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여성노동[후기] 직장생활 노하우 집담회 - 무림(武林)고수 특별전

2016-04-20
조회수 7661

 



[직장생활 노하우 집담회 - 무림(武林)고수 특별전 후기]

 

지난 4/11 월요일 저녁, 민우회 사무실에 몇 분의 귀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민우회원계에서 오랜 직장생활 내공으로 가히 직장생활계 무림의 고수라 불리울만한 네 분의 회원들을 여성노동팀에서 모신 것!

 

직장생활 생존을 위한 꿀팁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핑크팬더, 애기보살, 프리마돈나, 산굼부리 네 분의 무림고수님들을 모셨습니다.

 

(낯선 별칭들이라고요? 신변보호를 위해 기존 별칭 대신 가명을 사용했습니다.산굼부리는 화산이에요..제주에 있어요...)

 

4월의 어느 월요일에 열린 < 직장생활 생존 노하우 집담회 > 후기, 시작합니다~

 

 

 

 말 끝마다외모평가 외모지적하는 상사, 개미처럼 열일(열심히 일)했으니 올려줄 줄 알았지만 동결되었던 내연봉!, 

 회식때마다 제일어린 여자직원을 남자부장 옆에 앉히는 얄미운 상사...(생각만 해도 넘나 부글부글 화가 난다sad)

 

 

작년 민우회에서 인터뷰한 20~30대 여성노동자들이 들려준 사례들입니다.

인터뷰 사례집<나만 힘든가?  : 20~30대 여성노동 이야기>에도 소개가 되었던 이 빡침의 사연들 ! 

 

 

이럴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부딪히게 되는, 바다에 모래알처럼 무수히 많은 빡침의 지점들,

이 모든 빡침의 파도에 부닥치다 보면 이러다 내가 닳아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이 파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내 영혼을 지킬 작은 지푸라기 팁이라도 하나, 차라리 이 파도를 타는 빡침의 파도 써핑법이라도 -

작은 노하우들이 간절해질 때가 있지요.

 

 

'직장생활을 오래 해온 민우회원들이라면, 이 상황에서 뭐라고 말했을까? 어떤 식으로 대처했을까?'

'내 곁에, 직장에서 오래 버텨온 내공 쌓인 민우회원 언니가 있다면' 넘나 물어보고 싶었던

빡침 대응법이 궁금했습니다.

 

 

무림고수님들의 노하우가 궁금한 18개(딱히 다른 의미가 있었던 숫자는 아님....)의 사연들을 가지고

핑크팬더, 애기보살, 프리마돈나, 산굼부리님과 여성노동팀 부추, 달래, 노새가 모여 이야기나누어 보았습니다.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하다보니,

초대한 회원들의 일 경력과 회사의 정보들이 궁금했어요. blush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계속 지금 상태로 월급만 주면 좋겠다"

 

 핑크팬더님은 현재 20인규모(여성은 2명)의 건축관련회사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소규모 광고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자영업도 시도해보았던(말아먹으셨다고) 핑크팬더님은 눈치껏 적당히 시키는 일(만)을 하며 회사에서 드문드문 소심한 똘끼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일해줄게 월급만 다오. 일은, 월급 주는 만큼만 ;D)

 

 

"여자는 안 키운다고?WTF... 난 해내고 말테야!!!!"

 

 프리마돈나님은 현재 직장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건축설계사로, 동종업계에서 쌓인 경력만 20여년이라고 해요. (남초직종 남초회사에서 오래 일하며 무수한 일들을 지나왔다고..)

 

첫 직장에서부터 "여자는 안 키워준다"는 말을 듣고 오기가 생겨 '해내고 말테야!'의 정신으로 일해온 프리마돈나님은, '할 말은 해야 하는 타입'으로 '건드리면 사장도 물어 뜯는' 쎈캐(쎈 캐릭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일에 있어 '나의 성장'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그 때는 몰랐지만 돌아보니 차별이었던'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주는 만큼만 일합니다"

 

애기보살님은 60인규모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2년째 일하고 있고, 지난 직장을 포함하면 동종업계에서는 7년째 근무중이라고 합니다. 

직장의 정치지형을 기민하게 파악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상사도 왕따시키는 커뮤니티 권법(?)을 시전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잘돼서 다른 여직원을 이끌어주고싶다" 

 

 산굼부리님은 유통업에서 영업·관리직으로 9년째 일하고 있는 직장인으로, 최근 '여자는 안 될 거다'라는 주변의 만류를 뒤로 하고 시험에 응시, 영업직으로 전환하였습니다. 

 

 분노는 쌓아놓았다가 술로 풀만큼(?) '쎈캐'는 아니지만, 평소에 '나 예민한 사람임' 아우라를 조금씩 풍기며,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땐 '최대한 순진한 척' 권법으로 해내고마는 그런 캐릭터의 산굼부리님입니다.

 

 

 

 


 

각자의 캐릭터파악과, 직장정보 파악도 끝났겠다,

사연소개 들어갑니다 !

 

준비한 18개의 사례는, '집에 가고 싶다' 텀블러(절찬리 판매중: 02-737-5763)에 넣어 하나씩 랜덤으로 사연을 뽑아 읽으며 진행되었어요. blush

 

 

(▲18개의 사연을 가지고 진행한 노하우 집담회.)

 

 

Q. 회식 때 술집이나 노래방에서 계속 '나이 어린 여직원'을 부장님 옆에 앉힙니다. 넘나 기분이 나쁜데, 남자 상사들이 자기가 잘 보이기 위해 이걸 계속 한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핑크팬더: 이건사실 조직문화가 잘못된 거라서 그 조직에서 누군가 막아줘야 되는 문제.

 프리마돈나: 좋은 상사가 있어야...

 부추: 근데 그나마 그런 상사라도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산굼부리: 참는 게 답은 아니고.. 나중에는 좀 요령이 생기는 게, 제일 빨리 가서 맨 끝 자리에 앉아서 뭘 먹어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늦게 들어가서 맨 끝에 앉아서 사람들한테 막 묻혀서 이야기를 하거나.아님 저 같은 경우에 제일 좋은 방법은 아예 믿을만한 사람한테 얘길 하는 거에요.의리에 목 말라있는 누군가를 찾아서, 나 이런 자리 힘들다고~ 나 대리님 옆에 앉고 싶어~ 나 꼭 챙겨야돼~ 이러면서백번 이야기하면 좀 챙겨줘요.

 애기보살: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산굼부리: 근데 사장님이 막 너무 어려운 사장님이어가지고 얘기 잘못하면 막 짤릴 것 같고 그러면, 어떡해요. 해야지. 옆에 앉아서.들어가는 순서가 중요해요.가만 보니까 남자들도 일부러 상사 옆에 앉기 싫으니까 일부러 담배 늦게까지 피고 늦게 들어가고 그러더라고요. 젤 먼저 가서 구석탱이에 자리잡거나..

 핑크팬더: 잘 안 보이는 데!

 산굼부리: 여기 사장님 옆에 앉으라 그러면'아유~' 아니라고, '제가 어떻게 감히~ 여긴 높으신 분들 앉으셔야죠' 그러면서 구석에 가서 불쌍하게 앉아 있고 그러는 거지.

 

 핑크팬더: 자리 세팅이 제일 잘 돼 있을 때가, 이사들끼리 앉아서 이사들끼리 고기 구워먹고 그럴 때. 중간쯤 되는 차장이나 그쯤이 자리 정리해주는 게 제일 좋지.

 산굼부리: 근데 그런 상사가 별로 없어.

 프리마돈나:전 제가 앉히죠. 남자직원들한테. "너 여기 앉어."(일동 빵터짐) 아니면~ 사장이나 이사가 부를 때가 있어요. 그럼가서 술을 왕창 먹여요.그럼 담부터 나랑 술을 안 먹어요. (일동 웃음)

 부추: 그래, 주량이 쎄면 이것도 방법이겠다.

 



Q. 6시 퇴근인데, 5시 40분에 일을 던져줍니다. "내일 9시 회의에 볼 수 있게 정리해달라"는 업무메일이 자주 들어와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추: 이런 업무 지시를 하게 될 때도 있죠?

일동:이렇게는 안해요~

핑크팬더:이건 정말 무신경한~

애기보살: 이건 회사 사람들이 업무를 주고 받는 뭔가 전통적인 습성같은 그런 게 아닌 가 싶기도 하고.

프리마돈나:근데 그건 사실 그 전에도 줄 수 있는 거에요. 꼭 퇴근 시간에 맞춰 준다는 건 그 사람이 못된 거지.

애기보살: 이 사람은 아마 유명할 거에요, 그 회사 내에서도.

핑크팬더: 사실 이건 업무분장 잘하고 나면 절대 이런 일이 없어요.

애기보살: 남을 잘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그 회사에서 이거 아니어도 다른 문제를 많이 만들지 않을까?

부추: 근데 일단 이런 입장이라면 ?

애기보살: 업무메일을 받으면 일단 하기는 할 거에요. 하기는 하고, 나같은 상황을 당한 다른 직원들이 있으면 뒤에서 그 사람들이랑 뒷담화를 많이하고, 분위기로 그 사람을 왕따 시키는. 

부추: 상사도 왕따시킬 수 있구나!

애기보살: 왕따가 막 대놓고 그런다기보다는, 다른 직원들이랑은 '어제 뭐 맛있게 먹었고~' 이런 얘기하는데 자기랑은 안하면 본인도 분위기를 느끼죠.

 

노새: 근데 너무 작은 규모 회사여서 만약 여론을 만들기가 어려우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애기보살: 타 부서 사람들이랑 그런 내용 공유하고,더 심각한 상황이면 상사의 윗사람에게도 내가 이런 상황들 때문에 힘들다고 피력을 해야죠.

핑크팬더: (그렇게 시킨 일을) 안 하면 안되나. 난 한 번 안 한 적 있어요. "시간이 없어 안했다."고 했어요.

부추: 그러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던가요?

핑크팬더: 난리 났죠. 근데 뭐 주의환기는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이건 안 해도 안 짤릴 수 있겠다는 안전함을 확보를 하고~ 어느 정도 야단을 맞고 며칠간 분위기가 안 좋아지더라도, '한 번은 저지를 수 있겠다' 싶을 때 할 수 있는 거죠. 한 번쯤. 준비 잘 하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하고, 한 번 저지르면 좀 덜해요. 저 처음엔 일 되게 열심히 하다가 요즘엔 좀 뭐 던져져도 바로 안하고 묵혀두고 그러거든요. 예전엔 위에서 던져주면 바로 하고 그랬는데 자꾸 그러니까 사람들이 던지면 뭐 바로 나오는 줄 알아.

프리마돈나:전 그냥 간단하게 "저 약속 있어서 안됩니다." 그래요.그러면 자기가 해요, 남아서.(일동 박장대소)

핑크팬더: 상사도 길을 좀 들여야 되는 거에요.

 

부추: 프리마돈나는 그럴 때 마음이 안 쫄리는 거죠?

프리마돈나: 안 쫄려요. 전 퇴근하고, 이사는 남아서 일하고. 근데 전 아무렇지도 않아. 왜? 당연한 거니까.

 

부추: 캐릭터별로 다양하게 나오니까 좋다. 애기보살처럼 뒷담화가 가능한 사람이면 상사 왕따도 시킬 수 있는 거고. 이거 되게 중요한 것 같아. 사람들이 상사를 왕따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잘 못하잖아요. 

노새, 달래: 맞아요. 상사가 부하 직원들을 어떤 식으로 신경 쓰는지 상사의 심리에 대해선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부추: 핑크팬더처럼 분위기 봐서 한 번씩 지르고 이런 것도, 어떤 사람들에겐 해볼 수 있는 일일 것 같아요. 

핑크팬더: 아이고 제가 못했네요. 죄송해서 어쩌나. 야단 맞으면서 죄송하다 그러고, 그 과정을 몇 번 거치면서 서로 선이 생기는 것 같아요. 조정을 잘해가면서 덤비는거죠.

부추: 그리고 멘탈이 된다면 프리마돈나처럼~ 그런 멘탈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평온할 수 있다 당신도! 집에 가서 발뻗고 TV 봐도 된다! 다들 전전긍긍하게 될 거라 생각하니까.

 

 


 

 

집담회는 이런 이야기들이 깊은 밤까지 오고간 자리였답니다.

 

 

다양한 사연들마다, 각자의 캐릭터대로 등장하는 각자의 대처법들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얼핏,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쎈 캐릭터'에 가까운 프리마돈나의 멘탈이 늘 부러웠던 유리멘탈 소유자이더라도,

요리조리 직장내 정치지형을 활용해 여론몰이(?)를 할 수도 있고, 소심하게 눈치 보다 한 번쯤 똘끼(?)를 발산할수도 있고 -

내가 어떤 캐릭터의 사람이더라도,나도 내 캐릭터를 살린 노하우를 갈고 닦을 수 있겠구나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서

봄날의 노하우 집담회를 정리하였습니다.

 

 

 

이번 노하우 집담회에서 나온 더 많은 사연과 더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하시다구요? 

<나만 힘든가?> 소책자도 넘나 애타게 잼나고 공감간다는 소문만 듣고 실물 확인을 못했는데

후속편으로 노하우 집담회마저 넘나 궁금해서 미춰버리시겠다고요 ????

 

 

 

이번 집담회는 소책자 <나만 힘든가?>의 출판(혹은 재인쇄)을 위해 진행된 자리 ! wink

작년에 나온 <나만 힘든가?> 소책자는 소량밖에 인쇄하지 못해 일찍 절판이 되어버렸었지요-

아쉽게도 많은 신청이 들어왔는데도 보내드리지 못한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요.

 

 

새로운 내용인 이 노하우 집담회의 이야기까지 모두모두 실어-

출판 혹은 재인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집담회 이야기, 특히 캐릭터별 멘탈 수련법이 궁금한 분들은

올해 추가 발행될 <나만 힘든가?> 책(자)를 기다려주세요~! 

 

 

(왜 때문에 콘서트장 모드 돌입)

 

I say나만

 

You say힘든가

 

나만~

 

(힘든가~~~~~)

 

예에~~~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

 

 

 

 

*집담회에 함께 해주신 핑크팬더, 애기보살, 프리마돈나, 그리고 산굼부리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