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후기] 물길 4기 캠프 스케치 ♪

2013-11-21
조회수 3877


민우회는 20대 여성주의 운동에 힘을 보태고 함께하기 위해
2009년 [페미블로거 캠프]를 시작으로 하여

2010, 2011, 2012년 [스물, 여성주의로 길을 잇다: 물, 길] 1, 2, 3기활동을 이어왔습니다.


20대 여성주의자들이 캠프 및 워크샵 등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고민과 나누고 액션을 기획-실천하기도 했고,
여성주의자로서의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하고,
대학 여성주의 단위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관계맺기가 중요함을 더욱 느끼게 되었고요.

 

그래서 올해에도 4번째 [물, 길]이 이어졌습니다.


2013 [물, 길] 4기 기획단으로

카톨릭대 여성주의 모임 [개꽃], 여성주의 행동집단 [],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

한양대 총여학생회 [밀담],여성주의 팟캐스트 [바른생활], 숭실대 총여학생회 [와락]

이렇게 6개 여성주의 단위가 모였습니다.

 

어렵게 모인 [물, 길] 4기 기획단은 서로의 상황과 욕구를 나누는 회의를 거듭한 결과,
20대 여성주의자들의 네트워킹과 임파워링을 위해 “캠프”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날, 네 번째 물길은 무얼 하며 어떻게 흘러흘러 왔는지
살짝 들여다볼까요! :D 


 [물, 길] 4기 캠프

33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11월 2일~3일 일영에 있는 한 펜션에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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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인 우리는 누구인지
[물,길] 프로젝트 소개와 단위 소개를 하고


조를 나누고자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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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브레이킹 조별 게임의 정석, ‘몸으로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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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왜 ‘끼룩끼룩’ 울지 않는 건가!(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죠^^)
<찰리와 초콜릿 공장>... 대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많은 고민(?)과 웃음을 남겼죠.

 
이어서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으나 하지 못하고 고이고이 접어두었던 여성주의 액션 아이디어를 풀어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명PLA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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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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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몹,자유로운 겨털 project – 겨자!,페미페미 뮤지끄,여성주의 백과사전 만들기,길거리 Q&A행사,직장 뒷담 까기 대회등등등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관심 가는 아이디어에 스티커로 투표, 이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시키기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작당모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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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팀이 꾸려졌어요.


<노브라 클럽>,<‘땡깡’(깽판대행업체)>,<매체를 통한 여성주의 침투>,<성교육책 제작 (바른성문화를위한교과서편찬위원회)>

 

동동 떠다니는 아이디어에 착착착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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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한 내용을 발표!

팀별 코디네이터도 정하고, 캠프가 끝나고 돌아가 진짜로 함 해보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이야기방
<가족방><퀴어방><몸방><쫄지마방>, 그리고 안주를 준비하는<먹방>이 꾸려졌어요.


각자 관심있는 주제로 모여서 맥주 한 병 놓고 수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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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토론과 왁자한 웃음이 공존하는 두 시간이 훌쩍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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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안주도 만들어졌고요.^^

 


이야기방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를 간단히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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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을 듣고 나니 다른 방의 자세한 얘기가 더욱 궁금해지더군요.

 


하지만 자세한 얘기는 뒷풀이에서 섞여 앉아 물어보기로 하고 술자리를 만들었어요.
(열심히 만든 소중한 안주가 식으면 안 되니까요)

 

술자리에 모여 앉은 그룹별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갔습니다.

학내 여성주의 운동 상황 얘기, 뻘소리 하는 교수 얘기, 취업/진로에 대한 고민, 소소한 사는 얘기...

 

사진은 없지만, 뒷풀이는 새벽 네다섯시까지 쭈욱 이어졌답니다.
끝까지 남은 사람이 꽤 많았는데, 다들 체력이 대단하더라는:p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 씻고 라면까지 끓여먹고!
예정된 시각에 멀쩡한 얼굴(?)로 다시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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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시작하면서 붙여두었던 전지가 있었어요, 각자의 고민을 적어보는 ‘고민의 벽’.
둘러앉아서 그 고민의 벽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로운 활동가가 안 와요 ㅠㅠ’
‘사랑받는 페미니스타가 되고 싶어요. 정주세요’
‘여성주의자로서의 나를 긍정하고 싶어요. 자기검열, 자아비판이 왜케 심한지ㅜ.ㅜ’
‘혼자 살자니 경제적으로 괴롭고 혈연가족이랑 살자니 정신적으로 괴로워요. 독립의 봄은 언제 올까요‘
‘페미니스트가 되면서 성격이 사나워졌어요’
‘어디까지가 언피씨(非politically correct)한 외모 평가인 걸까요?’
‘평등하고 자유로우면서 일이 잘 굴러가는 커뮤니티(?) 너무 어렵다’
‘살기 너무 피곤해요. 할일이 너무 많아요.’  . . . .

 

아쉽게도, 한편으론 당연하게도, 고민을 풀어놓는다고 정답이 딱 나오는 건 아니었어요.
다만 한 마디 한 마디 조심스럽게 때론 거침없이 서로 말을 보태며
저 사람이 나랑 비슷한 결의 고민을 갖고 있구나,
비슷한 고민을 거쳤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느낌들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익명의 페미니스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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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준비해온 소소한 선물과 편지를 교환했습니다.

 

그리고,(일정 때매 먼저 떠난 참여자들이 없어 아쉽지만)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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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사실 낮부터 다음날 낮까지- 하루짜리 짧은 일정이에요.
‘여성주의자’라는 이름으로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로운 관계, 반가운 이야기로 빼곡한 하루를 채워 지냈습니다.
20대 여성주의자로서 맺는 관계를 확장하고,
못했던 상상을 해 보고, 힘을 주고받는 순간들을 같이 만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이 남겨준 평가에서 말을 빌어 오자면,
‘서로 아이디어가 모이고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을 모으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고
‘여성주의라는 하나의  구심점을 가지고 모였다는 것 자체만으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이름으로만 들어 알고 있던 단위들이 사람들이 살아움직여 활동을 만들어내는 곳이라는 걸 실감’하는 자리이기도 했고요. :)

 

그리고 이렇게 모였던 우리는
또 한 번 마주할 날을 앞두고 있어요.

 

바로 2009년 캠프부터 2013년 올해까지 5년간 이어진
20대 여성주의자 네트워킹 활동을 총화하는 자리!
<물길, 강물이 되다>가 12월 5일(목) 저녁 7시30분에 망원동 인근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캠프때는 4일로 공지가 되었는데 일정이 조정되었어요! 어서 달력에 체크!)

 

이날은 [물,길] 프로젝트에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을 초대할 거에요.
여성주의자로서, [물,길] 멤버로서 과거-현재-미래를 같이 나누는
재밌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자세한 공지는 곧 민우회 홈페이지에 올라갈 거예요. 주시해 주세요 :^)

 

‘캠프’라는 작지 않은 활동을 짧은 시간에 개미처럼(..!) 협업하여
떡하니 실현시킨, 멋진 [물,길]4기 기획단.
지금은 대학 내 반여성주의 움직임에 공동대응할 협의체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관심 있는 여성주의 단위/개인은
[email protected]으로 연락하시면 함께할 수 있습니다!

 

 ‘물길’은 이렇게 여기에 ‘있고’, 멈추지 않고 움직입니다.
 물길 속 제각각의 움직임들은
 물결이 바위를 깎듯
 세상의 어딘가를 같이 바꾸고 있는 거겠죠!
 서로의 움직임을 자축하고 응원하는 날들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