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송전탑 건설 투쟁 중인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2013-10-22
조회수 3018

 

밀양은 한 번도 못가봤는데요. 이름 때문인지, 영화 때문인지 참 가보고 싶은 곳이었어요.  

도착하자마자 느낀 것이 정말 빛이 내리 쬐더라구요. 나무 색도 빛 때문에 다르게 보이고 산도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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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cret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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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많다 보니 식물의 색도 반짝거리더군요.

 

요즘 이 빛 좋고, 볕 좋은 곳이 뉴스에 등장한 것 보셨을텐데요.(왜곡을 참 많이 시키고 있죠.) 밀양은 지난 8년 간 주민들이 송전탑 문제를 사회에 알리고 막아서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최근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3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병원에 실려 가고, 11명이 연행되었습니다.

그 곳에 계신 주민들은 언제 레미콘이 공사하러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제대로 잠도 못 주무시고 계신다더군요. 자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고도 합니다.

 

얼마 전, 민우회 활동가들은 하승수(녹색당 운영위원장, 민우회 이사) 선생님의 강의를 함께 들었습니다. 송전탑 건설이 얼마나 불필요한 공사인지, 어떤 이해관계와 연관되어 있는지, 원전과는 어떤 관계성이 있는지, 그 곳에서 8년 가까이 송전탑을 막아낸 주민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등등 자세히 이야기 들을 수 있었어요. 각종 온라인 뉴스 댓글이나 주변 사람들이 쉽게 말하더라구요. '도시의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사실 일부 희생해야 하는 것 아니냐, 보상금을 주지 않느냐, 왜 타협을 안하려 드느냐...' 심지어 '그 노인들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 시켜서 초래된 것 아니냐'는 비난까지요.

 

하승수 선생님은 "대도시의 대공장에서 쓰는 전기를 위해 시골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이런 상황은 정의로운가"라고 묻습니다. 일부 사람들의 이해관계 문제라고 생각해버리면 마음은 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한국 정부의 폭력성, 기업과의 관련성, 돈이면 가치는 쓸데없는 나부랭이가 되는 현실...이 응축된 우리 사회의 거대한 문제와 현실을 보여줍니다.

 

우선 밀양에 가보자는 활동가들의 마음이 모아져 어제인 10월 21일 월요일에 여성환경연대, 여성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회원, 활동가들 30여명과 함께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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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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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 대책위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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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간 곳은 바드리 마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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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드리 마을 뜻이 뭔가요?(적절한 질문 중인 눈사람 활동가)

할머니 말씀,

바드리 마을은 원래 '받들'이란 이름에 리가 붙으면서 받드리 마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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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이름 훼손 중인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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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우회, 여성환경연대, 여성연합이 함께했습니다.

"원전 말고 안전, 공사 말고 농사, 송전 말고 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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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노래 불렀습니다.

(차차차 개사해서)

"전기는 안부족해 한전은 뻥쟁이!

송전탑 필요없어 다함께 막아요!

막아요(막아요)

막아요(막아요)

막자 막자 송전탑을 미래를 위하여

누굴 위한 송전탑인가~

다함께 막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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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전날에도 활동가 1명이 연행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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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발전소 그만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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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3시 반부터 나와계신다는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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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빛이 세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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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 감따러 가신 사이 자리지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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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신 수녀님들

진정한 평화에 대해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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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올지 모르는 레미콘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앉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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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어디가나 보이던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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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고 해요.

 

주민들 대부분의 생업이 농사고, 가을철이다 보니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저희도 팀을 나누어 고추도 따고, 멸치도 다듬고, 주민 분들 감따러 가신 사이 자리도 지켰습니다. 곧 농활을 위한 희망버스가 출발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이 투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거는 누구보다 주민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듯 했습니다.

 

정의라는 단어가 참 낯설어진 사회입니다.(언론이 제일 많이 보여주고 있지요) 나 하나 쯤이야 라는 무기력함, 변화가 올까라는 의심과 두려움도 덩달아 강해지는 것 같아요. 그 무엇보다도 무관심이라는 것이 제일 큰 무기같구요. 밀양에 가보니 시민단체 회원들, 개개인분, 종교인, 조금이지만 마음 모아 오시고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사람들 속에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촉수를 세우고 이후의 밀양 상황을 지켜보고, 관심을 놓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아요.

 

참고하셔요.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중단 시민단체 시국선언

http://www.womenlink.or.kr/nxprg/board.php?ao=view&bbs_id=main_data&doc_num=4291&ss[fc]=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