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몬트리올 페미니즘 대학살>이라는 영화를 봤었다.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1989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대학에서 있었던 총기 대참사를 담고 있다.주목할 만한 점은 총기를 난사한 마크 르핀이 강의실에 남성과 여성을 분리한 후,여성들에게"너희는 모두 페미니스트다!"라고 외치며 그녀들을 무차별 살해했다는 점이다.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해로부터2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올해 초 한국에 살던 김 군은 페미니스트가 싫다며IS에 들어갔다.시간이 무색하게도 여성에 대한 혐오는 희미해지긴커녕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이젠 여성이라는 이유로 총기 난사,무차별 살인 같은 물리적 폭력의 가능성을 염두하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점은,여성혐오가 진보-보수의 정치적 스탠스로 나뉘는 것이 아닐뿐더러,성별,세대,지역,인종 등의 조건을 막론하고 모두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나조차도 내면에 있는 여성성에 대한 혐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자연스럽게 나는 여성혐오가 일베나 일부 미치광이들의 사고가 아닌 모든 개개인의 사고에 어떻게 침투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강의는 내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었다.여성혐오의 계보와 동학을 따라가며 여성혐오는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필연적이고 지극히 경제적이며,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현상이라는 것,그 뒤에는 혐오를 조장하는 국가와 자본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강의 이후,그렇다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여성혐오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선생님의 말씀처럼 남성성 이후엔 새로운 형태의 남성성이 오는 것일까,그럼 여성혐오는 언제쯤,아니 사라지긴 할 수 있는 걸까.좀처럼 답이 나질 않는다.하지만 강의를 들으며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어떻게든 여성혐오에 맞서야 한다는 것. <몬트리올 페미니즘 대학살>에 나오는 한 학우의 말처럼21세기인 아직도“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은 가장 만연한 인권 유린”이기 때문이다. |
‘그런’페미니즘은 없다. 2강 후기입니다.
4월 15일, 오후 7시반부터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있었습니다.
[된장녀,김치녀에서 무뇌아적 페미니스트까지] 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붙여 봤습니다.
손희정 선생님은 질문 한 가지로 강의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광화문 광장, 트위터, 국회 이자스민 의원실,서울시청 로비,
이 네 가지 공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주목되거나 가장 급진적인 정치 운동이 펼쳐지는 공간,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혐오하는 정동과 부딪치고 싸우고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민우회도 그 공간들에 한창 함께 하고 있네요... )
비로소 ‘김치녀’에 와서는, 어떤 잘못이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대한민국 여성이라는 그 자체로서 혐오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동안의 여성 혐오의 역사!를 90년대, 2000년대 흥행 영화에 대한 비평을 통해 들여다 보았습니다. 90년대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던 여성들, 주인공이 되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했던 여성들이 2000년대 들어서는 사라지고 맙니다. 이후 한국 영화는 온통 남성 캐릭터들만 득실거리게 됩니다. 여성 캐릭터는 다 어디로 갔을까? 공포영화에서 ‘귀신’으로만 등장하지요. 이는 IMF 이후 여성들이 대거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고 모성만 강조되는 시대와 정확히 연결되지요.
문화는 결코 독자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정치적 맥락과 맞물려 작동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페미니즘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페미니즘은 “보편 인간”에 대한 비판, 보편 인간이 이성애자, 남성, 비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드러내 왔고, 그의 확장을 위해 싸워 왔는데요. 그러나 이제는 그 보편의 권리 자체가 타당하게 구성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를테면 핵가족을 구성할 권리. 근대적 교육을 받을 권리 등등... 이 권리들이 진정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권리이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해로부터2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올해 초 한국에 살던 김 군은 페미니스트가 싫다며IS에 들어갔다.시간이 무색하게도 여성에 대한 혐오는 희미해지긴커녕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이젠 여성이라는 이유로 총기 난사,무차별 살인 같은 물리적 폭력의 가능성을 염두하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점은,여성혐오가 진보-보수의 정치적 스탠스로 나뉘는 것이 아닐뿐더러,성별,세대,지역,인종 등의 조건을 막론하고 모두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나조차도 내면에 있는 여성성에 대한 혐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자연스럽게 나는 여성혐오가 일베나 일부 미치광이들의 사고가 아닌 모든 개개인의 사고에 어떻게 침투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강의는 내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었다.여성혐오의 계보와 동학을 따라가며 여성혐오는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필연적이고 지극히 경제적이며,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현상이라는 것,그 뒤에는 혐오를 조장하는 국가와 자본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강의 이후,그렇다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여성혐오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선생님의 말씀처럼 남성성 이후엔 새로운 형태의 남성성이 오는 것일까,그럼 여성혐오는 언제쯤,아니 사라지긴 할 수 있는 걸까.좀처럼 답이 나질 않는다.하지만 강의를 들으며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어떻게든 여성혐오에 맞서야 한다는 것. <몬트리올 페미니즘 대학살>에 나오는 한 학우의 말처럼21세기인 아직도“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은 가장 만연한 인권 유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