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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후기] 성인지 미디어 리터러시 성평등·성차별 사례찾기 탐탐 워크숍 후기!

2023-11-09
조회수 4105

 

 

 

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성평등미디어팀입니다.

 

 

 

enlightened쏟아지는 콘텐츠를 페미니스트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enlightened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페미니즘 관점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이야기해보면 좋을까?

 

 

enlightened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사례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enlightened다른 미디어 리터러시 강사는 어떻게 교육하고 있을까?

 

 

 

 

(탐탐워크숍의 홍보 웹자보)

 

 

이런 물음 아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해본 적 있거나, 진행해보고 싶은페미니스트와 함께

 

 

몸·외모, 성역할, 성폭력 재현세가지 주제로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활용할 콘텐츠 성평등·성차별 사례를 찾아보고 축적하는 탐탐*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탐탐 뜻: 위엄 있게 주시하고 있는 모양)


 

(탐탐워크숍 OT 사진)

 

 

 


 

 

 

워크숍에선자신이 가져온 콘텐츠 장면을 소개하고요.

 

 

이 사례를 활용하여 교육을 하게 된다면 수강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교육내용을 생각해보는 시간까지 가졌습니다.

 

 

 

 

(참여자들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사진)

 

 

 

 

 

그럼,주제별로 만나볼까요?

 

 

 

 

 

#몸 외모

 

 

 

언급된 콘텐츠:넷플릭스 〈피지컬100〉 , 넷플릭스 〈사이렌〉, E채널 〈노는언니〉

 

 

 

 

 

 

 

 

장면 설명:

 

여성 참여자(치어리더, 배우)들의 연이은 등장에, 한 남성 참여자가 여성 참여자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건넨 직후

 

“아, 삼각관계는 곤란한데”, “나만 연애 프로그램으로 알고 나온 거야?” 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참여자들이 100명의 다른 몸을 가진 참여자들과 대결을 펼친다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알고 있을 텐데,

 

남성들이 여성을동등한 참여자’가 아닌 ‘연애대상’으로 보는 게 부적절하다고 느꼈어요.

 

굉장히 무례한 반응이고 멘트였는데, 왜 굳이 그런 반응을 편집으로 담은 걸까요.

 

 

더 화가 났던 지점은, 이런 남성들의 반응이 ‘모든 여성’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도 않았다는 거예요.

 

‘특정한 연령대의, 특정한 외형을 가진’ 여성 참여자가 연이어 등장했을 때만 나타난 반응이기도 하죠.

 

좀 더 성평등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제작진 측에서 제작현장에서 이런 발언들을 적절하게 제지하거나,

 

참여자들 전체에게 차별적인 발언을 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최소한 편집에서 빼버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성차별적 장면들을 선택해서 실었다는 점은 주목해서 평가할 부분이라 생각해요.

 

 

 

 

 

 

 

 

장면 설명:

 

 

플로리안(피트니스모델)이 여성 참가자 김춘리(보디빌딩선수)를 보더니 한 손으로 팔굽혀펴기를 하자고 한다.

 

김춘리 선수가 성공하자 “아, 일단 합격”이라고 말하는 장면

 

 

 

 

남자들은 여성들의 능력을 일단의심해요. 자기가 심사위원도 아니면서 함부로 자격 미달을 운운하죠.

 

‘한 손으로 팔굽혀펴기’라는 통과의례를 자기 멋대로 설정해놓고 시험을 해봐요.

 

자기 예상과 다르게 여성이 그 시험에 통과해버리니, 이제남은 건 성별을 의심하는 거죠. ‘진짜 여자 맞아?’, ‘남자 같아’ 하는 식으로요.

 

 

 

 

 

 

장면 설명:

 

 

여성 참여자들이 3:3 농구게임을 진행하는 와중에, 장은실 선수가 수비하는 장면에서 “몸싸움 황제 근육맹수 장은실”이라는 자막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근육질의 몸을 가진 여성 선수들의 몸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장면들이 저는 참 좋은데요.

 

자막에서‘여왕’,‘요정’이라는 표현 대신 남성에게 주로 사용되던 ‘황제’, ‘맹수’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점이라던가,

 

커다란 어깨 근육을 가진 수영선수에게 ‘커다란 근육이 컴플렉스가 되지는 않느냐’라고 묻자,

 

“오히려 더 어깨가 드러나는 드레스를 즐겨 입기도 한다”고 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현재로서는 그가 ‘현직 국가대표 선수’이기 때문에,근육질의 커다란 여성의 몸이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분위기가 있는데,

 

미디어에다양한 몸이 더 자주 등장할수록 우리 사회가‘커다란 몸을 가진 여성’, ‘커다란 근육을 가진 여성’들에게 더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장면 설명: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사이렌: 불의 섬] 참여자들의 역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습.

 

왼쪽 이미지는 둘 이상의 참여자들이 육탄전을 벌이며 경쟁하는 모습.

 

 오른쪽 이미지는 도구(곡괭이)를 이용해 땅을 파며 웃는 모습.

 

 

 

 

 

[피지컬100]보다 조금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 섬]은 다양한 여성들의몸, 외모, 체격, 직업, 능력, 감정, 연대를 보여줘요.

 

아주 흥미롭게 봤는데요.

 

서로 격렬하게 경쟁해야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의 특성에 더해,

 

‘남초직군에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 직접 자신이 처한 고정관념을 부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몸을 쓰는 모습을 집중 조명해요.

 

방송 안에서 여성들은싸우고, 구하고, 고뇌하고, 전략을 짜고, 부수고, 한계에 부딪치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몸’, ‘신체의 기능을 극대화한 몸’을 계속해서 보여주게 되는데,

 

‘보는 몸(남성의 몸)’, ‘보여지는 몸(여성의 몸)’이라는 오래된 성차별적 시선을 생각한다면,

 

고무적인 장면들이라 생각합니다.

 

 

 

 

 

 

이 사례를 활용하여 교육을 하게 된다면 전달하고 싶거나 수강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

 

 

 

(포스트잇 사진)

 

 

 

 

 

 

└ 최고의 몸, 가져야 하는 몸, 기준이 되는 몸은 없다. 건강한 몸이, 근육있는 몸이 최고도 아닙니다. 미디어에서 어떤몸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유심히 볼까요

 

└ 미디어에 나오는 몸과 외모는 제작자와 연출자의 선택이라는 점.

 

└ 여성의 ‘겨드랑이털’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이상적인 몸”이란 없다

 

└ 우리가/각자가 되고자하는 몸은 무엇이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혹시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 근력있는 형태의 몸만이 1. 좋은 2. 건강한 3. 정상적인 신체라고 인지하거나 오인하도록 유도함을 깨달하야 한다

 

└ “여성다운 몸”, “여성답지 않은 몸”은 없다. 예쁠 필요도 없다. 우리 자신으로 존재하면 돼!

 

└ ‘짧은 머리의 여성’이 미디어에서 어떻게 그려지는지 관찰해보면 좋겠다

 

└ ‘꾸미지 않은 여성’을 ‘남자같다’는 식으로 몰아가지 않기

 

└ 여성의 꾸밈(화장, 제모, 착장)은 여성으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여성스러움’의 절대조건이 아니다

 

└ “평등의 시선으로 다시찍는 000” (예능, 드라마, 영화 등등)

 

└ 원하는 몸의 형태를 선망하는 것이 나쁜것일까? 콘텐츠 속의 만연한 루키즘, 미의 기준점을 가연 해체 가능할 것인가? 에 대한 논의 촉발


 

 

 

 

 

 

 

 

 

 

 

 

#성역할

 

 

언급된 콘텐츠:넷플릭스 〈킹더랜드〉 , 광고 〈스위첸 시즌2〉, ENA 〈남남〉

 

 

 

 

 

 

 

 

장면 설명:

 

 

남자주인공 ‘구원’이 여자주인공 ‘천사랑’의 전 애인 손목을 잡고 완력으로 그를 제압한다.

 

전 애인은 돌아가고 ‘구원’이 여자주인공에게 전화한다.

 

구원:“혹시 아까 같은 일 또 생기면 바로 나 불러”

 

 

남자주인공 ‘구원’이 여자주인공 ‘천사랑’ 할머니와 대화한다.

 

구원: “할머니랑 사랑이제가 든든하게 잘 지킬게요”

 
 
 
 
 
 
 

남성이 자신을 부르라는 '나를 믿어라' '나를 불러라'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가겠다.이런 장면들이 되게 많이 나와요.

 

성 역할이 이제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전반적으로 항상 준호가 찾아오고요. 사실 구원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거죠.

 

여자는 수동적이고 남성은 되게 능동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던 것 같아요.

 

 

구원이 하는 구원이 실제 구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항상 조금씩 삐끗하는 장면을 계속 보여줘요.

 

그리고 천사랑은 위기 상황에 계속 놓이는데도 그것을 엄청나게 현명하게 뚫고 지나가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면서 ‘구원은 온전히 백마탄 왕자 아니고 천사랑이 그냥 신데렐라는 아니다.’ 라는 식으로 보여주려는 눈속임 같은 장치들이 되게 많이 있었던 드라마라고 생각했어요.

 

제작자는 이 정도의 주체성 만 보여주면 신데렐라 서사라는 게 다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나 싶고요.

 

 

 

 

 

 

 

 

 

장면 설명:

 

 

회사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남자주인공 ‘구원’이 여자주인공 ‘천사랑’에게 팔짱을 끼며

 

“아이, 충전이 좀 필요해서 그래. 오늘 하루종일 너무 힘들었어. 방전되기 직전이야” 라면서 자신의 볼을 손으로 가리킨다.

 

”여기 충전이 좀 필요해서 그래. 충전이 좀 필요하네“ 하며 눈을 감는다.

 

‘천사랑’은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주위를 계속 살피며 ”누가 볼까봐 무서워 죽겠어요.“ 라고 하며 뽀뽀를 한다.

 

그러자 ‘구원’이 ”한 1% 됐나?“ 라며 계속 요구한다.

 
 
 
 
 
 

 

이런 장면들이남성의 사회생활을 항상 응원하고 위로해줘야 되는 존재로서 여성을 그려내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여성은 부유한 집안이 아니기도 하고 비정규직이니까 회사의 본부장과 연애 사실을 다른 사람이 볼까봐 두려워하면서 주위를 살피거든요. 그에 비해 남성은 본부장이고 상속에 대한 욕망도 없다보니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요구하고요.

 

 

킹더랜드 마지막 화에 여자주인공이 1인 호텔사업을 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혼자서 운영하니 힘들잖아요.

 

남자주인공이자주 여자주인공의 호텔에 방문하는데전등을 갈아준다거나 큰 쓰레기를 버려준다거나 휴지를 사와요.

 

힘을 쓰거나 돈을 쓰죠. 이 장면과 비교해보면여성과 남성의 위로 방식이라든가 도와주는 방식을 성차별적으로 재현했다고 생각해요.

 

 

 

 

 

 

 

 

장면 설명:

 

 

여성은 김을 굽고 있고 남성은 아이의 분유를 먹는다. 그걸 본 여성이 “그걸 자기가 왜 먹어?”라고 말한다.

  

 

 

 

남성이 아이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몸에 끼여 여성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남성: “여보 여보 나 이거 좀 도와줘 봐”

 

 

 

 

 

 

기저귀를 잘못사온 남성

 

남성: “자기야 이거 사왔어”

 

여성: “기저귀 그거 아니야 몇 번을 얘기해”

 

남성: “아냐? 바꿔올게”

 

여성: “아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돼요?”

 

 

 

 

 

 

맞벌이 부부가 육아하는 광고예요.

 

광고 중간에 남성이 (육아가)“처음이라 그래”라고 말한 후에 여성도 “그럼 나는 두 번째냐?” 라고 하거든요.

 

근데 광고에선남성이 육아에 서툰 모습들을 굉장히 많이 보여줘요.여성은 남성을 답답해하고요.

 

언제까지아빠들을 굉장히 미숙하고 그냥 큰 아들을 키운다는 개념으로 계속적으로 투영을 하고 있는 건지 이런 장면들이육아가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더 강화시키는 것 같아요.

 

이런 장면이 광고나 미디어에 자주 나온다면 여성과 남성 중 누가 더 육아휴직을 많이 낸다고 또는 내야한다고 생각하겠어요? 여성이겠죠.

 

그러니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어도 사회적 압박감은 다를 거란 말이에요.

 

사회적 압박이 여성들에게 일과 가정 이중부담을 갖게 만들고나아가 경력단절, 임금격차까지 생기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장면 설명:

 

 

여자 주인공 ‘진희’가 퇴근 후 집 거실에서 엄마인 ‘은미’의 자위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남남’에서 나오는 ‘은미’는 누군가의 ‘엄마’,‘아내’,‘며느리’ 등 돌보는 사람으로서가 아닌자기의 욕망을 표출하고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여성으로 그려지거든요.

 

자위 장면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 장면이 좋았어요.

 

여기서 퇴근하고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어서 자위하는데요.

 

미디어에서 보통 남성의 자위는 자기 전에 한다든지 습관적으로 한다고 묘사되는데여성의 자위는 항상 너무 과도하게 섹슈얼하게 연출하고 의미부여하잖아요.

 

여기에선 그렇지 않아서 좋았어요.

 

영화에선 남성의 자위가 굉장히 유쾌하게 나오기도 하는데 왜 여성은 이런 장면들이 안나올까 했거든요.

 
 
 
 
 
 
 
 
 
 
 

이 사례를 활용하여 교육을 하게 된다면 전달하고 싶거나 수강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

 

 

 

 

└ 성평등한 사회를 상상해보자

 

└ 00상황에서 00현장에서, 남자의역할? VS 여자의 역할?

 

└ 성역할 고정관념과 편견이 가득한 미디어는 누구에게 득이 되는가?

 

└ 연애관계에서도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성역할이 있었다는걸 인지하고, 타파하자

 

└ 정해진 성역할은 없다. 만들어 지는 것일 뿐

 

└ 성역할이라는게 언제부터 있었는가 존재는 하는가?

 

└ 남성, 여성의 역할,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갖고 태어나는 게 아니라 강요되고 만들어진 것이었다.

 

└ 드라마나 영화에 여성이 다수 등장하면 성평등한 콘텐츠일까? 그 캐릭터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자

 

└ 드라마 속 직업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성별과 직업을 나열해보자 그리고 그들은 실제로 ‘일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가?

 

└ 성역할 고정관념은 여성도 남성도 모두 억압하는 것이다.

 


 

 

 

 

 

 

 

 

 

 

#성폭력 재현

 

 

 

언급된 콘텐츠: 넷플릭스 〈성폭력 재현〉 , 광고 〈스위첸 시즌2〉, ENA 〈남남〉

 

 

 

 

 

 

 

 

장면 설명: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수많은 피해자가 있었다는 것을 표현한 장면

 

 

 

 

 

 

 

텔레그램 성착취가 어떤 방식으로 발생했는지, 

 

추적단 불꽃의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였어요. 

 

이 사건을 알지만 자세히는 잘 몰랐거든요. 애니메이션 표현된 장면들이 많았는데 그것이 너무 길게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몰입력이 있다고 느꼈는데, 

 

 다큐멘터리가 내가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처럼 몰입하게 만드는 방식이 좋은 방식인지 고민을 하게 됐었어요.

 

넷플릭스에는 사건·사고를 다룬 수많은 콘텐츠가 있잖아요.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넷플릭스는 한국의 사건·사고를 다루고 싶다는 의사가 있었었고, 그 당시에 이 사건이 워낙 화제가 됐었기 때문에 선택이 되어서 제작된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사건을 흥미거리로 다루지 않는 시선이라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됐어요. 저는 성폭력 사건을 다룬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 프로그램은 되게 수사 과정, 취재 과정을 긴박하게 그려내면서 영화처럼 엄청 몰입감 있게 만들었더라고요.

 

 

 

 

장면 설명:

 

 

피해자의 상황을 묘사한 장면. 깊은 물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피해자를 묘사할 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장면이 계속 나오잖아요.

애니메이션 장면에서는 피해자가 끈에 묶여 있고 사지가 당겨지는 장면으로 만들어져 있었어요.

 

이 사건이 얼마나 피해자를 옭아매고 있는지 같은 거를 표현하는 그런 장면이었을 거라고 추측이 되는데 그런 식의 장면들은 모두 이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통념을 되게 강화시키는 거잖아요. 

엄청 슬프고 불안해야 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것이 피해자라는 통념이 있잖아요. 

 

피해자가 메신저에서 웃으면서 대답을 하면 성폭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당하기도 하는 그런 상황, 피해자다움이라는 것이 〈사이버 지옥〉에서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어요.

 
 
 
 
 
 

 

 


 

 

기사 설명:

 

 

“남학생 만나고 다녀” 딸 친구 성폭행한 기사 2심서도 ‘무죄’ 주장 (이데일리, 2023년 9월 7일)

 

A씨는 항소심에서도 “성관계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고소인이 통학차도 안 타고 오후에 남학생을 만나고 다녀서 내가 훈계하기도 했다”며 “잘못이 있다면 사진 한번 찍어준 죄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가해자의 서사를 가감없이 기사 내용으로 작성하고, 그것을 제목으로 뽑은 기사 정말 문제적이에요.

 

기사 내용 속에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가해자의 변명만을 담아서 보도했어요.

 

저는 가해자의 서사가 하나도 안나오는 게 맞는지 고민이 돼요. 

변명을 실어줄 필요는 없지만 범죄를 분석하기 위해서 어떤 이야기는 필요한게 아닐까요?

 

지금까지 이야기됐던 가해자의 서사는 들어줄 필요가 없는 이야기였어요. 

 

예를 들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주요 가해자였던 조○○이 포토라인에서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그 어떠한 가치도 없죠. 

 

그날 조○○이 입었던 옷, 언급했던 언론인을 언론에서 부각했던 것도 잘못이고요. 

 

이런 이야기가 필요없다는 것이지 모든 이야기가 필요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장면 설명:

 

 

연수는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했다. 

 

연수가 이별을 고하자 전 남자친구는 동영상을 유포하고, 그것을 연수의 엄마 경아가 보게 된다. 화면 속 연수는 “할까?”라고 말하고 있다.

 

 

 

 

 

 

 

“〈경아의 딸〉은 디지털 성폭력을 다룬 영화에요. 전 남자친구가 불법 유포한 성관계 동영상을 피해자의 엄마가 보게 돼요. 

 

디지털 성폭력이라고 하면 나도 몰래 동영상이 찍혀서 유포된 경우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연수’처럼 동영상이 촬영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 동의 없이 동영상이 유포되더라도 성폭력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잖아요. 

 

이 영화는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유포는 범죄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연수’가 “할까?”라고 말하는 장면이 ‘피해자다움’이라는 통념을 깨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수많은 성폭력 사건이 있는만큼, 피해자의 모습도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연수’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웃다가도, 영상을 지우려고 디지털 장의사를 찾아가고, 친구들이랑 놀기도 하는 장면이 있어요. 피해자에게도 평범한 일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좋았아요.”

 

 

 

 

 

 

 

 

 

 

이 사례를 활용하여 교육을 하게 된다면 전달하고 싶거나 수강자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

 

 

 

 

 

 

└ 성폭력 사건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본다.

 

└ 성폭력 사건의 피해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어떤 해결이 필요한지, 내가 나아가 우리 사회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는지 살펴본다.

 

└ 성폭력 사건은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의 문화가 성차별적인지 점검해 본다.

 

미디어에서 성폭력을 다룰 때 역사적 맥락과 구조를 포함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연출은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피해장면은 넣을 필요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 성폭력을 일상과 분리해서 다루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영상물(?)은 사회에 알리는 것으로만 끝이 아니라, 그 사건을 보는 사회적 시선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재현에도 윤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어떤 윤리가 필요한지 고민해본다.

 

└ 시청자 또는 독자들은 사건을 아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고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해 더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성폭력 보도는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고민해본다. (시발점이 된다든가)

 

└ 성폭력재현은 왜 다뤄져야하는가? 다뤄져야 한다면 어떻게 다뤄져야 할까?

 

└ 피해자와 거리두는 방식의 접근은 아니어야 한다. 단순한 흥미거리로 소비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만들어져야 한다.

 

└ 프로그램의 취지와 목적이 제시되고, 취지와 목적은 사회적 타당성과 정의로움이 반영되어야 하며, 그 취지와 목적에 부합되게 만들어져야 한다. 피해자다움을 강화하는 이미지나 내용은 없는지 살펴보자.

 

 

 

 


 

 

 

 

 

이렇게 3회차를 마지막으로 탐탐워크숍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민우회는 과거부터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였는데요.

 

 

미디어 속 변한, 변하지 않은 장면을 지켜보면서 성인지 관점 미디어 리터러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워크숍은 이 후기로 그치지 않고 사레집으로 엮일 예정입니다.

 

 

교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까? 어떤 사례가 적합할까? 고민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활동가께선 꼭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곧 공개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wink


 

 

마지막으로 참여자 소감입니다.

 

잎싹

"하나의 프로그램이나 방송을 가지고 다각도로 이야기 나눠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몰랐던 시각도 발견할 수 있어 더 재밌었던것 같습니다!"

 

아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고 미디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됐습니다."

 

박혜정

"주제별로 미디어를 속속들이 파헤쳐 보는 시간이 흥미롭고 의미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