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기타[토론회 후기] 여성노동 <지속의 조건>을 찾아본 결과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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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17()오전11시부터 정동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여성노동자가 경력단절 없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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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20대에는 일하다가 임신출산으로3040대에는 노동시장에서 나간 다음 다시4050대에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경향을M자곡선이라고 하는데 이M자 곡선에 조응하지 않는 여성들인 계속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 속에서 지속의 조건을 찾아보자! 사실상 경력단절 없이 계속 일하고 있는 여성들은 어떻게 일을 지속하고 있는지 일과 생활을 병행하기 위해서 어떤 고군분투를 겪고 있는지 위기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걸림돌로 작동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무 명의 여성노동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현재 노동시장에서 여성노동에 대한 정책과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문제 지점은 무엇인지 짚어보는 연구도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여성들의 노동현실과 정부정책 간의 차이는 어디에서 도대체 왜 벌어지는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서 한국여성노동자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과 공동으로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1부 민우회 순서의 사회는 김민문정 공동대표 선생님이 진행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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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회의 연구 결과는1부 여성노동,지속의 조건을 찾아서 부분에서 발표되었는데요.먼저 박진경 인천대 기초교육원 교수님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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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노동권 저해 기제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살펴보면서 성별 직종 분리 문제와 불평등의 상관성과 함께 그간의 여성 취업률,고용형태,성별임금격차를 통계를 통해서 짚어봤습니다.젠더관점에서 노동시장정책을 다시 평가할 필요를 주장하셨는데요.노동유연화나 최저임금제는 외관상 중립적 노동시장 정책이지만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영향을 미치고 있어 결과적으로 남성과의 격차를 유발하는 차별적 정책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부장제하에 성별분업 이데올로기로 시작된 성별직종분리는 직접차별의 고전적 형태이지만 오히려 갈수록 더욱 고착화되고 강화되고 있음에도 국가고시 및 공공부분의 여성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착시현상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하셨습니다.잘못 꿰어진 여성노동정책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위험을 지적하셨는데요.이명박 정부에 비해 박근혜 정부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였다는 점에 차이가 있으나 함께 동원되고 있는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시간제일자리에 치중하고 있는 것을 보면,노동시장의 성차별적 구조에 대한 접근보다는 여성의 노동시장내 낮은 지위를 고착화하기 위한 시간제 및 불안정 고용형태의 숫자만 늘려 왔고,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발제인 인터뷰 분석 발표는 여성노동팀 강선미 활동가가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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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들이 어떤 지속의 위기를 겪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첫 번째로 업무나 직무에 있어서 성별화되어 있는 문제 그리고 유리천장 문제가 있었습니다.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임원비율,경제활동참여율 등의 차이는 왜 벌어지게 된 것일까.

낮은 여성노동지수의 기원을 거슬러 가다보면 출발선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성별직종분리와 유리천장은 기본적으로 성별에 따라 경쟁의 사다리 자체를 달리 구성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문제이고 출발선 자체로부터 차별이 시작되어서 유리천장에 가로막히면서 여성의 노동지속은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그리고 이러한 차별로 인해서 좌절감을 갖게 됩니다.승진이라거나 월급인상 등 일의 동기가 되는 요건을 가질 수 없거나 기대가능하지 않다면,일은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속 상황을 오랜 기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고군분투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지속할 수 있었던 그 실체.먼저 여성들은 본인에 대해서 운이 좋다,운이 좋은 케이스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여성과 남성에게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은 현실에서 혹여 여성이 기회를 갖게 되면,기회를 갖지 못한 수많은 여성들 중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운이 좋다고 말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기회의 희소성,성별화된 기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차별적인 노동시장에서 살아남은 것 자체를 운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만약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동지속에 대해서 운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의미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남성은 주생계부양자,여성은 보조생계부양자라는 논리는 현실에서 많이 무너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유지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정책이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기존의 가부장적 노동자 모델 인식으로부터 나아가 여성 또한 주요한 경제주체로서 인식을 전환하여 정책을 포함하여 사회구조 전반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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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에 대해 먼저,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님이 토론해주셨습니다. "성별직무분리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비정규직법이나 시간제 일자리 모두 성별에 따라 직무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이다여성은 남성과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임금을 적게 준다고 하면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남녀문제를 뛰어넘는 문제로서 비정규직 대부분이 여성이다.남성이 조금 더 많고 임금이 좀 더 높게 받지만 일률적 평등으로 극복해서는 이 해결할 수 없는 것비정규직의 성비를 딱 반반 되게 하면 이게 좋은 사회인가고민해야 한다육아휴직이 여성노동의 보호제도지만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보편적 복지 보육 서비스로만 해결할 수 없는 것남성이 육아휴직을 못쓰면 여자도 못쓰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남녀 양쪽에 6개월씩 가져갈 수 있는 제도이다이정도로 독 있는 제도가 들어오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이상한 남성=주생계부양자 이런 논리를 못 깰 것 같다좀 더 급진적인 생각을 하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제안해본다."

 

1416894231.JPG  두 번째 토론으로는 권수정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위원장님이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노조 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여성=보조생계부양자 논리는 전혀 현실과 다르다는 점일의 욕구와 자부심은 높지만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드러났다발제에서 가장 동의되는 부분은 임신출산양육에만 정책이 맞춰져 보호지원 한다는 것쌍차부터 여러 노동 현안에서도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하는데이러한 구호가 남성에게는 받아들여지지만 여성노동자들이 해고당하는 상황에서는 해고의 심각성을 보는 데 접근의 차이가 많았다사실 남성노동 지속의 조건을 말하지는 않지 않나기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되어야 한다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전환도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초단기 일자리를 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임금 채용 승진에 있어서 항공사의 경우기술직이나 운항직은 여성이 10%도 되지 않는다반면 승무직은 남성이 얼마 안 된다그런데 직군 상관없이 통틀어서 여성채용이 많이 되었다고 상을 받기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다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게 필요하다."

 

 

  1416894213.JPG번째 토론으로는 서울대여성학협동과정 박사수료 김원정 선생님이 해주셨습니다.

 

"경력단절이라는 말이 참 의미가 없는 단어이다누구나 경력 단절과 지속을 경험한다성차별적 결과들이 일의 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이를 피하는 것에 대단한 행운우연적인 산물이라는 문제운 좋은 사람만 남게 되는 것이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들이 어쨌든 일을 중심에 놓고 최대한 생활을 조직한 분들이어서 가능한 발제로 보인다한국에서의 노동자는 돌봄책임 면제자라기보다는 가족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된다.가학피학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잔혹한 공생관계에서 일한다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참아내면서 그런 노동자가 되어 가는 것기업의 전근대성과 맞물리는 것이고 여성을 가정화된 존재로 보고 계속 타자화시키는 기업 문화가 굳어져 있다노동 계약의 합리성을 갖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너무 과도하게 일과 생계부양이 연결되어있는 걸 끊어내야하고 남성성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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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통해서, 주요하게 이야기된 부분은 일가정양립정책은 있지만 여성노동정책은 보이지 않는 문제입니다.임출산 제도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지만,이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문제와 함께 일·가정양립정책 외의 여성노동정책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노동 지속의 위기,경력단절 요인으로 우리가 짚는 성차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여성노동자에게 위기는 계속 생길 것입니다.이러한 위기는 그대로 둔채 재취업 정책에 치중하는 건 사후약방문입니다.,촉진되어야 할 주제는 재취업이 아니라 일하는 여성의 노동지속으로 맞춰져야 합니다.여성노동정책의 포커스를 경력단절이 아닌 노동지속으로,경력단절의 틀이 아닌 지속의 틀 안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1부 토론을 마치고 맛있게 점심식사를 한 후 2부 토론회도 진행되었답니다.

 

 

정문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님의 사회로 '여성노동의 현실과 근로생애의 특징'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 선생님과 '세대별 여성노동자 일의 욕구와 현실의 간극'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님의 발제. 이어서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일자리 인재센터장님,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님, 박진경 인천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님, 이인영 국회의원님의 토론이 있었답니다. 

 

하루종일 여성노동권에 대해 공부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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