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공기가 달라지면 주변을 다른 시선으로,새로운 마음으로 둘러보게 되지요.
민우회에도 다시 그런 가을, '환절기'가 왔습니다.
10월1일부터 29일까지,<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지음)을 읽고 있어요.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은해월,슬슬,파인,하티,진선,래이,제이,눈사람,먼지.
우리의 책읽기는 수차례 겹쳐진 밑줄 긋기와 떠들썩한 수다로 복작거립니다.

10월의 첫날.첫세미나는'머리말'과'태초에 목소리가 있었다', '어머니는 말할 수 있을까?'를 읽고 만났습니다.어떤 기대로 세미나에 참여했는지를 공유하고,같이 읽은 내용과 관련된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어요.우린 참 비슷하기도 하고,또 너무 다르기도 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래서 함께 책읽기가 더욱 재미있다는 생각도요.
그 다음주에는'여성주의,가장 현실적인 세계관', '사랑과 섹스', '가정폭력의 정치학'을 읽었습니다.토론과 수다를 넘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밤은 깊어가고 시간이 부족한 게 참 아쉽기도 했다는ㅜ
(그래도 이대로 헤어지긴 아쉽다며 꼭 뒷풀이를 갑니다ㅋ)
첫 세미나 후슬슬이,두 번째 세미나 후파인이 적어 준 후기입니다.^^
by슬슬 어느 날 민우회에서 전화가 왔다. '페미니즘의 도전'이란 책을 가지고 신입회원들이 모여 북쉐어링을 한다는 것이었다.예전에 읽은 기억이 있는 책이었으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참 여성의 인권과 여성의 공존을 위한 운동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때에 많은 갈증을 해소해주었던 것을 기억했다.첫시간부터 회사일로 늦게 도착했지만 민우회 안의 사무실안에 회원들과 활동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열띠게 하고 있었다.두근두근 마음을 진정하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어머!나만 이렇게 생각한게 아니었구나~' '아~이렇게도 볼수 있는거구나..'라고 속으로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나의 생각도 자유롭게 풀어놓았을 때에 잘 들어주시고 다들 공감하고 덧 붙여 주시고 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느낄 수 있었다.가만보면 이전까지 나는 어쩌면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조금 더 쉬울것 같다.피해의식이나 억울함에서 이야기하는 여성의 인권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것임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또다시 배우게 되었다. 여기서 또다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된것같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는데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각자의 삶과 인생의 역사가 다른'사람'들끼리 모여서 녹아있는 여성의 삶에 대해 경험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여러권의 또다른 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나 또한 갇혀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어 좋았다.좀더 생각이 좁은 상자가 아니라 건강하게'여성학(거창하게 느껴지지만;)'의 근육이 자라나는 것 같아 좋았다. 우리끼리의 페미니즘이 아니길 소망한다.이렇게 읽고 나누고 발제하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름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바깥세상'에서도 당당하게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신입회원으로서 이러한 공부와 만남의 장이 있는 것은 매우 감사하게 여기고 그 전화 한통을 받은 것이 기쁨이 되었다.앞으로 여러가지 민우회의 행사를 참여함으로서 나름의 커뮤니티도 넓혀가고 생각도 넓혀가고 근육도 키워나가고 싶다. |
by 파인 정희진선생님의「페미니즘의 도전」은 올해 초 친구의 골방에 옹기종기모여 책모임을 하면서 알게 된 책이었어요,당시에 우리는 전희경선생님의「오빠는 필요없다」를 읽고 있었고,한 친구로부터 여성주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책으로「페미니즘의 도전」을 추천받았지요.함께 머리말을 읽으며 글에 담긴'역설의 위트'에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고 나누었던 기억이 나네요,그 후엔 혼자 한 문장 읽고 생각하고 한 문장 읽고 생각하며 더디게 더디게 정독했어요.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게 하는 책이었는데 여럿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두 배로 좋겠다는 마음으로 신입회원 세미나<환절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빨리 돌아오는'화요일',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떠올리자면...... 두 번째로 만남을 갖게 된 세미나 멤버들은 첫 만남보다는 조금 더 낯익은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았어요(저만 그런거 아니죠?ㅋㅋㅋㅋ) 제가 발제하게 된'여성주의,가장 현실적인 세계관'부분에서 우리는 비혼으로 살아가는 경험으로서'나혜석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들과 저마다 경험한 성매매와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대체로 많이 나누었고,해월님이 발제한'사랑과 섹스'에 관한 부분에서는 젠더로서 구분된 성역할,지위와 권력에 대해 많이 나누었어요,기혼이거나 남성인 파트너가 있는(있었던)분들은 구절구절 공감했어요.또 슬슬님이 발제한'가정폭력의 정치학'에선'일상적 파시즘'과'구조적 파시즘'의 질문으로 서로 알고 있는 대로 답하기도 했었죠. 서로의 경험을 빗대어 쏟아내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우리는 여성주의를 접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금씩 결이 다른 의견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했어요.또,섹스에 관한 이야기,남성들에게 가지고 있었던 미움(?)의 마음,여성으로 개개인이 겪었던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우리가 어디 가서 이러한 이야기를 다 할 수 있겠냐"며 짜릿해 했었죠.^^정말 혼자 생각하고 읽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고가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성이나 페미니즘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자 내부의'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억압이다.여성들 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여성 해방이다.」(p.18) 남은 세 번의 시간,더 많은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자리가 되어졌으면 좋겠어요! |
<페미니즘의 도전>을 나란히 타고 윈드서핑 같은 걸 하는 기분도 드는데요. 어지럽고 멀미가 나기도 하지만,때때로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기쁨이 있답니다.
여성주의라는 이 정교한 언어,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씨알 한 톨도 없는(?)이 복잡한 관점에함께 공감하기도 하고 고마워하기도 하고 어려워하기도 하는(!)사람들이 있어 든든한 환절기 세미나:D
이젠 가을도 얼마 안 남았고,화요일도 몇 번 안 남았어요.
(흑흑 벌써 추워요- -;)
남은 세미나도 기대가 됩니다. ^^
이 날씨 좋은,가뜩이나 일정 빡빡한 가을밤에 열심히 공부하고 세미나하는
환절기 멤버들- 해월 슬슬 진선 하티 래이 파인,
(그리고 다음 세미나부터 올지도 모를 유령멤버 하늑!ㅋ) (활동가 괜히 생략ㅋ)
짝짝짝 박수를! (우리 자신에게ㅋ)
세미나는 29일까지 이어집니다. 나중에 또 후기 올릴게요!
매일의 공기가 달라지면 주변을 다른 시선으로,새로운 마음으로 둘러보게 되지요.
민우회에도 다시 그런 가을, '환절기'가 왔습니다.
10월1일부터 29일까지,<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지음)을 읽고 있어요.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은해월,슬슬,파인,하티,진선,래이,제이,눈사람,먼지.
우리의 책읽기는 수차례 겹쳐진 밑줄 긋기와 떠들썩한 수다로 복작거립니다.
10월의 첫날.첫세미나는'머리말'과'태초에 목소리가 있었다', '어머니는 말할 수 있을까?'를 읽고 만났습니다.어떤 기대로 세미나에 참여했는지를 공유하고,같이 읽은 내용과 관련된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어요.우린 참 비슷하기도 하고,또 너무 다르기도 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래서 함께 책읽기가 더욱 재미있다는 생각도요.
그 다음주에는'여성주의,가장 현실적인 세계관', '사랑과 섹스', '가정폭력의 정치학'을 읽었습니다.토론과 수다를 넘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밤은 깊어가고 시간이 부족한 게 참 아쉽기도 했다는ㅜ
(그래도 이대로 헤어지긴 아쉽다며 꼭 뒷풀이를 갑니다ㅋ)
첫 세미나 후슬슬이,두 번째 세미나 후파인이 적어 준 후기입니다.^^
by슬슬
어느 날 민우회에서 전화가 왔다. '페미니즘의 도전'이란 책을 가지고 신입회원들이 모여 북쉐어링을 한다는 것이었다.예전에 읽은 기억이 있는 책이었으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참 여성의 인권과 여성의 공존을 위한 운동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때에 많은 갈증을 해소해주었던 것을 기억했다.첫시간부터 회사일로 늦게 도착했지만 민우회 안의 사무실안에 회원들과 활동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열띠게 하고 있었다.두근두근 마음을 진정하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어머!나만 이렇게 생각한게 아니었구나~' '아~이렇게도 볼수 있는거구나..'라고 속으로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나의 생각도 자유롭게 풀어놓았을 때에 잘 들어주시고 다들 공감하고 덧 붙여 주시고 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느낄 수 있었다.가만보면 이전까지 나는 어쩌면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조금 더 쉬울것 같다.피해의식이나 억울함에서 이야기하는 여성의 인권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것임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또다시 배우게 되었다.
여기서 또다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된것같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는데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각자의 삶과 인생의 역사가 다른'사람'들끼리 모여서 녹아있는 여성의 삶에 대해 경험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여러권의 또다른 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나 또한 갇혀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어 좋았다.좀더 생각이 좁은 상자가 아니라 건강하게'여성학(거창하게 느껴지지만;)'의 근육이 자라나는 것 같아 좋았다.
우리끼리의 페미니즘이 아니길 소망한다.이렇게 읽고 나누고 발제하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름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바깥세상'에서도 당당하게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신입회원으로서 이러한 공부와 만남의 장이 있는 것은 매우 감사하게 여기고 그 전화 한통을 받은 것이 기쁨이 되었다.앞으로 여러가지 민우회의 행사를 참여함으로서 나름의 커뮤니티도 넓혀가고 생각도 넓혀가고 근육도 키워나가고 싶다.
by 파인
정희진선생님의「페미니즘의 도전」은 올해 초 친구의 골방에 옹기종기모여 책모임을 하면서 알게 된 책이었어요,당시에 우리는 전희경선생님의「오빠는 필요없다」를 읽고 있었고,한 친구로부터 여성주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책으로「페미니즘의 도전」을 추천받았지요.함께 머리말을 읽으며 글에 담긴'역설의 위트'에 지루하지 않게 술술 읽고 나누었던 기억이 나네요,그 후엔 혼자 한 문장 읽고 생각하고 한 문장 읽고 생각하며 더디게 더디게 정독했어요.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얻게 하는 책이었는데 여럿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두 배로 좋겠다는 마음으로 신입회원 세미나<환절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빨리 돌아오는'화요일',솔직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떠올리자면......
두 번째로 만남을 갖게 된 세미나 멤버들은 첫 만남보다는 조금 더 낯익은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았어요(저만 그런거 아니죠?ㅋㅋㅋㅋ)
제가 발제하게 된'여성주의,가장 현실적인 세계관'부분에서 우리는 비혼으로 살아가는 경험으로서'나혜석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들과 저마다 경험한 성매매와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대체로 많이 나누었고,해월님이 발제한'사랑과 섹스'에 관한 부분에서는 젠더로서 구분된 성역할,지위와 권력에 대해 많이 나누었어요,기혼이거나 남성인 파트너가 있는(있었던)분들은 구절구절 공감했어요.또 슬슬님이 발제한'가정폭력의 정치학'에선'일상적 파시즘'과'구조적 파시즘'의 질문으로 서로 알고 있는 대로 답하기도 했었죠.
서로의 경험을 빗대어 쏟아내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우리는 여성주의를 접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금씩 결이 다른 의견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했어요.또,섹스에 관한 이야기,남성들에게 가지고 있었던 미움(?)의 마음,여성으로 개개인이 겪었던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우리가 어디 가서 이러한 이야기를 다 할 수 있겠냐"며 짜릿해 했었죠.^^정말 혼자 생각하고 읽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고가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성이나 페미니즘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자 내부의'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억압이다.여성들 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여성 해방이다.」(p.18)
남은 세 번의 시간,더 많은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자리가 되어졌으면 좋겠어요!
<페미니즘의 도전>을 나란히 타고 윈드서핑 같은 걸 하는 기분도 드는데요. 어지럽고 멀미가 나기도 하지만,때때로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기쁨이 있답니다.
여성주의라는 이 정교한 언어,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씨알 한 톨도 없는(?)이 복잡한 관점에함께 공감하기도 하고 고마워하기도 하고 어려워하기도 하는(!)사람들이 있어 든든한 환절기 세미나:D
이젠 가을도 얼마 안 남았고,화요일도 몇 번 안 남았어요.
(흑흑 벌써 추워요- -;)
남은 세미나도 기대가 됩니다. ^^
이 날씨 좋은,가뜩이나 일정 빡빡한 가을밤에 열심히 공부하고 세미나하는
환절기 멤버들- 해월 슬슬 진선 하티 래이 파인,
(그리고 다음 세미나부터 올지도 모를 유령멤버 하늑!ㅋ) (활동가 괜히 생략ㅋ)
짝짝짝 박수를! (우리 자신에게ㅋ)
세미나는 29일까지 이어집니다. 나중에 또 후기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