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후기] 퀴어, 젠더, 트랜스 책 세미나 후기!(4/22, 4/29)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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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이미지/ 퀴어 젠더 트랜스 그리고 페미니즘 책세미나라고 쓰여있다.)


"정체성 범주는 흔히 페미니스트 정치학의 기초를 이루는 것으로, 페미니즘을 정체성 정치학으로 삼는 데 필요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정체성 범주는 페미니즘이 열어젖혀야 하는 문화적 가능성을 미리 제한하고 한정 짓는다. 

무거운 범주에 코웃음을 치는 일은 페미니즘에 필수적이다." 『퀴어, 젠더, 트랜스』재인용




안녕하세요. 민우회 성평등네트워크팀 입니다.


본격적인 트랜스젠더X페미니스트 활동을 하기 전!


민우회 활동가 영지와 윤소, 구구 회원 안온, 나르, 새롬 6명이 함께 4월 22일, 27일 두 번 만나

리키 윌친스의『퀴어, 젠더, 트랜스』를 읽고 감상과 소감을 나눴습니다.


책소개🔻

정체성 중심의 권리운동을 젠더 문제로 꿰뚫으며 ‘모두의 젠더 문제’를 외친 트랜스젠더운동가 리키 윌친스. 1990년대부터 2021년 현재까지 30여 년간 젠더 관련 인권운동에 앞장서며 각종 단체를 조직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해온 그가 생생한 경험과 간결하고 쉬운 서술로 안내하는 퀴어이론, 젠더이론 입문서가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정체성 중심으로 전개된 20세기 중후반 미국의 여성/동성애자/트랜스젠더 권리운동의 성취와 한계를 짚으며 모두가 맞물린 젠더 문제를 환기하는 데서 시작하는 이 책은 퀴어이론, 젠더이론의 핵심을 다루는 가장 생생하고 간결한 입문서인 동시에, ‘모두를 위한 젠더권운동’이라는 저자의 실천처럼 젠더 이분법에 들어맞지 않는 모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쓰는 데 집중한 리키 윌친스는 우리 사회에 너무나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쉽게 인식하기조차 어려운 젠더 이분법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더 넓은 젠더 패러다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가로막히는 세계에서 그 너머를 그리는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이분법을 퀴어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짓눌러버리는 세계에서 ‘퀴어한’ 세계를 그리는 일은 가능할까? 그 상상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진행 PPT 이미지, 자기소개, 참여하게 된 계기, 고민, 기대 등 과 퀴어, 젠더, 트랜스와 관련된 관심있는 뉴스나 이슈, 사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 경험 이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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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만남은 너무 어렵지만(아마 어색해서..)

책 이야기를 하기 전,

🔎 참여하게 된 계기, 고민, 기대와 

🔎 퀴어, 젠더, 트랜스와 관련된 관심있는 뉴스나 이슈, 사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 경험

나누면서 약간의 아이스브레이킹을 했습니다.



💬

"주변이 대부분 퀴어이고, 이슈, 쟁점에 대해 스몰토크를 잘 나눠요. 근데 그러다보니 오히려 내가 속해 있는 집단 바깥의 분위기를 모르겠고. 재작년에 퀴어 이론에 대해서 비퀴어 집단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달랐어요. 친구들과는 퀴어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데, 그 집단에서는 설명이 더 필요했고 무지에서 비롯된 혐오나 은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내가 너무 갇혀 있었구나' 라는 깨달음과 '다른 범위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세미나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최근에 영국 법원에서 여성은 생물학적 여성만 여성으로 판단한다는 뉴스를 봤어요. 트위터 인용창이나 댓글창을 안 열게 되더라고요. 트랜스젠더 배제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집단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이 가니까 좀 무섭기도 했고, 트럼프도 그렇고. 세계가 전반적으로 우경화되면서 역행하고, 대중의 정서가 그런 식으로 가고 있다는 게 슬프더라고요." (나르)



💬

"페미니스트로 일상과 신념 사이의 거리감을 자주 느껴요. 

트랜스, 페미니스트, 젠더를 가지고 싸우는 플로우가 정기적으로 돌고, 개인적으로 평화주의자라 플로우에 동참하거나 혐오발언을 하지 않지만 내가 이 문제를 회피하는 게 옳은 일인가, 변화를 위해 참여하는 게 용기있는 일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고요. 

근데 이론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말을 아끼게 되면서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안온)


💬

"예전엔 남성 우월주의에 근거하여 여성들이 차별받는다고, 생물학적 여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살다가 여러 퀴어 단체에 참가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변희수 하사 사건으로 가시화된 이후로 트랜스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퀴어, 젠더가 트랜스와 어떻게 뗄 수 없는 키워드인지 알아볼 수 있는 책이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새롬)



(큰 사무실 공간에서 참여자 다섯명이 앉아 앞 화면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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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돌아와서,


첫날엔 미국의 여성,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권리운동 역사와 한계를 짚어보는 1부와 

포스트모더니즘과 퀴어이론을 담은 2부를 읽고 한국은 과거에 어떤 역사를 가졌고 현재 어느 지형에 놓여있는지 살펴보았고요. 


두번째 만남에선 3부 정체성 정치의 한계는 무엇이고 젠더권 운동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정체성 정치를 넘어' 파트를 읽고 만났는데요.



📖“책에서 어려운 이론을 사례와 함께 쉽게 서술해줘서 잘 읽혔던 것 같다”


📖 “한국은 아직 젠더라는 개념 자체가 대중적이지 않은데, 젠더권 논의가 가능할까 싶다”


📖 “외국과 상황이 다르더라도 한국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퀴어 가시화가 중요하다. 드라마 ‘하트스토퍼’에선 퀴어 정체성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자주 나오는데, 한국의 미디어나 교육과정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 “페미니즘은 젠더의 경계를 확장하고 흐리게 하고 부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좁혀가고 공고히 하고 벽을 쌓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든다”


📖 "학내 정치성향을 띈 동아리들이 사라지고 취미나 취업을 위한 또는 친기업적인 동아리들이 많아지면서 학내 탈정치화가 이뤄졌고, 그 안에서 나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가, 나는 어떤 '손해'를 입는가를 따지면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흐름이 만들어진 게 아닌가..."


📖 "트랜스젠더를 포함해서 퀴어 당사자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생기면 좋겠다."


등등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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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사례이고, SNS가 활발하지 않던 2000년대 초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지금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기엔 확실히 한계가 있었지만, 작가 개인의 경험과 당사자들의 경험을 이론과 함께 풀어내면서 읽기에 어렵진 않은 책이었는데요.


역자가 퀴어 문화를 모르는 사람에겐 생소한 용어를 해설해주고,

한국의 퀴어용어로 번역하여 이해를 쉽게 만들어주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정정해준 점도 모두가 인상깊게 본 부분이었습니다.


퀴어이론에 입문하고 싶거나,  젠더란 무엇인지, '젠더권'이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

페미니스트인데 정체성 정치에 의문을 갖고 있거나, '여성' 정체성으로 페미니즘 활동에 한계를 느끼시는 분들과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눴어요.




🌻🌻 🌻 

곧 트랜스젠더/퀴어 인권(이자 우리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페미니스트와 함께 기획하고 진행해볼 예정인데요.

관심있으신 분은 민우회 홈페이지나 SNS를 계속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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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퀴어, 젠더, 트랜스 책 다섯권을 별모양으로 놓고 브이를 하고 있는 참여자들의 손가락과 함께 찍혀있다)


참여자들의 후기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나르


이번 《퀴어, 젠더, 트랜스》 세미나에 참가했던 나르입니다.

덕분에 좋은 책,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로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


페미니즘과 (성 지향성 중심의) 퀴어, 트랜스젠더 등으로 나뉘어져 있던 운동의 흐름을 젠더 이론의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스스로도 교차성을 바탕으로 여러 문제들에 고민하고 연대하려 노력해왔지만, "젠더"라는 공통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상성 규범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뜯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젠더권을 향한 포괄적인 운동을 실천하고자 하는 제안이 인상 깊었어요.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는 아무래도 2000년대 극초반 미국의 관점에서 쓰인 책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2025년 한국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이론적인 부분이나 책 속에 소개된 사례들에 공감하는 한편 한국의 여성/퀴어 운동 역사의 흐름이나 현재 상황을 떠올려보고, 젠더권이라는 개념이 지금 한국에는 아직도 이른 것은 아닐지, 그러면서도 다른 상황들과 맞물려 빠르게, 고유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한국 페미니즘의 흐름이 있기에 젠더권에 대한 논의와 운동이 더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 않을지, 그런 고민들을 나눌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요.

젠더권에 대한 논의는 동일성을 기반으로 결집하는 정치성 정치보다 더 넓은 범위의 고민과 연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문제인데, 최근 한국은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적 국면에서 '나'의 '이익'을 좇고 있고, 그 기저에는 전세계적 불황과 한국의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혐오와 배제의 논리가 쉽게 힘을 얻고 있다는 지점에서도, 그렇기에 젠더권처럼 틀을 벗어나고 차원을 넓힐 고민이 더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자도 지적했던 것처럼, 세미나에서도 뒤풀이에서도 끝없이 고민이 이어졌던 것처럼, 지금 단계에서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절대적인 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나아가야 할 부분이겠지만요. 

그런 내용들을, 한국"여성"민우회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신 활동가 분들의 실천적인 분야에서의 고민, 경험이나 사상 면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회원들과 함께 나누며,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 조금이라도 손에 잡히는 형태의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질 수 있었다는 데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새롬


안녕하세요 이번 책 세미나에 참가한 새롬이라고 합니다.

퀴어, 젠더, 트랜스는 페미니즘에서 어떻게 봐야하고 그들과 왜 같이 연대하며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주제로 트랜스여성 당사자인 저로서는 흥미로운 주제인지라 참가하게 되었어요.

책 부분에 "난 여자인건 맞는데 생활할때는 인간으로서 사는데 원피스 입을때나 남자들이 쳐다볼때 그제서야 내가 여자로 느낀다" 라는 어느 여성의 말에 공감되었고 첫날 자기소개때도 말했지만 저도 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다가 여성혐오와 차별을 겪으며 여성이란 약자성에 인지하고 여성들의 아픔에 공감할 때 내가 비로소 여성공동체에 속하고 있다는걸 느끼고 내 성별이 여성이란걸 느끼고 있지요.

하지만 TERF들이 트랜스젠더를 배제할때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까  페미니스트로서 고민이 참 많았어요. 사회적 약자가 또 다른 소수자를 혐오하는게 페미니즘이 아니란걸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리고 다른 민우회 회원과 수다를 통하여 저마다의 의견을 들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여성인권과 성평등 사이에는 퀴어 젠더 트랜스들이 모두 얽혀 있고 모든 이들의 자기 자신으로 살 권리와 모두가 안전하게 지낼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고 앞으로의 페미니즘이 나아갈 방향을 잘 제시해준 것 같아요. 






📭 아래 링크는 활동을 위한 모금함입니다. (많관부입니다...)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200422?p=p&s=rs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