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중부여성발선센터 강당에서
한국여성민우회의 올해 세 번째 {입덕} 강좌- 시작하는 페미니스트를 위한<다시 만난 세계>3이 열렸습니다.

세 번째 강좌인데도 페미니즘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이번엔 특히 더-
딸이나 친구 등 주변 페미니스트 지인의 소개를 받아서 페미니즘 강좌에 처음 오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참가자분들이 남겨주신 글귀들 중 일부를 옮겨적어 강좌 후기를 대신합니다.
[오늘의{입덕} 다시 만난 세계3강의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첫 획을 긋다
'나'는 '모자란' 페미니스트이다!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가려운 데 긁어드립니다'
첫걸음(-이 강의를 신청해서 참석한 건 제게 첫걸음을 내딛은 거예요!)
위로와 응원, 그리고 계속할 수 있는 힘을 받았어요:)
움직이는 페미니즘
사.이.다.
계속 움직이기 위한 배터리를 충전했다.
부채의식은 갖되 그에 대한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각자 살아가며 낼 수 있는 요금을 내자.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함께 나아갈 것이다.
Black Sheep Wall(- 스타크래프트 치트키. 맵의 시야를 밝혀 준다)
다음은 강의의 좋았던 점으로 적어주신 문장들 중 일부입니다 :)
.
최근 페미니즘 관련 논쟁이 잦습니다. 저 또한 일종의 사명감으로 이런 논쟁에 매번 압박감을 갖고 있었는데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좋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페미니즘은 '삶의 방식'이라는 것, 지속적인 실천이며 변화의 여지가 있는 어떠한 방법론이라는 걸 깨닫게 된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분노를 시작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
뜬구름처럼 떠다니던 생각이 보다 명료해졌다.
.
끊임없는 (가부장적) 사회적 물결의 바깥 쪽으로 헤엄쳐 나가려는 노력 없이는, doing 없이는 페미니즘적 삶의 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환기함.
.
제가 저에게 하고 있던 질문들이 남성들이 제게 해오던 질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무언가 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감사해요.
.
아직 공부 중인 예비 페미니스트라고 나를 소개하고는 했다. 근데 이번 강의를 통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라는 생각을 했다.
.
하나하나 다 좋았습니다. 넘 감동적이고 가슴 두근거려서 눈물 날 것 같았어요.
.
자신의 좌표를 찍고 질문을 던지라는 메시지가 좋았다.
.
페미니즘 운동이 계속 있었다는 것을 알고,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주변의 소수 사람들과만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생각보다 외롭고 지쳐있었단 것을 깨달았다.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십년 이십년 전부터 페미니즘을 하신 선생님과 한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정말 실체로 다가온다는 점이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또, 내가 잘못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이대로도 좋다는 것으로 지속할 수 있는 의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민우회 신입회원이 되어주시기도 한 유쁘님이 강의를 듣고 난 소감을 글로 적어 주셨습니다. :D
나는 항상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던 터라 페미니즘도 그렇게 접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따라서 강남역 10번 출구에 갔고 포스트잇을 붙였고 페미니즘을 외쳤고 페미니즘 도서를 샀다. 분노했지만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따라서 하는 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니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당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무례했던 것이고 불쾌함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던 행동들이라는 것을. 남자는 원래 길 가는 여자의 얼굴을 보는 것이고, 여자는 예뻐야 하는 것이고, 여자는 항상 조심해서 다녀야 하고, 혹시 무슨 일이 있었다면 여자가 조심하지 않은 탓이라는 것, 모두가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하지만 왜? 라는 질문에 나는 답변하지 못 했다. 어처구니없는 여성 혐오 발언을 한 사람을 비난하는 트윗을 쓰면서도 이 사람이 잘못한 건 알겠지만 무엇이 잘못된 건지 몰랐던 거다. 사둔 책이라도 읽을까 싶었지만 별로 끌리지 않았다. 지금 이대로도 나는 충분히 깨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가진 채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하던 ‘남성 혐오 발언’이 언니에게는 거슬렸던 것이다. 우선 내가 맞고 언니가 틀리다는 것은 알았다. 언니가 "그런 사람들은 소수잖아.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어."라는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언니가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지 언니 주변에 없을 리가 없어.” 라는 말을 논리정연하게 해 주고 싶었지만 가방끈이 짧아도 너무 짧았다. 그냥 쒸익쒸익 거리다가 제풀에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페미니즘을 배우고자 했다. 그때 눈에 띈 것이 <다시 만난 세계 3>다.
내게 있어 이 강의는 다시 만난 세계가 아닌 처음 접한 신세계다. 내가 알고 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모두가 살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전철 탔을 때 성추행 하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노력으로 얻어낸 것인지 전혀 몰랐다. 페미니즘은 2015년부터 시작된 게 아니라는 김홍미리 선생님의 말씀은 내 머리를 띵 하게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무슨 착각을 하고 있던 걸까. 왜 나는 페미니즘이 강남역 10번 출구 전과 후로 나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포스트잇을 붙였던 사람은 이미 그 전부터 움직이고 있었던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걸 왜 몰랐을까. 모두가 움직이고 있고 세상을 바꾸려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나도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이 터지면 노트북부터 켜는 게 아니라 '연결'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고 조금이라도 바뀌고자 노력하고 싶다.
예상컨대, 나처럼 내 안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모두 이 강의를 듣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텅 비어 있던 교육장이 세 번이나 채워졌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모두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혼자 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번 강의 때 유인물과 ppt화면 모두 작은 글씨로 된 것만 준비했는데,
시력이 좋지 않아 글을 읽기 어려우신 분들이 계셨을 것으로 생각되며, 소외감이 드셨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ㅠ
미처 생각지 못하고 불편을 드린 점 죄송하며, 다음부터는 큰 글씨로 인쇄된 유인물도 일부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의견 남겨주신 분께 이 후기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민우회의 페미니즘 입문 강좌 <다시 만난 세계>,
2016년에는 이제 10월- 마지막 한 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세계를 '다시 만날' 기회를 마주하길 바라며!
10월에 있을 {입덕} 강의에도 많은 관심, 참여, 연결을 기대합니다.
8월 24일, 중부여성발선센터 강당에서
한국여성민우회의 올해 세 번째 {입덕} 강좌- 시작하는 페미니스트를 위한<다시 만난 세계>3이 열렸습니다.
세 번째 강좌인데도 페미니즘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이번엔 특히 더-
딸이나 친구 등 주변 페미니스트 지인의 소개를 받아서 페미니즘 강좌에 처음 오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참가자분들이 남겨주신 글귀들 중 일부를 옮겨적어 강좌 후기를 대신합니다.
[오늘의{입덕} 다시 만난 세계3강의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첫 획을 긋다
'나'는 '모자란' 페미니스트이다!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가려운 데 긁어드립니다'
첫걸음(-이 강의를 신청해서 참석한 건 제게 첫걸음을 내딛은 거예요!)
위로와 응원, 그리고 계속할 수 있는 힘을 받았어요:)
움직이는 페미니즘
사.이.다.
계속 움직이기 위한 배터리를 충전했다.
부채의식은 갖되 그에 대한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각자 살아가며 낼 수 있는 요금을 내자.
우리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함께 나아갈 것이다.
Black Sheep Wall(- 스타크래프트 치트키. 맵의 시야를 밝혀 준다)
다음은 강의의 좋았던 점으로 적어주신 문장들 중 일부입니다 :)
.
최근 페미니즘 관련 논쟁이 잦습니다. 저 또한 일종의 사명감으로 이런 논쟁에 매번 압박감을 갖고 있었는데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좋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페미니즘은 '삶의 방식'이라는 것, 지속적인 실천이며 변화의 여지가 있는 어떠한 방법론이라는 걸 깨닫게 된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분노를 시작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
뜬구름처럼 떠다니던 생각이 보다 명료해졌다.
.
끊임없는 (가부장적) 사회적 물결의 바깥 쪽으로 헤엄쳐 나가려는 노력 없이는, doing 없이는 페미니즘적 삶의 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환기함.
.
제가 저에게 하고 있던 질문들이 남성들이 제게 해오던 질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무언가 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감사해요.
.
아직 공부 중인 예비 페미니스트라고 나를 소개하고는 했다. 근데 이번 강의를 통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라는 생각을 했다.
.
하나하나 다 좋았습니다. 넘 감동적이고 가슴 두근거려서 눈물 날 것 같았어요.
.
자신의 좌표를 찍고 질문을 던지라는 메시지가 좋았다.
.
페미니즘 운동이 계속 있었다는 것을 알고,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주변의 소수 사람들과만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생각보다 외롭고 지쳐있었단 것을 깨달았다.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십년 이십년 전부터 페미니즘을 하신 선생님과 한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정말 실체로 다가온다는 점이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또, 내가 잘못하고 있지 않다는 것, 이대로도 좋다는 것으로 지속할 수 있는 의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민우회 신입회원이 되어주시기도 한 유쁘님이 강의를 듣고 난 소감을 글로 적어 주셨습니다. :D
나는 항상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던 터라 페미니즘도 그렇게 접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따라서 강남역 10번 출구에 갔고 포스트잇을 붙였고 페미니즘을 외쳤고 페미니즘 도서를 샀다. 분노했지만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따라서 하는 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니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당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무례했던 것이고 불쾌함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던 행동들이라는 것을. 남자는 원래 길 가는 여자의 얼굴을 보는 것이고, 여자는 예뻐야 하는 것이고, 여자는 항상 조심해서 다녀야 하고, 혹시 무슨 일이 있었다면 여자가 조심하지 않은 탓이라는 것, 모두가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하지만 왜? 라는 질문에 나는 답변하지 못 했다. 어처구니없는 여성 혐오 발언을 한 사람을 비난하는 트윗을 쓰면서도 이 사람이 잘못한 건 알겠지만 무엇이 잘못된 건지 몰랐던 거다. 사둔 책이라도 읽을까 싶었지만 별로 끌리지 않았다. 지금 이대로도 나는 충분히 깨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가진 채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하던 ‘남성 혐오 발언’이 언니에게는 거슬렸던 것이다. 우선 내가 맞고 언니가 틀리다는 것은 알았다. 언니가 "그런 사람들은 소수잖아.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어."라는 말을 했었기 때문이다. “언니가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지 언니 주변에 없을 리가 없어.” 라는 말을 논리정연하게 해 주고 싶었지만 가방끈이 짧아도 너무 짧았다. 그냥 쒸익쒸익 거리다가 제풀에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페미니즘을 배우고자 했다. 그때 눈에 띈 것이 <다시 만난 세계 3>다.
내게 있어 이 강의는 다시 만난 세계가 아닌 처음 접한 신세계다. 내가 알고 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모두가 살고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전철 탔을 때 성추행 하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노력으로 얻어낸 것인지 전혀 몰랐다. 페미니즘은 2015년부터 시작된 게 아니라는 김홍미리 선생님의 말씀은 내 머리를 띵 하게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무슨 착각을 하고 있던 걸까. 왜 나는 페미니즘이 강남역 10번 출구 전과 후로 나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포스트잇을 붙였던 사람은 이미 그 전부터 움직이고 있었던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걸 왜 몰랐을까. 모두가 움직이고 있고 세상을 바꾸려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나도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이 터지면 노트북부터 켜는 게 아니라 '연결'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고 조금이라도 바뀌고자 노력하고 싶다.
예상컨대, 나처럼 내 안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모두 이 강의를 듣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텅 비어 있던 교육장이 세 번이나 채워졌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모두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혼자 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번 강의 때 유인물과 ppt화면 모두 작은 글씨로 된 것만 준비했는데,
시력이 좋지 않아 글을 읽기 어려우신 분들이 계셨을 것으로 생각되며, 소외감이 드셨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ㅠ
미처 생각지 못하고 불편을 드린 점 죄송하며, 다음부터는 큰 글씨로 인쇄된 유인물도 일부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의견 남겨주신 분께 이 후기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민우회의 페미니즘 입문 강좌 <다시 만난 세계>,
2016년에는 이제 10월- 마지막 한 강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세계를 '다시 만날' 기회를 마주하길 바라며!
10월에 있을 {입덕} 강의에도 많은 관심, 참여, 연결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