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후기] 열독2강 - "아픈 페미니스트의 철학"

2013-10-22
조회수 3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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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잔웬델, 페미니즘 장애이론가

 

10.17(목), 늦은 7시 반부터 나를 매혹시킨 철학자 강의가 인권중심 사람에서 있었습니다.

"아픈 페미니스트의 철학"이란 제목으로 여성주의 연구자인 전혜은샘이 철학자 수잔웬델을 소개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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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 장애이론

 

캐나다의 여성학자인 수잔웬델은 근육성 뇌척수염, 만성피로면역장애증후군을 겪으면서 페미니즘 장애이론을 탐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웬델은 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고 장애여성의 경우 가부장적 억압과 비장애중심주의라는 이중 억압과 싸워야 하는 점, 페미니즘 이슈가 장애이슈와 맞닿아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장애이론이 무엇보다 페미니즘 장애이론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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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아 활동가 퀴즈 출제중 "2013년 민우회 여성건강팀 캠페인 이름은?"

(정답은 다르니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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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은 강사님의 그림과 유머가 장착된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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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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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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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잔 웬델은 나이듦과 장애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의 평가서에 감동적이라는 표현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뒷풀이나 이후에도 회원들에게도 마음을 울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장애아동을 키우는 여성, 아팠던 분들, 아픈 친구가 있는 분들이 무엇보다 그런 표현을 많이 쓰셨어요.

 

보통 여성학 강의에서는 지적 자극, 깨달음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우리만의 생각인가요)

아무래도 공감도와 체감도가 높은 주제와 강사님의 정리 때문일 것 같습니다. 대부분 아프지만 건강, 장애, 질병이란 주제를 인문학적으로 고민해보지 못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강의, 다른 이야기가 모쪼록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올해 초, 인터넷 서점을 뒤적이다 발견한 수잔 웬델의 ‘거부당한 몸’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 장애여성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바람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아픈 몸, 고통에 대한 이해 등 읽으면 읽을수록 어려운 책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장애의 범주가 좁지 않다는 것, 만성적 갑상선을 앓고 있는 나도 장애인의 범주에 들어 갈 수 있다는 것, 장애의 범주가 넓어져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가 옅어져서 경계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상상력 발동등 ‘거부당한 몸’을 더 많이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다 바로! 민우회 열독강좌에서 페미니즘 장애학의 선구자인 수잔 웬델을 만날 수 있었다. 또 수잔 웬델만큼이나 매력적인 전혜은 강사님의 귀에 쏙쏙 박히는 예시와 통찰에 매료되는 시간이었다.

 

수잔 웬델의 “우리에게 필요한 장애이론은 무엇보다 페미니즘 장애이론이어야 한다”는 이론은 남성중심 가부장제를 비판한 페미니즘과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를 비판한 장애학이 페미니즘과 맞닿아 있거나 겹쳐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텍스트를 눈으로 읽을 때 생기지 않았을 감흥을 전혜은 강사님의 강의를 통해 놓치고 갔을 뻔한 수잔 웬델의 이론을 이해할 수 있었다.

 

몸의 배반을 강사님은 수잔 웬델의 손상의 현상학과, 고통과 인정, 통제 신화에 대한 비판으로 유머코드와 함께 설명했는데 눈으로 보는 장애 이외에 만성질환과 같이 아픈 몸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할 수 있었다.

‘나는 장애인인 건가 아니면 그냥 잠시 아픈 건가?’라는 물음에서부터 건강하지 않으면 실패자라는 낙인, 원인없는 고통에 대한 불안 등 건강은 선이요, 아픔은 악이니 아프면 안된다 라는 도식이 고통을 인정하지 않는 ‘몸으로 사는 삶’에서 거부당한 몸이 ‘건강=선’을 향해 돌진하며 살아야 하는 피로함으로 다가왔다.

 

고통의 윤리와 아픈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이 사회에 통합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수잔 웬델이 전하는 아픈 몸, 즉 통증과 함께 사는 몸이 말하는 경험과 지식은 우리가 사는 문화를 풍요롭게 만들고 ‘거부당한 몸이’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벗어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전망으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강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강의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수잔 웬델과 전혜은 강사님의 돌직구 고통에 대한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내 주변의 통증을 호소했던 지인들과 몸이 아플 때의 나의 두려움, ‘정상적인 몸’에 머물고 싶은 몸부림 등 철학이 실천이 되는 뇌운동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느낀다

 

 

- 하이디(민우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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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매혹시킨 철학자"3강은 정희진 선생님이 소개하는 프란츠 파농입니다.

10월 25일(금), 오후 7시 반에 뵙겠습니다~

(p.s. 소문에 의하면 신청자가 너무 많다고 해요! 자리 차기 전에 얼렁 신청하십셔 ㅎㅎ

문의, 교육팀,[email protected], 02-737-5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