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후기] 환절기, 그 마지막 날

2015-06-15
조회수 5019

5월 둘째주부터 6월 첫째주까지,
5주간의 환절기가 지나갔습니다.

짧다면 짧은 5주동안, 올해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1434349867.jpg

 

아쉬움과기대가 뒤죽박죽인 마음으로 
6월 5일 금요일, 마지막 환절기에
수요일팀, 목요일팀, 금요일팀이 한자리에 모여 같이 책걸이를 했어요.

 

처음 만나는 다른 요일 세미나 멤바들~
역시 시작은 자기소개죠^^

각자의별칭과 별칭의 의미로 자기 소개를 했고요.
'내가 받고 싶은 질문하기'도 해보았어요.

 

1434349664.JPG

처음 만나 서로 알아간다는 건 설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
어색한 가운데 보통은 호구조사에 들어갑니다.
나이, 직업, 사는 곳, 결혼은 했는지, 왜 안했는지, 결혼 했으면 애는 있는지, 왜 아직 안낳았는지 등...

하지만 요런 질문들, 사실 내가 받고 싶은 질문인가요? (도리도리)
오히려 나이 많고 적음으로 관계의 룰이 결정되고, 사회적 위치에 따라 사람을 파악하게 되는 불편한 문화이기도 하죠.

그래서, 여기는 민우회니깐.다르게 해봅니다~
내가 받고 싶은 질문이 뭔지 생각해보는 거죠.
그리고 바로 그 질문을 상대에게 하면 재밌는 질문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날은 이런 질문들로 서로를 알아갔답니다.

먼지가 클로이에게"요즘 기분 어때요?"
클로이가 진이에게"민우회 회원이 된 계기가 뭐였어요?"
진이가 해원에게"좋아하는 여배우 캐릭터가 있나요?"
해원이 이서에게"지난 주에 찍은 사진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은요?"
이서가 해나에게"내 인생의 책을 꼽는다면?"
해나가 박봉에게"해보고 싶은 머리 스타일은 뭐예요?"
박봉이 여경에게"당신의 장점은 뭔가요?"
여경이 비홍에게"전 라디오 듣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요즘 혹시 라디오 들어요?"
비홍이 스밀에게"무슨 안주 줗아하세요?"
스밀이 여정에게"요즘 관심사가 뭐예요?"
여정이 달래에게"가장 마지막 여행은 언제 어디였나요?"
달래가 진경에게"지금 기분이 어때요?"
진경이 날개에게"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날개가 나눔에게"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나눔이 먼지에게"어떤 음악 좋아해요?"

소개를 마치고 요일 팀별로 모여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짧지만 진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에게 환절기란?"

1434349688.JPG

 

1434349751.JPG

 

1434349714.JPG

그리고 함께 읽은 책,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뽑은 나의 한문장을 나눴어요.

(동영상을 플레이하면 '나의 한문장' 들을 들을 수 있어요)

 

 

그리고 민우회 소모임 소개를 잠깐 나눈 뒤, 훈훈한 뒷풀이가 이어졌습니다. ^^

소모임 소개가 궁금하신 분은요기를 클릭~

마지막으로 회원들이 직접 쓴 그날 모임의 후기를 전하며...

이번 환절기는 이제 안녕 : )

다음 계절에 만나요!

 

 

1434349774.jpg

 

신입회원세미나 환절기는 꿈 같은 5주였다.

금요세미나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기다 내가 영혼 절절한 리액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말하자면, 영화 '굿윌헌팅'의 로빈 윌리엄스 대사 같은 거다.
"It's not your fault."
페미니즘은 내게 그렇게 얘기해준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한없이 그지 같다(비속어 죄송; 뉘앙스가 이 단어보다 확실한 것을 찾지 못해 그냥 씁니다~^^;) 느껴지는 것도, 남자랑 그지 같이 못 지내는 것도, '애인들(저는 '아들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어마 오글거려라~) 에게 항상 잘못하고 있다'는, 영양가 없는 미안함도.

마지막 모임이 있던 책걸이날, 난 "'환절기'는 내게 '시작!'"이라 얘기했다. 그리고 바로 덧붙였다.
"왜 이제 시작을 했을까요?"
ㅋㅋㅋㅋ 민우회를 알고 내가 초큼 칙칙함에서 벗어났음을 느낀다 ^^
정희진샘의 <페미니즘의 도전>, 그 시원시원하고 명쾌한 구절 모두 베껴쓰고 싶을만큼(이제 다시 또 읽으며 도전해 보려 합니다!), 내가 왜 이제서야 샘의 책을 만났을까 후회될만큼 가슴속에 오래 새기고 싶어진다.
내 스펙트럼은 이렇게 넓어진다.

 

- 진이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첫 세미나에서 나이, 직업, 학력, 결혼여부와 같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얄팍한 껍질을 박차고 나왔을 때의 흥분을 기억한다. 나이에 관계없이 사려깊었고, 직업이나 학력에 관계없이 배움을 나눠주었다. 저절로 먹은 나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라는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힘들게 쌓아올린 모래성이었는데도 짓뭉개는 쾌감이 대단했다. 돌이켜보면, 요즘같이 정신없는 때에 5주라는 시간은 터무니 없이 긴 시간일텐데도 순식간에 흘렀다. 모두들 오랜만에 갖는 새로운 만남에 흥이 취했다.

 

6월 5일 세미나의 시작도 그랬다. 우리는 나를 구성하는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엿듣게 되었다. 우리는 지난 많은 시간동안 나를 설명하던 수식어에서 벗어나 누군가가 즐겨듣는 라디오라던가, 좋아하는 배우 같은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즐거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특별히 대단한 이야기를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도 속이 시원했다.

 

문득, 앞으로 내 안에서 여성주의도 딱 그 날의 만남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할 필요는 없고, 딱 그날 같이 즐겁고 유쾌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거창한 일을 도모하려는 어둠의 세력이 아니라, 수많은 차이를 가로질러서 깔깔대기 위해서 만났으니까. 세미나의 마지막이 그랬듯, 정희진씨의 책을 인용할까 한다. "모든 정체성은 차이를 가로질러 형성된다."

 

- 클로이

 

환절기 세미나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후기를 쓰게 됐네요.시간이 참 빠른 것 같아요.

저는 처음 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너무 좋아서 흥분이 되어 잠을 잘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나요.환절기 수요일 팀은 생각보다 호흡이 잘 맞았다고 해야 할까?그래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제 얘기를 꺼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모여서 환절기 세미나를 정리하는 시간에서도 세미나가 각자에게 소중한 시간으로 남은 것 같아 저는 조금 감동이었어요.다른 팀들의 얘기를 들을 때에는 처음 뵌 분들이었지만 페미니즘의 도전을 함께 읽었다는 연대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번 세미나 책걸이 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였었는데,원래 저는 사람들 많은 장소를 되도록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어요.이번을 계기로 그 생각이 바뀔 것 같습니다.많은 사람이 모여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재미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은 것 같아요.

뒷풀이에 가서도 처음 뵈었지만 성에 대한 얘기도 자유롭게 하고 각자의 멋있는 삶에 대해서도 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ㅋㅋㅋ저는 그냥 너무 좋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