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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후기] 2024년 3·8 여성파업 “역행하는 시대,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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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4년 3·8 여성파업 “역행하는 시대,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

 

민우회가 함께하고 있는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는 세계여성의날인 지난 3월 8일 여성파업을 선언하고 진행했습니다.

 

이번 여성파업은 성차별적인 승진승급을 문제로 투쟁해 온 금속노조 KEC지회와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을 위해 투쟁해 온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가 쟁의권을 갖고 함께했습니다. 또한 연차나 휴가, 조퇴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가 함께 하였습니다. 무급가사노동을 하는 여성도 함께 가사노동을 멈추고 여성파업대회에 참여했습니다. 성별이분법에 갇히지 않고 여성 파업의 취지와 요구에 동의하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장애인 노동자, 남성노동자가 모였습니다.

 

여성파업대회는 낮 12시 20분부터 보신각에서 약 800여명의 열띤 참여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여성파업 참여자들이 '가자. 여성파업'이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사회자 박순향 톨게이트 지부장이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라고 쓰여진 피켓과 마이크를 들고 있다 ©전병철)

 

(사진: 참여자가 꽃과 '가자, 여성파업'이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다 ©전병철)

 

대회의5대 요구안으로는 아래 다섯 가지를 내걸었습니다.

 

1) 성별임금격차 해소
2) 돌봄 공공성 강화
3) 일하는 모두의 노동권 보장 -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철폐
4)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적용, 유산유도제 도입
5) 최저임금 인상

 

키후위키에서 이번 3·8 여성파업 로고를 실크스크린으로 티셔츠를 꾸미는 자리도 준비해주셨습니다.

 

 

(사진: 키후위키 소개와 티셔츠가 걸려있다)

 

발언으로 현장에서 투쟁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했는데요. 일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언 전문은 하단 사후보도자료를 참고해주세요.

 

 

발언1_김진아(KEC지회장)

 

“KEC는 J1, J2, J3, S4, S5 다섯 단계로 직급으로 나뉘어져 있고, 여성과 남성이 같은 날 입사를 하더라도 여성은 J1등급, 남성은 J2등급으로 시작되기에, 입사 시부터 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승진도 차별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여성들은 J3등급까지만 승급이 되었고, 남성들만 S4, S5로 승진이 되어, 남녀간 임금격차가 매우 큽니다.”

 

“억울한 마음에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그 결과 국가인권위는 KEC에 성차별을 시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KEC 대표이사는 차별을 시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후 4년 동안 매년 여성들도 겨우 한 두 명 정도 S등급으로 승급이 되고 있습니다. 작은 성과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멉니다.”

 


발언2_김금영(건보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
 

“건강보험고객센터는 2006년 설립되어 현재 1,6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사회보장서비스의 일선에서 국민들의 보건안전을 지키기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1천69개의 업무를 17년이 넘도록 수행하고 있지만, 무늬만 사장인 12개의 용역업체에 분산 운영되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통제받는 노동 착취를 당해오고 있습니다.”

 

“고객센터는 감정노동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악성민원과 장시간 통화 후에 다음 전화를 받기위해서는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현실은 어렵습니다. 이유는 원청과 하청의 위,수탁이라는 고리속에서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갖는건 사치입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용역업체에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요구하지만 원청인 건강보험공단 때문에 원청이 안된다 한다라는 답변만 메아리처럼 들려옵니다.”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 또한 국가의 당연한 의무이며 모든 차별을 철폐하는 것은 국가의 숙제입니다.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가 없어야 일하는 국민도 나라도 건강해집니다. 그 시작은 공공부문 상시업무를 하는 상담사들의 소속기관 전환입니다.”

 

 

발언3_신혜정(한국여성민우회)
 

(사진: 신혜정 활동가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병철)

 

“저는 몇 년 전 엄마의 첫 번째 공채 이력서를 대신 쓰게된 적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결혼과 출산 이후 저와 제 동생을 기르느라 정신 없이 20대 초반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후 아이를 키우면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마트 캐셔, 화장품 방문 판매, 보습학원 교사 일을 짬짬이 해오셨는데요.”

 

“엄마는 평생 여러 일을 해왔음에도 막상 이력서를 마주했을 때 무엇을 ‘이력’으로 써야하는지 난감해 하셨습니다. '경력'으로 인정될 만큼 길게 일하지 못 하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엄마가 평생동안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해왔을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엄마가 해온 일을 '반찬값이나 버는' 부수적인 일 혹은 여성이기에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로 생각했지 '노동자'로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저는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이 저평가 되는 현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전담하며 동시에 생계부양까지 해내야 하는 여성노동자의 현실, 양육을 마치고 다시 노동 시장에 진입하려 했을 때 한정적인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되는 현실, 단지 여성이 하는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되어 열악한 조건 속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통감하게 됐습니다.”

 

“한국 사회는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두 노동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 노동이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동안 여성이 무급으로 해왔던 수많은 노동의 가치가 인정 받아 앞으로는 여성노동자의 이력서에 더욱 다채로운 경력이 기재될 수 있길 바랍니다. 성평등 사회를 위해,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저도 계속해서 싸우고,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4_오대희(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
 

“저출생·고령화, 기후위기의 시대,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공공사회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 돌봄분야는 여성노동자가 90%이상을 차지합니다. 돌봄하면 여성, 고령, 저임금, 고용불안, 고강도 노동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대다수 여성의 몸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동안 시장화된 열악한 돌봄 현실속에서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서울시가 돌봄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를 개선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기위해 5년전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서사원은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들의 돌봄서비스를 공공이 직접 제공하여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으로 성장하고 있는 1프로 안 되는 매우 주요한 공적 돌봄기관입니다.”


 
“사회서비스원의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입니다. 돌봄 공공성과 노동권을 해결해야할 서울시와 시의회가 이제 직접 나서 공공성과 노동권 파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돌봄의 낮은 처우를 당연시 여기며, 그 노동은 여성에게 다시 또 전가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더니 민간 업자들에게만 동행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공공돌봄 서사원은 해체하면서 이주여성노동자들을 도입하여 돌봄을 메워야된다고 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의 안전과 처우는 뒷전이고, 노동시장의 약자들에게 책임만 전가하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의 가장 반여성적인 단어는 시장화입니다. 민간사업자들은 고객인 이용자의 부당한 요구를 막아주지 않습니다. 여성노동자가 정당한 서비스만 제공해도 되는 환경 조성, 서사원과 같은 공공운영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발언5_김춘심(요양보호사, 다른몸들)
 

“어르신 집에 벨을 누르고 들어갔더니, 남자 어르신이 속옷도 안 입고 알몸으로 서서 요양보호사를 맞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자어르신은 당황하는 요양보호사를 보며 깔깔깔 웃으십니다. 이런 어려움을 센터에 말해도 잘 해결이 안됩니다. 그저 이해하라고 하거나 참으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센터에서는 이용자가 곧 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좀 더 잘 처리하고 요양보호사의 임금이나 처우도 개선해주기 위해서, 서울시에서 사회서비스원을 만들었습니다. 요양보호사들에게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입사는 로또라고 불렸습니다. 입사가 어렵고 경쟁률도 쎘습니다. 그리고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2019년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 입사했습니다.” 

 

“사실 서사원에서도 어르신들을 모시는 일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부당하게 저를 대우하면 당당히 문제제기 할 수 있었습니다. 민간센터에서는 이용자에게 문제제기 하면 제 일자리가 날아가지만, 서사원에서는 이용자가 저를 짤라도 제 일자리가 짤리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사원은 민간센터와 달리 월급제라서 생활이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2023년 6월말 계약만료 라는 종이 한 장 받아들고 퇴사하여야 했습니다. 서울시가 서사원 예산을 100억원 넘게 깍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실업급여 기간을 마친 이후 저는 현재 민간센터에서 시급제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사원 뿐만이 아니라, 모든 요양보호사들이 월급을 받으면서,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양보호사는 똥기저귀 치우며 반찬값 버는 노동자가 아닙니다.”

 

 

발언6_신희숙(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부지부장, 인하대학교 청소노동자)
 

“저는 대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노동자입니다. 저희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에 있는 수많은 건물을 나눠맡아 매일 화장실, 복도, 계단, 현관, 강의실, 창틀 할 것 없이 쓸고 닦아야 하고 여름방학, 겨울방학이면 화학세제를 사용하여 기계 청소를 합니다. 건물의 천장 빼고 다 쓸고 닦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라는 게 매일 쓸고 닦아도 표도 안 나지만 반나절만 지나면 청소를 했나 싶을 정도로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노동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공동 생활하는 학교의 경우 같은 곳을 여러 번 청소해야 하는 일도 많고 쉴 틈이 없고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일인데 우리 사회에는 청소하는 일은 최저임금 일자리라는 편견이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대부분 용역회사에 고용되어 파견나오는 간접고용노동자들입니다. 심지어 학교 건물마다 용역회사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단체협약을 열심히 만들어놔도 용역회사가 바뀌면 단협승계 문제로 매번 싸우고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합니다. 진짜 사장 대학본부와의 교섭은 아직 먼 얘기입니다.”

“오늘 여성파업 대회를 계기로 여성의 노동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고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노동의 대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여성노동자 여러분, 차별없는 일터와 삶터를 위해 함께 뭉쳐 싸웁시다!”

 

 

발언7_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부(소현숙, 고공농성 여성노동자, 전화연결)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활약하는 세상을 위해 모여주신 동지들 반갑습니다. 저는 자본의  일방적인 청산과 강제집행을 막고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구미에서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조직2부장 소현숙입니다.”

“여성들이 리더나 참여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여성들이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또한 여성의 권익을 지키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여성의 권익이 교육ㆍ직장ㆍ건강 등 여러 분야에서 평등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성평등에 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성평등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 시켜야 합니다.”

 

 

발언8_이수미(권리중심해고노동자, 탈시설장애인당 후보)
 

“저는 중증 장애인이자 여성 노동자입니다.”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는 2020년부터 시범사업 선정되어 4년 동안 중증장애인, 발달장애인이 일을 해온 일자리입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4년 동안 해마다 일자리 보장을 위해서 외쳤고 보장해 달라고 서울시에 말하고 투정했습니다. 4년 동안에 활동으로 400명의 일자리가 확대됐고, 1년 계약직이지만 다들  일을 하면서 관계를 맺으며 재밌게 보람 있게 일을 해 왔습니다. 갑자기 400명이 해고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모든 사태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오세훈 시장이 2024년도 예산을 중단하여 파업 투쟁을 시작 하였고, 지금은 권리중심일자리 최중증장애인 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 및 원직복직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발언9_이연수(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인권팀)
 

“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이 하는 노동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여성노동자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간 질문을 해야합니다. 여성이란 무엇인가요? 우리는 누구를 여성이라 부르고 있나요? 저는 태어났을때 남성으로 지정받았지만 지금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회에서는 저같은 사람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릅니다. 여성 중에는 저와같은 트랜스여성도 있는 것입니다.”

 

“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이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것처럼, 트랜스여성은 끊임없이 여성의 범주에서 배제되고, 탈락되며, 존재를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숨쉬고, 밥먹고, 잠자고, 노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여러분들의 일터에도 트랜스여성이, 트랜스남성이, 그리고 논바이너리인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부장제 사회는, 아직도 일터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낡은 기준을 들이대며 트랜스젠더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박탈시키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도 살기위해 노동을 합니다. 수술비를 벌기위해, 생활비를 벌기위해 , 혹은 더 나은 조건의 삶을 살기 위해 '음지' 라고 불리는 일터에서 성노동을 하기도 합니다.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들이 이래서 더럽다고 욕을 합니다. 하지만 성노동은 더러운 일이 아닙니다. 유흥업소라고 불리는 곳도, 집결지라고 불리는 곳도 누군가에겐 삶을 지탱하고 있는 일터입니다.”

 

 

발언10_김다희(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저와 제 여성, 청년 친구들은 알바를 합니다. 많은 학생들은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는 휴게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곳에서 일하면서 임금체불을 겪었습니다.” 

“과로, 저임금과 같은 불안정한 노동 그리고 여성노동자가 겪는 성차별은 나와 먼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여성파업은 당장 우리의 일이고 나의 일입니다. 우리는 3월 8일 여성의 날에 여기 모였습니다. 여성의 권리 실현을 위해 위한 날에, 우리는 모든 여성의 노동권 보장을 역설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여성의 노동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입니다.”

 

발언을 마치고 보신각에서 출발해 종로3가 쪽으로 행진했습니다. 민우회 활동가 보라가 5호 차량 사회를 맡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서울 시내에서 행진하며 여러 구호를 외쳤습니다. 

 

 

(사진: 참가자들이 '3.8여성파업! 모든 차별을 철폐하자'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 보라 활동가가 행진트럭에 올라있다)

 

"여성이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단결한 여성노동자가 일터를 바꾼다"

"여성차별 철폐없이 노동권 보장 없다"

"우리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기계가 아니다"

"투쟁하는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

"노동자가 단결해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 쟁취하자"

 

다이인(die-in) 퍼포먼스도 진행했습니다. 38초동안 울리는 사이렌에 맞춰 바닥에 눕는 퍼포먼스인데요.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는 것을, 여성노동자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참가자들이 거리에 누워 다이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여성파업 선언문을 공유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사후보도자료)를 참고해주세요.

 


여성파업 선언문(전문)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여성의 노동을 중단합니다!

 

오늘 우리는 엄마도, 딸도, 며느리도, 아줌마도, 아가씨도 아닌 여성 노동자의 이름으로 우리의 노동을 중단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여성 삭제와 노동개악에 맞서, 이름만 다를 뿐 모두 여성을 짓밟은 채 이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그들과 손잡은 정치세력에 맞서, 이 세상을 생산하고 재생산해 온 여성 노동자의 이름으로 3.8 국제여성의날, 우리의 노동을 중단합니다.

 

‘여성의 노동’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내가, 나의 어머니가, 나의 친구들, 그리고 동료들이 그런 삶을 거쳐 왔습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그늘 속에서 무시도 차별도 감수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삶 전체를 희생해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 혹은 폭력과 학대도 견디는 순종적인 ‘아내’가,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여성성’이었기에 그랬습니다. 그렇게 여성 노동자는 불완전한 노동자로 전락하여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에, 최저임금이 매겨졌습니다. 남성의 3배에 달하는 가사돌봄 노동을 떠맡아야 했습니다. 여성 노동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5명 중 2명이 직장에서 성희롱당했습니다. 매년 수만 건의 성폭력과 가정폭력, 교제폭력에, 매일 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되거나 살해 위협을 받았습니다. 여전한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페미’로 보인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았습니다. 장애나 질병이 있는 이들의 노동권은 거부됐습니다. ‘저출산’ 대책은 손에 잡히기는커녕 쿠팡 같은 대기업도 여전히 육아휴직자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남성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 연금액에 오늘도 끼니를 걱정하는 고령여성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선, 내 동료를 짓밟으라고 합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선, 삶과 일터와 미래를 빼앗긴 채 쫓겨 온 이주 여성 노동자들과 경쟁하라고 합니다. 전쟁으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체제는 수많은 여성을 비롯한 민중을 살육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팔레스타인 학살을 외면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세상을 원합니다. 더 이상 이대로 살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우리의 허리띠는 졸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기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부단히 이 세상을 생산하고 재생산해 온 노동자들입니다. 우리의 촘촘한 노동이 일터와, 가족을, 이 사회를 지탱해 왔습니다. 그런 우리를 당신들은 2개월마다, 6개월마다, 2년마다 쓰고 버리지만, 우리는 단 한명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원합니다.

 

여성이 멈추면 세상이 멈춥니다. 우리의 노동이 가지는 힘을, 우리의 연대가 가지는 힘을 세상에 보여줍시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폭력과 가난 속에 죽거나 사라지는 여성들이 없도록, 우리의 노동이 지워지거나, 우리의 투쟁의 역사가 삭제되지 않도록 이 차별과 착취의 세상을 바꾸어냅시다! 단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오늘 생산과 재생산 노동을 중단합니다. 역행하는 시대를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잃을 것은 우리를 결박해 온 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여성해방입니다. 가자 3.8 여성파업, 쟁취하자! 여성해방!


 
하나. 성별임금격차 해소하라!
하나. 돌봄 공공성 강화하라! 
하나.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두의 노동권 보장하라! 
하나. 임신중지에 건강보험 적용하고, 유산유도제 도입하라!
하나. 최저임금 인상하라!

 

2024. 3. 8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