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사회현안[후기]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

2022-04-13
조회수 14072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

평등의 원칙을 외면하는 차별의 정치를 끊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평등의 약속을 잇고-

모두를 위한 내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위 문구는 3월 14일부터 4월8일까지 진행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슬로건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 한끼](이하 평등 한끼) 행동을 제안하는 것은 15년째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가 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뭘 덜해서가 아니라 그 긴 시간동안 혐오선동세력에 눈치만보며 ‘차별금지법제정의 책임과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국회와 정치권을 향해 우리의 경고와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더욱 선명하게 알리고 일상의 차별에 숨죽이며 먹는 한 끼 식사보다 평등의 감각과 차별금지 원칙으로 모두를 위한 평등의 밥상을 나누자는 의미로 한 끼 단식행동이 제안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한국여성민우회도 평등 한 끼 주간 중 4월5일(화) 주관단체가 되어 시민들과 함께 실천할 행동으로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 제안하며 페미니스트 시민들과 함께 국회 정문(2문)앞에서 피켓 시위와 국회를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를 진행하기에 앞서 국회 앞과 사거리, 역 인근에서 1시간동안 1,2인의 피켓시위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회 주변엔  혐오와 차별을 동조하고 확산 시키려는 시위자가 있었지만 더욱 힘차게 모두를 위한 차별금지법이 필요함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시간이었습니다.   

 

[1, 2인 피켓 시위 모습 과 피켓 문구 ]

'국회의 책무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모두를 위한 내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차별의 정치를 끊고 차별금지법 제정','평등이 밥이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피켓시위를 마무리하고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가 시작 되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실천행동으로 제안한 [육식 없는 평등 한끼]는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에 “건강한 사람”에 한정하지 않고 지금 내 모습 그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육식 없는 한끼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비인간 동물에 대한 차별도 함께 생각해 보고 없애나가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는 1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

1) 차별금지법제정, 더 이상 미루지 말라!- 페미니스트 시민 김회장

2) 불안정 여성노동의 현실, 방송계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 방송작가유니온 사무국장 유지향

3) 페미니스트가 바라는 차별 없는 가족제도, 복지제도 -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온다

4) 차별과 혐오에 편승한 정치를 규탄한다- 페미니스트주권자행동 한국여성민우회 정치팀 보라

5) 여성의 현실과 우리사회의 불평등은 아직은 여성가족부폐지가 아니라 강화를 그리고 차별금지법제정이 절실한 사회라고 말하고 있다. – 한국여성단체연합 은박

 
2부)

1) 차별금지법제정 나의 실천행동을 담은 작은 피켓 작성

2) 참여자 육식 없는 평등한끼/차별금지법 제정 릴레이 발언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의 발언모습과 차별금지법제정 나의 실천행동을 담은 작은 피켓 작성 모습

 

 

발언 과 함께 차별금지법제정 나의 실천행동을 담은 작은 피켓 작성의 이유를 함께 공유하며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에서는 일하지 않는 국회와 정치권을 향해 분노의 발언을 하러 직장에 반차를 내고 참석하시는 분도 계셨고, 다리에 깁스를 하시고 오신 분은 15년이 지나도록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현실이 슬픔지만 이럴때 일 수록 연대의 마음으로 모두가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함께 만들자는 마음을 전하기도 하셨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해 이미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실천행동들을 하며 이 땅에 더 이상의 차별과 혐오가 꿈틀대지 않도록 차별금지법제정을 외치고 있습니다. 차별과 혐오를 방기하고 그 책임과 책무를 저버린 국회와 정치권은 평등을 잇는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를 만드는  입법활동을 즉시 진행하여야 할것 입니다.   


*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 현장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6TdKGs7TL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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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내용은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끼 차별금지법제정 페미발언대!!] 1부에서 발언된 발언문 내용입니다.  


차별금지법제정, 더 이상 미루지 말라!

 

페미니스트 시민: 김회장

 

벌써 2022년이 되었습니다. 2022년도 4분의 1이 지났습니다. 대선이 끝났고 이제 곧 새로운 정부가 들어섭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장애인이동권 운동 폄훼, 차별과 혐오를 원동력 삼는 정치인들이 권력을 가지고 차별을 더욱 만연하게 혐오를 정당화하게 될 것이라는게 벌써부터 피부로 느껴집니다. 사회적합의라는 변명과 핑계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못해 시민들의 피로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대열에 올랐다며 자화자찬하기에 차별하자는 사람들 때문에 차별금지법을 못만든다는 핑계는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지금이 문재인정권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미 너무 늦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지금 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합니다. 차별하자는 사람들과 차별하지 말자는 사람들의 의견을 동일선상에서 고려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나라살림이 어려워져서 국회의원들 월급 이제부터 주지 말자고 하는 의견이 많다고 하면 아, 국회의원 월급주지 말자는 사회적합의가 되었구나 하며 군말없이 월급 안받고 일할까요?

내가 제공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것에 대해 남의 의견을 물어 임금을 주냐 안주냐 결정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죠. 근데 왜 차별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최소한이라도 보장하자는 데에 다른사람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합니까?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고 헌법에도 나와 있는데 왜 국회의원은 헌법 가치를 무시하고 차별하자는 사람들의 말을 듣습니까? 차별하자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과 합의하겠다는것은 해오던 대로 차별하겠다는 겁니다.

말로만 찬성한다,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면서 문재인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은 결국 여태까지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결국 차별금지법을 제정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 분들! 차별금지법제정 찬성하고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행동하십시오. 사회적합의는 국회의원분들을 위해 시민들이 만들어 놓는게 아니라 바로 국회의원 여러분들이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차별에 찬성하십니까? 국적이 다르다고 성별이 다르다고 장애를 가졌다고 종교가 다르다고 성정체성이 다르다고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하고 삶을 살고 계신가요? 그런 삶을 살고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함께 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함께 하십시오.

그리고 오늘 주제가 페미니스트의 육식없는 평등한끼여서 비건페미니스트로서 그리고 한 인간이자 한 동물로서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성이 차별받는 현실을 몸소 느끼며 페미니스트가 되었고 여성이 겪는 차별의 구조와 너무나도 닮은 동물착취 특히 여성동물 착취, 그리고 인간과 동물은 “원래” 다르기에 당연히 없다고 여겨져왔던 동물의 권리를 알아가며 육식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보면 인류는 갖은 핑계로 수많은 집단을 차별을 해왔고 또 그 차별을 조금씩 바로잡아 왔습니다. 피부색을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노예로 부리기도 했고 성별을 이유로 시민의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몇백년이 흐르고 2022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자고 여성이라 차별하지 말자고 성소수자라 차별하지 말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고 몇 십년 전 몇 백년전에도 외쳤던 이야기들을 아직도 하고 있다는게 지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지 않도록 계속 외쳐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마치 공짜로 무한정 써도 마르지 않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자연을 파괴하고 착취하다 우리앞에 닥친 기후위기에 대해 그저 인간들이 먹기 위해 가장 싼값으로 기르기 위해 최악의 환경에서 삶을 살다 고기가 되기 위해 죽어가는 동물에 대해서도 함께 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받는 차별과 인간과 동물은 다르니까 그래도 돼 라고 하는 차별, 바로 종차별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고 외쳐야 합니다. 우리는 저 사람과 나는 다르니까, 저 사람들과 나는 다르니까 상관없어, 그래도 돼, 라는 생각을 이제는 폐기해야 합니다.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은 동물이니까 말을 못하니까 인간만큼 사고하지 못하니까 동물은 아무렇게나 먹고 자고 지내고 언제든지 죽어도 돼 라고 또 어떤 동물은 그러면 안되지만 어떤 동물은 그래도 돼 라고 하는 생각을 폐기해야 합니다. 인류가 오랜시간동안 그래왔고 그래도 됐다고 했던 수많은 차별에 의문을 던지고 차별을 점차 없애왔듯이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2022인 릴레이 단식행동 ‘평등한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육식없는 한끼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비인간 동물에 대한 차별도 함께 생각해 보고 없애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안정 여성노동의 현실, 방송계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방송작가 유니온 유지향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방송작가지부 사무국장 유지향입니다. 반갑습니다.

 

방송작가를 계속 했더라면 올해가 일 한 지 10년째 되는 해입니다. 길 건너 있는 KBS는 제 작가 생활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지금 방송작가들의 노동조합 사무국장이 되어 이 자리에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과 영화. 많이들 아시지요-? 특히 영화가 어떻게 끝나는지 기억 하시나요-? 남편 대현은 아내를 위해 육아휴직 냈고, 지영은 설렘 가득한 얼굴로 식탁 위에서, 노트북을 펴면서 영화의 막이 내립니다. 영화가 끝난 후, 지영과 대현에겐 어떤 삶이 펼쳐졌을까요?

 

제 얘기를 좀 말씀드리자면, 저는 출산 몇 달 후 바로 일에 복귀했고 남편이 육아휴직을 냈습니다. 제가 일에만 전념 했느냐. 그럴 수 없었지요.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아이 먹을 밥을 짓고, 출근. 다시 밤늦게 퇴근해 후다닥 집정리를 마치고 식탁 위에 노트북을 펴고 원고를 써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식탁 위의 노트북’은 새롭게 도전하는 김지영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직장에 나가도 육아와 살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김지영 이후의 김지영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결국 저는 일에 복귀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전업맘이 되어야 했습니다. 홀로 육아를 힘들어하는 남편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고, 밤샘을 밥 먹듯이 하는 과중한 업무와 더 과중한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없었고, 애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주변 시선을 견뎌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엄마와 아빠에게 육아휴직과 단축근로를 보장하는 훌륭한 사회보장제도가 있죠. 그런데 엄마 아빠가 자유롭게 육아휴직/단축근로를 할 수가 있을까요? 특히 아빠가 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을까요? 출산한 여성이 돌아갈 일자리가 얼마나 있을까요? 법이 있어도 그 권리는 누리지 못하는, ‘진짜 차별’의 현실. 이 현실을 제대로 말하고,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시작은 바로 차별금지법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전, 막내작가 시절. 남성/정규직/고연차 PD에게서 들은 말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제작에서 PD는 아빠고, 작가는 엄마다” PD는 나가서 촬영 잘 해와야 하고, 작가는 내부에서 집안 살림살이 하듯 프로그램을 잘 챙겨야 한다, 각자 맡은 일 잘 하자는 얘기였는데 뭐, 어찌 보면 맞는 말이죠. 그런데 그때는 이 말의 숨은 의미를 잘 몰랐었는데 결혼을 하고 ‘엄마’가 돼보니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엄마는 한 사람이 사회로 나가 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을 챙기는 사람입니다. 식사, 빨래, 청소, 건강관리 등, 모든 돌봄노동을 전담하죠. 매우 중요하지만, 매우 인정받지 못하며, 열심히 해도 잘 티가 안 납니다. 방송작가 일이 그렇습니다. 출연자와 장소 섭외부터 시작해 촬영구성안/편집구성안 작성 심지어 출연료 정산까지, 방송 한 편 나가는데 필요한 ‘돌봄노동’은 모두 작가의 몫이며 거기에 원래 작가의 본분인 원고도 잘 써야 합니다. 그러니까 방송작가는 방송국의 ‘돌봄노동자’인 셈입니다.

 

처우는 또 어떻습니까. 방송작가지부 출범 시 만났던, 저보다 열 살 많은 선배의 막내시절 임금이 제가 막내였을 때 임금과 별 차이 안 난다는 것을 알고 놀랐었는데, 얼마 전 저보다 열 살 아래 후배의 임금이 저 막내 때와 비슷하더라고요. 20년 째 제자리인 막내작가 월급. 77년, 87년, 97년에 태어난 여자들이, 방송작가로 사회에 첫 진출해 받은 돈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믿어지십니까.

 

작년, 방송작가지부는 방송작가의 노동권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고자 근로감독을 요구했고, 노력 끝에 이뤄졌습니다. 8개월의 근로감독 결과, 대상 작가의 약 40%가 근로자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방송국은 작가들에게 ▲원래 하던 작가 일이 아닌 ‘행정직’ 등을 제안하거나 ▲무기계약직이나 기간제로 편입시켜 연봉 및 복지혜택에 차등을 두는 등, 작가에겐 정규직 PD와 비슷한 처우는 해줄 수 없다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라도 고용을 보장받은 작가는 고작 18명.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마치 끝나지 않은 차별 속에 갇힌 기분입니다.

 

제 얘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전업맘이 된 저는 다시 작가로 일 하고 싶었으나 시댁/친정 도움 없이 아이 키우는 저에게 허락된 자리는 없었습니다. 다시 작가가 될 수 없다면, 작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이게 제가 방송작가지부 사무국장이 되어 이 자리에 나온 이유입니다. 매일 내 가족 먹일 밥을 차리는 식탁에서, 원고를 쓰던 저는 이제 식탁에서 성명을 검토하고 발언문을 씁니다. 엄마로서, 활동가로서, 그리고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가고픈 한 사람으로서, 저는 오늘도 식탁 위에서, 여성 방송 비정규직을 향한 온갖 차별과 싸우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차별과 싸우는 여러분 처럼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함께 외치고 싶습니다.


페미니스트가 바라는 차별 없는 가족제도, 복지제도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온다

 

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복지팀 활동가 온다입니다. 올해 성평등복지팀은 한국사회 법 제도 문화에 녹아 있는 정상가족 통념과 그로 인한 차별의 실태를 드러내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상가족 통념에 따른 성차별, 가족형태에 따른 차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의한 차별을 제대로 시정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차별을 끊고 평등을 잇는 페미니스트의 육식 없는 평등 한 끼에 참여합니다.

 

더 보편적이고 평등한 복지국가로의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현행 복지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다보면, 깜짝 놀랄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혈연과 법적 혼인 관계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인정하는 제도, 이성애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정상가족 통념과 그에 따른 생애주기에 맞추어 설계된 제도로 인해 너무 많은, 어처구니없는 차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법적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같이 살면서 생계와 돌봄을 서로 함께 해왔음에도 서로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하거나 연금과 보험 등을 상속 및 승계할 수 없고, 돌봄과 장례 등의 과정에서 보호자 자격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다양한 가족 지원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비혼 일인가구, 그리고 협소한 법적 가족 규정 틀에 의해 일인가구로 집계되지만 사실은 일인가구가 아닌 많은 사람들은 부부 중심의 정상가족 통념에 맞추어 설계된 주거와 생활지원 제도에서 소외되고 있습니다. 법적 가족 중심의 사회문화와 제도들은 법적가족 안에서의 차별도 유발합니다. 법적가족은 당연히 서로를 부양하고 돌볼 것이라고 전제하며 가족 안의 개개인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가족 내의 성차별적인 분업구조를 강화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원가족과 단절한 사람들에 대한 소외와 차별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 실천 사이의 차별을 없애고,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족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당연하다고 전제되는, 혈연과 혼인 중심의 법적 가족으로부터 독립할 권리와, 모든 사람이 각자가 원하는 사람과 자유롭고 평등하게 가족을 이룰 권리가 함께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념 상의 정상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없애는 일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요. 사실, 이미 제도 안에 들어와 있는 다양한 가족 실천들, 가령 한부모 가족, 법률혼 밖의 가족, 이주 배경의 가족 등은 정상가족 규범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시혜적 편견과 제도적 차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별에 대한 시정 없이, 기존의 가족 틀에 다양한 가족을 제한적이고 조건적으로 들여놓는 식의 변화로는 다양한 가족 실천을 제대로 존중하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다양한 가족 실천 사이의, 그리고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차별을 차별이라고 규정하고, 문제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인 기반과 체계입니다. 혼인여부, 가족형태, 성적지향, 성별 등을 차별 사유로 명문화하고, 시정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가족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주춧돌 가운데 하나입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말고도 민법과 건강가정기본법의 협소한 가족 규정도 개정해야 하고, 제도 안에 속속들이 깔려 있는 정상가족 통념 기반의 정책들도 개선해야 하고,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기 위한 연구와 캠페인도 해야 하고, 정말 언제 그런 사회를 지을 수 있을지 갈 길이 너무 먼데요. 대들보도 벽채도 지붕도 아니고, 겨우 주춧돌 심는 단계에서 이렇게 지지부진할 일인지 정말 대한민국 국회의 행보가 개탄스럽습니다. 하지만 주춧돌을 제대로 세워야 집이 바르게 세워지듯이, 지금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퇴보 없이 제대로 통과시키는 일이 평등한 가족 실천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한 앞으로의 운동을 위한 기반이 될 것임을 생각하며 힘을 내보려고 합니다. 혐오와 차별 없이, 모든 가족이 안온하게 머무를 수 있는 따듯한 집의 모습을 함께 그려봅시다. 감사합니다.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더욱 크게 외칠 것입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정치팀: 보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7일 지난 오늘.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더욱 크게 외칠 것입니다.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국민’이 자신을 불러냈다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을 위한다던 당선자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했고,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 약속했고, 곧 여당이 될 공당의 대표는 남초 커뮤니티의 말을 끌어와 차별·혐오를 공고히 했습니다. 당선자와 국민의 힘이 말하는 ‘국민’에 여성은, 소수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여성을 지우는 대선을 규탄하기 위해 141개 단위가 함께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 행동은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고자 보신각에서, 그리고 온라인에서 함께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퇴보하는 정치, 여성을 철저히 배제시킨 공약들, 더 이상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차별 위에 세워진 나라는 언젠가는 무너진다. 여성을 배제하고 어떻게 정치가 가능한가. 분열의 정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사람이고 주권자이다. 사라지지도 않고 가려지지도 않는다. 증오 선동의 정치가 멈출 때까지 계속 이곳에서 외칠 것이다.”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에 맞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에서 절실하게 외친 말입니다.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의 절실한 외침에도, 차별·혐오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정치인의 차별·혐오발언은 그 자체로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차별·혐오를 확산하고 승인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책임이 큽니다. 이들이 사회에 끼친 해악은 오롯이 소수자들이 감당해야 했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온라인 기사의 댓글 란에서, SNS에서 차별·혐오발언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당선자와 국민의 힘이 당선 이후 ‘국민통합’을 논할 자격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전략은 차별·혐오 강화라는 필연적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당선자는 대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근소한 득표 차의 이유가 '젠더 갈라치기' 전략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투표 결과를 보고 다 잊어버렸다며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거 기간에 보였던 무책임한 태도의 반복이기에 새삼 놀랍지는 않았지만, 이제 후보가 아니라 5년 간 대한민국 국정을 운영할 사람의 말이기에 더욱 분노했습니다. 당선자는 다 잊었을지 모르나 페미니스트 주권자들은 똑똑히 기억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당선자의 선거과정을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로 기억합니다. 당선자는 우리 사회의 차별·혐오를 강화한 데에 책임을 지고 성평등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실현해야합니다.

 

그러나 선거 직후 당 내에서 2030 여성들을 너무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와중에도 당선자와 국민의힘 당대표는 반성 없이 여가부 폐지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지난 3월 30일 여성단체 대표들이 여가부 폐지에 관한 의견을 전하러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도 인수위는 '20대 남성들은 일자리가 없다', '여성들이 자기들 살기 편한 기준만 적용해 젊은 남성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말을 늘어놓으며 변화 없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당선자와 인수위는 이제 갈라치기 정치를 멈추고 여성과 소수자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보고 고쳐나가야 합니다.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성평등 추진체계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모든 청년의 나은 삶을 위해 성별임금격차 해소와 채용성차별 근절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해야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역대 최소 득표차로 여성 주권자의 힘을 보여주었고, 더욱 단단한 연대로 서로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선거 과정과 그 이후 정치에 의해 차별·혐오가 승인되는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은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 더욱 소리 높여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칩시다. 이상입니다.


여성의 현실과 우리사회의 불평등은 아직은 여성가족부폐지가 아니라 강화를 그리고 차별금지법제정이 절실한 사회라고 말하고 있다.

 

은박 한국여성단체연합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은박입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풍경이자 익숙해지기 시작한 삶의 방식 중 하나가 화상회의나 재택근무입니다. 학교도 온라인 수업을 많이들 하는지라 어쩔 때는 가족구성원 모두가 재택일 때가 있습니다. 각자 자신의 공간에서 업무나 수업을 하고 휴식시간도 자율적으로 조정을 하지만 식사 시간이 되면 제가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 빨래와 청소, 식사준비와 정리 등은 분담해서 함께 하고 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십 여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의식해서 나누지 않은 가사노동이나 갑자기 생겨나는 돌봄이나 감정 노동은 언제나 ‘엄마’인 제 역할이 되곤합니다. 여러분 이것은 차별일까요? 아닐까요? 제게 저의 어머니 세대가 하던 성역할이 대놓고 주어지진 않지만, 제 시간에는 언제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위한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이 포함 혹은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저는 성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주어진 성역할을 강요받는 것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는 것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저는 페미니스트이고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이지만 늘 제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성차별을 끊어내기 위해 부단히 매일 매일 노력중입니다. 제가 태어나 배우고 살아온 세상 자체가 남성을 중심으로 짜여져있음을 알기때문입니다.

 

지난 대선 때 현재 대통령 당선인이 한 말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바로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 라는 말입니다. ‘어, 나는 안그런데…’‘집안일도 함께하고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다고 생각하는데..’‘잘해주는데…’차별이 없다는 개인들의 말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곤합니다. 이전과는 달리 개인간에 발생하는 성차별의 감소는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로 진전돼온 성평등의 결과이지만 뿌리 깊은 성차별의 구조는 여전히 여성들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실체를 우리는 집단적인 결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낮은 여성대표성, 성별임금격차, 노후소득격차, 여성 폭력 등 차고 넘치는 통계와 사회현상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돌봄은 어떻습니까? 코로나19의 장기화속에 돌봄의 위기, 재생산의 위기라고 대전환을 이야기하지만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으니 제대로 된 해결책보다는 오히려 혐오세력을 정치에 동원하기위한 막말을 공약으로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여가부폐지입니다. 코로나19로 가시화된 불평등의 심화, 미투운동으로 여성들이 드러낸 성차별·성폭력의 현실, 저출생·돌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가부의 폐지가 아니라 중앙 및 지방정부의 모든 정책의 설계부터 영향까지 성평등 관점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위기라고 일컬어지는 지금의 문제는 성평등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여가부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고 성평등추진체계를 강화함으로써 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여가부 폐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차별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에 대한 무지에 기인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에겐 축적된 차별과 배제를 관행이 아니라 차별로 인식하고 바꿔내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여성과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실효성 있는 성평등 정책 실현이라는 여가부의 시대적 소명은 아직 유효하므로 성평등전담부처의 강화와 추진체계 강화도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묵인하는 사회는 결국 다른 차별 또한 묵인하는 사회입니다.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지우는 사회는 몸이 불편한 사람, 아픈 사람, 나이가 어리거나 많은 사람, 이주민, 난민, 성소수자 등 다름을 이유로 끝없는 차별과 배제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지금 그 부정의를 우리 사회는 목도하고 있습니다.

차별을 인식하고 말하는 것이 평등을 향한 시작입니다. 평등한 사회를 위해 차별의 경험을 말하고 사회가 지우고자 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존엄한 삶을 위한 생존 투쟁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으로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기득권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 차별과 혐오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목소리와 삶을 지우려고 했던 권력과 차별의 구조를 깨트리는 행동에 연대하는 것입니다. 국회와 윤석열 당선인도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선동의 정치를 멈추고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성평등 전담부처인 여가부 및 성평등추진체계 강화로 희망의 정치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