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사회현안[후기] 민우특강: 나와 지구를 잇는 페미니즘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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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특강 홍보이미지)

 

안녕하세요, 민우특강을 진행한 활동가 나래입니다!

하반기 민우특강 〈나와 지구를 잇는 페미니즘〉 후기를 들고 왔어요!

 

거리두기 4단계 기간이라 하반기 민우특강은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직접 만날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기후위기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고민해볼 기회가 생겨 반가웠어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고민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요즘,

그 고민을 조금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강의를 기획하였답니다

 

선생님들의 강의가 끝나고 질문과 소감이 끊이지 않았어요

참가자분들의 반응에 감사한 마음과 함게 후기를 전해봅니다

 

먼저, 민우특강 1강 〈페미니즘과 생태주의 연결하기: 본질주의 안과 밖의 에코페미니즘> 황주영 선생님 강의 후기부터 전해볼게요

 

 

(강의PPT 화면 캡쳐 이미지)

 

 

 

왜 꼭 에코페미니즘이어야 하나?

 

  • 생태주의의 여러가지 입장 중에 본질주의적 입장과 근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페미니즘 관점에서 생태주의를 비평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함. 반대로 페미니즘이 가진 반자연적인 측면들이 있음. 에코페미니즘을 통해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고민들이 필요함.
     
  • 생태 위기가 페미니즘의 핵심 주제가 아니라는 의문. 페미니즘의 중요한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인 성적 육체. 육체는 자연에 속하는 것. 페미니즘의 핵심주제와 자연의 개념, 자연을 이해하는 관점이 연관됨. 또한 가부장제가 육체를 다루는 방식이 환경문제에도 영향을 끼침. 
     
  • 페미니즘이 환경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냐는 의문. 페미니즘은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 이론, 실천 운동일 뿐만 아니라 사회 질서의 대안적 스케치임. 지금의 사회가 가부장제 사회 체제라면 새로운 사회 체제는 페미니즘적 사회 체제가 되어야 함. 중대한 사회 문제인 생태 위기를 논하지 않고, 새로운 사회 질서를 추구할 수 없음.

 

 

 

페미니즘과 생태주의의 관련성

 

  • 생태 위기의 성별화된 영향. 생물학적 차이, 사회적인 성별 분업에 따른 결과. 여성과 남성의 몸이 생물학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름.
     
  • 성별 분업에 따른 차이. 가사, 돌봄 노동을 여성이 주로 하게 되면서 자연의 자원들을 직접적으로 사용함. 가령 오염된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가사노동을 여성이 많이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됨. 미세먼지 발생으로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면 기계를 가동시키고, 청소하고, 자녀의 마스크를 관리하는 등 가사 노동이 더 증가하게 됨. 환경으로 인한 질병을 앓게 될 경우 돌봄을 주로 담당하게 되는 여성. 차별적인 가사/돌봄노동으로 인해 여성과 더 깊은 연관이 있으나 생태주의 이론에서 잘 논하지 않음. 페미니즘 비평이 필요함.
     
  • 가부장제는 생명을 낳고 기르고, 가사 노동, 돌봄 노동을 저평가하고, 돈을 벌거나 권력을 쟁취하는 일은 높이 평가함.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생명을 박탈하는 일에 더 가치를 많이 둠. 생태 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음.
     
  • 페미니즘적 관점이 빠질 경우 여성이 특수하게 겪는 생태 위기의 문제, 변화를 위해 새로운 사회를 고민할 때 페미니즘적 관점이 개입하지 않으면 그 대안에 여성은 빠질 수밖에 없음. 페미니즘의 해석과 대안 마련이 매우 중요함.

 

 

생리대 독성물질 문제가 논란이 되었을 때 여성들은 해외 직구로 안전한 생리대를 사거나 생리컵, 면생리대로 교체하는 개인적인 행동 방식을 선택. 생리대 독성물질에 대해 문제제기한 여성환경연대, 몇몇 단체에서 시위도 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음. 당장 내 건강 문제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은 소비자인 여성의 건강도 위협하지만 공장에서 생리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건강문제, 발암물질이 제대로 정수 처리돼서 방류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함.

 

또한 손, 하체, 상체에 장애가 있는 여성들의 경우 스스로 생리대를 교체할 수 없을 때 활동보조인이나 가족들에게 부탁을 하게 됨. 면생리대, 생리컵도 대안이 되지 못함. 울며 겨자 먹기로 발암물질이 검출된 생리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

 

개인적인 관점, 소비자의 권리로서가 아닌 많은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망할 수 있어야 함.

 

새만금 간척 사업. 어민들이 간척사업을 반대하면서 싸웠지만 싸움이 길어질수록 남성 어민들은 합의했지만 여성 어민들은 싸움을 지속함. 바닷물을 막아 갯벌을 땅으로 만드는 간척사업은 갯벌의 조개, 낙지를 채취하는 여성 어민들의 일터를 사라지게 함. 자연과 근접한 농업 역시 성별 분업이 이뤄져 있음. 젠더 관점이 부재한 상태에서 문제를 바라볼 경우 성별에 따른 차이를 이해하기 어려움. 아프리카 지역의 대규모 커피 농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여성들에게 임파워링 해주는스포츠 활동으로서 사냥을 옹호하는 페미니스트도 존재함. 페미니즘이라고 해서 반드시 친환경적일 수 없고, 동물 윤리적으로도 적절하다고 할 수 없음. 페미니즘 내부에서 여성의 임파워링과 사회 문제가 충돌할 때 깊게 고민할 수 있는 사유의 틀로서 에코 페미니즘이 필요함!

 

 

 

본질주의와 에코페미니즘

 

본질주의란? 모든 존재하는 사물에 핵심적인 구조나 요소가 있고 그것이 그 사물이도록 결정하게 한다고 보는 것이 본질주의. 가령 컵이 컵이게 하는 요소, 핵심적인 구조는 액체를 담을 수 있어야 컵임. 그 중 생물학적, 자연주의적 본질주의는 본질이 신체에 있다고 봄. 

 

반면 형이상학적 본질주의는 인간의 본질은 육체가 아닌 이성 능력에 있다고 봄. 가령 페미니즘에서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가부장제 안에서의 경험이 여성을 여성이게 한다면 여성이 겪는 경험이 육체적인 측면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사회적 집단을 구성하게 하는 본질이 있다고 보는 것이 형이상학적 본질주의라고 볼 수 있음.

 

페미니즘이 본질주의를 거부한다면 여성이 여성이게끔 하는 게 여성의 육체라고 보면 안됨. 모든 여성이 똑같은 경험을 한다고 가정하면 안됨. 이 두 가지가 강조되어야 함.

 

 

 

페미니즘과 본질주의

 

본질주의는 여성에 대한 차별, 착취, 남성의 지배 시스템을 자연화함. 여성의 재생산 기능을 여성의 본질로 바라보는 가부장제의 틀은 본질주의를 증거로 논리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들은 그 논리를 깨고, 주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차이가 사실은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함.

 

초기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제가 언제나 동일하고, 보편적이라고 여겼다면 점차 사회/문화마다 가부장제의 내용, 여성들의 각자의 경험, 계급, 인종, 종교, 장애, 성적 지향에 따라서 그 경험이 굉장히 다르며, 훨씬 더 중층적으로 많은 차별과 억압을 겪는 집단이 있다는 것을 밝히기 시작함. 여성이 모두 동일하다는 보편주의를 깨고자 함. 페미니즘 내부에서 많은 논쟁의 과정을 통해 일종의 반본질주의가 페미니즘이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여기게 됨.

 

 

 

본질주의 비판의 두 가지 함정

 

  • 자연을 강조하는 것을 무조건 본질주의라고 가정하는 것. 자연, 육체의 특수성을 논하는 페미니스트에게 본질주의라는 무조건적인 비판이 따름.
  • 본질주의를 비판하는 것이 무조건 옳다고 가정하는 것. 본질주의 비판의 논리가 항상 옳기만 한 것은 아님.

 

 

(강의 PPT 화면 캡쳐 이미지)

 

 

 

에코페미니즘의 기본 주장, 그 다양성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중반까지 에코페미니즘은 가부장제가 생태위기의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원인으로 봄. 여성의 재생산 기능 및 활동이 긍정적으로 재평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김 에코페미니스트는 재생산이 우리 사회를 유지하게 하는 가장 기본이고 핵심적인 활동인데 그것을 가치 없게 만드는 것은 가부장제라는 주장을 함. 재생산과 관련된 활동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로 변화시키고자 함.

 

기존 페미니즘이 많은 경우 육체의 재생산 기능과 활동이 여성을 사회적 존재가 되지 못하게 하고 가정에 얽매이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서 여성 억압과 차별의 원천으로 이해함.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재생산 기능을 사용하지 말거나, 과학 기술로 극복해서 인공자궁을 만들어 여성들이 재생산 기술을 장악하자고 주장하기도 함. 이는 여성의 육체와 육체적 활동을 가치 없다고 여기는 가부장제적인 관점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여성 자신의 육체를 너무 혐오하도록 한다는 비판.

 

남성신에서 아버지, 아들의 계보로 이어지는 남성적인 문화,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폭력성, 위계 질서 대신에 여성신, 여성 자매로 이어지는 계보를 통한 생명, 돌봄, 평화, 연대의 문화를 구축하자는 주장을 함. 이런 내용이 주로 한국에 알려진 에코페미니즘임. 90년대쯤 한국에 소개되면서 여신, 어머니 역할의 찬양으로 받아들여짐. 다양한 층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에코페미니즘의 일부이고 초기의 주장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음!

 

 

90년대쯤부터 에코페미니즘은 자본주의, 식민주의, 인간중심주의, 남성중심주의, 이성애중심주의 등이 환경 문제, 여성문제와 결부되어 있고 그 매듭점이 재생산 통제와 점유라고 봄. 여성 육체의 재생산 능력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한 편 남성 권력이 이를 전유해서 통제하고 이용하며 자본이 흡수하기도 함.(바이오 산업, 농업) 여성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의 재생산 능력을 어떻게 소유하고 통제하는지가 자본주의에서 중요함. 식민주의의 경우에도 식민통치를 위해 그 지역 공동체 문화를 파괴하는 것이 중요했고, 공동체 내에서 여성의 중요한 역할을 축소시키거나 가부장적이지 않은 가족제도를 파괴함. 노예 거래가 금지되자 흑인들이 재생산을 해야 노예를 재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결혼을 장려하기도 했음. 

 

 

 

본질주의 ‘안’의 에코페미니즘: 수전 그리핀, 메리 델

 

1970-8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급진 페미니즘의 한 조류인 문화 페미니즘에서 에코페미니즘이 출발함. 문화 페미니즘의 기본 주장이 본질주의적 측면이 있음.

 

급진 페미니즘은 가부장제의 여성 억압이 인간 역사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오래된 억압이며, 모든 인간 사회 지배 시스템의 모델이 되었다고 주장함. 이 입장이 둘로 나뉘는데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이 급진 페미니스트라고 한다면, 재생산 기능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것을 주장하는 게 문화 페미니즘임. 에코페미니즘은 문화 페미니즘에서 출발함. 여성성, 여성적인 것을 재가치화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 과정 속에서 여성과 자연을 동일시하는 언어를 사용함.

 

 

 

본질주의 ‘밖’의 에코페미니즘: 1980년대 후반부터 에코페미니스트들의 노력

 

여성과 자연을 연결시키는 것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것임을 밝히고자 함. 앞서 보았던 여성의 노동이 자연의 산물, 자연의 자원을 더 많이 다루면서 발생하는 자연에 대한 이해, 경험, 지식을 획득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지혜가 구성된다는 것. 남성이 자연과 맺는 관계와 여성이 자연과 맺는 관계가 노동의 차이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설명함. 생물학적 동일시가 아니라 노동을 통한 경험적 연걸임을 강조. 

 

생물학적 본질주의란 생물학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이 분리되어 있다고 전제할 때 성립됨. 생물학적인 몸과 사회적인 젠더는 따로 구성된다고 가정할 때 생물학이 성을 규정한다고 주장할 수 있고 비판도 할 수 있음. 에코페미니스트들은 어디까지 생물학적 육체이고 어디까지가 정신인지,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어디까지가 문화인지 구분 없이 서로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육체와 정신, 자연과 문화 어느 한쪽이 결정할 수 없다고 봄. 이 둘을 분리해서 한 부분이 다른 한 부분을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본질주의도 문제이지만 이 본질주의를 비판하는 것도 틀에 갇혀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봄.

 

이원론적인 사고가 소수자 집단을 타자화하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근본적인 논리라는 비판. 소수자 집단을 비난하는 근거 중 하나가 덜 문명화되어 있다거나, 야만적, 동물적, 자연적이라는 게 차별의 근거가 됨. 자연이 문화보다 더 열등하다고 바라보기 때문.

 

페미니즘의 목표가 남성과 동일하게 지배적인 주체, 문화의 주체, 역사의 주체가 여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배 논리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함. 식민주의, 자본주의가 가부장제와 어떻게 연동되어 있는지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함. 가장 적극적으로 연관관계를 밝힌 에코페미니스트는 반다나 시바와 마리아 미즈. 보살핌 윤리, 퀴어 이론, 장애학, 동물 권리론을 에코페미니즘 안에서 결합시켜 논의하기도 함. 발 플럼우드는 본질주의를 비판하는 페미니스트들의 기존 비판 방식을 비판함.

 

발 플럼우드, 여성들이 억압과 차별 때문에 전통적인 역할을 떠맡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이 가치가 없었던 것이 아님. 그 역할을 재평가하고 그 역할을 해온 여성들이 가진 지혜와 경험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에코페미니즘.

 

아리엘 살레, 여성과 남성 모두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지만, 남성적 정체성을 획득하면서 이 사실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자연을 극복했다고 믿을 때 남성성을 획득할 수 있음, 남성의 문제적 측면은 자연과의 단절 때문이기에 여성도 자연과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을 다시 자연에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봄.

 

 

 

(강의 PPT 화면 캡쳐 이미지)

 

 

 

에코페미니즘의 목표

 

가부장제에서 폄하된 여성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밝히고, 여성-자연의 단절이 아니라 남성-자연 연결의 회복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 생태계 회복과 여성해방을 위해 생명, 재생산, 돌봄, 상호의존, 다양성에 근거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

 

초기 에코페미니스트들이 제시했던 것이 본질주의적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후 꾸준히 본질주의에서 탈피하고 페미니즘의 반본질주의적 원칙의 함정과 문제를 재반박하면서 수십년동안 노력해왔으나 잘 모르고 있음. 본질주의를 이유로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지 않고, 여성혐오만큼 보편적인 문제인 생태위기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는 밑거름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말씀으로 강의를 마무리해주셨어요!

 

 

 

강의가 끝난 후에도 수강자분들이 많은 질문과 함께 멋진 소감을 나눠주셨어요! 황주영 선생님의 소중한 답변도 함께 공유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질의응답과 소감 공유해보겠습니다!

 

 

  • 에코페미니즘 안에도 여러 관점들이 있을 텐데 그동안 '어머니 대지' '영성' '여신' 이런 얘기하는 분들을 종종 봐왔어서 약간 편견? 같은 걸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떤 에코페미니즘은 그런 이미지 이상으로 더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정치적 지향이라고도 (대충) 알고 있어서 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었어요.
     
  • 답변) 우리가 어머니 대지, 영성, 여신이란 말을 많이 듣기도 함. 사실 중요한 이야기임. 사회문화에서 신은 문화, 언어, 상징체계의 꼭대기에 있음. 기독교에서 아버지는 하나님임. 신이 남성이라는 것의 영향력은 엄청 큼. 종교에서 여신의 위치를 고민하는 건 페미니즘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임. 종교와 정치를 연결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옳지 못하기 때문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종교의 문제는 고고학, 역사학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임. 종교학에 관심이 있다면 책 <성대와 칼>, <하느님이 여자였던 시절> 두 권을 추천

 

 

  • 저는 가사노동에 있어서 과학기술 발달에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에요. 남성환경운동가들이 쉽게 냉장고, 청소기를 비판할 때 짜증나다가도 환경측면에서는 또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이거든요. 물론 독박가사노동이 문제의 시작이지만요
     
  • 답변) 에코페미니즘이 비판받는 지점 중 하나가 본질주의 못지않게 반과학주의도 있음. 에코페미니즘이 과학을 비판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일반적인 과학이 보편주의적 관점에서의 과학, 원자론적인 과학이라는 점. 생태계는 원자론적으로 이해할 수 없고, 생태계 안에 수많은 동식물들이 모여 복잡한 관계를 통해 생태계를 유지함. 가령 분자 생물학, 유전자학의 경우 생태계의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없다고 봄. 생태적 관계는 관련된 일을 해온 농민이나 노동자, 여성들이 훨씬 많은 걸 알고 있을 수 있다고 봄. 현대적인 과학과 현장에서의 지식이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지금처럼 전기를 사용한다면 절대 탈핵을 할 수 없음.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대부분 기업이 사용함일상에서 물자와 전기를 아끼는 건 중요한 실천이지만 기업을 변화시키는 게 더 중요함. 산업용 전기를 값 싸게 공급하면 안됨기업이 최대한 전기를 아끼도록 만들어야 함.

    냉장고와 청소기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전자제품을 계속 바꿔야 할 것처럼 소비하게 만드는 게 큰 문제임. 남성 환경운동가들이 비판하려면 이런 소비의 문제를 야기하는 게 무엇인지 알리는 게 필요함.

 

 

  • 서론 부분에서 "페미니즘이 반자연적이다" 라는 언급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설명이 궁금해서요
     
  • 답변) 자유주의 페미니즘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요즘에도 여성들이 해방되려면 남성처럼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쟁취하고 남성처럼 살아야 한다고 주장함. 여성의 육체가 가진 한계에서 벗어나자는 주장도 함. 여성들이 월경에 대해 부정적, 공격적인 용어로 표현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여성의 육체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기 쉬움. 페미니즘에서 여성의 육체 자체를 부정적으로 이해하는 경우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봄.

    가령 선진국에서 탄소 배출을 통해 발전을 이뤄 놓고 이제서야 탄소배출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있음. 마찬가지로 여성들도 남성들이 권력을 누렸는데 여성들도 권력을 누려야 한다는 관점이 있음. 자연 자원이 성별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는데 여성이 더 자연 자원을 차지해야 한다는 임파워링이 자연을 똑같이 파괴하겠다는 것이라면 생태계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함.

 

 

  • 에코페미니즘에 대해 책을 추천해주세요
     
  • 답변) 반다나 시바, 마리아 미즈 <에코페미니즘>이 제일 유명하고 입문서, 여성환경연대에서 해마다 출간하는 책, 문순홍, 고정갑희 선생님의 논문, 비거니즘과 관련된 캐롤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 <프랑켄슈타인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 제가 쓴 책을 홍보하자면 <고기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 생태적으로 반자본적으로 사는방법의 다양한 모습이 궁금해요 귀총 소농 자급자족 외에도...
     
  • 답변) 2-30대 여성이 혼자 귀촌할 경우 어려울 수 있음, 도시와는 다른 종류의 가부장제성이 있는 농촌문화가 있기도 함. 일자리 문제도 있을 수 있음. 농사를 하게 되면 농사가 얼마나 반생태적인지 알 수 있을 것임. 농약 사용이나 벌레와 동물들을 쫓아서 땅을 사용하기 때문. 사실 빈곤하면 생태적으로 살 수 있어요. 물건을 자주 소비해서 자주 버리지 않기 때문에. 여성환경연대에서 발간한 책 <덜 소비하고 덜 존재하라> 소비를 하고 소유하는 데서 자기 만족을 찾기 말고 어떻게 나 자신으로 잘 살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함.

 

 

  • 청소, 조리같은 일이 의외로! 신산업으로 전환이 된 후에도 계속해서 노동 수요가 있는 일이라는 점을 최근 발견하면서, 아... 핵심/비핵심 업무를 나누고 비핵심업무를 계속 외주주면서 여성 일자리로 폄하해오고 불안정노동으로 만들어왔지만 사실은 이렇게 언제나 필요한 일이라면 이게 오히려 진짜 핵심업무 아닌가..? 더 재평가되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오늘 뒷부분 들으면서 많이 생각 정리가 됐어요. 감사합니다.
     
  • 답변) 돌봄을 가난하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을 돌봐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대부분 사회구성원들이 친밀한 관계에서 자기 몫의 돌봄을 하고 있고, 이는 재평가 되어야 함, 특히 코로나 시국에서 돌봄 노동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드러났음. 간호사, 자녀를 돌보는 여성들에게 업무가 과중 되었으나 그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 이런 돌봄을 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중요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음. 이를 인정하는 순간 비용이 많이 들여야 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

 

 

  • 기후위기 논의 안에서 에코페미니즘이 상대적으로 대두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에코페미니즘 안에서도 기후위기라는 단어보다 생태위기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것 같고요! 혹시 이유가 있을까요??
     
  • 답변) 새만금 간척 사업이나 지리산 송전탑 문제, 핵발전 문제 등 여성들과 더 연결되어 있음. 원전 사고로 여성들도 피폭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폭된 가족을 돌보는 노동까지 여성이 해야 하는 돌봄 노동의 문제, 오염과 관련된 여성 건강 문제와 연관 지어 생태 위기를 주로 이야기 했음. 특히 여성들이 더 빈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의 빈곤화와 기후위기의 주제로 주로 논의됨
     
  • 참가자 답변) 현재의 기후위기 논의가 탄소중립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고요, 기후위기 논의도 탄소중립에 가둬지지 말고 생태다양성에 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도요. 기후위기에 직면한 대안은 다른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 특히 돌봄의 급진적 재구성을 강조하는 논의들도 제안되고 있어요

 

 

  • 본질주의에 대한 비판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저한테도 있었던 것 같아서, 그 부분 짚어주신 것이 인상깊었어요. 강의 정말 좋았습니다!

 

  • 환경 파괴는 가부장제가 다 했는데 회복마저 여자가 하란 소린가, 그래도 난 일단 채식하고 난 일단 제로 웨이스트 하겠지만.. 내 주변 페미니스들도 대체로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대체 우린 왜 이러고 사나 싶었는데 '막연한 연결감'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 에코페미니즘에 대해서 본질주의 아냐? 라는 의심에 딱 멈춰있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지향들과 많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오늘 강의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에코페미니즘에 훨씬 더 내적 친밀감이 생긴 거 같아요! 앞으로 추천해주신 책들도 읽어보면서 더 알아보고싶네요! 강의 감사합니다 :-)

 

  • 어렵게만 생각해서 접근하지 못했던 에코페미니즘의 개념을 쉽게 설명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자연의 여성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불편한 지점?이 마음 속에 있었는데 해소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한 여성상의 상징적 이야기를 찾는 과정에서 에코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사람이라서 강의가 더 의미 있었습니다.

 

  • 저는 책읽는거 안좋아하는데 강의듣고 에코페미니즘을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에 추천해주신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그동안 저도 본질주의에 대해 알게모르게 저어감이 있었던것 같아요. 자본주의에 거의 환멸이 나는 와중에 에코페미니즘이 또 반갑고 그렇습니다. 강의 재밌고 뜻깊게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우특강 참가자 캡쳐 이미지)

 

 

계속해서 하반기 민우특강 2강 〈기후위기와 페미니즘, 국경을 넘어서> 백영경 선생님 강의 후기를 전해드릴게요
 

 

(강의PPT 캡쳐 이미지)

 

 

위기”들”의 시대


현재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지나는 중이지만 그 뒤에는 생태계 위기와 기후위기가 있다는 인식이 필요. 코로나19 위기가 돌봄의 위기를 악화시키기는 했으나 돌봄의 위기는 이미 사회재생산의 위기로 존재해왔으며, 이는 생명재생산의 위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서로 무관하지 않은 복합적 위기 상황.

 

 

그러나 던져봐야 할 질문들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위기란 평상시와 마찬가지의 삶”일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떠한 현상을 위기로 부르는 것의 정치, 그리고 위기라는 진단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따져 물어야 할 필요

 

 

현재의 위기에 대한 다양한 용어들


기후위기, 인류세, 코로나19, 돌봄의 위기, 사회재생산의 위기, 생명재생산의 위기 등-> 위기에 대한 인식의 확산은 인류의 취약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공통 감각을 중대시키고 공동의 논의의 장을 만들어내는 면이 있지만 동시에 취약성이 각기 달리 경험되는 차별과 배제, 억압의 경험을 소거할 우려가 있음에 유의해야.

 

 

현 위기를 호명하는 하나의 방식: 인류세


인류세라는 용어는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이 자연환경에 미친 영향력과 자취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지질시대”를 가리키는 용어.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 및 토양 오염, 종 다양성의 급격한 감소와 멸종, 토양/대기/해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화학 성분의 변화 등이 지표.

 

인류세: 플라스틱과 닭 뼈의 시대


“인류세를 대표하는 물질들로는 방사능 물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 등. 심지어는 한 해 600억 마리가 소비되는 닭 뼈를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징으로 꼽기도.”
“인류세”는 단순한 시대 개념을 넘어 현실에 대한 비판적 개입을 가능하게 해주는 개념이자, 현실에 대한 논의를 조직하는 서술 도구의 역할과 행동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도구
인류학자/페미니스트/정착식민주의 연구자인 선생님 입장에서 인류세 개념에는 여전히 부재하는 시각이 존재함

 

인류세 개념에 대한 비평들

 

 인류세라는 용어가 위기를 일반화/보편화한다는 것, 즉 인류라는 용어가 계몽주의 이래의 개념, 즉 백인/남성/기독교적인 인간 개념을 제대로 문제 삼고 있지 않다는 것: 자본세라는 문제의식도 있지만, 특히 페미니즘의 비판에 주목해야

 

 

인류세와 플랜테이션


인류세 개념에 대해 삶의 복수성을 바라볼 것을 요구하며, 보편적인 시간성을 거부하고, 스케일의 다양성을 고려할 것을 요청. 인류세의 문제는 전지구적이지만, 개별 인간 누구도 지구 시스템 차원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실제 인간의 삶은 로컬(지역적), 이는 인류세에 대한 다양한 상상이 존재한다던가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영향이 간다는 사실과는 다른 차원. 

플랜테이션은 살아 있는 존재들을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생태적으로 단순화하는 행위, 같은 것을 생산하고, 다른 지역에도 동일한 형태를 이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며, 현재 어디에나 있지만 모든 곳에 있지는 않다.

 

 

플랜테이션세와 에코페미니즘


인류세 페미니즘의 근대/자본주의/보편적 인간 비판은 에코페미니즘의 자본주의적 근대의 자연 착취/이원론/여성 지배 비판과도 통하는 지점. 실제로 플랜테이션의 역사는 식민주의의 역사와 현실 글로벌 자본주의의 불평등 문제와 바이오테클놀로지와 생명자본주의 등과 직접 연결이 되며, 생태계 위기나 기후위기, 현재 팬데믹 위기와도 연결되는 핵심적인 문제. 따라서 플랜테이션세에 대한 문제의식은 에코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탈성장과 정착식민주의 비판으로까지 확장되는 고리 제공

 

 

코로나19와 탈성장(에코)페미니즘


1970년대 형성된 탈성장론은 그 시작부터 성장지상주의에서 탈피하여, 에너지와 물질의 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가치를 재조정하며 제도를 바꾸어 인간과 생태계에 대한 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돌봄이라는 가치에 친화적. 에코페미니즘과 비슷한 시기에 발전.
코로나19 이전까지 탈성장론이 페미니즘을 적극적으로 표방하면서 연대를 추구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코로나19 이후 적극적인 연대를 표방하기 시작.


코로나19 이후 ‘페미니즘들과 탈성장연대’ (Feminism and Degrowth Allance, FaDA) & <탈성장론>의 저자들은 코로나19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미래를 위해서는 돌봄 소득과 정의로운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선언
현재의 위기가 건강의 위기이자 동시에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경제적 위기이며, 더 근본적으로 돌봄의 위기이자 생명 재생산 위기라고 주장.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과 비인간, 생태계와 생물권역 모두가 위기에 처해 있고, 코로나19는 이제까지 누적된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파열의 현장.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대안적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일이며, 관계맺음을 하고 공동체를 꾸리는 일이라고 주장. 나 자신의 세계를 넘어서 서로서로를 돌볼 시간이 필요하며, 그 돌봄은 비인간 세계까지도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

 

 

 

 

탈성장과 돌봄의 원리.


재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성장 위주의 시장 의존 경제의 비중을 줄이되 그 과정에서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들이 필요. 축소대상이 되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전환의 과정에서도 생계와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특히 인류세의 상징과도 같은 확석 연료 산업, 탄광, 자동차, 항공 등의 에너지산업에 대한 공공지원을 줄이고, 지원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고용을 유지하고 해고를 어렵게 하는 조건을 걸 필요가 있음. “연대, 필요충족, 돌봄의 원리’를 원칙으로

 

페미니스트 탈성장론과 코로나19 이후

 

 페미니스트 탈성장론자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돌봄이 되어야 하며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며, 희생을 감수하면서 의무감에 따라 일하고 있는 건강과 돌봄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그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장려하는 것이 필요. 

 

 

정의로운 전환과 돌봄의 원리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개입할 필요가 있음. 과세는 노동이 아닌 오염과 불평등에 대해 이루어져야 하며, 온실가스 배출과 물과 공기의 오염, 자원 채굴과 극단적인 부와 소득에 과세하는 것은 개혁의 일부
이미 코로나19 이후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정책들이 도입되기도 함. 이러한 정책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의미부여 하고 사례들을 공유하는 것 역시 필요. 현재 유렵, 미국에서는 노동시간 감축, 일자리 나누기 정책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기본소득이 논의되는 중

 

 

페미니스트 탈성장론과 돌봄기본소득


각 가구와 공동체의 복지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수행되는 비임금 노동과 젠더화된 돌봄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 우리 자신과 주변, 그리고 타인들, 환경을 돌보기 위한 사람들의 능력에 공통의 부를 투자함으로써 연대와 형평성을 기르고자 하며 이를 위한 수단으로 돌봄 소득을 주장.
복합재난이 일상화되는 시대일수록 다른 무엇보다 삶의 기본이 중요하며, 지금의 경제 여러 분야에서 탈성장을 진전시키는 것과 돌봄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강화하는 행위는 함께 가야 함.
돌봄 가득한 사회를 위해서는 삶의 기본적인 필요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재구조화하며, 삶에서는 돌봄이 중심이 되도록 하고, 가정을 단순히 비생산적인 소비의 공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생산과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장소로서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음.
또한 환경의 재생을 돕고, 각기 다른 강점과 취약성을 가진 존재들 사이의 연대에 기반을 둔 필요충족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함: 돌봄 노동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보편돌봄소득을 통해 돌봄 경제로 이행
필수노동에 대한 재평가: 변화는 현실적으로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 인권보장 차원을 넘어서 체제전환을 위한 의미를 부여하고 요구해야 함.

 

 

돌봄 선언문에서 주장하는 돌봄이란


돌봄이란 모든 것을 돌보는 사회적 능력과 행동들이며 이는 생명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서 필수적: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인정해야만 돌봄을 중심에 두는 정치가 가능해짐 -> 돌봄의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돌봄은 가족간 돌봄부터 요양원, 병원, 보육시설, 학교에서 실제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직접적인 돌봄, 필수노동자들이 수행하는 매일의 서비스를 당연히 포함. 나아가 협동과 연대 경제를 조직하는 활동가들의 일, 주거권을 보장학고 화석연료 산업을 축소하며 녹색 공간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위해 일하는 활동 역시 포함
돌봄은 대다수 사람들과 지구상에 살아 있는 여러 생명체들이 지구 자체와 함께 살아남아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이며 물질적이고 감정적인 조건들을 제공할 수 있는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능력을 의미. 
개인간의 차원에서부터 행성의 차원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돌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 작은 돌봄 하나도 다른 차원에 대한 이해와 지지없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의 중요성

 

 

탈성장에 대한 남반구의 비판


기존 탈성장론에 대해 지구적 차원의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또 하나의 식민담론이라는 비판. -> 탈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반구와 남반구의 연대가 필수적. 탈성장이 식민지적 구조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획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연대를 창출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함. 

탈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포스트성장주의적 흐름이 남반구에 존재. 비유럽적 실험들 존재. 화석연료나 광물 채굴에 반대하는 토착민들의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중. 에코페미니즘이 중요한 흐름 중 하나.

 

 

탈성장론 비판에 대한 반론


북반구의 성장은 남반구의 자원과 노동, 토지를 착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 체제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남반구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음.
탈성장을 갑작스러운 시스템의 중단으로만 상상하는 것도 문제. 탈성장은 한번의 선언으로 이루어지는 위로부터 강요된 생태독재와 같은 상황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과정이며, 다양한 실천을 포함한다고 주장.
갑작스러운 일자리의 상실, 경제위기 문제를 논하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기변동, 갑작스런 생산라인 재배치 속에서 남반구는 이미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음.

화석연료 기반 경제에서 탈피하는 문제로부터 공통의 연대를 찾을 필요가 있음. 세계 곳곳에서는 화석연료나 광물 채굴에 반대하는 토착민들의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중.

 

 

젠더정의 없는 탈성장은 없다


성장주의를 탈피한 후에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라고 할 때, 여성의 숨은 노동을 저평가하는 사회를 유지할 수는 없음. 특히 탈성장 담론이 낭만적인 복고 다마론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이 되기 위해서는 페미니즘과 만나지 않을 수 없음 -> 페미니스트 탈성장론의 핵심
“탈성장-탈식민-페미니즘 논의는 함께 가야”

 

 

 

 

돌봄: 페미니스트 탈성장론과 탈식민 생태전환의 고리


돌봄은 단지 팬데믹 시기에 혹은 디지털 혁명의 시기에 생겨나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로소 중요해진 것은 아님. 취약한 존재로서 인간, 자연을 자원으로 보고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한계 속에 존재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 좋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돌봄.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kate Soper가 탈성장 이후의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대안적인 쾌락을 이야기할 때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도 바로 돌봄이 가능한 시간, 돌봄이 가능한 관계맺음
돌봄이란 단지 특정한 형태의 서비스를 상품의 형태로 공급하거나 공공서비스로 지원한다고 해서 충족될 수 있는 사회적 공백이 아님 그러므로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필요의 차원에서 접근할 때 돌봄은 사회전환의 중요한 고리가 될 수 있음. 실제로 현재 북반구의 소비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발생하는 비용과 해악의 상당 부분을 남반구에 전가하는 동안에만 가능한 것이며, 이는 서비스 산업에서 이루어지는 여성 이주나 지구적 돌봄 연쇄와 같은 사례들로 확인됨. 따라서 이제까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노동, 그러나 삶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노동들을 찾아내고 이 노동들이 수행되는 방식 속에서 구체적인 북-남 연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음. 
한국에서 여성-기후위기 담론의 불편한 점들: 생산자로서의 여성/ 세계적 연대의 부재/ 돌봄 공공성과 사회화 논의의 한계 등

 

 

탈성장을 위한 연대의 모색


탈식민 운동, 환경정의 운동, 토착민들의 운동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부장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경우도 많으며, 반면 페미니즘운동이나 환경운동은 반자본주의/탈식민 문제의식이 약하거나 자신의 주요한 활동 범위에 넣지 않는 경우가 많음. 
탈성장을 가능하게 돌봄 중심사회로의 근본적인 전환은 반자본주의-탈식민-페미니즘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하다는 말씀으로 강의를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역시 많은 질문과 소감을 남겨주셨어요

 

인류세, 플랜테이션 등 잘 알지 못했던 개념부터 코로나19, 기후위기, 에코페미니즘, 돌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 이슈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나눠주셨어요. 대안과 함께 연대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고, 연대를 강조하는 내용이 좋았다는 소감, 돌봄의 개념과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소감도 전해주셨습니다.

 

민우특강 1,2강을 모두 참석하셨던 분들은 1강에서 에코페미니즘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었다면 2강은 지구적 위기 앞에서 페미니즘이 연대할 수 있는 관점을 만들어 준 것 같아 유익했다는 소감도 전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새로운 사회를 조망하고 변화를 추동하는 정치학이자 운동인 페미니즘을 통해 이 다양한 "위기"를 어떻게 봐라봐야 할 것인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세계를 꿈꾸고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질문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었던 2021 민우특강이 모두 마무리되었어요!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모든 민우특강에 참여해주신 분도 계시고, 어렵게 시간 내어 강의에 함께 해주신 분들도 계신데요. 함께 배워나가고 질문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민우특강에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친 우리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또 페미니스트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강의해주신 김현미, 전희경 선생님 그리고 다양한 위기들 앞에서 페미니스트는 이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해주신 황주영, 백영경 선생님에게 감사해요!

 

내년 민우특강도 많이 기대해주세요^_________^

 

smi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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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민우회 회원확대 캠페인 [한 사람 더하기] (8~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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