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보육의 오늘을 말하다 내일을 그리다] 토론회 후기

2013-11-28
조회수 5104

 

 

지난 11월 18일 저녁 7시 30분 <보육의 오늘을 말하다, 내일을 그리다>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5월~10월에 걸친 양육자들의 릴레이 수다회 <가장 사소한, 가장 절실한>의 결과를 발표하고

수다회에서 만난 '현실이'들의 목소리를 '제도씨'에게 전하는 자리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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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의 사회복지관은 토론회를 하기에는 살짝 낯선 시간과 장소~

토론회를 이렇게 마련한 것은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하기에 편리한토론회를 만들기 위해서였어요.
직장맘들은 퇴근 후에야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토론회를 하기로 했고요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어서 토론회에 오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토론회 시간 동안 아이가 놀 수 있는 돌봄방이 있는 공간을 찾아 토론회를 연 것이지요.

3층 강당에서 열띤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2층 아이돌봄센터에서는 아이들이 구르고 뛰고
'동화랑 미술이랑' 그림 놀이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다고 해요.
또 가고 싶다며 조르는 아이들이 있다는 후문입니다^^

 

 

토론회는서울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이자 민우회 이사이신 정영애님의 기조발제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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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은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일만이 아닌, 사회 구조와 여성들의 노동환경까지 연결된 문제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보육은 민간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가족의 돌봄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상황에서 다양한 보육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보육의 공공성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기보다 다양한 보육제도나 민간시장을 통한 선택의 확대를 향해 보육정책이 나아갈경우, 성별‧계층별 차이와 불평등은 심화되고 아동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회제공 및 사회통합을 위한 보육정책의 목적과는 배치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

 

 

이어지는 민우회 성평등복지팀 권박미숙 활동가의 발제는 영상 상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6번의 릴레이 수다회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담은 영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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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5643333.jpg쓰라고 만들어 놓은 육아기 유연근로제(7시 출근 4시 퇴근)를 썼다고 '4시 이후엔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한다'며 농담을 가장한 쿠사리를 쿡쿡 먹이는 직장상사 이야기에함께 캐분노하기도 하고

 

그 어렵다는 재취업 제안을 받았지만 당장 입소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포기했던 때의 이야기를 하면서, 가족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라 생각하지만 어쩐지 자꾸만 그때 일이 꿈에 나온다며 목이 메이는 참가자의 눈물에 가만히위로를전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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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시간은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갈 때 뿐' 그때가 유일하게 아이와 떨어질 수 있는 시간이라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아파트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오는데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날아갈 것 같다는 말에 다들박장대소하면서도 마음 한켠이 짠해 오는 진한 공감을 느끼기도했던 시간들.

 

애 키우다보면 외출 자체가 어려워지죠.

맡기고 혼자 나가기도 어렵고 데리고 나가려면 우유병에 기저귀에 티슈에 아이 짐만 한짐이니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수다회는 이렇게각자의 집안에흩어져 있는아이 키우는 이야기들을 한데 모으고 나누면서 일어나는 더 큰 힘을 느끼는 자리였습니다.


이어서 수다회 결과에 대한 분석과 제도씨에 대한 현실이의 요청을 담은 정책 제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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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회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야근이 당연한 직장과 믿을 수 없는 어린이집 사이의 간극을 개인 여성의 희생으로 메꾸고 있는 게 보육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 희생은 구체적으로가족 내 여성이보조양육자로 동원되는 문화 일반화되는 현상,모성신화가 강화되고 양육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 재생산되는 현상, 여성 노동자가일상적으로 끊임없는 경력단절의 긴장을 경험하게 되는 현상,경력단절 이후 억울함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여성이 시간제 노동자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야근이 당연한 직장을 바꾸기 위한 대안으로는

 

여성전용제도가 되기 마련인 일가정양립제도를 넘어

기준 노동자 상을 ‘일만하는 인간’이 아닌 ‘관계를 돌보는 인간’으로 바꾸는 정책이 제안되었습니다.
남성육아휴직 일반화를 위한 적극적 조치, 점심시간유급화와 휴가확대가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특히 남성육아휴직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통해남성의 육아 경험이 일반화되면
전사회적으로‘애는 엄마가’라는 모성신화가 그저 통념일 뿐임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수다회 중 남성육아휴직 경험자들은
‘아이가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불렀다’, ‘엄마랑 아빠가 있으면 아빠가 재워줘야 잠을 잔다’, '아이가 애착을 형성하는 시기에 육아휴직을 하고 양육을 전담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가능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적극적 조치의 예로는 기업 남성 임원의 육아휴직 비율을 높이는 노력을 한 스웨덴과 부부 양쪽이 육아휴직을 쓸 경우 육아휴직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는 독일의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믿을만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으로는 

 

어린이집을 양육자들에게 개방하는 조치, 어린이집 입소대기문제 해결, 보육시간 편법운영을 막기 위한 기준보육시간제 도입, 보건소 거점의 아픈아이돌봄센터 만들기 등이 제안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문 밖에서 초인종을 눌러 현관에서 아이를 만나 데려가게 되어 있지요. 범죄자 등 낯선 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 관리감독 기준으로 규제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절대들여다 볼 수 없는 공간에 누가 아이를 신뢰하며 맡길 수 있을까요?신뢰 회복의 첫 걸음은 어린이집에 양육자들이 들어가 볼 수 있게 하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안전 부분은 다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요.

또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보육제도의 기본 중의 기본인데, 한국의 보육제도에는 이 기본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아픈 상황도 양육자라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상황이니 보육제도가 보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마땅한데 이 부분이 비어 있는 것도 지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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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이 한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 가족 재생산에서 세대/사회 재생산으로 양육에 대한 관점을 바꾸자."

 

- 김원정 (한성대학교 여성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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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제도를 넘어 노동시간 자체를 성평등하게 재구조화 해야 한다."

 

- 국미애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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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이 믿고 맡길만한 어린이집은 무엇인가? 그 틀을 마련하고 정부-어린이집-지역사회-학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 또한 고민해야할 때이다."

 

- 안현미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2013 성평등복지프로젝트 - 보육, 현실이가 제도씨에게 묻다]는 이렇게 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 토론회에서 제안한 정책 대안들을 더 구체화하는 작업과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들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첫 공개된 인기만발 소책자 '아이보다 엄마가 더 중요한 육아서 - 괜찮아'도 계속 공유하고 있으니 신청해주세요. 수다회에서 나온 지헤와 힘을 널리널리 공유합시다^^

 

자세한 토론회의 내용을 보시려면여기를 클릭해서 자료집 파을 다운로드  

[괜찮아] 신청은 여기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