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후기] 페미니즘 입문 강좌 <10대를 위한 다시만난세계> 서울 강의

2018-07-31
조회수 6609

지난 7월 17일 10대를 위한 페미니즘 입문 강좌 <다시 만난 세계>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전연령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입문 강좌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올해에도 10대만을 위한 강좌를 따로 기획하게 된 것은

우리 사회에서 10대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일상의 차별과 혐오가

비10대들과는 또다른 지점과 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페미니즘에 대한 관점과 이론을 배우는 동시에

10대 페미니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안전함을 느끼며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호응이 뜨거웠는데요.

어느 분께서는 이런 강의가 처음이라 너무 설렌다는 트윗을 올려주시기도 하였지요.

 

 

드디어 강의일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연일 폭염이 지속되었는데요.

이 무더위에 참여자 분들이 길은 헤매시지 않을까, 건물 바깥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예정했던 김밥이 더운 날씨에 상하지는 않을까, 당일에 빵으로 급히 바꾸어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

 

참여자 분들이 한 분 두 분 오시며 자리가 채워져가고~

서울에서 꽤 먼 거리의 어느 지역에서는 열 분 정도가 고속버스를 타고 함께 오시기도 하였는데요.

무척 반가웠습니다 :)

 

 

오늘 강의는 그동안 페미니즘을 주제로 10대들을 많이 만나오셨던 김백애라 선생님과 함께 진행되었는데요.

 

“세계 지도에서 중앙은 어디일까요? 지구는 둥근데 왜 ‘중심’으로 여겨지는 곳이 있는 걸까요?

왜 표준시간을 구하는 기준은 영국일까요?”

 

“민주주의의 시초는 그리스라고 배우지만 과연 그랬나요?

당시 정치 참여에서 여성과 노예남성, 외국인은 배제되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지식으로 알고 사용하는 언어와 개념에 숨겨진 권력의 문제를 설명하며,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확장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성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관점을 가지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함께 이해하였습니다.

 

또한 다양한 페미니즘 사조마다 핵심이 되는 구호와 주요하게 다뤄지는 의제들을 살펴보며,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참고하면 좋을 책들을 소개해주시기도 하였어요.

 

 

강의가 끝나고 드디어 네트워킹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분들이라 어색했던 순간도 잠시,

자기 소개와 함께 이 자리에 오게 되기까지의 각자의 소회를 이야기하였는데요.

 

10대라는 위치에서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부당함과 어려움, 성차별의 경험과 함께,

어떤 계기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게 되었는지?

요즘 일상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과 각자 어떻게 대응해가고 있는지?

다양한 생각과 고민들을 거침없이 나누었습니다.

 

그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따로 떨어져 홀로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참여자 분들이

강의를 통하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쁨과 힘이 되는지

강의장을 가득 메운 열기와 진지함, 그리고 남겨주신 소감지의 글귀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분들이 남기신 소감들을 잠깐 볼까요?

 

- 내가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한 발판이자 첫걸음

- 페미니즘에 대해서 더 알고 싶게 한다

- 청소년 대상으로 한 강의여서 너무 좋았어요. 관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시간 굿.

- 다시 한 번 페미니즘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 10대 페미니스트들의 소통

- 만남

- 재충전

- 자신감 생긴다!!!

- 아는 것이 힘이다! 승리하자.

 

준비된 순서가 모두 끝나고 나서는,

이후에도 페미니즘 활동에 계속 참여하고픈 의지를 불태울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활동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짤막하게 가졌습니다.

 

10대 여성을 위한 페미니즘 미디어 제작학교, 8월에 열릴 10대 페미니즘 캠프 등등!

많은 분들이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활동에 관심을 기울여 주셨어요.

 

앞으로도 10대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를 사회에 더 많이 알리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실제 참여자분들이 정성들여 작성해주신 생생한 소감문을 전해드리며

이상 후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저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을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페미니스트로 산지는 반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 강연을 들으러 간 것은 페미니즘의 깊이를 공부하러 간 이유도 있겠지만, 10대 페미니스트가 얼마나 있을까?

있다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해서 간 이유도 있겠습니다.

예상외로 남학생들도 비율을 꽤나 차지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같은 10대로서 이렇게 청소년들도 여성인권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뿌듯했습니다.

 

이 강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당연하다는 듯이 페미니즘을 공부하기위해.

더 지식의 깊이를 파기 위해 자리를 방문하였습니다. 하지만 강연이 끝나고 난 뒤 저는 친구에게 깊이보단

(물론 깊이있게 들은 친구들도 많을 것이다. 페미니스트가 아닌데 입문하고 싶어 들으러온 친구도 있었기때문.)

저의 페미니즘 시야를 넓혀줬다고 말했습니다. 말그대로 저는 너무 일방적으로, 일직선으로만 달려온 것 같았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들여다보고 어느 것이 내 의견인지 해석하고 비판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강연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저는 시위도 많이 참석하고 sns상에서도 뚜렷하게 활동하고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면서 페미니스트라고 외쳐왔지만. 강연듣는 내내 겸손해 지더군요.

저는 페미니스트라 칭하고 다니면서 무슨 종류가 있는지도. 그게 원래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가사노동을 페미니스트 분들이 집안일대신 만들어낸 단어인지도 모르고 운동해왔습니다.

부끄러웠지만 강연내용들이 너무 알차고 저만 듣기 아까워서 강연 후 친구들에게 전화로 계속 알려줬던 게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저는 마치 어딘지 모르는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은 마냥 느낀 부분이 있었는데.

강사님 말씀이,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중 여성학은 있지만 남성학은 없고, 흑인학은 있지만 백인학은 없고,

장애학은 있지만 비장애학은 없다. 이는 남성과 백인과 비장애인들이 만들어낸 지식, 그러니까 우리가 여태까지 중요하다고,

맞다고 여겨온 지식들이 저 사람들만의 것임을 나타낸다. 편파적인 지식인거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지식적

평균률을 맞추기 위해 여성학 장애학 아청학 같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페미니스트들에게

너무 극단적이고 편파적이라 한다. 우리는 이미 편파적 지식 위에 살고 있고 여태 여성의 말은 들어준 적이 없었다.’

이 말을 듣고 머리를 한데 띵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공부를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공부를 많이 하면 역시 말적으로 질 수 가없는 것 같아요.

강의를 듣고 난 후 페미니스트인 나를 공격해대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해주는 중입니다

 

이번 강의는 나에게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무엇이고 나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발판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엄청 무거워 보이지만 강연 후 토론시간에 사담을 나눈게 엄청 즐거워서 마무리 또한 완전 대만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6일 수원에서 열리는 강의도 친구와 함께 신청했습니다.

역시 페미니스트들은 서로 연대해야해요. 우린 서로의 용기니까~」

 

 

「항상 시간이 안 맞아서, 학교 때문에, 학원 때문에... 페미니즘 강의 못 들었었는데 (ㅜㅜ)

제 페미니즘 첫 강의를 다시 만난 세계로 시작하게 되었네요! 다만세가 제 첫 강의라서 너무 다행입니다. 히히.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관점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페미니즘적 관점이 주관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는데 이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저를 많이 의심하는 편이라 자기검열을 많이 하는데요! 강의 중 모든 말들이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자신감 많이 얻어서 집 갈 때도 당당하게 걸어갔답니다(?).

다양한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궁금했었는데 해주셔서 너무 좋았구요. (손에 불나도록 적었답니다.)

말해주신 책도 꼭 읽어봐야겠어용. 강의 쉽고 재밌었어요!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용ㅎㅅㅎ. 감사합니다. 다만세♡

 

그리고 특히 '청소년' 페미니스트를 볼 수 있는 자리라 좋았습니다. ㅎㅅㅎ!!

저는 페미니스트 친구들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페미 친구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어떤 분들은 페미니스트 친구들이 있어서 여러 가지 활동 전개할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게 항상 너무 부러웠고... 붙임성도 없는데 어떻게 페미 친구를 만들지...

청소년 페미니스트는 대체 어디있는 걸까 했는데 다만세에 다 모였더라고요. ㅋㅋㅋ

들어가자 마자 와 다 페미니스트다!!!! 라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좋았어요.

내 존재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고.. 완전 벅찼어요... (눈물 흘림)

학교에서 들은 빻은 말들이 다 내려가는 느낌.. 마지막에 짧았지만 같이 이야기할 때 행복했습니당.

이런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진짜로...

그리고 특히 10대 페미니스트만의 고충이 또 있잖아용..

서로 그걸 아니까 다들 공감하는 눈빛이 너무 좋았습니다. ㅋㅋ

10대 페미니즘 캠프도 꼭 참여해서 더 길게 얘기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민우회 너무 감사합니다.. 참여는 잘 못해도 (ㅜㅜ) 행보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민우회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정말 입 아프도록 감사해요 다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