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1월7일‘나를 매혹시킨 철학자’마지막 강의가 있었어요.이번 강의에서는 정진주 선생님이‘일하는 여성의 건강’을 주제로 지속적인 연구를 해온카렌 메싱(Karen Messing)이라는 학자에 대해 소개해주셨어요.

정진주 선생님은 카렌 메싱을‘일하는 여성들의 건강 연구와 변화의 새 지평을 열다’라는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셨어요.이 문장이 잘 보여주듯이 카렌 메싱은 노동연구,건강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재미없고 중요하지 않은 분야라고 여겨졌던‘일하는 여성과 남성의 건강 차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주도하셨고 많은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분입니다.

정진주 선생님과 카렌 메싱은‘일하는 여성의 건강’이라는 같은 주제로 연구를 하면서 한국과 캐나다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정진주 선생님이 여성,노동,건강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합하여‘일하는 여성의 건강’이라는 주제로 연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주제를 재미없고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재미없는 건 그럴 수 있지만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은 정말 참을 수 없었다고 하셨어요.그런데 카렌 메싱의 책에 정진주 선생님이 겪은 과정과 똑같은 이야기가 써진 것을 보고 깜짝 놀라셨다고 해요.그래서 각 국에서는 여성,노동,건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하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했죠.아무리 연구자가 훌륭하다 하더라도 너의 연구는 중요하지 않다는 시선을 계속 받게 된다는 씁쓸한 이야기였어요.정진주 선생님은 카렌 메싱의 연구를 보면서지구상 저쪽에 나랑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이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름을 외워두셨다고 해요.
‘일하는 여성의 건강’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정진주 선생님은 석사 논문을 쓰기 위해6개월 동안 직접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셨어요.타이어공장에서 일하셨는데 남성들은 큰 기계를 돌리고 여성들은 고무패킹같은 부품을 검수하거나 포장하는 일을 했다고 해요.그 경험을 통해같은 공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여성과 남성이 하는 일은 다르고,하는 일이 다르니 건강의 문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문제는산재승인에서는 남성의 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일로 인해 아파도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실제로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의 비율이6:4정도라고 치면 산재보험에서 질병으로 승인받은 비율은8:2였어요.현재 산재보험체계는 여성의 일과 질환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연구 논문이 승인이나 기각하는 논리로 활용되는데 일하는 여성의 건강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성노동자들의 산재 승인이 어려운 현실도 언급하셨어요.
앞으로도 여성노동의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하셨어요.여성노동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여성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특히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더 문제라고 하셨어요.비정규직은 고용형태가 불안정해서 언제 잘릴지 모르기 때문에 아프다고 바로 쉴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죠.그리고 감정노동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성노동자들에게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정진주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노동자들의 건강에 대한 연구에서 여성주의적 관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여기서도 여성의 노동과 그로 인한 질병은‘보이지 않는 것’이었어요.특히 여성노동자가 일로 인해 아프다고 산재승인을 신청하면 남성노동자들에게 묻지 않는 질문들을–호르몬으로 인한 문제가 아닌지,가사노동을 얼마나 하는지 등–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아직도 여성은 노동하는 존재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보이지 않는 것’을‘보이는 것’으로만드는 카렌 메싱과 정진주 선생님의 연구는 정말 의미있는 활동인 것 같아요.
열심히 강의를 듣던 나무님이 후기를 써주셨습니다 :)
저에게는 엄마의 모습을 내내 생각하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주된 내용은 노동현장에서 여성들의 건강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노동 현장에서 주로 주요하게 다루어져 온 것은 남성의 건강이었고, 그로 인해 여성들은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강의 주요 내용이었던, 노동현장들에서 일을 하시진 않았지만, 20세가 되기 이전부터, 50세 중반이 되신 현재까지 거의 끊임없이 가사노동을 더불어 아버지와 함께 장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엄마는 어디가 부러지거나 하는등의 겉으로 보여지거나, 진단명이 확실히 나타나는 경우보다는, 신경성이라고 진단받거나, 손목이나 손가락, 다른 여러 관절들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심각해보이는 것이 아니여서인지, 혹은 그러한 호소가 반복되어 무감각해진 것인지, 아버지와 저, 그리고 동생은 엄마의 고통에 대해서 무시(?)하곤 했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여는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
열독 '나를 매혹시킨 철학자'
첫 강의부터 마지막 강의까지
마음이 뜨거워지고 머리가 일깨워지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성학자들이 매혹된 철학자.
소개해주시는 철학자뿐만 아니라 강의해주시는 선생님들에게도 매혹되어버리는
'매혹의 강좌'였다고 한줄 평가를 해봅니다.
내년에도 알차고 매력적인 강의로 다시 만나요^-^/
지난11월7일‘나를 매혹시킨 철학자’마지막 강의가 있었어요.이번 강의에서는 정진주 선생님이‘일하는 여성의 건강’을 주제로 지속적인 연구를 해온카렌 메싱(Karen Messing)이라는 학자에 대해 소개해주셨어요.
정진주 선생님은 카렌 메싱을‘일하는 여성들의 건강 연구와 변화의 새 지평을 열다’라는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셨어요.이 문장이 잘 보여주듯이 카렌 메싱은 노동연구,건강연구를 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재미없고 중요하지 않은 분야라고 여겨졌던‘일하는 여성과 남성의 건강 차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주도하셨고 많은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분입니다.
정진주 선생님과 카렌 메싱은‘일하는 여성의 건강’이라는 같은 주제로 연구를 하면서 한국과 캐나다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정진주 선생님이 여성,노동,건강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합하여‘일하는 여성의 건강’이라는 주제로 연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주제를 재미없고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재미없는 건 그럴 수 있지만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은 정말 참을 수 없었다고 하셨어요.그런데 카렌 메싱의 책에 정진주 선생님이 겪은 과정과 똑같은 이야기가 써진 것을 보고 깜짝 놀라셨다고 해요.그래서 각 국에서는 여성,노동,건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하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했죠.아무리 연구자가 훌륭하다 하더라도 너의 연구는 중요하지 않다는 시선을 계속 받게 된다는 씁쓸한 이야기였어요.정진주 선생님은 카렌 메싱의 연구를 보면서지구상 저쪽에 나랑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이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름을 외워두셨다고 해요.
‘일하는 여성의 건강’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정진주 선생님은 석사 논문을 쓰기 위해6개월 동안 직접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셨어요.타이어공장에서 일하셨는데 남성들은 큰 기계를 돌리고 여성들은 고무패킹같은 부품을 검수하거나 포장하는 일을 했다고 해요.그 경험을 통해같은 공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여성과 남성이 하는 일은 다르고,하는 일이 다르니 건강의 문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문제는산재승인에서는 남성의 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일로 인해 아파도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실제로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의 비율이6:4정도라고 치면 산재보험에서 질병으로 승인받은 비율은8:2였어요.현재 산재보험체계는 여성의 일과 질환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연구 논문이 승인이나 기각하는 논리로 활용되는데 일하는 여성의 건강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성노동자들의 산재 승인이 어려운 현실도 언급하셨어요.
앞으로도 여성노동의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하셨어요.여성노동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여성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특히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더 문제라고 하셨어요.비정규직은 고용형태가 불안정해서 언제 잘릴지 모르기 때문에 아프다고 바로 쉴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죠.그리고 감정노동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성노동자들에게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고 해요.
정진주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노동자들의 건강에 대한 연구에서 여성주의적 관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여기서도 여성의 노동과 그로 인한 질병은‘보이지 않는 것’이었어요.특히 여성노동자가 일로 인해 아프다고 산재승인을 신청하면 남성노동자들에게 묻지 않는 질문들을–호르몬으로 인한 문제가 아닌지,가사노동을 얼마나 하는지 등–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아직도 여성은 노동하는 존재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보이지 않는 것’을‘보이는 것’으로만드는 카렌 메싱과 정진주 선생님의 연구는 정말 의미있는 활동인 것 같아요.
열심히 강의를 듣던 나무님이 후기를 써주셨습니다 :)
저에게는 엄마의 모습을 내내 생각하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주된 내용은 노동현장에서 여성들의 건강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노동 현장에서 주로 주요하게 다루어져 온 것은 남성의 건강이었고, 그로 인해 여성들은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강의 주요 내용이었던, 노동현장들에서 일을 하시진 않았지만, 20세가 되기 이전부터, 50세 중반이 되신 현재까지 거의 끊임없이 가사노동을 더불어 아버지와 함께 장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엄마는 어디가 부러지거나 하는등의 겉으로 보여지거나, 진단명이 확실히 나타나는 경우보다는, 신경성이라고 진단받거나, 손목이나 손가락, 다른 여러 관절들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심각해보이는 것이 아니여서인지, 혹은 그러한 호소가 반복되어 무감각해진 것인지, 아버지와 저, 그리고 동생은 엄마의 고통에 대해서 무시(?)하곤 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