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식당여성노동자를 만난 여휴인들의 이야기

201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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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쉬면 소원이 없겠다

 

식당여성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기를 위한 여휴인 실천단 모임이620,민우회 회의실에서 있었습니다.식당여성노동자를 만난 생생한 이야기,서로 다양한 경험을 나누면서 어떻게 하면 목소리를 더 담아낼 수 있을까 함께 밤늦도록 얘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여성노동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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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 그렇다고 하지만...

 


수풀:오늘 부천시 식당가에 가서 다섯 부를 받았어요.아는 단골 숯불갈비집 가서 직원분께 한 부 받았구요.낙지전골 집 갔는데 들어가니까 쉬는 시간이라 일곱 분 누워 있는데,제가 하는 설명은 두 분 정도 들었어요.서빙하는 두 분이 서로뭐 썼냐?”하면서 재미있어했어요.체크하면서 다친 얘기 많이 했고,호칭은 아가씨가 젊어 보여 좋다는 등 여러 말씀 들을 수 있었어요.다음엔 굴국밥집 갔는데 사장님한테 식당 실태조사 한다고 말하고 직원 다섯 중 한 분이 했어요.사장님이 뒤에서이거 해서 뭐 좋아지냐?”정부에서 뭐 해줄 건가?”묻기도 했어요.사실 좀 긴장되어 식은땀도 흘렸어요.(웃음)

 


나은:저는 열 서너군데 식당에 가서 네 군데 받았는데,저는 설문을 받은 데서 삼십분 이상 머무르며 얘기했어요.처음에 소개할 때안녕하세요?한국여성민우회에서 왔는데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오 분이나 십 분 정도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을까요?저희가 답례품도 준비했습니다.”말했어요.자연스럽게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로 전화를 주시라고 말했구요.

 


나우:한 군데를 하기 위해 여러 군데 가기도 하는데,막상 설문을 하시면 설문내용에 마음을 열더라구요.

 


바다:저는 사장님 계신 데는 지나치고 식당 종업원들만 계실 때 갔어요.안 해주시는 곳은 명함 놓고 나오기도 했구요.열시간 넘게 장시간 노동 하지만이 정도 힘든 일 어디 가나 다 비슷하다면서 임금에 만족한다는 분도 있었어요.휴가 때 쉬면 페이가 깎이니까 깎일 바에는 나오는 게 낫다고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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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시간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생각 못하고 일만 하면서 식당일이 몸에 배여서 자기가 힘들다는 것을 자각을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일 외에는 신경 못 쓰는 게 같은 여성으로서 가슴 아프기도 하고.화장실 가는 거 자유롭지 않다,핸드폰 통화 알아서 자제를 해야 한다고 말씀도 하시고 노동강도의 심각성을 고민하지 않는 모습도 보구요. 병이 악화되어도원래 다 아프지,이거 다 아프다고 하시기도 했어요.자기 노동을 긍정해야 그렇게 힘든 노동을 할 수 있는 거 같아요.식당에 가서 막상 보니까 조선족 동포가 참 많으시더라구요.말씀 안하니 모르는데 절반 이상 중국 동포 같아서 그분들 얘기도 듣고 싶었어요.

 


불만을 느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나은:노동조건 문제에 있어 임금에 불만이 없다기보다 불만을 느낄 수 없는 구조였어요.식당임금구조가 고정되어 있어 휴식시간에 대한 고민이 높은 것 같았어요.사장이 좀 잘해준다면이 시간은 쉬어라고 시간을 내주는 경우가 있고,직원끼리 돌아가면서 쉬는 경우도 있고,몰래 쉬는 경우도 있어요.휴일은 한 달에 두 번이나 세 번 쉬는데,명절은 어떻게 쉬는지 명절 때 하루나 이틀씩 못 쉬는 거는 어떤지 자세히 알고 싶더라구요.중국교포를 만나기도 했는데 식당노동자 절반이 중국교포고 고용허가제 문제와 관련해 퇴직금 정산 등 여러 문제가 더 있는 걸 알게 되었어요.식당에서 계신 분들 중에 설문 하고 나서통계 나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달라고 관심을 가지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유나:저는 설문을 받는 게 좀 어려웠어요.혼자서 설문을 하러 갔는데 이화여대 동문쪽 식당 갔는데 거절을 당했어요.막상 식당여성노동자는 하고 싶은데 사장 눈치 보여서 못하는 경우도 있구요.기가 죽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신촌 쪽으로 나갔어요.설문을 받았던 한 분은 순대국밥집이었어요.대화를 좀더 나누고 싶어요.설문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시는지 진짜 듣고 싶구요.식당여성노동자의 휴식시간이 제대로 없다는 게 설문을 받기 힘든 요인이었어요.

 


나우:한 중국분을 만났는데, 14년 동안 불법으로 있다가 허가받은 지 한 달이라고 했어요. 12살 딸과14살 아들이 있었는데14년 동안 이주해 있는 동안 이제 아들이 스물아홉인데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마음 아파 하시더라고요.직종에 따라 영주권을 준다고 하면서 영주권 얻으려면 정규직이 되어야 하는데식당은 영주권을 왜 안 주냐?”고 말씀하시기도 했어요.등록하고5-9개월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게 있다는데 식당에서 열두 시간 일해야 해서 쉽지 않으신가봐요.한 달에 이틀 쉰대요.세 명 일하는데24시간 식당이고12시간 맞교대로 일하니까 휴가를 낼 수 없대요.급여는150만원이구요.일주일에 한 번만 쉬면 소원이 없겠다.만약9시에 출근해6시에 퇴근하면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겠다.종일 일하는 게 너무 힘들다.,식당,오가면서 집안일할 시간이 없어 장롱 속에 빨래를 다 넣어놓는다.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니까 집에서 밥을 차리고만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신에게 휴일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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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풀: ‘휴일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질문에여행가고 싶다는 분도 있고가족썼다가 지우고친구 만나고 싶다.’ ‘친구랑 여행가고 싶다.’ ‘자고 싶다.’고 쓰시기도 했어요.

 


나우:집에서 밥 해놓고 나오고,식당에서도 내내 일하고 집에 가서도 일하고 당연히 아플 것 같아요.열두 시간 맨날 밥하는 거니까 휴식의 의미가 큰 거죠.

 


희정:저는24시간 밥집에서 설문 받았어요.12시 넘어서 갔는데 사람이 없었어요.처음 설문 하러 간 데서삼십 년 동안 식당일 하는데 안 다쳤다,내 나이에 이 정도 월급이면 괜찮지하셨어요.이게 정말 괜찮을까 생각해 보았어요.한편 낮은 임금 같은 이야기가 이분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 어떡하지?더 얘기를 안 해줄 텐데 하는 우려도 했구요.이런 현실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문항에 대해서도 더 고민해보았어요.

 


물결:한 식당여성노동자는남편이 사업 실패하고 이제 내가 식당에서 일해 벌어오며 큰소리친다,난 돈 벌고 있다.여자들은 살림하면서도 골병들다.여자로 사는 게 원래 어려운데 난 식당에서 일해서 더 돈 벌고 괜찮다.집안일은 더 열심히 못하게 되지만 일이 빡빡해도 밤10시 되면 남편과 아들이 마중나와서 기분 좋다는 분도 있었어요.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집안일보다 임금을 벌 수 있는 식당일을 통해 자신감이 커졌다는 거지요.

 


유나:호칭에 대한 문제도 느꼈는데,주방에서 일하는 사람 중 남자는 과장님,부장님,점장님 부르면서설거지도 하고 직원 점심 하는 분은 유독 이모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나우:듣고 싶은 호칭에이모를 쓰셨다가운전하시는 분은기사님이라고 하는데 어떤 호칭 듣고 싶으세요?”되물으면 썼던이모를 지우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었어요.보통 이모는 젊은 사람을 가리키는 호칭,나이든 식당여성노동자는 아줌마라 부르더라고요.

 


당당하고 보람있게 일할 수 있으려면

 


낭미:죽집에서 설문을 받았는데 아침10시부터 오후4,또 오후4시부터 밤10시까지 각각 아르바이트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났어요.죽집은 열두 시간 운영하지만 노동자는 여섯시간씩 돌아가며 일하는 거죠.그래서80만원 받으세요.그래서 휴식이나 휴일에 대한 고민은 덜하지만 온전히 생활할 임금이 안 된다는 점을 어려워하시더라고요.이분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건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죠.이분들은 고깃집에서 일하는 다른 식당여성노동자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가 다르다고 구별짓지만 사실은 여성이기 때문에 가족의 문제도 책임져야 하고저임금의 일자리에서 단시간이나 장시간으로 일할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같은 문제인 것 같아요.

 


나은:새벽 네시에 첫 버스 타면 나이든 여성노동자,시설 노동자가 많잖아요.식당은 노동시간이 열두 시간,열네 시간이라서 집에서 가까운 곳의 식당에 다니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사실 식당마다 비슷한 조건이 많고 어려움이 많은데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식당 안에서 줄곧12시간, 14시간 있어서 밖으로 나올 계기가 없잖아요.지역을 기반한 지역운동의 출발로 조직하는 사람이 공을 들여 발로 찾아 다니며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겠구나 싶었어요.

 


나우:언제 보람 있는지 여쭤보니 손님이 밥그릇을 비우면 좋대요.밥이 남겨지면 한번 먹어본대요. ‘왜 다 안 드시지?짠가?싱거운가?’하구요.어떤 식당여성노동자는 자식이 어렸을 때 부모가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 손 들라니까 자식이 손 들었대요.자식한테 부끄럽지 않았냐고 물었더니엄마가 힘들게 일해서 버는데 왜 부끄럽냐.고맙다.”고 말해줘서 그때부터 당당하고 보람있게 일할 수 있게 되었대요.

아픈 데 없으세요?”물었더니당연히 아프다, 12시간씩 일한다,화상,육통,베이고 데인 데,깁은 데 다 상처를 보여주더라구요. “내가 이런 걸 사장한테 이야기 못하고 약국에서 약 바르고 한다

월급보다 휴일을 바라는데지금 임금이 보존된다면 하루 몇 시간 일하고 싶으세요?’질문에 지금 근로시간12시간에서1시간이나2시간만 빼서 쓰시더라고요.안타까웠어요.그분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더 알려져야 합니다.

 


이야기는 밤 늦게까지 나누어졌습니다더 많은 식당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이런 만남을 통해 세상에 의미있게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더 많은 분들이 함께했으면 참 좋겠어요. (식당여성노동자 설문조사는 7월 중순까지 이어집니다십시일반관심있는 모든 분들의 참여를 기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