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후기]
내 시간의 주인은 누구?
: 종속과 자율 사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주권 찾기
2022년 10월 18일 화요일 오후2시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에서, 토론회,“내 시간의 주인은 누구?: 종속과 자율 사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주권 찾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사진 설명: 토론회 시작 전 바실리오홀]
한국여성민우회노동팀은 올해 3월부터 노동자의‘시간주권’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와 연구자와의 회의, 여성노동자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시간주권’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임금노동자의 대부분은 하루의 1/3가량을 회사에서 보내게 됩니다. 일정 시간의 노동을 계약하고 이 시간을 회사에 헌신하지만 때로는 계약 시간보다 더 오래 일하기도 하고 혹은 퇴근하고나 주말에도 집에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회사 일이 몰릴 때는 ‘내 것인 연차’를 맘껏 사용하기도 어렵고, 빨래하거나 가족들과 저녁을 먹거나 운동하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을 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자신의 삶을 충분히 돌보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돌볼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닐 때는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아이를 돌보거나 부모님을 돌보거나 아픈 파트너를 돌본다거나.‘전통적으로 돌봄 책임자’로 호명된 여성들은돌봐야 할 사람들이 생길 때야근이 많은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중 일부는 단시간, 저임금의 직장으로 옮기거나 잠시 회사를 그만두고 돌봄에 집중하기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는 곧바로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겪거나 ‘비정규직’, ‘질 낮은 일자리’로 밀려나는 원인이 된다는 문제 의식으로 ‘시간주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또한 노동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확대되고 있는각종 유연근무제(시차출근, 탄력근무, 재택근무, 육아기 단축근무 등)가 현실적으로 여성노동자의 노동과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지점검해보고자 했습니다.
[사진설명: 테이블에 모인 발제자와 토론자, 사회자 총 7인]
토론회, “내 시간의 주인은 누구?: 종속과 자율 사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주권 찾기”는 그간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연구자, 전문기자, 노조 위원장 등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해보는 자리를 준비하였습니다. 민우회 공동대표 최진협 님의 인사로 토론회가 시작되었어요. 진행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프로그램
∘ 사회 최진협∥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 발제 1
신혜정∥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팀장
∘ 발제 2
이소진∥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 토론 (가나다순) :
김영미 ∥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원정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전혜원 ∥ 시사IN 기자
정민정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
∘ 질의응답
[사진 설명: 토론회 당일 배포한 (좌)민우회 리플렛과 (우)토론회 자료집]
발제자와 토론자분들께서 일찍이 원고를 준비해주시는 덕분에 현장에서 예쁘게 디자인된 토론회 자료집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양민영 디자이너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발제문과 토론문이 모두 담긴 본 토론회 자료집은 하단 링크를 통해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발제는 20명의 여성 노동자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인터뷰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노동 이야기였습니다.발제1, “여성노동자는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시간주권 확보를 위한 정책 및 패러다임 전환”발표는 민우회 신혜정 활동가(은사자)가 맡아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은사자 활동가가 야근/잔업/주말근무 등 갑작스런 노동시간 변동을 경험한 여성노동자 20명의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 하고 있다]
20명의 인터뷰이는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장시간 노동의 고충에 대해 토로해주셨습니다.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또 노동자 상황에 맞추어 노동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을지언정 팀의 분위기, 상사의 압박,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사실상 충분히 제도를 사용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얘기해주셨습니다. 또 118명의 응답자가 설문조사를 통해 “노동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 제외, 하루 중 순수하게 쓸 수 있는 시간”을 응답해주셨는데, 이는 평균 3.35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이는하루의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회복만이 가능할 뿐 충분히 자기 삶을 돌보고 ‘노동’ 이외의 삶을 누리기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시차출근제와 재택근무제를 마치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혜택처럼 말하고 여성노동자의 경우에도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 때 상사 심기를 살피는 감정노동을 덜하기 때문에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는 유연근무제의 장점이라기보다성차별적 조직문화의 모습의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설명: 은사자의 발제를 듣고 있는 참여자들]
마지막으로 은사자 활동가는“시간주권 확보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것은 구조적 성차별, 사용자에게만 유연한 일 중심으로 구성되는 노동시간의 변화, 적정한 임금, 노동조합을 통한 집단투쟁, 노동시간 단축, 정해진 노동시간과 휴게시간이 지켜지는 등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 번째 발제는 연세대학교 박사과정의 이소진 연구자의 발제였습니다. 연구자는“장시간 노동자에게 시간주권은 없다: 2040여성의 노동환경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문으로 장시간 노동문화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남겨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이소진 연구자가 2번째 발제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구자는 시간주권의 유형을 ‘노동시간’과 ‘시간통제권’ 측면에서 분석하였습니다. 그래서 표준노동-경직, 표준노동-유연, 장시간-경직, 장시간-유연이라는 분류로 20명의 인터뷰이를 나눠보았는데요. 대부분의 인터뷰이들은 ‘장시간-경직’에 해당되어 장시간 근무 환경속에서 자율적인 시간 통제권 없이 고용주의 통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간을 본인 의지대로 조율할 수 있는 ‘유연’에 해당하는 노동자들 역시 ‘표준노동’ 시간을 일하는 분은 인터뷰이 중에 한 명도 없었고 모두 ‘장시간-유연’ 형태로 노동하고 있었습니다. 즉, 장시간 노동의 훈육기제로 ‘유연근무제’가 선택되고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성별에 따라 직무 배치를 달리 해 차별적 혜택을 부여하는 성별분리직군제 속에서, 남성에게는 시간투여를 기반으로 하는 헌신을 요구하는 한편 여성노동자에게는 시간 아닌 업무 효율성을 요구한다.” 이런 얘기도 나눠주셨는데요. 즉직군 분리를 통해 승진체계 안에 있는 남성들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고, 승진없이 저임금으로 노동하는 여성노동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맡기고’ 주어진 시간 안에 일을 모두 끝내라는 방식의 효율성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정리하자면 시간주권 담론 구성에 있어 시간에 대한 통제권에 집중하기보다 한국사회에 구성하고 있는 장기간 노동체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함을 주장한다.장시간 노동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주권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해주셨습니다.
두 발제가 끝나고, 첫 번째 토론으로는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영미 선생님께서 발언을 이어주셨습니다.
[사진설명: 김영미 선생님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시간주권은 살기 위해 일하는가 vs 일하기 위해 사는가에 대한 질문, 일•생활 균형을 구성하는 질문 중 하나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얼마나 적은가 입니다. 한국국민은 OECD 국가 중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가장 많고 휴식 시간이 적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의 유연근무는 명암이 함께 존재하고 있고,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휴가 및 유연근무의 ‘보편적’확대, 노동자의 자율성 보장, 복지 안전망 확충이 필요하고 궁긍적으로는 보편적 돌봄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전혜원 기자님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두 번째 토론자는시사IN에서 노동이슈 담당으로 글을 쓰고 계신 전혜원 기자님이셨습니다. 기자님은 현 정부의 정책과 문제점, 외국 사례 등을 꼼꼼히 짚어 한국 현실에 맞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책 <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쓴 클라우디아골딘의 말을 빌어 문제는 ‘탐욕스러운 일자리’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일이 탐욕스럽다는 말은 집에 아이가 있거나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경우 가정 쪽의 임무를 맡기로 한 사람은 근무시간과 업무일정에 유연성이 허용되는 일자리를 택하게 될 것이란 점.”입니다.
[사진설명: 김원정 부연구위원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께서는 “어떤 업종이나 직무에서 유연근무가 작동되는지 반대의 경우는 어떠한지, 코로나 전후로 유연근무가 정착된 기업조직 사례 등의 연구와 유연근무 활용에 중간관리자의 선호가 개입될 여지를 줄여나가는 방법 모색 등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기술변동과 노동시장 구조, 노사관계, 조직문화, 임근체계 등 다양한 제도적, 문화적 문제들이 얽혀있는 이슈이기에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나가야할지 시작점을 잘 짚을 필요가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정민정 부연구위원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마지막 토론자정민정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위원장께서는 올 해 현 정부의 마트 의무휴업(일요일) 폐지 시도에 맞선 투쟁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흔히 노조는 시간외 수당 때문에 노동시간 줄이기를 꺼려한다는 편견이 있었는데요, 마트노조에서는 쉬는 날을 보장하되 마트의 스케쥴에 맞춘 비정기적인 쉼이 아니라, 남들이 쉬는 ‘일요일’에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쉴 수 있는, 노동자가 사회와 연결될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유튜브 생중계를 참여하던 시청자분들도 자유롭게 많은 의견을 실시간을 남겨주셨는데요,
SudioNo***님은 여성노동자들의 유연근무제 경험을 발제로 듣고 "'정해진 (근무)시간'이라는게 일종의 경계선처럼 있었어서, 그나마 조직(리더)의 통제가 멈출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유연해지니 마구마구 침범되는 것 같네요" 라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또 so**님은 "장시간 노동을 바꿔내려면 삶과 사회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할 것 같아요. (중략) 적당히 (혹은 적게) 일하고 적당히 벌고 임노동으로만 삶을 꾸려나가지 않아도 되는, 복지가 내 삶을 재탱해주는 그런 사회를 원해요" 라는 의견을 남겨주셨어요. 또 마트노조에서 과거 24시간 마트 운영했던 이야기를 듣고 물보라****"님은 "24시간 영업이라니...응급실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강제로라도) 안했으면..."이라고 과하게 '이익'과 사용자 편리'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을 남겨주셨습니다.
현 정권의 노동정책 개혁을 앞두고, ‘회사 프로젝트가 밀려있을 때에는 과감하게 몰아서 야근하고 쉴 때 쉬게 해줘야 한다’ 라는‘일’중심, ‘성과’중심의 사고가 많은 논쟁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회사 일정에 맞춰서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는, 돌볼 사람이 있는 노동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한꺼번에 몰아서 일하고 과로한 노동자는, 일상적인 삶의 루틴으로 돌아오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을 다시 재정비해야할까요.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이야기해왔던 민우회가 또다시‘유연근무제’의 확산을 앞두고 ‘여성노동자’의 삶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어떤 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어야 모두가 자신의 삶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연구합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민우회 노동팀의 행보에 관심가져주세요!내 삶을 지키는 작은 자율권! 노동 시간 주권!
현장의 더 자세한 발언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유튜브 생중계 영상과 토론회 자료집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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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후기]
내 시간의 주인은 누구?
: 종속과 자율 사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주권 찾기
2022년 10월 18일 화요일 오후2시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에서, 토론회,“내 시간의 주인은 누구?: 종속과 자율 사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주권 찾기”를 진행하였습니다.
[사진 설명: 토론회 시작 전 바실리오홀]
한국여성민우회노동팀은 올해 3월부터 노동자의‘시간주권’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와 연구자와의 회의, 여성노동자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시간주권’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임금노동자의 대부분은 하루의 1/3가량을 회사에서 보내게 됩니다. 일정 시간의 노동을 계약하고 이 시간을 회사에 헌신하지만 때로는 계약 시간보다 더 오래 일하기도 하고 혹은 퇴근하고나 주말에도 집에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회사 일이 몰릴 때는 ‘내 것인 연차’를 맘껏 사용하기도 어렵고, 빨래하거나 가족들과 저녁을 먹거나 운동하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을 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자신의 삶을 충분히 돌보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돌볼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닐 때는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아이를 돌보거나 부모님을 돌보거나 아픈 파트너를 돌본다거나.‘전통적으로 돌봄 책임자’로 호명된 여성들은돌봐야 할 사람들이 생길 때야근이 많은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중 일부는 단시간, 저임금의 직장으로 옮기거나 잠시 회사를 그만두고 돌봄에 집중하기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는 곧바로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겪거나 ‘비정규직’, ‘질 낮은 일자리’로 밀려나는 원인이 된다는 문제 의식으로 ‘시간주권’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또한 노동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확대되고 있는각종 유연근무제(시차출근, 탄력근무, 재택근무, 육아기 단축근무 등)가 현실적으로 여성노동자의 노동과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지점검해보고자 했습니다.
[사진설명: 테이블에 모인 발제자와 토론자, 사회자 총 7인]
토론회, “내 시간의 주인은 누구?: 종속과 자율 사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주권 찾기”는 그간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연구자, 전문기자, 노조 위원장 등 다양한 사람들과 토론해보는 자리를 준비하였습니다. 민우회 공동대표 최진협 님의 인사로 토론회가 시작되었어요. 진행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프로그램
∘ 사회 최진협∥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 발제 1
신혜정∥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팀장
∘ 발제 2
이소진∥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 토론 (가나다순) :
김영미 ∥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원정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전혜원 ∥ 시사IN 기자
정민정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
∘ 질의응답
[사진 설명: 토론회 당일 배포한 (좌)민우회 리플렛과 (우)토론회 자료집]
발제자와 토론자분들께서 일찍이 원고를 준비해주시는 덕분에 현장에서 예쁘게 디자인된 토론회 자료집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양민영 디자이너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발제문과 토론문이 모두 담긴 본 토론회 자료집은 하단 링크를 통해 민우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발제는 20명의 여성 노동자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인터뷰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노동 이야기였습니다.발제1, “여성노동자는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시간주권 확보를 위한 정책 및 패러다임 전환”발표는 민우회 신혜정 활동가(은사자)가 맡아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은사자 활동가가 야근/잔업/주말근무 등 갑작스런 노동시간 변동을 경험한 여성노동자 20명의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 하고 있다]
20명의 인터뷰이는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장시간 노동의 고충에 대해 토로해주셨습니다. 노동시간을 제한하고 또 노동자 상황에 맞추어 노동시간을 조율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을지언정 팀의 분위기, 상사의 압박,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사실상 충분히 제도를 사용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얘기해주셨습니다. 또 118명의 응답자가 설문조사를 통해 “노동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 제외, 하루 중 순수하게 쓸 수 있는 시간”을 응답해주셨는데, 이는 평균 3.35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이는하루의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회복만이 가능할 뿐 충분히 자기 삶을 돌보고 ‘노동’ 이외의 삶을 누리기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시차출근제와 재택근무제를 마치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혜택처럼 말하고 여성노동자의 경우에도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 때 상사 심기를 살피는 감정노동을 덜하기 때문에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는 유연근무제의 장점이라기보다성차별적 조직문화의 모습의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설명: 은사자의 발제를 듣고 있는 참여자들]
마지막으로 은사자 활동가는“시간주권 확보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것은 구조적 성차별, 사용자에게만 유연한 일 중심으로 구성되는 노동시간의 변화, 적정한 임금, 노동조합을 통한 집단투쟁, 노동시간 단축, 정해진 노동시간과 휴게시간이 지켜지는 등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 번째 발제는 연세대학교 박사과정의 이소진 연구자의 발제였습니다. 연구자는“장시간 노동자에게 시간주권은 없다: 2040여성의 노동환경을 중심으로”라는 발제문으로 장시간 노동문화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남겨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이소진 연구자가 2번째 발제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구자는 시간주권의 유형을 ‘노동시간’과 ‘시간통제권’ 측면에서 분석하였습니다. 그래서 표준노동-경직, 표준노동-유연, 장시간-경직, 장시간-유연이라는 분류로 20명의 인터뷰이를 나눠보았는데요. 대부분의 인터뷰이들은 ‘장시간-경직’에 해당되어 장시간 근무 환경속에서 자율적인 시간 통제권 없이 고용주의 통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간을 본인 의지대로 조율할 수 있는 ‘유연’에 해당하는 노동자들 역시 ‘표준노동’ 시간을 일하는 분은 인터뷰이 중에 한 명도 없었고 모두 ‘장시간-유연’ 형태로 노동하고 있었습니다. 즉, 장시간 노동의 훈육기제로 ‘유연근무제’가 선택되고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성별에 따라 직무 배치를 달리 해 차별적 혜택을 부여하는 성별분리직군제 속에서, 남성에게는 시간투여를 기반으로 하는 헌신을 요구하는 한편 여성노동자에게는 시간 아닌 업무 효율성을 요구한다.” 이런 얘기도 나눠주셨는데요. 즉직군 분리를 통해 승진체계 안에 있는 남성들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고, 승진없이 저임금으로 노동하는 여성노동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맡기고’ 주어진 시간 안에 일을 모두 끝내라는 방식의 효율성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정리하자면 시간주권 담론 구성에 있어 시간에 대한 통제권에 집중하기보다 한국사회에 구성하고 있는 장기간 노동체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함을 주장한다.장시간 노동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주권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해주셨습니다.
두 발제가 끝나고, 첫 번째 토론으로는동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영미 선생님께서 발언을 이어주셨습니다.
[사진설명: 김영미 선생님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시간주권은 살기 위해 일하는가 vs 일하기 위해 사는가에 대한 질문, 일•생활 균형을 구성하는 질문 중 하나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얼마나 적은가 입니다. 한국국민은 OECD 국가 중 장시간 일하는 노동자가 가장 많고 휴식 시간이 적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의 유연근무는 명암이 함께 존재하고 있고,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축과 휴가 및 유연근무의 ‘보편적’확대, 노동자의 자율성 보장, 복지 안전망 확충이 필요하고 궁긍적으로는 보편적 돌봄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전혜원 기자님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두 번째 토론자는시사IN에서 노동이슈 담당으로 글을 쓰고 계신 전혜원 기자님이셨습니다. 기자님은 현 정부의 정책과 문제점, 외국 사례 등을 꼼꼼히 짚어 한국 현실에 맞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책 <커리어 그리고 가정>을 쓴 클라우디아골딘의 말을 빌어 문제는 ‘탐욕스러운 일자리’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일이 탐욕스럽다는 말은 집에 아이가 있거나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경우 가정 쪽의 임무를 맡기로 한 사람은 근무시간과 업무일정에 유연성이 허용되는 일자리를 택하게 될 것이란 점.”입니다.
[사진설명: 김원정 부연구위원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김원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께서는 “어떤 업종이나 직무에서 유연근무가 작동되는지 반대의 경우는 어떠한지, 코로나 전후로 유연근무가 정착된 기업조직 사례 등의 연구와 유연근무 활용에 중간관리자의 선호가 개입될 여지를 줄여나가는 방법 모색 등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기술변동과 노동시장 구조, 노사관계, 조직문화, 임근체계 등 다양한 제도적, 문화적 문제들이 얽혀있는 이슈이기에 어디서부터 실타래를 풀어나가야할지 시작점을 잘 짚을 필요가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진설명: 정민정 부연구위원께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마지막 토론자정민정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위원장께서는 올 해 현 정부의 마트 의무휴업(일요일) 폐지 시도에 맞선 투쟁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흔히 노조는 시간외 수당 때문에 노동시간 줄이기를 꺼려한다는 편견이 있었는데요, 마트노조에서는 쉬는 날을 보장하되 마트의 스케쥴에 맞춘 비정기적인 쉼이 아니라, 남들이 쉬는 ‘일요일’에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쉴 수 있는, 노동자가 사회와 연결될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유튜브 생중계를 참여하던 시청자분들도 자유롭게 많은 의견을 실시간을 남겨주셨는데요,
SudioNo***님은 여성노동자들의 유연근무제 경험을 발제로 듣고 "'정해진 (근무)시간'이라는게 일종의 경계선처럼 있었어서, 그나마 조직(리더)의 통제가 멈출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유연해지니 마구마구 침범되는 것 같네요" 라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또 so**님은 "장시간 노동을 바꿔내려면 삶과 사회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할 것 같아요. (중략) 적당히 (혹은 적게) 일하고 적당히 벌고 임노동으로만 삶을 꾸려나가지 않아도 되는, 복지가 내 삶을 재탱해주는 그런 사회를 원해요" 라는 의견을 남겨주셨어요. 또 마트노조에서 과거 24시간 마트 운영했던 이야기를 듣고 물보라****"님은 "24시간 영업이라니...응급실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강제로라도) 안했으면..."이라고 과하게 '이익'과 사용자 편리'만을 추구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을 남겨주셨습니다.
현 정권의 노동정책 개혁을 앞두고, ‘회사 프로젝트가 밀려있을 때에는 과감하게 몰아서 야근하고 쉴 때 쉬게 해줘야 한다’ 라는‘일’중심, ‘성과’중심의 사고가 많은 논쟁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회사 일정에 맞춰서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는, 돌볼 사람이 있는 노동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한꺼번에 몰아서 일하고 과로한 노동자는, 일상적인 삶의 루틴으로 돌아오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을 다시 재정비해야할까요.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이야기해왔던 민우회가 또다시‘유연근무제’의 확산을 앞두고 ‘여성노동자’의 삶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어떤 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어야 모두가 자신의 삶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연구합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민우회 노동팀의 행보에 관심가져주세요!내 삶을 지키는 작은 자율권! 노동 시간 주권!
현장의 더 자세한 발언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유튜브 생중계 영상과 토론회 자료집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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