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보도 사례4] 성폭력을 일상과 분리된 범죄로만 부각하지 않는다.
성폭력 보도 사례 4.
4. 성폭력을 일상과 분리된 범죄로만 부각하지 않는다.
범죄 예방과 사건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점검하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건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영철 연쇄 성폭력 살해사건 이후 연쇄적인 범죄나 흉악한 범죄에 대해 범죄 심리학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부각되어 왔다. 성폭력 사건의 경우도 ‘성폭력 범죄’ 전반의 문제로 논의되기 보다는 ‘연쇄 범죄’, ‘흉악한 범죄’의 하나로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분석은 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을 가해자 심리적 특성에서 찾는다.
물론 이와 같은 접근법 역시 유효하다. 가해자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한 싸이코 패쓰 판정을 받은 경우라면, 재범 방지를 위해 단순히 수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격리 및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유의미한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상담 통계에 따르면 접수된 성폭력 상담 사례 중 80% 이상이 아는 사람에 의해 일상적인 관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가해자의 비 일상성을 강조하는 정신 병리적 진단만이 부각된다면 현실과는 다르게 성폭력 자체를 비일상적인 범죄, 정신병적 요인이 있는 범죄로 축소하는 효과를 낳게 된다. 성폭력을 사회 문제로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신 병리적 접근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위와 같은 진단에서 더 나아가, 성폭력을 용인하는 일상적인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다각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정신 병리적 접근은 아니지만, 인면수심, 짐승 등으로 가해자를 비유하는 것도 성폭력을 비일상적인 범죄로 축소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같이 지적될 수 있다.
<사례1> 경향 2.20 사회 <성폭행 범죄 7~12세 노린다> 김정섭 이인숙 기자
성폭행 범죄자들이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르는 재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10명 중 2명꼴로 재범을 저지르고 있다. 그 중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늘고 이TEk. 성범죄자에 대한 교육과 사후관리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중략‥) 아동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의 재범률이 높은 것은 이들이 정신적,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주변의 아는 사람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만 보아도 정신범죄적 요인이 엿보인다. 따라서 이들을 처벌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치료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방지수단은 치료감호이나, 이 장소로는 629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주치료감호소가 유일하다.
<사례2> 동아 3.3 사회 <짐승들!> 부산 석동빈 기자
성폭행을 당해 도움을 요청하는 여고생을 또다시 성폭행한 택시 운전사와 약국 종업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송모(16·고교 2년) 양은 1월 중순 채팅을 하다 알게 된 이모(25) 씨가 영화를 보여 주겠다고 해 부산 북구 구포동 약속 장소에 나갔다.
이 씨는 “모텔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다”며 송 양을 인근 모텔로 유인한 뒤 조직폭력배라며 겁을 주고 성폭행을 했다.
다음 날 낮 송 양은 임신을 할까 봐 혼자서 고민하다 친구들에게서 들은 ‘사후 피임약’을 사기 위해 집 근처 약국을 찾았다. 그러나 약국 종업원 박모(28) 씨는 “피임약 사용법을 알려 주겠다”며 송 양을 조제실로 끌고 가 성추행을 했다.
그 후 송 양은 답답한 마음에 채팅으로 이야기할 상대를 찾다 김모(25·오락실 종업원) 씨를 알게 됐다. 송 양은 몇 차례 채팅을 통해 따뜻한 모습을 보여 줬던 김 씨를 믿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놨다.
송 양은 2월 10일 오전 4시경 직접 만나 상담도 하고 위로해 주겠다는 말을 믿고 김 씨를 만났다. 오빠처럼 여기고 김 씨가 주는 대로 술을 마셨고 결국 정신을 잃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경 깨어 보니 성폭행을 당한 데다 돈과 휴대전화 등 56만 원 상당의 금품까지 없어졌다.
배신감을 느낀 송 양은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곧바로 택시를 탔고 경찰서에 가는 이유를 물어 보는 운전사 정모(35) 씨에게 울면서 사실을 말했다. 정 씨는 위로해 주는 척하다 송 양이 잠들자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송 양을 성폭행했다.
한편 송 양과 평소 알고 지내던 최모(24) 씨는 송 양이 약국 종업원 박 씨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알고 박 씨를 찾아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20만 원을 갈취했다.
송 양은 경찰 조사에서 “모든 남자들이 짐승 같고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일 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택시 운전사 정 씨와 오락실 종업원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씨는 수배했다. 최 씨도 공갈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약국 종업원 박 씨는 송 양 측과 합의하고 송 양이 고소를 취하해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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