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미디어[후기] 연속특강 : 미디어씨, 여성혐오 없이는 뭘 못해요? 시즌2

2018-07-31
조회수 13511

지난 7월 3일~7월 11일 2주간 각 화요일과 수요일(7/3, 7/4, 7/10, 7/11)  

네 차례동안 2018 미디어 연속특강<미디어씨, 여성혐오 없이는 뭘 못해요? 시즌2>가 진행되었습니다.

 

더운날씨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는데요,

네 번의 강의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여 공유합니다 :D

더불어 강의를 수강해주신 참가자분들은 강의를 어떻게 들으셨는지, 어떤점이 인상적이었는지 그 소감을 함께 전달해 드립니다!

뜨거웠던 특강 열기를 함께 느껴보세요 :)

 


 

7월 3일 1강. 걸그룹 편 : 황효진(칼럼리스트)


 

“애교지시와 외모지적이 난무하던 <식스틴> 이후 <프로듀스101>과, 항상 예쁜표정을 짓는 법, 하이힐신고 춤추는 법 등을 배우는 <아이돌학교> 등의 프로그램이 나왔다. 한명한명을 해부하듯 평가하고, 연습기간 동안 비인격적인 대우를 일삼는다. 이 프로그램들은 국민적 스포츠에 가까웠다.일본의 아이돌 프로그램을 베꼈다는 의혹보다 중요한 것은, 미스코리아 대회나 미디어 속 캣파이트 처럼 여성의 외모와 행동을 낱낱이 평가하고 비난하는 문화가 한국에 계속 존재해왔다는 사실이다.그리고 아이돌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에겐 그래도 된다’ 는 인식이 더욱 퍼져나간 듯 하다.”

 

“이 문제들은 모두 지금 생겨난 걸까? 당연히 아니다.여성혐오는 계속 존재해왔다.기획사도 이를 셀링포인트로 잡아왔다. 본래 여성인권이 낮은 사회에서 우리는 현재 걸그룹을 둘러싼 여성혐오가 폭발한 시점에 와 있다.”

 

“이 문제를 알지못하던 누군가는 ‘걸그룹 문화에 여성혐오가 있다’는 사실을 다음번에 생각해낼 수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는것이 중요하다. 다만 걸그룹 당사자들이 말하기 힘들다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상품이 아닌 사람과 관련된 산업이라는 점도 어렵다. 여성외모 획일성의 확산, 어린여성을 선호하는 것.‘돈이 되지 않아서’ 하면 안 되는것이 아니라, 윤리적 측면에서 비판해야 하는 문제다.걸그룹이 성공할때까지만 여성혐오를 지적하지 않는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성공한 뒤 여성혐오를 지적하는 것은 가능한가의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7월 4일 2강. 광고편 : 김진아(카피라이터)

 

 

“미투운동 이후 운동을 조롱하는 광고가 나왔고, ‘펜스룰’이 이슈가 되자 ‘사람이 기업’이라는 광고가 나왔다. 그러나 이 광고에 등장한 ‘사람’은 모두 남성이다. 관련자들이 모두 남성이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광고가 아닐까 싶다.”

 

“과거의 광고(예시 :91년 마몽드 광고 ‘형사 편’)와 현재의 광고 속 여성을 비교했을때 굉장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뛰어다니고, 일을 하고, 체력을 키우는 여성에 비해 현재의 광고 속 여성들은 어떻게 퇴행했는지 생각해보셨으면 한다.”

 

“ ‘이걸 사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하는 광고를 ‘펨버타이징’, 시장 페미니즘적 광고라고 한다. 개인의 소비행위에 페미니즘의 색을 살짝 입히는 광고다. 위스퍼의 #likeagirl 같은 광고가 대표적이다. 물론 한국은 아직 이 단계까지도 가지 못했다.

'메이크업은 나의 힘’이라 말하는 광고와 ‘민낯에 도전’한다는 광고가 등장했다.펨버타이징이 화장품시장에 치중되어 있다는것은 메인타깃이 여성이라는 증거다.과거에 비해서는 나은 방향인듯 하지만, 이것이 실제 성차별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꾸밈이 여성을 해방시키는지는 고민해야한다. 펨버타이징 자체가 성평등으로 연결된다기 보다는, 자신을 긍정하는 메시지를 주는 광고가 그렇지 않은 것 보다는 그나마 나은 영향을 준다고 본다. 다만 다양한 모습, 연령대의 여성상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지금 한국의 미디어 환경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바이럴 마케팅이 전통적인 4대매체를 ‘역습’하면서 더 유해한 컨텐츠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오히려 TV광고가 바이럴을 모방하는 방식도 등장한다. 자극적인 것을 찾는 소비자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윤리의식이나 성평등의식도 제쳐놓은 채다.”

 


 

7월 10일 3강. 웹툰편 : 위근우(<웹툰의 시대> 저자)

 

 

"마치<슬램덩크>속 '채소연'과 같은 여성 캐릭터들이 있다. 주인공 남자캐릭터를 쫓아다니고, 중요한 역할을 맡지않는다. 대상화된 여성이 입체적일수는 없다. 서사에서 주변화 될 수 밖에 없고, 곧 스테레오 타입화 된다. 이는 남성중심적 시각에서 여성을 납작하게 만든다."

 

"웹툰 계 백래시의 분기점이 된 '클로저스 김자연 성우 하차 사건'이후, 굉장한 후폭풍이 있었다. 어떤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우가 교체된 것이다. 이는 절대 좋은 신호가 아니다.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는 수많은 웹툰작가들을 기록한 '살생부'가 '나무위키'에서 만들어지기도 했다."

 

"웹툰작가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자, 플랫폼에서는 해당 작가의 연재를 중단하기도 했다. 직장에서 해고된 것과 같은, 생계의 위협이다. 그리고 드러나지는 않았지만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에게 승리의 경험을 줬다는 것이다."

 

"가능한 대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여성 서사물에 대한 적극적 소비가 필요하다.여성혐오적인 만화의 인기가 많은 것을 막기는 어렵지만,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 만화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면 여성 징벌적, 여성혐오적 서사가 웹툰시장에 스며들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다."

 

 

*강의 질의응답 중 웹툰 추천을 요청하신 질문에 위근우님이 추천해주신 웹툰들을 공유합니다.

꼭 여성서사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여러 좋은 웹툰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7월 11일 4강. BJ편 : 김수아(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시청자의 수 보다, 성차별적 채널이 다수 생기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하고자 한다.'헌팅방송'의 경우, 참여자들이 성희롱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방송을 함께 만들어간다. 유튜브가 다양한 혐오표현에 취약하다는 비판도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페미니즘 비평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아프리카 TV를 예로 들어보자. 다른 차별표현에 대해서는 카테고리가 만들어지고 규칙이 생기지만, 아무리 성차별적 표현이 쏟아지는것을 문제제기 해도 '성별간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만을 규제한다. 소위 말하는 '메갈 방송'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차별이 문제라는 인식이 없다는 증거다."

 

"과거 방송프로 포맷이던 '몰래카메라'와 '야외헌팅' 등의 문제 콘텐츠들이 있다.이러한 인터넷 개인방송의 가장 중요한 정언명령은 소위 말하는 '실화냐?'이다.성차별적, 혐오적 표현의 등장은 비판대상이 되지않고, 연기를 못한다거나 놀란 '척' 하는것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더 문제가된다. '외제차를 본 지나가는 여자의 반응은?', '백 사달라는 여자친구' 등을 주제로 하는 많은 방송은, '김치녀'라는 단어를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팩트' "로 만든다. 실화면 실화를 촬영한 것이기에 괜찮고, '주작'임을 밝히면 솔직하기에 괜찮아지는 식이다."

 

"최근엔 성차별과 혐오표현이 '의견'의 형태로 방송되고 있다.직접 폭력과 혐오를 선동하는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별에 대한 항의와 발화를 어렵게 하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차별금지에 근거한 법제도가 필요한 문제다. 혐오표현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계속 이끌어내야 한다."

 

 


 

2주간 정말 많은 분들이 <미디어씨, 여성혐오 없이는 뭘 못해요? 시즌2>에 함께 해주셨는데요,

걸그룹 문화, 광고, 웹툰, BJ문화 속 여성혐오에 대해 함께 살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이 남겨주신 강의 소감을 전달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