사처럼 절대 듣고 싶지가 않아 진거예요?
그래서 그 사운드클라우드 링크를 지워 버렸어요...(들려줄 자신이 없는 자의 발악..)
(결국엔 큰 맘(?) 먹고, 밍기뉴가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에서 연주했던 첫 합주곡 노래를 인경님에게 들려준다.)
인경
풍성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좋은 원석이시네요. 소리도 풍성해요. 점점 더 좋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때 밍기뉴는 영혼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저의 흑역사에 비하면 완전.. 저는 1절 정도 하다가 완주를 못했어요.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 되었다..응?1.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 〉
밍기뉴
(갑자기 각을 잡음..) 인경님은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가 어떤 걸까요?
인경
여성주의라는 용어나 개념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수업을 듣는데, 좋은 교수님을 만났어요.
그냥 단순히 지식전달을 하는게 아니라, 한국에서 사람들에게 향유 되었던 시·소설 등의 텍스트들은 각각의 사상이나 이념과 역사성을 담고 있는데요.
그것을 역사와 문학이 같이 직조되어있는 것을 잘 설명해주는 교수님이 있었어요.
이런 맥락에서 여성주의 혹은 계급 투쟁의 관점에서 문학들을 읽어볼 수 있었어요.
문학이라는 테두리 안 에서만 텍스트를 볼 수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랑 역사의 관점이 문학에 들어가 있는데, 그 관점 중에 하나가 여성주의였어요.
그 사상이 마음에 들었어요. 약자가 사회에서 약자화 되고 소수자화 되는게 싫었어요. 그래서 마음에 와 닿았어요.
여성주의는 폭넓고 깊이 있는 세계구나, ‘여성’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포괄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빻게 살았어요...(자기반성) 페미니스트가 되기 전에...옛날에 쓴 가사를 보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기 쑥스럽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머리로만 알던 것들을 운 좋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 저의 잘못된 언행들을 교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어요.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무래도 sns가 대중화 되면서의 영향도 있었고, 또 트위터를 하는데(트위터는 눈팅을 주로 많이 한답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여성주의에 대해 많은 발화들이 오가게 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의 sns 프로필에 페미니스트라고 적혀 있고, 무지개 깃발도 걸어놓고 하는데, SNS에는 생각들을 잘 드러내는 편은 아니에요.
트위터 144자 쓸 때도..퇴고의 퇴고를 고치다가 결국 못 올려요... 올리려면 큰 결심이 필요해요...(내향형..)
내가 쓰면 건방진거 아닌가... 내 위치가 있는데, 내가 생물학적 남성이고, 어떤 팀에 속해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천명이상의 사람이 날 지켜 보고 있는데, 내 글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고 고민해서 글을 자제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가 ‘나는 페미니스트다’ 라고 티를 내면 그리고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자신감 있는 척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요. (연대군요!!! 짝짝짝)
인경
저도 질문을 준비해 왔어요..(갑자기 다시 각 잡히는 밍...)
민우회라는 단체는 굉장히 오래된 역사와 권위 가진 단체더라고요? 어떤 계기로 민우회에서 일하게 된거예요?
밍기뉴
2019년에 민우회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고요, 2019-2020년 2년간은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였고,
올해부터는 여성건강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지금 일을 하기 전에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했는데요.
공공기관의 특성상 행정일이 대부분이여서 답답했어요. (어떤 부분에서?) 그 기관은 겸직금지였는데..
(갑자기 고백) 평일에는 그곳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주말에는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 이후
페미니즘이 리부트 되면서 생긴 여러 단체 중 한 단체에서 활동을 했었어요.
그러니까 주말에는 집회가고 시위하고, 평일에는 본업을 하면서 그 갭 차이가 너무 커서 허기감이 컸어요.
주말에 현장에서 여성 포함 수많은 약자,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함께해서 세상을 바꾼다는 느낌?
‘세상이 바뀐다’는 추상적인 문장이 저에겐 현실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느낌이 너무 좋은거예요.
절 채우고, 그리고 진짜 집회 갔다 오면 그게 영향을 미쳐 어떻게든 조금씩 변하는게,
내가 하는 활동들이 조금이나마 이 현실을 바꾸는데 보탬이 되는 그 느낌이 보람찼던 거 같아요.
그러는 찰나 민우회에 지원하게 되어 일하게 되었어요.
〈2. 비거니즘 실천에 대해 〉
밍기뉴
인경님 SNS프로필에 비건이라고 되어있으시잖아요. 저도 비건지향을 하고 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인터뷰할 때 주제 중에 하나로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인경
SNS에 티나게 해서,비며들게 하고 싶었어요.페며들게 하는 것처럼..
이렇게 드러냄으로써 실천한다는 것을 널리 널리 알리는... 갖고 있는 작은 영향력을 발휘 하고 싶었어요.
이제는 미디어의 먹방 프로에서 동물을 먹는 것과 자꾸 소비하는 것이 너무 불편해요.
노래 가사 중에 먹는 얘기가 종종 나오는데, 그땐 비건 실천 전에 썼던 거라서 공연장에서 부를 땐 가사를 바꿀 때도 많아요.
예를 들면 스테이크라는 노래를 부를 때 가사에 스테이크가 나오는데,콩고기 스테이크!!!!(샤우팅!!!)
이렇게 바꿔서 불러서 공연할 때도 있어요.(ㅋㅋㅋㅋㅋ너무 빵터짐)
듣는 관객 들 중에서도 1절까지 불편하게 듣다가 2절에서 갑자기 반가운 기분, 편한 기분이 드실 수도 있으니까, 일부러 한마디씩 넣긴 해요.
밍기뉴
그럼 비건 시작 계기가 있어요?
(잠시만요.. 핸드폰을 찾아 보는 인경..)(비건 기념일이 있나요??)
인경
2019년 3월 1일이에요. 2년이 지났는데요. 제가도밍고라는 길고양이를 입양해서 함께 하고 있는데요,
아는 지인분이 대학교 고양이 동아리 맴버여서 그분이 임보중인 고양이의 주인을 찾고 있다 해서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어요.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무겁게 생각했는데 고양이랑 살고 싶기도 했고,
힘든 삶을 사는 고양이를 구조를 한다는건 의미 있는 일이라서 언젠가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도밍고를 데리고 올 때는 경제적으로 밥이나 물이나 모래를 끊기지 않고 줄 수 있을 때 입양하고 싶었어요.
도밍고는 동생이 있어요.도토리라는 고양이도 함께 같이 살고 있어요.

[사진] 왼: 도밍고, 오: 도토리
육식을 할 때 부터 딜레마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어떤 동물은 집에서 키우고 어떤 동물은 먹고 하는데
그 기준이 어디서 갈라지는 걸까 고민이 들었고, 고양이랑 같이 살면서 누군가 보기에는 너무 예쁜 가족인데 누구한테는 고깃덩어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 좋게 친구중에 비건지향으로 나아가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영향을 받아 비건을 하겠다고 결심하였어요. 밍기뉴는요?
밍기뉴
저는 작년 까지 1년 정도 페스코를 유지 했어요.
처음에는 비건 에는 단계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점점 넓히자 생각했는데,
그냥 지금 하고 있는 페스코를 유지하자로 방향이 바뀌어서 유지하게 되었어요.
사실 계기는 인경님과 너무 비슷해요. 2년 전 부터 본가에서 뭉게와구름이라는 두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데요.
뭉게는 소형견이고 구름이는 엄청 큰 대형견이에요.
어느날 뭉게 목욕을 시키고 있는데, 뭉게 다리쪽을 씻기다가 뭉게 다리가 치킨 다리 잡았을 때 그 느낌과 일치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먹는 고기와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이 일치하는(?) 그 순간이 온 거죠.
그 전에는 치킨을 진짜 좋아했는데, 한동안 아예 치킨을 못 먹게 되었어요. 그 이후 모든 음식에 일반화가 돼서, 아예 육식을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사실 현재는 플렉시테리언 중인데요. 그 이유는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용기 내어 이야기 하자면
작년에 소중한 사람에 대한 큰 상실이 있었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었던 시기가 찾아 왔어요. 그 이후 처음으로 폭식증이 생긴 거예요.
폭식증은 정말 ‘질병’ 이기에 제 스스로가 컨트롤 할 수 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기 포함 음식을 마구 먹고, 먹고 난 이후 비건을 져버린(?) 제 자신을 자책하는 나날들이 계속 됐는데,
그 때 친구가지금 너가 아프니까 치료 이후에 그 때 다시 비건 지향 하면 된다고, 죄책감 같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페스코 시작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사진] 뭉게가 털 뭉실뭉실한 아이, 구름이가 구름처럼 무늬 있는 아이다.(귀엽져..잇힝)
인경
사람이 기조를 갖고 있어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밍기뉴 허리도 안 좋아서 우리 인터뷰도 미뤄졌잖아요.
건강팀으로써(?) 몸도 마음도 건강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페미니즘도 비거니즘도 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엉엉 서로 감동 한다..)
밍기뉴
비건 실천을 한 후, 달라지게 된 점, 소감, 지향 같은게 있나요?
인경
원래도 요리를 즐겨했는데, 비건이 되었지만, 아직 한국사회가 비건 친화적이지 않아서
식당가서 밥을 먹는다거나 식재료를 손쉽게 구하기 쉽지 않으니까 그런 도전이 승부욕/도전욕을 자극하게 되더라고요.
비건이 되면서 스스로 해먹는 빈도가 높아지게 됐고, 더 자주 만들게 되었어요. (너무 부럽네요..)
괜찮게 하는거 같아요. 손맛이 좋아요. (와.. 다 같이 인경님 집에 찾아갑시다..)
식감이랑 양념을 잘하면 논비건이 아니더라도 맛있게 할 수 있어요.
모르는 사람은 당근을 된장에 찍어먹는 다거나 샐러리를 먹는다거나 상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청나게 충분히 잘 먹는거 같아요.
닭 없는 닭볶음탕 만들고, 고기 없는 짜장면 만드는 것처럼, 요리에 더 진심인 자가 되었어요.
그게 재밌어요. 제 스트레스 해소법은 요리기도 한데, 큰 프로젝트 같이 카레를 한 솥에 끓이고,
식재료 다지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합니다. (시그니쳐 요리는 뭐예요?) 두부 덮밥이요. (메모.. 언젠간 먹으러 갑니다..)

인경의 비건 시그니쳐 매뉴: 왼)비건 햄버거/ 오) 마라샹궈와 미역국
밍기뉴
저는 처음에는 나쁜 비건 습관이랄까.. 밀가루 음식만 먹고, 칼국수, 떡볶이 그런 것만 먹고, 면만 먹거나..
너무 안 좋은 식습관을 갖게 된 거예요. 언제는 순두부찌개만 일주일 내내 먹고.. 그러다가 아 이건 좀 아닌갑다 싶을 때
우연히 #나의비거니즘일기 라는 해시태그를 알게 된거죠. (sns에 #나의비거니즘일기 라고 쳐서 들어가면 비건음식 사진과 함께 해당 음식의 레시피를 알 수 있다)
그러면서 비건들깨떡국, 비건 소스로 파스타, 가지 라자냐, 이런거 만들어먹고 그랬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사실 퇴근하면 뻗는 스타일이여서 챙겨먹기가 쉽지 않거든요..
인경
저는 프리랜서고, 시간 남아돌고, 손재주도 있고..(자꾸 강조하시는 느낌은..내 느낌만은 아니겠지..? 먹으러 갑니다..)
똥손이면 자기가 해먹으면 맛없잖아요. 그래서 요리하기 좋은 조건을 잘 갖춘거 같아요.
또 저는 원래 치킨을 안 좋아 해요. (날 때부터 비건 아니에요?) 이유식도 두유로 시작..?
밍기뉴
저는 제가 제 음식 차려먹으라고 하면 너무 귀찮은데, 누군가가 놀러온다고 하면은 비건들깨떡국을 해주고..(비건들깨떡국이 시그니쳐 메뉴네요~~)
엌ㅋㅋ그런가..!!(들깨 미역국 추천 합니다. 맛있어요), 고구마튀김해주고, 비건크림소스리조또 해주고, 비건파스타 해주고...
인경
저는 곤약새우 사서 탕수육 해줘요. (와..!!)
밍기뉴
저는 채황에다가 고춧가루 진짜 심하게 많이 뿌려서 먹는거 좋아해요. (위에 빵꾸나요!조심하세욥!)

밍기뉴의 비건 시그니쳐 매뉴인 '비건들깨떡국'
〈3. 밍기뉴가 인경님을 섭외한게 된 큰 이유 음악 얘기 〉
밍기뉴
페미니스트로서 음악 만들 때 혹은 공연할 때 고민 되는 점이나 지향 하는 점이 있어요?
인경
주로 하는 일이 창작, 공연 두 가지인데, 창작 할 때는 페미니스트로서 특히 가사를 쓸 때는 주의를 하게 돼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지 않던 시점보다는 신경을 쓰게 됐는데, 대단한건 아니지만 성별지칭을 안하려고 하면서 사용해요.
(예전에는 그녀의 모든 것이라는 노래도 있었어요...뭔 느낌인지 아시겠죠..?), 까였던 가사들이 몇 개 있어요.
뭐 몇 개 예를 들면 ‘자기의 애인이 입은 짧은 치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나 ‘늦은 밤에 너네 집에 찾아 간다’ 거나,
되려 루저 혹은 찌질한 화자로서 그 음악이 인기를 얻긴 했었어요. 그런데 예전에는 그 것에 대해 나이브하게 생각했었어요.
다수가 아니더라고 누군가에겐 데이트폭력을 연상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사를 쓸 때 누가 들어도 불편하지 않을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창작자고 그걸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대중음악을 하니까 대중이 듣는걸 염려 하게 되었어요.
최고의 연애라는 노래가 있는데요(이 노래가 갑자기 카페에서 흘러 나온다) 이거는 찌질한 남성화자의 이야기예요.
네가 해본 최고의 연애는 내가 아닐 거야 하면서 땅 파는.. 다시 말하지만...제가 다 쓴 건 아닙니다...
중간에 보면은 너가 다리가 퉁퉁 부었는데, 나도 다리 아팠거든? 막차 끊긴게 내 잘못이야..? 막 이랬었습니다... 이젠 안 씁니다...
팬 분들도 제가 비건을 하는 것을 알고, 제 영향이 1g..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팬 분 들 중에 새롭게 비건을 지향하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와!!100g인데?)
요즘에 공연을 하게 되고, 선물을 주시는 분 들 중에 비건쿠키나 비건 빵, 비건 초콜렛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럴 때 되게 고마워요.
밍기뉴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밍기뉴
음.. 민우회 사무실이 망원동인데, 제가 스트레스 받았던 어느 시기가 있어요.
그 때 마침 망원역에 코인 노래방이 생긴거예요.
그래서 막 점심시간에 밥 먹고 혼자 코인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오고, 노래 부르는거에 진짜 심취했는데, 이게 점점 진심이 되었어요.
그래서 취미 보컬 레슨을 받게 되었는데, 처음 레슨 받았던 선생님이 조금만 뭔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다시!를 반복하면서 진도가 안 나가고,
선생님의 어떤 기준에 맞춰서 어떤 저의 보컬 부분이 별로라고 생각하시면 고쳐질 때 까지 진도가 안 나가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그만 뒀고, 두 번째 만난 선생님은 제 목소리가 R&B 스타일과 잘 맞을거 같다고
정통 흑인 R&B 스타일의 노래를 가르쳐 주시면서 그 방향으로 자꾸 가르치셨어요. (너무 힘들었던 한국인 밍..)
그러면서 점점 전 미궁에 빠졌어요. 음악 뭐지 보컬 뭐지. 뭐가 맞는 거지.. 하다가 실용음악을 전공한 어떤 지인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음악 하는 사람들은 밥만 먹고 음악만 생각한다. 제대로 된 입시 수업을 받아 봐라 한 거예요.
(네? 저는 안 그러는데... 밥도 잘 먹고, 밥 먹고 나서 음악 생각 그렇게 하루 종일 안 해요...) (ㅋㅋㅋㅋ)
네 그래서 ‘기초만 제대로 가르쳐 주실 분!’ 해서 그냥 입시 수업 양 만큼의 시간과 돈을 들여 기초수업만 주구장창 들었던 적이 있어요. (만족했나요?)
네 저는 괜찮았던거 같아요.. 차라리 기초(?)라고 하니까, 그나마 나았어요.
그 이후로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삘 받으면 시인지 작사인지 모를 글 들을 쓰곤 했는데, 어느 날 그 가사에 음을 붙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작곡을 배울까 고민중입니다.
(이 이야기 이후, 인경님과 기타로 연주하고 창작하는 것과 미디음악의 차이점 등 작곡과 관련 된 진로상담(?)을 받았지만 지면 상 생략 하기로 함.....밍기뉴 소원성취..)
밍기뉴
코로나 이후 예술 하시는 분들이 많이 힘드시잖아요. 인경님에게도 타격이 있나요?
인경
사실 전기뱀장어 휴식기에요. 가게 문은 열었는데, 손님이 안 오는 상황.
페스티벌도 안 열려, 공연을 한다 해도, 선뜻 여는 사람도 없고, 기획해서 부르는 사람도 없고...
트랙작업은 했는데 싱글을 낸다거나 준비를 한다거나, 우리가 이제 공연도 하면서 만들어 놓은거를 선보이고 하면서
공연을 해야 재미와 보람이 있는건데 답답하긴 하더라고요.
잔디 밭이나 백사장에서 페스티벌 하던게 좋은 시절이었어요. 공연 같은게 많이 줄었고, 작년에 연말공연을 열었었어요.
연말공연을 매년 하는 편이고, 코로나 방역지침 지키는 내에서 그래도 진행을 하는게 에너지를 잃지 않는 방법일거 같고,
그래서 용기를 내서 공연을 했는데, 공연 예매하고 공연 날 다가오면서 코로나가 확진자가 늘어나고, 취소가 많이 된거예요.
공연장은 큰데 사람이 매우 적었어요. 많이 기가 빠지고 그랬었어요.
결국에는 하지말까 고민도 하고, 취소하는 아티스트도 있고 그랬는데 결국은 하게 되었어요.
사람이 적어서 공연에 참여한 모든 사람과 아이컨텍도 하고 1명당 두곡씩 불러줄 수 있었어요.
공연하는 시간에는 멘탈이 흔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지금은 주로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고,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있어요.
홍대 젠트리피케이션(*재개발이 이루어지면 과거보다 더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사무실, 상업 시설 그리고 고소득층을 위한 주거지가 들어서며,
원래의 거주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게 되고, 도심에 가까운 낙후 지역에 고급 상업 및 주거지역이 새로 형성되는 변화)에 코로나까지 망하게 생겼어요.
밍기뉴
맞아요. 제가 좋아하던 홍대 라이브 클럽/공연장 들이 폐업하더라고요..
인경
소규모 음악 활동 하시는 분들이 홍대에서 밀려나서 북쪽 은평 쪽이나 연신내쪽으로 가거나 문래 쪽으로 밀려나가 살고 있어요.
열심히 모여서 일궈놓으면 상업화되어서 쫓겨나고, 예전에 살던 집에 지금은 ‘홍대’스러운 ‘갬성’ 카페가 생겼어요.
(홍대에서 음악한다는 말들은 지금은 현실이 아니군요?)
네, 음악하려고 홍대에 가는 거고요, 처음에는 근처 살다가 이제는 옆 동으로 넘어가고, 스쿠터 타고 오고, 자전거 타고 오고,
클럽 혹은 레코딩이나 에이전씨 이런 것도 없어졌어요. 역사가 깊은 몇 십 년 된 라이브 클럽이나 레코드 가게도 없어졌어요.
(너무 속상합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 되었으면 좋겠어요.)
〈4. 민우회 회원인 인경의 이야기〉
밍기뉴
2020.10.15. 에 했던 민우회 낙태죄 폐지 전면 필리버스터 행사 때, 공연하게 된 이야기와 후기가 듣고 싶어요.
인경
민우회 필리버스터 때 낙태죄폐지 주제로 필리버스터 이어말하기를 한다고,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한 거예요.
이 때는 민우회 회원이 아니었어요.
저는 누가 뭐하자고 하면, 부르면 되게 잘 가요. 그래서 갔는데, (물론!) 당연히 관심이 있는 민우회 활동이라 가서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되겠다~’ 했는데, 약간 도떼기 시장처럼
“하고 싶은대로 하고~ 원하시는대로 하세요~”, “같이 오셨는데 이왕 해 보세요~~~” 이러시는거예요. (ㅋㅋㅋ너무 민우회 같아서 웃김)
이래서 ‘안 될 것 없지~’ 와이낫 정신으로 했어요.
읽을 책 한 페이지를 주셔서 읽고 했는데 사연들과 낭독을 들으니까, 음악가인데 명색이 필리버스터 진행을 할 때
음악하면 사람들이 덜 지루하니까 기타가 필요해져서 그걸 말씀 드렸더니, 어떻게 알아보겠다고 하시는거예요?
그러더니 기타를 10분 정도 있다가 “기타 여깄어요!!!!! 구했어요!!!!!!!!!!!!” 이러고 달려 오시는거예요? (ㅋㅋㅋ아니 어디서 구했대요)
그래서 제 타임 기다렸다가 하게 되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이후에 민우회 정식으로 가입도하고, 지금도 어엿한 회원이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활동을 코로나 때문에 못했어요. 그 이후로 신입회원 만남의 날 때 참석하고, 그때 말고는 변변하게 참여 못해서 아쉬워요.
지금은 비건 페미니스트 되고 친구들 잃었고...(저도 많이 잃음..) 내가 pc해질수록 안 맞는 친구가 많아져서...
민우회에서 친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했는데
아직까지는 민우회에서 제일 친한 사람이 **밍기뉴** 입니다!!! 제 1호 친구입니다. (갑자기 밍기뉴x인경 백아절현, 도원결의 함)

20. 10. 15. 낙태죄 폐지 전면 필리버스터 때, 공연을 하고 있는 인경의 모습
앞으로 코로나 국면이 완화돼서 민우회 활동 참여하게 되면, 소모임에 참여도 하고, 나중에 친구도 만들고, 취미도 함께 하고 싶은 희망이 있어요.
(인경님에게 기타 배우는 소모임 만들까요..?)
유료지만 굉장히 저렴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기타 교습도 주 업이긴 한데요.
코로나도 고양이한테 옮긴다고 하니, 코로나 잠잠해지면 하면 좋을거 같아요. 저 질문이 있어요. (네, 뭔가요?)
인경
밍기뉴 팔에 타투가 있는데 무슨 뜻이에요?
밍기뉴

밍기뉴 팔에 있는 타투사진
이제니 라는 시인의 ‘안개 속을 걸어가면 밤이 우리를 이끌었고’ 라는 시가 있는데요.
그 시를 영어로 번역해서 새겨 놓은 거예요. 이 시를 타투 하기 전 2년 정도 마음에 품고 있었어요.
보통 안개 속을 걸어간다고 하면 밝은 빛을 기다리라고 하거나, 밤은 안 좋은 이미지로 치환 되고, 낮을 찾으라고 하거나 그러잖아요?
근데 안개 속을 걸어갈 때, ‘밤’이 우리를 이끈다는 문구가 너무 와 닿는거예요.
되게 우울한 상황이거나 상태일 때, ‘햇빛을 봐라! 긍정적으로 살아라!’ 라는 상투적이고 뻔한 말들과 다르게 느껴졌고,
안개 속도 어떤 일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 내용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한번 꼭 보세요!
인경
저도 타투가 있는데요. 전기 타투예요.
전기뱀장어의 ‘전기’ 의미의 번개예요. 전기마크 귀엽다고 해서... 막, 밴드를 몸에다 그리고 한 평생 하고 싶지 않거든요..?
전기뱀장어 몸에다 그린다거나 그러고 싶진 않거든요???(앜ㅋㅋㅋㅋ이거 나가도 돼요??)(하하..네 됩니다..)
그래서 이 정도의 마음....은근한 정도로... 더 늘리고 싶은 생각도 있긴 있어요. 요즘 국회에서 타투 합법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맞아요!! 너무 좋은 현상입니다!)

오른쪽 손목에 있는 인경의 타투사진
인경
밍기뉴의 활동명은 무슨 뜻이에요?
밍기뉴
나의라임오렌지나무 라는 책에서 그 라임 오렌지 나무의 별명이 밍기뉴예요.
뽀르뚜까 있잖아요. (뽀르뚜까는 거기 나오는 아저씨 이름인데요?) 아 그래요?(너무 오래돼서 까먹으신건가요..)
아 그런가봐요...어쨌든 나무. 그 나무입니다. (나무의 이름은 슈르르까 였다...찾아봄..)
그 밍기뉴라는 이름이 독일 이름이라 처음에 사람들이 기억을 잘 못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밍긴? 밍기휴?라고 많이 헷갈려 하셨어요.
또 어떤 분은 밍기적님! 이러신적도 있어요..그래서 저 밍기적 안 거린다고 재빠르다고 해명한 적도 있어요..(보고 있나요.. 혜만님..?)
그래서 약간 애칭 같이 어려우시면 밍으로 불러달라고 이야기해요.(제 별명도 인경의 잉! 이에요. 잉쌤! 잉경! 이렇게 불리기도 해요!)
와 잉밍?!!(인민..?) 헉..네....여튼..(말 돌림) 밍이라고 불러주는걸 사실 되게 좋아해요.
네.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 합시다요... 후기를 나누고..?
〈마지막. 아쉬움을 뒤로 하며 크로스 인터뷰 후기.. 〉
인경
페미니스트를 많이 만나지만,
비거니즘이나 음악에 대한 관심이나 공통점이 많이 겹치는 건 흔하지 않아서, 불편함 없이 대화했던 것 같아요.
오기 전에 긴장했는데, 일부러 사회성을 막 발휘하거나 애써 배려하고 그러지 않아서 너무 편했어요.
음악 얘기도 하고 좋았어요.
밍기뉴
네, 맞아요. 사실 유명하시잖아요. (아닙니다.)
그래서 약간 문명특급의 재재처럼 짤 같은거 막 여러 개 준비해서 해야 하나(자 그 다음 보시죠!!!이러면서.. 진행하야하나)
부담을 가졌어요. 하지만 너무 편안하게 이야기해서 좋았어요.
인경
아, 그랬으면 이거 크로스인터뷰라 저도 그 만큼 파고, 준비했어야 돼서 저도 힘들었을거예요.
밍기뉴와 인경은 각자의 시그니쳐 비건 음식을 언제 서로 만들어주자며 기약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아주 작은 번외〉
*카페 공상온도에 비건 깜놀라 디저트 메뉴가 있는데,
인경님이 비건메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사장님께 극강 권유(?) 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경: 되게 맛있고요, 제가 영향력을 발휘한 카페입니다 하하하ᄒᆞ하하핳하하 으하하하하하하!! (과장))
이 카페에는 도서들도 판매 하는데, 책 김지은입니다도 있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포스터도 붙어 있다.
나만 알긴 아쉬워서 공유.. (해도 될까..?) (홍보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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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인터뷰① 내향인들의 만남.. 영지 춘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② 노새, 효선님을 만나다-스포츠와 아드레날린과 물질만능주의에 관한 고찰(아님)
▶ 크로스인터뷰③ 제이, 엘라를 만나다- 안 친해도 세시간 반(놀랍게도 요약본)
▶ 크로스인터뷰④ 인터뷰 제목 뭐하지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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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뱀장어 보컬 인경님과의 처음연락은 꽃이 피던 따스한 5월 봄날이었으나,
밍기뉴의 허리디스크로 인한 병가로 한 차례 미뤄지고,
이어서인경님의 손목과 발목부상으로 다시 한 차례 미뤄졌다.
드.디.어 무더운 여름인 7월에 인경님과 만나게 되었다.
밍기뉴와 인경은 크로스인터뷰 전에 서로에 대해 잘(?) 알기 위해 SNS 친구를 맺었다!
인경님이 제안해 주신 홍대에 있는 카페공상온도(*뒷편에 후기 있을 예정)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밍기뉴
안녕하세요(뻘쭘 뻘쭘. 서로 어쩔 줄 몰라 한다..).. 5월에 연락하고 두 달 만인 7월에 만나 뵙네요.
사실 주고받은 문자 내용으로 만으로도 크로스인터뷰 한 편 나올 각이었어요.
인경님과 크로스인터뷰 하기로 결정되고 나서 전기뱀장어와 인경님을 엄청 팠어요...
전기뱀장어 음원을 다운 받아 다 들어보고, 인경님 하시는 유튜브도 보고 SNS도 염탐하면서 그렇게 파고 또 팠습니다.
인경
아 저도요. 민우회 홈페이지도 찾아 보고, 크로스 인터뷰도 보고 오고 그랬어요. 질문도 몇 개 준비하긴 했어요.
유튜브에 전기뱀장어라고 치면 ‘동물’ 전기뱀장어가 특이한 물고기라 한 번씩 확 치고 올라 올 때가 있어요.
‘악어와 전기 뱀장어의 사투’ 라던가, ‘전기뱀장어 백만볼트의 비밀’ 이라던가 해서 인기가 많아서 ‘동물’ 전기뱀장어에게 밀릴 때가 있어요.
(이 이야길 듣고, 궁금해서 인터뷰 끝난 뒤에 유튜브에 전기뱀장어를 검색해봤는데 진짜 인경님 말대로 나왔다..
그렇게 홀리듯... 동물 전기뱀장어영상을 마구 보았다..(인경님 미안합니다..))
밍기뉴
저는 전기뱀장어 노래 중에 적도랑 미로가 제일 좋더라고요. (인경: 어, 둘이 스타일이 다른데요??)
네, 뭔가 단짠의 매력 같이 서로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노래 인 것 같아요.
제가 인터뷰 전까지 거의 몇 달을 계속 전기뱀장어 노래를 들었거든요?
듣다보니 인경님의 보컬 스타일을 발견하였어요. (인경: 오, 뭐죠?)
첫 번째는, 가성을 자유자재로 쓰시더라고요~~(인경이 앉은자리에서 가성을 보여줌) 맞아요~~맞아요~~!!.
그리고 고음에서는 목소리를 약간 찢는 샤우팅이 돋보이시더라고요. (인경이 샤우팅을 하려고 했는데, 주위를 둘러보고 카페가 너무 조용해서 샤우팅은 안함).
앗..혹시 제가 평가를 한 걸까요.. 불편하신거 아니죠..(말해놓고 찔려하는 밍..)
인경
아니에요~ 누가 내 보컬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건 처음이라 신선하네요~ 근데 그 교태로운 가성은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밍기뉴
아닙니다! 너무 좋아요!!!(급 수습)
인경
밍기뉴님도 취미밴드 보컬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밍기뉴님의 노래를 못 들었잖아요.
그래서 이어폰을 가져왔어요(이어폰을 테이블에 두둥! 하고 내려놓는 인경). 혹시 들려주실 수 있나요?
밍기뉴
(덜덜덜.. 말 돌림) 사실은 제가 사운드클라우드라는 사이트에 커버곡을 올리는데, 어쩌다가..취미로 그냥 올렸는데...
근데.. 취미가 진심이 되어버려서... 제가 이후에 보컬레슨을 받았거든요?
근데 보컬레슨 받고 난 이후에 쪼금 성장을 한 뒤에 그 노래를 다시 들었는데, 흑역사처럼 절대 듣고 싶지가 않아 진거예요?
그래서 그 사운드클라우드 링크를 지워 버렸어요...(들려줄 자신이 없는 자의 발악..)
(결국엔 큰 맘(?) 먹고, 밍기뉴가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밴드에서 연주했던 첫 합주곡 노래를 인경님에게 들려준다.)
인경
풍성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좋은 원석이시네요. 소리도 풍성해요. 점점 더 좋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이때 밍기뉴는 영혼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저의 흑역사에 비하면 완전.. 저는 1절 정도 하다가 완주를 못했어요.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 되었다..응?1.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 〉
밍기뉴
(갑자기 각을 잡음..) 인경님은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가 어떤 걸까요?
인경
여성주의라는 용어나 개념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수업을 듣는데, 좋은 교수님을 만났어요.
그냥 단순히 지식전달을 하는게 아니라, 한국에서 사람들에게 향유 되었던 시·소설 등의 텍스트들은 각각의 사상이나 이념과 역사성을 담고 있는데요.
그것을 역사와 문학이 같이 직조되어있는 것을 잘 설명해주는 교수님이 있었어요.
이런 맥락에서 여성주의 혹은 계급 투쟁의 관점에서 문학들을 읽어볼 수 있었어요.
문학이라는 테두리 안 에서만 텍스트를 볼 수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랑 역사의 관점이 문학에 들어가 있는데, 그 관점 중에 하나가 여성주의였어요.
그 사상이 마음에 들었어요. 약자가 사회에서 약자화 되고 소수자화 되는게 싫었어요. 그래서 마음에 와 닿았어요.
여성주의는 폭넓고 깊이 있는 세계구나, ‘여성’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포괄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빻게 살았어요...(자기반성) 페미니스트가 되기 전에...옛날에 쓴 가사를 보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기 쑥스럽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머리로만 알던 것들을 운 좋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 저의 잘못된 언행들을 교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어요.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아무래도 sns가 대중화 되면서의 영향도 있었고, 또 트위터를 하는데(트위터는 눈팅을 주로 많이 한답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여성주의에 대해 많은 발화들이 오가게 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의 sns 프로필에 페미니스트라고 적혀 있고, 무지개 깃발도 걸어놓고 하는데, SNS에는 생각들을 잘 드러내는 편은 아니에요.
트위터 144자 쓸 때도..퇴고의 퇴고를 고치다가 결국 못 올려요... 올리려면 큰 결심이 필요해요...(내향형..)
내가 쓰면 건방진거 아닌가... 내 위치가 있는데, 내가 생물학적 남성이고, 어떤 팀에 속해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천명이상의 사람이 날 지켜 보고 있는데, 내 글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고 고민해서 글을 자제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가 ‘나는 페미니스트다’ 라고 티를 내면 그리고 그런 사람이 많을수록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자신감 있는 척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요. (연대군요!!! 짝짝짝)
인경
저도 질문을 준비해 왔어요..(갑자기 다시 각 잡히는 밍...)
민우회라는 단체는 굉장히 오래된 역사와 권위 가진 단체더라고요? 어떤 계기로 민우회에서 일하게 된거예요?
밍기뉴
2019년에 민우회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고요, 2019-2020년 2년간은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였고,
올해부터는 여성건강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지금 일을 하기 전에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했는데요.
공공기관의 특성상 행정일이 대부분이여서 답답했어요. (어떤 부분에서?) 그 기관은 겸직금지였는데..
(갑자기 고백) 평일에는 그곳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주말에는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 이후
페미니즘이 리부트 되면서 생긴 여러 단체 중 한 단체에서 활동을 했었어요.
그러니까 주말에는 집회가고 시위하고, 평일에는 본업을 하면서 그 갭 차이가 너무 커서 허기감이 컸어요.
주말에 현장에서 여성 포함 수많은 약자, 소수자들과 연대하고 함께해서 세상을 바꾼다는 느낌?
‘세상이 바뀐다’는 추상적인 문장이 저에겐 현실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느낌이 너무 좋은거예요.
절 채우고, 그리고 진짜 집회 갔다 오면 그게 영향을 미쳐 어떻게든 조금씩 변하는게,
내가 하는 활동들이 조금이나마 이 현실을 바꾸는데 보탬이 되는 그 느낌이 보람찼던 거 같아요.
그러는 찰나 민우회에 지원하게 되어 일하게 되었어요.
〈2. 비거니즘 실천에 대해 〉
밍기뉴
인경님 SNS프로필에 비건이라고 되어있으시잖아요. 저도 비건지향을 하고 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인터뷰할 때 주제 중에 하나로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인경
SNS에 티나게 해서,비며들게 하고 싶었어요.페며들게 하는 것처럼..
이렇게 드러냄으로써 실천한다는 것을 널리 널리 알리는... 갖고 있는 작은 영향력을 발휘 하고 싶었어요.
이제는 미디어의 먹방 프로에서 동물을 먹는 것과 자꾸 소비하는 것이 너무 불편해요.
노래 가사 중에 먹는 얘기가 종종 나오는데, 그땐 비건 실천 전에 썼던 거라서 공연장에서 부를 땐 가사를 바꿀 때도 많아요.
예를 들면 스테이크라는 노래를 부를 때 가사에 스테이크가 나오는데,콩고기 스테이크!!!!(샤우팅!!!)
이렇게 바꿔서 불러서 공연할 때도 있어요.(ㅋㅋㅋㅋㅋ너무 빵터짐)
듣는 관객 들 중에서도 1절까지 불편하게 듣다가 2절에서 갑자기 반가운 기분, 편한 기분이 드실 수도 있으니까, 일부러 한마디씩 넣긴 해요.
밍기뉴
그럼 비건 시작 계기가 있어요?
(잠시만요.. 핸드폰을 찾아 보는 인경..)(비건 기념일이 있나요??)
인경
2019년 3월 1일이에요. 2년이 지났는데요. 제가도밍고라는 길고양이를 입양해서 함께 하고 있는데요,
아는 지인분이 대학교 고양이 동아리 맴버여서 그분이 임보중인 고양이의 주인을 찾고 있다 해서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어요.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무겁게 생각했는데 고양이랑 살고 싶기도 했고,
힘든 삶을 사는 고양이를 구조를 한다는건 의미 있는 일이라서 언젠가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도밍고를 데리고 올 때는 경제적으로 밥이나 물이나 모래를 끊기지 않고 줄 수 있을 때 입양하고 싶었어요.
도밍고는 동생이 있어요.도토리라는 고양이도 함께 같이 살고 있어요.
[사진] 왼: 도밍고, 오: 도토리
육식을 할 때 부터 딜레마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어떤 동물은 집에서 키우고 어떤 동물은 먹고 하는데
그 기준이 어디서 갈라지는 걸까 고민이 들었고, 고양이랑 같이 살면서 누군가 보기에는 너무 예쁜 가족인데 누구한테는 고깃덩어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 좋게 친구중에 비건지향으로 나아가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영향을 받아 비건을 하겠다고 결심하였어요. 밍기뉴는요?
밍기뉴
저는 작년 까지 1년 정도 페스코를 유지 했어요.
처음에는 비건 에는 단계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점점 넓히자 생각했는데,
그냥 지금 하고 있는 페스코를 유지하자로 방향이 바뀌어서 유지하게 되었어요.
사실 계기는 인경님과 너무 비슷해요. 2년 전 부터 본가에서 뭉게와구름이라는 두 강아지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데요.
뭉게는 소형견이고 구름이는 엄청 큰 대형견이에요.
어느날 뭉게 목욕을 시키고 있는데, 뭉게 다리쪽을 씻기다가 뭉게 다리가 치킨 다리 잡았을 때 그 느낌과 일치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먹는 고기와 내가 사랑하는 반려견이 일치하는(?) 그 순간이 온 거죠.
그 전에는 치킨을 진짜 좋아했는데, 한동안 아예 치킨을 못 먹게 되었어요. 그 이후 모든 음식에 일반화가 돼서, 아예 육식을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사실 현재는 플렉시테리언 중인데요. 그 이유는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용기 내어 이야기 하자면
작년에 소중한 사람에 대한 큰 상실이 있었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었던 시기가 찾아 왔어요. 그 이후 처음으로 폭식증이 생긴 거예요.
폭식증은 정말 ‘질병’ 이기에 제 스스로가 컨트롤 할 수 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고기 포함 음식을 마구 먹고, 먹고 난 이후 비건을 져버린(?) 제 자신을 자책하는 나날들이 계속 됐는데,
그 때 친구가지금 너가 아프니까 치료 이후에 그 때 다시 비건 지향 하면 된다고, 죄책감 같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다시 페스코 시작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사진] 뭉게가 털 뭉실뭉실한 아이, 구름이가 구름처럼 무늬 있는 아이다.(귀엽져..잇힝)
인경
사람이 기조를 갖고 있어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밍기뉴 허리도 안 좋아서 우리 인터뷰도 미뤄졌잖아요.
건강팀으로써(?) 몸도 마음도 건강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페미니즘도 비거니즘도 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엉엉 서로 감동 한다..)
밍기뉴
비건 실천을 한 후, 달라지게 된 점, 소감, 지향 같은게 있나요?
인경
원래도 요리를 즐겨했는데, 비건이 되었지만, 아직 한국사회가 비건 친화적이지 않아서
식당가서 밥을 먹는다거나 식재료를 손쉽게 구하기 쉽지 않으니까 그런 도전이 승부욕/도전욕을 자극하게 되더라고요.
비건이 되면서 스스로 해먹는 빈도가 높아지게 됐고, 더 자주 만들게 되었어요. (너무 부럽네요..)
괜찮게 하는거 같아요. 손맛이 좋아요. (와.. 다 같이 인경님 집에 찾아갑시다..)
식감이랑 양념을 잘하면 논비건이 아니더라도 맛있게 할 수 있어요.
모르는 사람은 당근을 된장에 찍어먹는 다거나 샐러리를 먹는다거나 상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청나게 충분히 잘 먹는거 같아요.
닭 없는 닭볶음탕 만들고, 고기 없는 짜장면 만드는 것처럼, 요리에 더 진심인 자가 되었어요.
그게 재밌어요. 제 스트레스 해소법은 요리기도 한데, 큰 프로젝트 같이 카레를 한 솥에 끓이고,
식재료 다지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합니다. (시그니쳐 요리는 뭐예요?) 두부 덮밥이요. (메모.. 언젠간 먹으러 갑니다..)
인경의 비건 시그니쳐 매뉴: 왼)비건 햄버거/ 오) 마라샹궈와 미역국
밍기뉴
저는 처음에는 나쁜 비건 습관이랄까.. 밀가루 음식만 먹고, 칼국수, 떡볶이 그런 것만 먹고, 면만 먹거나..
너무 안 좋은 식습관을 갖게 된 거예요. 언제는 순두부찌개만 일주일 내내 먹고.. 그러다가 아 이건 좀 아닌갑다 싶을 때
우연히 #나의비거니즘일기 라는 해시태그를 알게 된거죠. (sns에 #나의비거니즘일기 라고 쳐서 들어가면 비건음식 사진과 함께 해당 음식의 레시피를 알 수 있다)
그러면서 비건들깨떡국, 비건 소스로 파스타, 가지 라자냐, 이런거 만들어먹고 그랬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사실 퇴근하면 뻗는 스타일이여서 챙겨먹기가 쉽지 않거든요..
인경
저는 프리랜서고, 시간 남아돌고, 손재주도 있고..(자꾸 강조하시는 느낌은..내 느낌만은 아니겠지..? 먹으러 갑니다..)
똥손이면 자기가 해먹으면 맛없잖아요. 그래서 요리하기 좋은 조건을 잘 갖춘거 같아요.
또 저는 원래 치킨을 안 좋아 해요. (날 때부터 비건 아니에요?) 이유식도 두유로 시작..?
밍기뉴
저는 제가 제 음식 차려먹으라고 하면 너무 귀찮은데, 누군가가 놀러온다고 하면은 비건들깨떡국을 해주고..(비건들깨떡국이 시그니쳐 메뉴네요~~)
엌ㅋㅋ그런가..!!(들깨 미역국 추천 합니다. 맛있어요), 고구마튀김해주고, 비건크림소스리조또 해주고, 비건파스타 해주고...
인경
저는 곤약새우 사서 탕수육 해줘요. (와..!!)
밍기뉴
저는 채황에다가 고춧가루 진짜 심하게 많이 뿌려서 먹는거 좋아해요. (위에 빵꾸나요!조심하세욥!)
밍기뉴의 비건 시그니쳐 매뉴인 '비건들깨떡국'
〈3. 밍기뉴가 인경님을 섭외한게 된 큰 이유 음악 얘기 〉
밍기뉴
페미니스트로서 음악 만들 때 혹은 공연할 때 고민 되는 점이나 지향 하는 점이 있어요?
인경
주로 하는 일이 창작, 공연 두 가지인데, 창작 할 때는 페미니스트로서 특히 가사를 쓸 때는 주의를 하게 돼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지 않던 시점보다는 신경을 쓰게 됐는데, 대단한건 아니지만 성별지칭을 안하려고 하면서 사용해요.
(예전에는 그녀의 모든 것이라는 노래도 있었어요...뭔 느낌인지 아시겠죠..?), 까였던 가사들이 몇 개 있어요.
뭐 몇 개 예를 들면 ‘자기의 애인이 입은 짧은 치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거나 ‘늦은 밤에 너네 집에 찾아 간다’ 거나,
되려 루저 혹은 찌질한 화자로서 그 음악이 인기를 얻긴 했었어요. 그런데 예전에는 그 것에 대해 나이브하게 생각했었어요.
다수가 아니더라고 누군가에겐 데이트폭력을 연상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사를 쓸 때 누가 들어도 불편하지 않을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창작자고 그걸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대중음악을 하니까 대중이 듣는걸 염려 하게 되었어요.
최고의 연애라는 노래가 있는데요(이 노래가 갑자기 카페에서 흘러 나온다) 이거는 찌질한 남성화자의 이야기예요.
네가 해본 최고의 연애는 내가 아닐 거야 하면서 땅 파는.. 다시 말하지만...제가 다 쓴 건 아닙니다...
중간에 보면은 너가 다리가 퉁퉁 부었는데, 나도 다리 아팠거든? 막차 끊긴게 내 잘못이야..? 막 이랬었습니다... 이젠 안 씁니다...
팬 분들도 제가 비건을 하는 것을 알고, 제 영향이 1g..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팬 분 들 중에 새롭게 비건을 지향하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와!!100g인데?)
요즘에 공연을 하게 되고, 선물을 주시는 분 들 중에 비건쿠키나 비건 빵, 비건 초콜렛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럴 때 되게 고마워요.
밍기뉴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밍기뉴
음.. 민우회 사무실이 망원동인데, 제가 스트레스 받았던 어느 시기가 있어요.
그 때 마침 망원역에 코인 노래방이 생긴거예요.
그래서 막 점심시간에 밥 먹고 혼자 코인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오고, 노래 부르는거에 진짜 심취했는데, 이게 점점 진심이 되었어요.
그래서 취미 보컬 레슨을 받게 되었는데, 처음 레슨 받았던 선생님이 조금만 뭔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다시!를 반복하면서 진도가 안 나가고,
선생님의 어떤 기준에 맞춰서 어떤 저의 보컬 부분이 별로라고 생각하시면 고쳐질 때 까지 진도가 안 나가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그만 뒀고, 두 번째 만난 선생님은 제 목소리가 R&B 스타일과 잘 맞을거 같다고
정통 흑인 R&B 스타일의 노래를 가르쳐 주시면서 그 방향으로 자꾸 가르치셨어요. (너무 힘들었던 한국인 밍..)
그러면서 점점 전 미궁에 빠졌어요. 음악 뭐지 보컬 뭐지. 뭐가 맞는 거지.. 하다가 실용음악을 전공한 어떤 지인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음악 하는 사람들은 밥만 먹고 음악만 생각한다. 제대로 된 입시 수업을 받아 봐라 한 거예요.
(네? 저는 안 그러는데... 밥도 잘 먹고, 밥 먹고 나서 음악 생각 그렇게 하루 종일 안 해요...) (ㅋㅋㅋㅋ)
네 그래서 ‘기초만 제대로 가르쳐 주실 분!’ 해서 그냥 입시 수업 양 만큼의 시간과 돈을 들여 기초수업만 주구장창 들었던 적이 있어요. (만족했나요?)
네 저는 괜찮았던거 같아요.. 차라리 기초(?)라고 하니까, 그나마 나았어요.
그 이후로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삘 받으면 시인지 작사인지 모를 글 들을 쓰곤 했는데, 어느 날 그 가사에 음을 붙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작곡을 배울까 고민중입니다.
(이 이야기 이후, 인경님과 기타로 연주하고 창작하는 것과 미디음악의 차이점 등 작곡과 관련 된 진로상담(?)을 받았지만 지면 상 생략 하기로 함.....밍기뉴 소원성취..)
밍기뉴
코로나 이후 예술 하시는 분들이 많이 힘드시잖아요. 인경님에게도 타격이 있나요?
인경
사실 전기뱀장어 휴식기에요. 가게 문은 열었는데, 손님이 안 오는 상황.
페스티벌도 안 열려, 공연을 한다 해도, 선뜻 여는 사람도 없고, 기획해서 부르는 사람도 없고...
트랙작업은 했는데 싱글을 낸다거나 준비를 한다거나, 우리가 이제 공연도 하면서 만들어 놓은거를 선보이고 하면서
공연을 해야 재미와 보람이 있는건데 답답하긴 하더라고요.
잔디 밭이나 백사장에서 페스티벌 하던게 좋은 시절이었어요. 공연 같은게 많이 줄었고, 작년에 연말공연을 열었었어요.
연말공연을 매년 하는 편이고, 코로나 방역지침 지키는 내에서 그래도 진행을 하는게 에너지를 잃지 않는 방법일거 같고,
그래서 용기를 내서 공연을 했는데, 공연 예매하고 공연 날 다가오면서 코로나가 확진자가 늘어나고, 취소가 많이 된거예요.
공연장은 큰데 사람이 매우 적었어요. 많이 기가 빠지고 그랬었어요.
결국에는 하지말까 고민도 하고, 취소하는 아티스트도 있고 그랬는데 결국은 하게 되었어요.
사람이 적어서 공연에 참여한 모든 사람과 아이컨텍도 하고 1명당 두곡씩 불러줄 수 있었어요.
공연하는 시간에는 멘탈이 흔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지금은 주로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고,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있어요.
홍대 젠트리피케이션(*재개발이 이루어지면 과거보다 더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사무실, 상업 시설 그리고 고소득층을 위한 주거지가 들어서며,
원래의 거주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게 되고, 도심에 가까운 낙후 지역에 고급 상업 및 주거지역이 새로 형성되는 변화)에 코로나까지 망하게 생겼어요.
밍기뉴
맞아요. 제가 좋아하던 홍대 라이브 클럽/공연장 들이 폐업하더라고요..
인경
소규모 음악 활동 하시는 분들이 홍대에서 밀려나서 북쪽 은평 쪽이나 연신내쪽으로 가거나 문래 쪽으로 밀려나가 살고 있어요.
열심히 모여서 일궈놓으면 상업화되어서 쫓겨나고, 예전에 살던 집에 지금은 ‘홍대’스러운 ‘갬성’ 카페가 생겼어요.
(홍대에서 음악한다는 말들은 지금은 현실이 아니군요?)
네, 음악하려고 홍대에 가는 거고요, 처음에는 근처 살다가 이제는 옆 동으로 넘어가고, 스쿠터 타고 오고, 자전거 타고 오고,
클럽 혹은 레코딩이나 에이전씨 이런 것도 없어졌어요. 역사가 깊은 몇 십 년 된 라이브 클럽이나 레코드 가게도 없어졌어요.
(너무 속상합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 되었으면 좋겠어요.)
〈4. 민우회 회원인 인경의 이야기〉
밍기뉴
2020.10.15. 에 했던 민우회 낙태죄 폐지 전면 필리버스터 행사 때, 공연하게 된 이야기와 후기가 듣고 싶어요.
인경
민우회 필리버스터 때 낙태죄폐지 주제로 필리버스터 이어말하기를 한다고,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한 거예요.
이 때는 민우회 회원이 아니었어요.
저는 누가 뭐하자고 하면, 부르면 되게 잘 가요. 그래서 갔는데, (물론!) 당연히 관심이 있는 민우회 활동이라 가서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되겠다~’ 했는데, 약간 도떼기 시장처럼
“하고 싶은대로 하고~ 원하시는대로 하세요~”, “같이 오셨는데 이왕 해 보세요~~~” 이러시는거예요. (ㅋㅋㅋ너무 민우회 같아서 웃김)
이래서 ‘안 될 것 없지~’ 와이낫 정신으로 했어요.
읽을 책 한 페이지를 주셔서 읽고 했는데 사연들과 낭독을 들으니까, 음악가인데 명색이 필리버스터 진행을 할 때
음악하면 사람들이 덜 지루하니까 기타가 필요해져서 그걸 말씀 드렸더니, 어떻게 알아보겠다고 하시는거예요?
그러더니 기타를 10분 정도 있다가 “기타 여깄어요!!!!! 구했어요!!!!!!!!!!!!” 이러고 달려 오시는거예요? (ㅋㅋㅋ아니 어디서 구했대요)
그래서 제 타임 기다렸다가 하게 되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이후에 민우회 정식으로 가입도하고, 지금도 어엿한 회원이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활동을 코로나 때문에 못했어요. 그 이후로 신입회원 만남의 날 때 참석하고, 그때 말고는 변변하게 참여 못해서 아쉬워요.
지금은 비건 페미니스트 되고 친구들 잃었고...(저도 많이 잃음..) 내가 pc해질수록 안 맞는 친구가 많아져서...
민우회에서 친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했는데
아직까지는 민우회에서 제일 친한 사람이 **밍기뉴** 입니다!!! 제 1호 친구입니다. (갑자기 밍기뉴x인경 백아절현, 도원결의 함)
20. 10. 15. 낙태죄 폐지 전면 필리버스터 때, 공연을 하고 있는 인경의 모습
앞으로 코로나 국면이 완화돼서 민우회 활동 참여하게 되면, 소모임에 참여도 하고, 나중에 친구도 만들고, 취미도 함께 하고 싶은 희망이 있어요.
(인경님에게 기타 배우는 소모임 만들까요..?)
유료지만 굉장히 저렴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기타 교습도 주 업이긴 한데요.
코로나도 고양이한테 옮긴다고 하니, 코로나 잠잠해지면 하면 좋을거 같아요. 저 질문이 있어요. (네, 뭔가요?)
인경
밍기뉴 팔에 타투가 있는데 무슨 뜻이에요?
밍기뉴
밍기뉴 팔에 있는 타투사진
이제니 라는 시인의 ‘안개 속을 걸어가면 밤이 우리를 이끌었고’ 라는 시가 있는데요.
그 시를 영어로 번역해서 새겨 놓은 거예요. 이 시를 타투 하기 전 2년 정도 마음에 품고 있었어요.
보통 안개 속을 걸어간다고 하면 밝은 빛을 기다리라고 하거나, 밤은 안 좋은 이미지로 치환 되고, 낮을 찾으라고 하거나 그러잖아요?
근데 안개 속을 걸어갈 때, ‘밤’이 우리를 이끈다는 문구가 너무 와 닿는거예요.
되게 우울한 상황이거나 상태일 때, ‘햇빛을 봐라! 긍정적으로 살아라!’ 라는 상투적이고 뻔한 말들과 다르게 느껴졌고,
안개 속도 어떤 일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 내용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한번 꼭 보세요!
인경
저도 타투가 있는데요. 전기 타투예요.
전기뱀장어의 ‘전기’ 의미의 번개예요. 전기마크 귀엽다고 해서... 막, 밴드를 몸에다 그리고 한 평생 하고 싶지 않거든요..?
전기뱀장어 몸에다 그린다거나 그러고 싶진 않거든요???(앜ㅋㅋㅋㅋ이거 나가도 돼요??)(하하..네 됩니다..)
그래서 이 정도의 마음....은근한 정도로... 더 늘리고 싶은 생각도 있긴 있어요. 요즘 국회에서 타투 합법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맞아요!! 너무 좋은 현상입니다!)
오른쪽 손목에 있는 인경의 타투사진
인경
밍기뉴의 활동명은 무슨 뜻이에요?
밍기뉴
나의라임오렌지나무 라는 책에서 그 라임 오렌지 나무의 별명이 밍기뉴예요.
뽀르뚜까 있잖아요. (뽀르뚜까는 거기 나오는 아저씨 이름인데요?) 아 그래요?(너무 오래돼서 까먹으신건가요..)
아 그런가봐요...어쨌든 나무. 그 나무입니다. (나무의 이름은 슈르르까 였다...찾아봄..)
그 밍기뉴라는 이름이 독일 이름이라 처음에 사람들이 기억을 잘 못 하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밍긴? 밍기휴?라고 많이 헷갈려 하셨어요.
또 어떤 분은 밍기적님! 이러신적도 있어요..그래서 저 밍기적 안 거린다고 재빠르다고 해명한 적도 있어요..(보고 있나요.. 혜만님..?)
그래서 약간 애칭 같이 어려우시면 밍으로 불러달라고 이야기해요.(제 별명도 인경의 잉! 이에요. 잉쌤! 잉경! 이렇게 불리기도 해요!)
와 잉밍?!!(인민..?) 헉..네....여튼..(말 돌림) 밍이라고 불러주는걸 사실 되게 좋아해요.
네.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 합시다요... 후기를 나누고..?
〈마지막. 아쉬움을 뒤로 하며 크로스 인터뷰 후기.. 〉
인경
페미니스트를 많이 만나지만,
비거니즘이나 음악에 대한 관심이나 공통점이 많이 겹치는 건 흔하지 않아서, 불편함 없이 대화했던 것 같아요.
오기 전에 긴장했는데, 일부러 사회성을 막 발휘하거나 애써 배려하고 그러지 않아서 너무 편했어요.
음악 얘기도 하고 좋았어요.
밍기뉴
네, 맞아요. 사실 유명하시잖아요. (아닙니다.)
그래서 약간 문명특급의 재재처럼 짤 같은거 막 여러 개 준비해서 해야 하나(자 그 다음 보시죠!!!이러면서.. 진행하야하나)
부담을 가졌어요. 하지만 너무 편안하게 이야기해서 좋았어요.
인경
아, 그랬으면 이거 크로스인터뷰라 저도 그 만큼 파고, 준비했어야 돼서 저도 힘들었을거예요.
밍기뉴와 인경은 각자의 시그니쳐 비건 음식을 언제 서로 만들어주자며 기약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아주 작은 번외〉
*카페 공상온도에 비건 깜놀라 디저트 메뉴가 있는데,
인경님이 비건메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사장님께 극강 권유(?) 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경: 되게 맛있고요, 제가 영향력을 발휘한 카페입니다 하하하ᄒᆞ하하핳하하 으하하하하하하!! (과장))
이 카페에는 도서들도 판매 하는데, 책 김지은입니다도 있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포스터도 붙어 있다.
나만 알긴 아쉬워서 공유.. (해도 될까..?) (홍보아님..)
[이전 크로스인터뷰 보러 가기]
▶ 크로스인터뷰① 내향인들의 만남.. 영지 춘을 만나다
▶ 크로스인터뷰② 노새, 효선님을 만나다-스포츠와 아드레날린과 물질만능주의에 관한 고찰(아님)
▶ 크로스인터뷰③ 제이, 엘라를 만나다- 안 친해도 세시간 반(놀랍게도 요약본)
▶ 크로스인터뷰④ 인터뷰 제목 뭐하지z
나도 민우회 회원팀과 지독하게 얽히고 싶다?
나도 인터뷰 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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