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후기] 열독3강 - "탈식민주의와 여성주의"

2013-10-30
조회수 3811

 

1025,금요일 밤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날.

여성학 강사이자 스테디셀러<페미니즘의 도전>저자이신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 강의가 시작되길 기다리며 민우회 소개영상도 보고,교육담당자인 반아 활동가에게 민우회 대중강좌[나를 매혹시킨000]시리즈 교육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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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하단 사진은 마치 기도를 하는 거 같네요.후훗

 

 

"식민주의와 여성주의:프란츠 파농"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의 강의는

익숙하면서도 거리감 있는 단어인탈식민주의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주었는데요.식민이라는 단어는주권이라는 추상적 개념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며,실질적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국가 대 국가의 종속과 지배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상상만을 막연히 해왔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정희짐 쌤을 매혹시킨 프란츠 파농은 책 <검은 피부,하얀 가면>을 썼는데요. (쌤은 계속 제목을 헷갈려 하셨죠. ^^) '흑인'이라는 프란츠 파농의 정체성은 스스로를 계속 고민하게 했습니다. 파농의 매력은 정체성의 정치를 하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많은 노력들과 질문을 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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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쌤의 사진은 없지만 이쯤에 서서 매력적인 웃음소리와 함께 재미난 강의를!

 

 

한국 상황에 대한 비유와 파농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종횡하던 강의의 현장을 민우회 회원 스머프가 작성해주었습니다그간 반복적으로 정희진 쌤의왕팬이라는 어필을 해오던 스머프가전하는 열독3강 후기! 강의 때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흔쾌히 꼼꼼하게 정리해 준 스머프, 고마워요. :) 

 

 

 

 

 

 가끔 동아리에서 다른 단체나 모임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갑갑함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어느 단체에 대해 주절주절 설명하다 보면 돌아오는 답은 이런 식이다. ‘거기NL이야?’혹은거기 친민주당 계열이야?’그러면 나는그렇기도 한데 꼭 그게 다가 아니라...’하고 답을 하지만 이미 사람들의 표정에서 흥미는 싹 달아나있다.사실 그렇게 설명하는 편이 더 편하긴 하다.이 단체는 이런 입장을 중심으로 이런 입장을 채택하고...하는 식으로.하지만 대화가 그렇게 중단되었을 때 나는 묘한 불편함을 느꼈다.다 말한 걸까?이게 전부인 걸까 하는?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는 항상 그렇지만 통쾌한 순간 반,뜨끔하게 되는 순간이 반이다.나도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을 선생님이 지적해주실 때 시원함을,또 반면 나도 생각하지 못한 맹점을 선생님이 이야기해 주실 때 뜨끔함을 느낀다.선생님은 현재 논란이 되는 두 사관,식민지 근대화론과 민족주의적 사관을 대조하며 강연을 시작하셨다.서구에게는 근대와 자본주의가 함께 왔지만,한국에는 그것이 식민통치와 함께 왔음을 이야기하시며.선생님은 두 사관 중 무엇이 옳으냐가 아니라,과연 두 사관만으로모든 사람들의 역사를 포괄할 만큼,사람들이 단일한 방식으로 역사를 받아들였냐고 질문하셨다.가령,당대 기득권 남성들에게 식민과 근대는 억압의 징표와 같았지만,나혜석과 같은 사람들은 식민 조선에서 유학을 가고,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었다.그렇다면 식민은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단 두 가지의 이야기로 갈무리 될 만한 것으로 다가온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방은,탈식민은 우리가 형식적으로 주권을 찾아오거나 독립선언을 한다고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또한 기존의 형식적인 지배-종속의 이분법에 함몰되어 있어서는 탈식민을 이뤄낼 수가 없다.결국 식민은 국가대 국가의 문제를 넘어서,개인의 문제로 파고 들어가면 훨씬 가변적이고 복잡한 광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때문에 선생님은 서구의 이론 틀이나 기존 지식체계를 그대로 우리의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한국에서 명명을 함부로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하셨다.우리가 국가와 혼연일체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우리는 발붙인 지역(local)이 있기에,내 자리에서 구조를 탐색하고 이야기를 시작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나와 맞지 않아도,가진 틀,주어진 말들에 나를 맞추어 가는 과정은 편하다.하지만,그 과정에서 틀에 맞지 않은 잉여들은 떨어져나가고,나는 그 부산물들을 보며 불편함을 항상 느꼈던 것 같다.강연을 듣고 나오며,내 역사들도,지나온 사람들과 집단도 내 자리에서 성찰하고 이야기하는 버릇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어쩌면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를 들고 모이는 것이,선생님이 이야기한 해방의 그림은 아닐까한다.

 

스머프(여는 민우회 회원)

 

 

"나를 매혹시킨 철학자" 4강은 박차민정 쌤의

"푸코의 섹슈얼리티 이론과 페미니즘"입니다.

바로 내일이네요! 1031(),오후7시 반에 만나요!:)

(문의:교육팀,[email protected]/ 02-737-5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