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상반기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 전체 162건의 상담 중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상담은 43건으로 26.5%를 차지한다. 상담내용에서는직장내 성희롱 상담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계약 해지와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 상담이 11건으로 25.6%를 차지한다. 2007년 7월 1일, 비정규직 법이 시행되었지만 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은 여전히, 부당한 계약해지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으며, 무기계약직이나 분리직군내 정규직으로 전환된 여성노동자들은 신분화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노동자의 노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 1. 비정규직 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계약해지, 근로조건의 차별은 여전해 법의 실효성과 역할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
2007년 7월 1일 비정규직 법이 시행된 후로 비정규직 상담의 뚜렷한 증가나 감소의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종전의 상담내용과 같이, 계약기간을 공란으로 두어 사업주의 편의대로 계약기간을 임의로 정하는 관행이나 형식적인 계약연장 관행도 지속되고 있었다.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의무를 피하고자 파견직에서 기간제로 전환하고 기간만료로 해고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 ● 사례 1) 파견직으로 2년 근무하고 2년 넘으면 나가야 된다고 해서 기간제로 바꿔서 2년 계약을 했어요. 근로계약서에서 계약기간 부분을 보면 입사일은 적혀 있고 그 뒤는 ( )까지라고 공란으로 돼 있고요. 2년 마다 계약서를 새로 썼고 별 말이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동으로 연장되는 줄 알았어요. 내일이 계약서 쓰는 날인데 계약 연장은 안 하고 다른 사람 뽑을 때까지만 다니라고 합니다. 저와 비슷한 일을 하는 정규직도 있고 계약직도 있는데 계약기간이 끝나는 마당에 차별은 잘 모르겠어요. (2008.4.2.)
●사례 2)2006.4.5. 전문계약직공무원으로 2년 계약해서 근무했고 2008.1.자로 2년 신규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4.16.에 4.2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구두 통보를 받았습니다. 간부 인사가 있으면서 소속 기관이 형식적으로 없어졌는데 ‘기타의 사유’라며 부서가 폐지, 해산 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면서 그만두라는 겁니다. 우리가 제출한 2008 사업계획에 따라 그대로 일이 진행되고 하던 일도 그대로인데 나가라니 황당합니다. 이전 근무경력을 문제 삼기도 했고요. 얼마 전에는, 다시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한다고 하고 3개월 후에는 나가라고 합니다. 책상도 분리해 놓고 우리를 격리시키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2008.4.18.)
● 사례 3) 주말에만 일하는 시간제 간호사입니다. 대학생 시간제 임금이 3만원이고 간호사 일당은 7만원인데 저는 지금 대학생 임금을 받고 있어요. 회사 들어올 때는 전문직 간호사로 들어왔는데 5년 전에 임금도 낮아지고 그 때부터 1년 마다 재계약 했습니다. 월, 화는 휴일이고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정규직들이 근무하는데 저는 주말에만 일합니다. 내가 안 오는 날에는 청경들이 대신 의무실을 운영하는데, 약도 함부로 주고 매우 위험합니다. 공원 의무실은 정규직이 필요한 자리이고 꾸준히 근무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정규직 간호사는 간호장교출신이에요. 이 사람은 주5일 근무하고 임금 기준도 일당 7만원입니다. 나랑 똑같은 일하는데요. (2008.4.28.)
|
더구나 사례2)와 같이, 비정규직 남용금지 및 차별 시정의 의무를 충실히 해 사용자의 모범이 되어야 할 정부조차도 부당한 계약해지를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노동부가 올해 5월, 기업 1465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60%의 기업이 ‘차별 시정 비용’, ‘정규직 전환’, ‘노사 간 갈등’으로 법 시행 후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법에 대한기업의 저항이 공공연한 상황에서, 정부부터 비정규직 보호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정규직과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들은 고용단절을 우려해, 차별시정신청을 못 하고 있다. 사례1)에서는 계약직과 정규직이 섞여서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도 고용단절을 우려해, 차별 불이익은 미처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사례3)은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에 대해 문제제기할 경우 정규직이 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렇듯,재직중인 노동자 개인이 차별시정신청을 하는 것은 고용안정과 맞바꾸는 결과가 되어 당사자들이 보다 쉽게 차별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 2. ‘정규직’이 되었더라도, ‘비정규직’에 대한 일상적, 신분화된 차별은 지속되고 있어,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구성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
무기계약직, 분리직군제, 신설된 하위직급 등 작년부터 올해까지 시도된 소위 정규직 전환제도 의해 ‘정규직이 된 비정규직 여성’들의 목소리도 상담을 통해 나타났다. 사례6)에서는, 정규직이라고 해도 고용만 보장할 뿐 승진에 제한을 두고 있고, 임금도 근무경력을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아 유사한 일을 하는 정규직과 차별을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고용보장을 받는다고 해도 여성에 대한 차별로 일찍 퇴사할 것을 종용받고 있어 ‘정규직 전환’의 효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례5)와 같이 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은 고용형태를 이유로 수십 년간 일을 해도 인격적인 무시를 당하고 이런 문제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4)에서는 무기계약직이 되었지만 과거에 비정규직이었다는 이유로 학교 내 모임에서 배제당하고 있다. 이는‘비정규직’이 하나의 낙인이 된 것이므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체 의식 없이는 극복될 수 없다. 비정규직 법에 대한 제도 개선과 동시에, 차별적 의식에 대해 성찰하는 구성원의 태도가 요구된다.
| ● 사례 4) 임금은 교육청이 지원해서 받는데 근로계약은 학교장과 했습니다. 교사들과 똑같이 8시 30분에서 4시 30분 까지 근무하고요. 특수아동을 보조하는 일을 4년 째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어요. 학교에 교사, 회계 등 교직원들이 경조사 때 계로 챙기는 상조회가 있는데 무기계약직도 됐겠다, 이 상조회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처음에는 된다고 하더니 나중에 "정규직"이 아니어서 안 된다"고 합니다. 너무 속상해요.(2008.03.24)
● 사례 5) 공기업 시간제로 일해요. 청원경찰들이 너무 인격적으로 무시합니다. 이들한테 공기업 직원은 신이고 시간제는 인권이 없습니다. 정규직한테는 90도로 인사를 합니다. 내가 일한지 10년도 넘었는데 회사 입구에서 신분증을 보여달라면서 안 들여보내 줬습니다. (2008.4.28.)
● 사례 6) 2003년에 아웃소싱 됐다가 2005년부터 2년 동안 계약직이었고 작년에 법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됐어요. 아웃소싱 때도 여자만 시키고 정규직 전환 때 대졸 초봉으로 맞추었는데 그간 근무경력은 하나도 인정이 안 됐습니다. 정규직 전환하면서 설명회를 했는데 인사고과를 별도로 평가한다고 했는데 관리자가 힘들다는 이유로 직무도 다 다른 상황에서 정규직이랑 섞여서 인사평가를 합니다. 우리는 사무지원직인데 정규직 사무직 밑에 새롭게 사무직, 기술직 20명을 묶어 둔 거에요. 승진은 과장까지 밖에 안 돼요. 게다가 인사고과가 낮고 나이도 많다고 자꾸 나가라고 합니다. (2008.4.7.) |
| 3. 법 시행과 별개로, 기본적인 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하다. 특히, 시간제 노동자는 심각한 근로조건에서 살인적인 노동을 하고 있다. |
올 상반기 상담에서 시간제 노동자 상담은 13건으로 비정규직 상담 중 가장 높은 30.2%의 비율을 보였다. 2008년 3월 경제활동부가인구조사에 의하면, 법 시행 이후 지난 1년 동안 13만 명의 비정규직이 증가했다. 이는 기간제 노동자가 줄어든 대신 시간제, 임시직, 파견직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 ● 사례 7) 계약직 강사로 1년이 넘게 일하다가 올 2월에 퇴사를 하게 됐습니다. 유치원에 파견가서 근무했고, 근무시간은 대략 주당 15시간정도였습니다. 회사에는 1주일이 한 번씩 회의하러 갔습니다. 유치원은 모두 네 군데에 파견됐고 임금은 철처히 강의한 시간에 비례해서 받았습니다. 임금일이 따로 정해져(15일)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 2월 강의료를 아직 못 받았어요. 회사에서는, 그동안 가르치면서 받아간 교재를 반납하고서 강의료를 받아가라고 합니다. (2008.3.31.)
● 사례 8) 1년 3개월 동안 시간제 강사로 일했어요. 2년 계약을 했고 그 기간을 못 채우면, 지금까지 받은 급여의 50%를 내는 계약서를 썼습니다. 계약상에 ‘시간표에 나온 시간을 강사 임의대로 변경할 수 없다’ 는 내용이 있습니다. 집안에 사정이 생겨서 시간을 조정해달라고 했더니 시간표 권한은 자기한테 있으니까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거면 그만두랍니다. 위약금 물고요. 지난달 수입은 50만원도 안 되는데, 우리는 최저임금 같은 거 없나요? 시간도 새벽반부터 저녁 늦게까지 시간표를 배정해서 목이 심하게 붓고 스트레스성 병도 생겼습니다. (2008.5.22.)
● 사례 9) 대형할인마트 계산원으로 5년 동안 일했습니다. 계약서상으로 하루 7시간 일하는 일하게 돼 있는데 1주일에 40시간 근무해요. 작년7월에 비정규직 법 생기고 주5일 근무가 됐어요. 2,3시간을 계속 서 있고 고객응대도 해야 하고 너무 힘들어요. 오전 10시에 나오면 오후 4시 30분까지 근무하고 30분 식사합니다. 오후 조면, 오후 3시 30분에서 밤 11시 30분까지 근무하고 5시에 30분 쉬어요. 거기에 연장근로 1시간이 늘 있어요. 연장근로는 동의서를 쓰라고 하는데 회사에서 조대로 다 짜놓고 당일 배정 보고나서 형식적으로 씁니다. 휴식시간 30분 안에 밥까지 먹어야 되는데 제대로 먹기가 힘들어요. 계산이 정확하게 안 끝나고 계산대 시계는 5분이 빨라요, 그럼 이 30분도 못 쉬고 또 다시 서서 일하게 됩니다. 식당이 8층인데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시간도 있어요. 스케줄이 너무 살인적이에요.(2008.4.17.)
● 사례 10) 미용실에서 시간제로 일했습니다. 머리를 감기거나 약품을 가지러 가다가 밀폐된 공간에 디자이너와 같이 있게 되면 디자이너가 신체접촉을 하고 음담패설을 했습니다. 하지 말라고 했더니 욕설을 하고 오히려 화를 냈어요. 벌 받게 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나와 버렸어요. (2008.2.20.) |
시간제 노동자들은 ‘시간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강한 통제를 받고 있다. 법상 명시되어 있는 차별시정이나 초과근로에 대한 거부권은 이러한 상황에서 유명무실하다고 할 수 있다. 사례9)는 이름만 시간제 일뿐 주40시간 노동을 하고 있고 연장근로를 매일 한 시간씩 강제로 동의서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제 노동자들이 대부분,장기근속이 불확실하고 통상의 노동자에 비해 충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차별적 근로조건을 적용하지만, 실제로 이들은 평균 1년 이상 근속을 하고 있다. 사례7)과 사례8)에서 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또 근무 외 시간의 활용조차 사용자가 통제를 하거나, 위약금 등 부당한 계약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례10)과 같이 성희롱이 발생해도 바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간제 노동자들에 대한 변형근로가 행해지지는 않는지 감시, 감독이 필요하며 기본적인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시간제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08년 상반기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 전체 162건의 상담 중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상담은 43건으로 26.5%를 차지한다. 상담내용에서는직장내 성희롱 상담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계약 해지와 고용형태를 이유로 한 차별 상담이 11건으로 25.6%를 차지한다. 2007년 7월 1일, 비정규직 법이 시행되었지만 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은 여전히, 부당한 계약해지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으며, 무기계약직이나 분리직군내 정규직으로 전환된 여성노동자들은 신분화된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노동자의 노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2007년 7월 1일 비정규직 법이 시행된 후로 비정규직 상담의 뚜렷한 증가나 감소의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종전의 상담내용과 같이, 계약기간을 공란으로 두어 사업주의 편의대로 계약기간을 임의로 정하는 관행이나 형식적인 계약연장 관행도 지속되고 있었다.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의무를 피하고자 파견직에서 기간제로 전환하고 기간만료로 해고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 사례 1) 파견직으로 2년 근무하고 2년 넘으면 나가야 된다고 해서 기간제로 바꿔서 2년 계약을 했어요. 근로계약서에서 계약기간 부분을 보면 입사일은 적혀 있고 그 뒤는 ( )까지라고 공란으로 돼 있고요. 2년 마다 계약서를 새로 썼고 별 말이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동으로 연장되는 줄 알았어요. 내일이 계약서 쓰는 날인데 계약 연장은 안 하고 다른 사람 뽑을 때까지만 다니라고 합니다. 저와 비슷한 일을 하는 정규직도 있고 계약직도 있는데 계약기간이 끝나는 마당에 차별은 잘 모르겠어요. (2008.4.2.)
●사례 2)2006.4.5. 전문계약직공무원으로 2년 계약해서 근무했고 2008.1.자로 2년 신규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4.16.에 4.2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구두 통보를 받았습니다. 간부 인사가 있으면서 소속 기관이 형식적으로 없어졌는데 ‘기타의 사유’라며 부서가 폐지, 해산 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면서 그만두라는 겁니다. 우리가 제출한 2008 사업계획에 따라 그대로 일이 진행되고 하던 일도 그대로인데 나가라니 황당합니다. 이전 근무경력을 문제 삼기도 했고요. 얼마 전에는, 다시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한다고 하고 3개월 후에는 나가라고 합니다. 책상도 분리해 놓고 우리를 격리시키면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2008.4.18.)
● 사례 3) 주말에만 일하는 시간제 간호사입니다. 대학생 시간제 임금이 3만원이고 간호사 일당은 7만원인데 저는 지금 대학생 임금을 받고 있어요. 회사 들어올 때는 전문직 간호사로 들어왔는데 5년 전에 임금도 낮아지고 그 때부터 1년 마다 재계약 했습니다. 월, 화는 휴일이고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정규직들이 근무하는데 저는 주말에만 일합니다. 내가 안 오는 날에는 청경들이 대신 의무실을 운영하는데, 약도 함부로 주고 매우 위험합니다. 공원 의무실은 정규직이 필요한 자리이고 꾸준히 근무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정규직 간호사는 간호장교출신이에요. 이 사람은 주5일 근무하고 임금 기준도 일당 7만원입니다. 나랑 똑같은 일하는데요. (2008.4.28.)
더구나 사례2)와 같이, 비정규직 남용금지 및 차별 시정의 의무를 충실히 해 사용자의 모범이 되어야 할 정부조차도 부당한 계약해지를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노동부가 올해 5월, 기업 1465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60%의 기업이 ‘차별 시정 비용’, ‘정규직 전환’, ‘노사 간 갈등’으로 법 시행 후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법에 대한기업의 저항이 공공연한 상황에서, 정부부터 비정규직 보호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정규직과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들은 고용단절을 우려해, 차별시정신청을 못 하고 있다. 사례1)에서는 계약직과 정규직이 섞여서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도 고용단절을 우려해, 차별 불이익은 미처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사례3)은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에 대해 문제제기할 경우 정규직이 되지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렇듯,재직중인 노동자 개인이 차별시정신청을 하는 것은 고용안정과 맞바꾸는 결과가 되어 당사자들이 보다 쉽게 차별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2. ‘정규직’이 되었더라도, ‘비정규직’에 대한 일상적, 신분화된 차별은 지속되고 있어,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구성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무기계약직, 분리직군제, 신설된 하위직급 등 작년부터 올해까지 시도된 소위 정규직 전환제도 의해 ‘정규직이 된 비정규직 여성’들의 목소리도 상담을 통해 나타났다. 사례6)에서는, 정규직이라고 해도 고용만 보장할 뿐 승진에 제한을 두고 있고, 임금도 근무경력을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아 유사한 일을 하는 정규직과 차별을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고용보장을 받는다고 해도 여성에 대한 차별로 일찍 퇴사할 것을 종용받고 있어 ‘정규직 전환’의 효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례5)와 같이 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은 고용형태를 이유로 수십 년간 일을 해도 인격적인 무시를 당하고 이런 문제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4)에서는 무기계약직이 되었지만 과거에 비정규직이었다는 이유로 학교 내 모임에서 배제당하고 있다. 이는‘비정규직’이 하나의 낙인이 된 것이므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체 의식 없이는 극복될 수 없다. 비정규직 법에 대한 제도 개선과 동시에, 차별적 의식에 대해 성찰하는 구성원의 태도가 요구된다.
● 사례 4) 임금은 교육청이 지원해서 받는데 근로계약은 학교장과 했습니다. 교사들과 똑같이 8시 30분에서 4시 30분 까지 근무하고요. 특수아동을 보조하는 일을 4년 째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어요. 학교에 교사, 회계 등 교직원들이 경조사 때 계로 챙기는 상조회가 있는데 무기계약직도 됐겠다, 이 상조회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처음에는 된다고 하더니 나중에 "정규직"이 아니어서 안 된다"고 합니다. 너무 속상해요.(2008.03.24)
● 사례 5) 공기업 시간제로 일해요. 청원경찰들이 너무 인격적으로 무시합니다. 이들한테 공기업 직원은 신이고 시간제는 인권이 없습니다. 정규직한테는 90도로 인사를 합니다. 내가 일한지 10년도 넘었는데 회사 입구에서 신분증을 보여달라면서 안 들여보내 줬습니다. (2008.4.28.)
● 사례 6) 2003년에 아웃소싱 됐다가 2005년부터 2년 동안 계약직이었고 작년에 법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됐어요. 아웃소싱 때도 여자만 시키고 정규직 전환 때 대졸 초봉으로 맞추었는데 그간 근무경력은 하나도 인정이 안 됐습니다. 정규직 전환하면서 설명회를 했는데 인사고과를 별도로 평가한다고 했는데 관리자가 힘들다는 이유로 직무도 다 다른 상황에서 정규직이랑 섞여서 인사평가를 합니다. 우리는 사무지원직인데 정규직 사무직 밑에 새롭게 사무직, 기술직 20명을 묶어 둔 거에요. 승진은 과장까지 밖에 안 돼요. 게다가 인사고과가 낮고 나이도 많다고 자꾸 나가라고 합니다. (2008.4.7.)
3. 법 시행과 별개로, 기본적인 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여성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하다. 특히, 시간제 노동자는 심각한 근로조건에서 살인적인 노동을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상담에서 시간제 노동자 상담은 13건으로 비정규직 상담 중 가장 높은 30.2%의 비율을 보였다. 2008년 3월 경제활동부가인구조사에 의하면, 법 시행 이후 지난 1년 동안 13만 명의 비정규직이 증가했다. 이는 기간제 노동자가 줄어든 대신 시간제, 임시직, 파견직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 사례 7) 계약직 강사로 1년이 넘게 일하다가 올 2월에 퇴사를 하게 됐습니다. 유치원에 파견가서 근무했고, 근무시간은 대략 주당 15시간정도였습니다. 회사에는 1주일이 한 번씩 회의하러 갔습니다. 유치원은 모두 네 군데에 파견됐고 임금은 철처히 강의한 시간에 비례해서 받았습니다. 임금일이 따로 정해져(15일)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 2월 강의료를 아직 못 받았어요. 회사에서는, 그동안 가르치면서 받아간 교재를 반납하고서 강의료를 받아가라고 합니다. (2008.3.31.)
● 사례 8) 1년 3개월 동안 시간제 강사로 일했어요. 2년 계약을 했고 그 기간을 못 채우면, 지금까지 받은 급여의 50%를 내는 계약서를 썼습니다. 계약상에 ‘시간표에 나온 시간을 강사 임의대로 변경할 수 없다’ 는 내용이 있습니다. 집안에 사정이 생겨서 시간을 조정해달라고 했더니 시간표 권한은 자기한테 있으니까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거면 그만두랍니다. 위약금 물고요. 지난달 수입은 50만원도 안 되는데, 우리는 최저임금 같은 거 없나요? 시간도 새벽반부터 저녁 늦게까지 시간표를 배정해서 목이 심하게 붓고 스트레스성 병도 생겼습니다. (2008.5.22.)
● 사례 9) 대형할인마트 계산원으로 5년 동안 일했습니다. 계약서상으로 하루 7시간 일하는 일하게 돼 있는데 1주일에 40시간 근무해요. 작년7월에 비정규직 법 생기고 주5일 근무가 됐어요. 2,3시간을 계속 서 있고 고객응대도 해야 하고 너무 힘들어요. 오전 10시에 나오면 오후 4시 30분까지 근무하고 30분 식사합니다. 오후 조면, 오후 3시 30분에서 밤 11시 30분까지 근무하고 5시에 30분 쉬어요. 거기에 연장근로 1시간이 늘 있어요. 연장근로는 동의서를 쓰라고 하는데 회사에서 조대로 다 짜놓고 당일 배정 보고나서 형식적으로 씁니다. 휴식시간 30분 안에 밥까지 먹어야 되는데 제대로 먹기가 힘들어요. 계산이 정확하게 안 끝나고 계산대 시계는 5분이 빨라요, 그럼 이 30분도 못 쉬고 또 다시 서서 일하게 됩니다. 식당이 8층인데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시간도 있어요. 스케줄이 너무 살인적이에요.(2008.4.17.)
● 사례 10) 미용실에서 시간제로 일했습니다. 머리를 감기거나 약품을 가지러 가다가 밀폐된 공간에 디자이너와 같이 있게 되면 디자이너가 신체접촉을 하고 음담패설을 했습니다. 하지 말라고 했더니 욕설을 하고 오히려 화를 냈어요. 벌 받게 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나와 버렸어요. (2008.2.20.)
시간제 노동자들은 ‘시간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강한 통제를 받고 있다. 법상 명시되어 있는 차별시정이나 초과근로에 대한 거부권은 이러한 상황에서 유명무실하다고 할 수 있다. 사례9)는 이름만 시간제 일뿐 주40시간 노동을 하고 있고 연장근로를 매일 한 시간씩 강제로 동의서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제 노동자들이 대부분,장기근속이 불확실하고 통상의 노동자에 비해 충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차별적 근로조건을 적용하지만, 실제로 이들은 평균 1년 이상 근속을 하고 있다. 사례7)과 사례8)에서 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또 근무 외 시간의 활용조차 사용자가 통제를 하거나, 위약금 등 부당한 계약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례10)과 같이 성희롱이 발생해도 바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간제 노동자들에 대한 변형근로가 행해지지는 않는지 감시, 감독이 필요하며 기본적인 법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시간제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