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때문에 속 시끄러울 때 많죠. 뭣보다 주거비도 부담스럽고.
근데 생각해 봐도 답도 없고. 그냥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수습하며 사는 것 같아요.
전체 판을 알고 내 조건에서 나름 합리적 선택을 해나간다는 느낌이 아니고요.
근데 부동산 어쩌고 하는 이야기들은 너무 복잡하고 어려우니까."
<나의 집이야기> 인터뷰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5월 27일 저녁, 시민공간 나루 지하1층 교육장에서 이런 강의를 열었습니다.
<주거문제, 전전긍긍만 하지 말고 판을 읽어버리자!>
강사님은세종대학교 도시부동산대학원 김수현 교수님이었습니다.
회원 하늑의 강의후기 + 요약한 강의 내용을 전합니다.
[강의후기 by 하늑]
“주택청약에 가입하신 분 손들어보세요.”
이 질문으로 강의는 시작되었다.
주택청약 혹은 청약통장. 한번쯤은 들어보았다. 뿐만 아니라 들어두면 좋다는 소리까지 못이 박히게 들었다. 내 집 마련하는데 꼭(!) 있어야 할 필수요소이자 재테크 관련 도서에서도 자주 출몰하는 녀석이다. 그 명성답게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강사님이 다시 질문하셨다. "주택청약에 몇 명이나 가입해있는지 아시나요?"
가입한 사람만 1500만 명이고 그 중 1순위자가 900만 명이란다.(세상에!)
미성년자까지 줄 서있는 것이 주택청약이며, 이게 우리 주택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하셨다. 저렇게나 많은 사람이 줄에 서 있는데, 어느 세월에 내 차례가 올까?!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공간(오피스텔, ...)과 가고 싶지 않아하는 주거공간(고시원)의 가격을 비교하시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사람들은 사질 않게 되고 이는 곧 젊은 세대의 부동산 소비 파업과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진다고 하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기게 됐을까?
강사님은 196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배경과 주택문제에 관한 정부의 정책 등을 설명해주셨다.우리가 갖고 있는 부동산 불안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사실 얼마 전, 처음으로 집을 구해 계약서를 쓰면서부터 불안감에 시달렸다. ‘계약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내가 너무 모르는 채로 덜컥 계약했나?’하는 걱정들이 앞섰고, 시도 때도 없이 수리할 것들이 생겨나면 집주인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강의를 들으며우리나라의 주거문제를 구조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무엇보다도 집주인이 예상 외로 돈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다.)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부터 차근차근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거시적으로 볼 수 있었고 더불어 해결방안까지 제안해주셔서 몹시 흥미로웠다.
특히‘문제는 우리의 소득대비 주거비가 비싼 것’이고 월급 안에 주거비를 포함하는 일종의 생활임금 이야기가 나올 땐 눈을 반짝이며 들었다. 마치 부동산학 개론을 들은 것 같았다. (*˚▽˚*)
열정적이었던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질문을 가장 많이 했던 분께 강사님의 저서가 선물로 돌아갔다. 부러웠다. 나도 질문 좀 많이 할 걸…. 그래서 도서관에서 강사님 책을 빌렸다! 하하.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막연한 불안감에 걱정과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주거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액션단 함께 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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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혼으로 살 계획인데, 주거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전세가 점점 사라지는 이유가 뭔가요? 앞으로 전세는 없어지나요?"
"월세를 정부에서 규제해 줄 순 없나요?"
등 강의후 이어진 질의응답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강의요약]
주택문제를 알기 위해서는 한국주택문제의 뿌리를 봐야한다. 지금 20~30대가 겪는 주택문제의 뿌리는 부모세대인 베비비붐 세대에 있다. 한국 최초의 주택정책은 '판자촌' 베이비붐 세대가 태어나던 1960년대 서울은 인구가 250만명, 이후 인구는 매년 27만명(경북 경주시 인구)씩 증가해 지금은 1100만. 서울 인구 중가의 배경에는 경제성장계획이 있었다. 당시 한국에 자원은 노동력 뿐이었고, 그 노동력은 도시에 모여야 쓸모가 있었기 때문. 그런데 도시로 노동력이 모이자 주택문제가 생겼다. 최초에 정부는 판자촌이라는 비공식적 방법으로 대응했다. (그래서 60년대 서울 주택의 40%는 판자촌) 신도시, 아파트, 청약제도가 생긴 90년대 이 비공식적 해결은 80년대 후반부터 한계를 맞는다.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파업으로 89년까지 실질 임금이 거의 100% 올랐다. 88년부터 90년까지는 경제성장 황금기였고 단군 이래 최대 소비 정권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처음 자동차를 장만했던 3년이다. 그리고 집을 원하게 된다. 그런데 공급은 없는 상황. 공급은 없는데 수요는 늘어나니 집값이 폭등한다. 역사상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게 88년. 전세 가격도 오르고, 그러니 물가가 오르고, 살기가 힘들어진다. 89년 겨울에서 90년 봄 사이에 17명이 연탄불을 피운 일가족 자살을 선택하는 사건이 있었다. 더 이상 비공식적 대책으론 안되는 상황. 그래서 정부의 주택정책이 대량 공급 체제가 된다. 제일 먼저 서울 주변에 5대 신도시를 만든다. 분당 평촌 일산... 당시 5대 신도시 목표 인구가 110만명. 불과 4년 만에 서울 인구의 10%가 들어가는 위성도시를 지은 것. 그런데 110만 명이 들어갈 집을 짓는데 집 사려는 사람은 거의 전국민. 집값이 오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줄을 세우기 시작한게 청약제도이다. 집값을 올리려는 베이비붐 세대, 지불할 경제력 없는 자녀 세대 1년에 50만호 공급 목표가 노태우 정권 이후 이명박 정권까지 20년간 유지된다. 대개 80년대 초에 가정을 형성한 베이비붐 세대는 이 대량공급 시기에 내 집을 마련한다. 그래서 베이비붐 세대의 집에 대한 유전자는 이렇게 결정된다. 경제는 고도성장하는 것, 인구는 증가하는 것, 주택은 부족한 것, 집값은 오르는것. 따라서 주택은 구입해야 하는 것. 동시에 돈을 버는 것. 이게 바로 내집 마련의 꿈, 부동산 불패 신화다. 자녀세대는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대학 들어가기 전부터 스펙을 쌓아도 갈 직장이 없는 저성장 국면. 인구는 정체, 그리고 주택 부족은 해소 되었다. 주택 가격은 당연히 떨어지거나 안정된다 용산, 4대강... 집값 높이는 개발 정책이 여전히 먹히는 이유 상황이 이렇게 달라졌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여전히 집값을 지키고 싶다. 월세라도 받고 싶고 집을 이용해서 자식 결혼 밑천이라도 대주고 싶고. 그래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정치인이 있으면 무조건 찍는다. 오죽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후 발표한 첫 정책이 ‘하우스푸어 정책’ 이다. 그런데 그 올라간 집값은 다름 아닌 자녀세대, 젊은 사람들을 옥죈다. 지금 자녀세대는 그 올라간 가격을 지불해서 집을 살 경제력이 없다. 부모들이 도시에 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내 집을 소유해야겠다는 개념이 강하지도 않다. 결국 소비파업이 일어난다. 결국 주택 시장은 붕괴 위기에 처한다.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의 모습이다. 하지만 동시에 고도성장기 대량공급의 거품이 꺼지는 정상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
" 집 때문에 속 시끄러울 때 많죠. 뭣보다 주거비도 부담스럽고.
근데 생각해 봐도 답도 없고. 그냥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수습하며 사는 것 같아요.
전체 판을 알고 내 조건에서 나름 합리적 선택을 해나간다는 느낌이 아니고요.
근데 부동산 어쩌고 하는 이야기들은 너무 복잡하고 어려우니까."
<나의 집이야기> 인터뷰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5월 27일 저녁, 시민공간 나루 지하1층 교육장에서 이런 강의를 열었습니다.
<주거문제, 전전긍긍만 하지 말고 판을 읽어버리자!>
강사님은세종대학교 도시부동산대학원 김수현 교수님이었습니다.
회원 하늑의 강의후기 + 요약한 강의 내용을 전합니다.
[강의후기 by 하늑]
“주택청약에 가입하신 분 손들어보세요.”
이 질문으로 강의는 시작되었다.
주택청약 혹은 청약통장. 한번쯤은 들어보았다. 뿐만 아니라 들어두면 좋다는 소리까지 못이 박히게 들었다. 내 집 마련하는데 꼭(!) 있어야 할 필수요소이자 재테크 관련 도서에서도 자주 출몰하는 녀석이다. 그 명성답게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강사님이 다시 질문하셨다. "주택청약에 몇 명이나 가입해있는지 아시나요?"
가입한 사람만 1500만 명이고 그 중 1순위자가 900만 명이란다.(세상에!)
미성년자까지 줄 서있는 것이 주택청약이며, 이게 우리 주택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하셨다. 저렇게나 많은 사람이 줄에 서 있는데, 어느 세월에 내 차례가 올까?!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공간(오피스텔, ...)과 가고 싶지 않아하는 주거공간(고시원)의 가격을 비교하시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사람들은 사질 않게 되고 이는 곧 젊은 세대의 부동산 소비 파업과 주택시장 붕괴로 이어진다고 하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기게 됐을까?
강사님은 196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배경과 주택문제에 관한 정부의 정책 등을 설명해주셨다.우리가 갖고 있는 부동산 불안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사실 얼마 전, 처음으로 집을 구해 계약서를 쓰면서부터 불안감에 시달렸다. ‘계약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내가 너무 모르는 채로 덜컥 계약했나?’하는 걱정들이 앞섰고, 시도 때도 없이 수리할 것들이 생겨나면 집주인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강의를 들으며우리나라의 주거문제를 구조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무엇보다도 집주인이 예상 외로 돈을 많이 받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다.) 지금 이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부터 차근차근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거시적으로 볼 수 있었고 더불어 해결방안까지 제안해주셔서 몹시 흥미로웠다.
특히‘문제는 우리의 소득대비 주거비가 비싼 것’이고 월급 안에 주거비를 포함하는 일종의 생활임금 이야기가 나올 땐 눈을 반짝이며 들었다. 마치 부동산학 개론을 들은 것 같았다. (*˚▽˚*)
열정적이었던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질문을 가장 많이 했던 분께 강사님의 저서가 선물로 돌아갔다. 부러웠다. 나도 질문 좀 많이 할 걸…. 그래서 도서관에서 강사님 책을 빌렸다! 하하.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막연한 불안감에 걱정과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주거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액션단 함께 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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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혼으로 살 계획인데, 주거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전세가 점점 사라지는 이유가 뭔가요? 앞으로 전세는 없어지나요?"
"월세를 정부에서 규제해 줄 순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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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요약]
주택문제를 알기 위해서는 한국주택문제의 뿌리를 봐야한다.
지금 20~30대가 겪는 주택문제의 뿌리는 부모세대인 베비비붐 세대에 있다.
한국 최초의 주택정책은 '판자촌'
베이비붐 세대가 태어나던 1960년대 서울은 인구가 250만명, 이후 인구는 매년 27만명(경북 경주시 인구)씩 증가해 지금은 1100만.
서울 인구 중가의 배경에는 경제성장계획이 있었다. 당시 한국에 자원은 노동력 뿐이었고, 그 노동력은 도시에 모여야 쓸모가 있었기 때문.
그런데 도시로 노동력이 모이자 주택문제가 생겼다. 최초에 정부는 판자촌이라는 비공식적 방법으로 대응했다. (그래서 60년대 서울 주택의 40%는 판자촌)
신도시, 아파트, 청약제도가 생긴 90년대
이 비공식적 해결은 80년대 후반부터 한계를 맞는다.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파업으로 89년까지 실질 임금이 거의 100% 올랐다. 88년부터 90년까지는 경제성장 황금기였고 단군 이래 최대 소비 정권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처음 자동차를 장만했던 3년이다. 그리고 집을 원하게 된다. 그런데 공급은 없는 상황.
공급은 없는데 수요는 늘어나니 집값이 폭등한다.
역사상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게 88년. 전세 가격도 오르고, 그러니 물가가 오르고, 살기가 힘들어진다. 89년 겨울에서 90년 봄 사이에 17명이 연탄불을 피운 일가족 자살을 선택하는 사건이 있었다.
더 이상 비공식적 대책으론 안되는 상황. 그래서 정부의 주택정책이 대량 공급 체제가 된다.
제일 먼저 서울 주변에 5대 신도시를 만든다. 분당 평촌 일산... 당시 5대 신도시 목표 인구가 110만명. 불과 4년 만에 서울 인구의 10%가 들어가는 위성도시를 지은 것. 그런데 110만 명이 들어갈 집을 짓는데 집 사려는 사람은 거의 전국민. 집값이 오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줄을 세우기 시작한게 청약제도이다.
집값을 올리려는 베이비붐 세대, 지불할 경제력 없는 자녀 세대
1년에 50만호 공급 목표가 노태우 정권 이후 이명박 정권까지 20년간 유지된다. 대개 80년대 초에 가정을 형성한 베이비붐 세대는 이 대량공급 시기에 내 집을 마련한다.
그래서 베이비붐 세대의 집에 대한 유전자는 이렇게 결정된다.
경제는 고도성장하는 것, 인구는 증가하는 것, 주택은 부족한 것, 집값은 오르는것. 따라서 주택은 구입해야 하는 것. 동시에 돈을 버는 것. 이게 바로 내집 마련의 꿈, 부동산 불패 신화다.
자녀세대는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대학 들어가기 전부터 스펙을 쌓아도 갈 직장이 없는 저성장 국면. 인구는 정체, 그리고 주택 부족은 해소 되었다. 주택 가격은 당연히 떨어지거나 안정된다
용산, 4대강... 집값 높이는 개발 정책이 여전히 먹히는 이유
상황이 이렇게 달라졌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여전히 집값을 지키고 싶다. 월세라도 받고 싶고 집을 이용해서 자식 결혼 밑천이라도 대주고 싶고. 그래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대하는 정도가 아니라 집값을 올려주겠다는 정치인이 있으면 무조건 찍는다. 오죽했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후 발표한 첫 정책이 ‘하우스푸어 정책’ 이다.
그런데 그 올라간 집값은 다름 아닌 자녀세대, 젊은 사람들을 옥죈다. 지금 자녀세대는 그 올라간 가격을 지불해서 집을 살 경제력이 없다. 부모들이 도시에 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내 집을 소유해야겠다는 개념이 강하지도 않다. 결국 소비파업이 일어난다. 결국 주택 시장은 붕괴 위기에 처한다.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의 모습이다.
하지만 동시에 고도성장기 대량공급의 거품이 꺼지는 정상화의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