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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범죄 소재 프로그램 모니터링] 이런 장면 꼭 필요한가요? (feat. 외모 언급, 너무 많은 CCTV와 재연)

2023-07-12
조회수 6197

 

 

 

안녕하세요. 민우회 성평등 미디어팀입니다.

 

요즘사건·사고와 수사과정을 다루는 콘텐츠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범죄 예방’‘재발 방지’그리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깨워준다는긍정적 평가와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자극적인 영상과 사건 자료를 과도하게 보여준다는 비판이 항상 존재해왔는데요.

 

과연 최근 방영된 사건·사고 프로그램은 재발방지와 범죄예방이라는프로그램의 목적에 맞게 잘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은 형사들의 수사과정을 다룬‘국가수사본부’(WAVVE 오리지널, 신규유료가입견인 1위)와 사회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을 취재 탐사하는‘그것이 알고싶다’(SBS, 수사과정을 다루는 지상파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모니터링 해보았습니다.

(국가수사본부 9~13회, 그것이 알고싶다 1352~1356회(6/19일 기준 최근 5회))

 

 

 

 

1. 피해자, 피의자 외모 언급

 

(사진-그것이 알고싶다中)

(사진1: "경미가 또 성격이 활발했고, 텐션도 높았고 (활동적이었고)" 라는 자막이 쓰여져있다)

(사진2: "처음 봤을 떄는 '어? 되게 예쁜 언니네? 쟤가 우리 또래야?'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좀 키도 크고" 라는 자막이 쓰여져있다)

(사진3: "여자 중에서는 경미가 거의 대구에서 제일 예쁘다 할 정도의 여자였거든요" 라는 자막이 쓰여져있다)

 

2023년 6월 3일에 방영된 그것이 알고싶다 1354회에선피해자의 외모가 반복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주변인 인터뷰에선 아래와 같은 말들이 나옵니다.

“여자 중에서는 경미가 거의 대구에서 제일 예쁘다 할 정도의 여자였거든요”

“경미가 또 성격이 활발했고, 텐션도 높았고(활동적이었고)”

“처음 봤을 때는 ‘어? 되게 예쁜 언니네? 제가 우리 또래야?’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좀 키도 크고”

 

진행자의 말에도 외모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추억 속의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친구 경미는 당시 유행하던 ‘얼짱’이라는 말이 항상 수식어로 따라다닐만큼 예쁜 얼굴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예쁜 얼굴에 성격까지 좋아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경미 그리고 그런 경미와 단짝처럼 지냈다는 기민이 역시 큰 키와 매력적인 얼굴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실종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경미와 기민이는 또래보다 성숙한 얼굴에 큰 키를 지니고 있어 남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반면 그만큼 동성친구들의 시기와 질투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성매매 강요 목적의 납치 사건이라고 추정 되는 가운데

피해자의 외모를 과도하게 언급하는 건 피해의 원인이 피해자의 외모 때문이라는 인식과 책임 전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1356회에선 “23살 앳된 얼굴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라며피의자의 범죄가 ‘앳된 얼굴’과는 전혀 관계없음에도 외모를 언급합니다.

 

 

 

 

 

2. 과도한 CCTV 사용과 재연

 

 

(사진-국가수사본부中)

(사진1: 절도 범죄 CCTV 화면) (사진2: 절도 범죄 CCTV 화면) (사진3: 경찰이 CCTV를 보고 있는 여러개의 화면)

 

 

국가수사본부의 10회 ‘거미줄 속, 숨바꼭질’에선 고가의 물건을 취급하는 가게만을 노려 절도하는범행장면을 상세하게보여줍니다.

 

국가수사본부의 12회 '빨간 헬멧을 쓴 남자’같은 범행과정 CCTV를 5회이상반복적으로보여주기도 합니다.

 

어떤 범죄가 발생했고 경찰이 어떻게 수사를 하는지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 수사 과정에서 활용된 CCTV 화면을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CCTV 활용은2차 피해를 유발하고, 사건·사고를 볼거리, 이야기거리로만 소비하게 만들고, 방송 자체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높입니다.

 

 

 

(사진-그것이 알고싶다中)

(사진1: 캐리어를 끄는 여성 재연 장면) (사진2: 두명의 여성이 걷는 재연 장면) (사진3: 주사기를 사용하는 재연 장면) (사진4: 아이가 쓰러져있는 재연 장면)

 

 

그것이 알고싶다에는한 회당 20회 이상, 최대 40회의 재연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가방에 시신을 담아 이동하는 피의자의 모습, 폭행 후 사망한 피해자의 모습 등 사건의가장 자극적인 부분이 선택되어 재연되고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자극적인 재연 장면은 프로그램을선정적으로 만드는 요소입니다. 이처럼 상세히 드러나는 범행 과정은모방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3. 협조인, 참고인, 제보자, 피해자 주변인 등 신변 노출 우려

 

 

(사진-국가수사본부中)

(사진1: 용의자가 사용한 카드 영수증,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주소는 모자이크 되어있다.)

(사진2: 용의자가 탑승한 택시 내역,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택시번호는 모자이크 되어있다.)

 

 

국가수사본부에선 사건 수사 협조인의가게 앞 외부, 가게 내부가 나오고 피해자가 사용한 카드 영수증에는가게 주소까지 나옵니다.

 

또한 사건 수사에 협조한 택시기사의택시번호가 인쇄 종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은 범죄예방과 재발방지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보복범죄 또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피해자 사진 반복 노출과 자살을 다루는 방식

 

(사진-그것이 알고싶다中)

(사진1: 아동학대 피해자 전신대를 세워놓고 사회자가 설명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1355회는 아동학대 피해자의사망 직전의 모습을 수차례보여줍니다.

 

"아이가 겪은 고통을 있는 전하고 또 그에 책임있는 이들을 제대로 엄벌하기 위해서 오랜 고심 끝에 가을이의 마지막 모습을 일부 공개를 하게 됐습니다."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아동학대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피해자의 심각한 상태만을 강조하는 방식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을 사소화하기도 합니다.

 

 

(사진-그것이 알고싶다中)

(사진1: 캘린더에 '극단적 선택'이라고 적혀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1352회에 나온 캘린더 이미지에선 사건 당사자의 자살 시도가 ‘극단적 선택’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옥상에 사건 당사자의 대역이 앉아있는 장면을 재연하고 높은 건물을 지속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보면

‘자살’, ‘스스로 목숨 끊다’, ‘극단적 선택’, ‘목매 숨져’, ‘투신 사망’ 등과 같은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 등과 같이 객관적 사망 사실에 초점을 둔 표현을 사용’하고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모방자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니터링 결과다양한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피해자의인권침해로 이어지고,사건의 원인과 해결보다 피해 자체, 즉 사건의선정적인 면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사건사고 보도에서 지켜져야 할 기준은젠더보도가이드라인(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심의에 관한 규정(방송통신심의위원회),MBC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 한국기자협회자살보도 권고기준 3.0등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제작진은 이러한 문제점이 반복되지 않고,프로그램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어떻게 연출할지지속적으로 논의해야합니다.

 

 

 


 

 

젠더보도가이드라인 中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보도 체크 리스트

 

● 피해자의 신원과 관련되었거나 신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가 포함되지 않았는가?

● 사건과 관계없는 피해자의 과거에 대한 정보나, 피해자의 일상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지 않았는가?

●(피해자가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고자 하는 경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의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였는가?

● 피해자의 피해 상황을 불필요하게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은가? 해당 피해 정황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인가?

● 피해자를 동정적 시선으로 보아 무력하고 고통을 경험하는 상황에 한정하여 묘사하지 않았는가

● 사건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을 수 있다는 수사 기관의 보도 자료, 혹은 관계자의 발언이 피해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했는가?

● 사건의 정황에 대한 설명에서 특정한 고정관념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가?

● 기사 댓글을 통한 2차 피해가 양산되지 않도록 조직 차원의 조치를 고려해 보았는가?

● 사적 영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책임을 명확하게 묻기 어려우며, 피해자가 범죄가 유발했을 것이라 생각하도록 보도하지 않았는가?

● 폭력 양상을 상세하게 재현하는 표현을 쓰거나 영상 등 이미지를 포함하지 않았는가?

● 가정 폭력, 아동학대 사건 등에서 가족 유형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어휘를 사용하고 있는가?

● 아동의 경우, 아동이 성장한 이후에도 트라우마를 자극할 만한 현장 영상 및 관련 이미지 자료를 포함하지 않았는가?

● 피해자의 이름이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표현을 기사 제목으로 쓰거나 사건 명명으로 사용하지 않는가?

● 신기술과 관련된 범죄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하여 모방 가능성을 제공하지 않았는가?

● 후속 보도를 통해 젠더 기반 폭력에 내재한 구조적 차별의 문제를 의제화하였는가?

● 기사 내용과 무관한 성적 대상화된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았는가? 사건의 내용을 재연하는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출처: 전국언론조합, 젠더보도 가이드라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39조(재연기법의 사용) 

① 방송은 불가피하게 범죄, 자살 또는 선정적인 내용을 재연기법으로 다룰 때에는 지나치게 구체적이거나 자극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되며, 어린이를 출연시켜서는 아니된다.

② 방송은 재연기법을 사용할 때에는 재연상황이 실제상황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MBC 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

 

2. 민주적 질서 옹호

다. 재판과 법질서

2)실제 벌어진 사건을 방송 소재로 다룰 때는 범죄 피해자의 인격 보호와 신체적, 정신적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피해자와 주변인의 신원 및 개인정보가 사소한 부분이라도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한다.

 

6. 민감한 표현

가. 범죄, 폭력

2) 범죄의 수단이나 과정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할 경우 모방 범죄를 유도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한다.

3) 살인, 유괴, 성폭행 등 잔혹한 사건을 지나치게 세밀하게 묘사하거나 재연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비슷한 상황을 겪은 피해자들에게 심리적 고통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4) 자극적인 폭력 묘사는 내용 구성상 불가피하거나 극적 사실성을 추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제한다. 특히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및 예고에 잔인하고 과격한 폭력 장면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권고기준 3.0

1.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합니다.

3)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자살을 암시하는 표현 대신 사망 사실을 알리는 표현을 선택합니다. : ‘자살’, ‘스스로 목숨 끊다’, ‘극단적 선택’, ‘목매 숨져’, ‘투신 사망’ 등과 같은 표현 대신 ‘사망’, ‘숨지다’ 등과 같이 객관적 사망 사실에 초점을 둔 표현을 사용합니다.

2.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1) 범죄 사건을 다루듯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습니다. : 자살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거나 묘사하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에 관한 정보나 암 시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모방자살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합니다.

1) 자살 사건과 관련된 영상 자료 사용을 자제합니다. : 자살 장소, 방법, 도구 등에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 죽음을 암시하는 자료 등은 사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