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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핫데뷔한 성평등네트워크팀의 활동가 해파리에요~!~!~!
올해 4월 네트워크팀은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다른몸들과 만나 협업을 제안하였어요. 소수자들의 연대를 통해 다른 사회를 상상하고, 페미니즘 내부의 다양한 차이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제안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세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반년동안 준비한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의 후기를 적어볼게요
[2022 상반기-함께가는여성] 『핫 데뷔』 성평등네트워크팀, 첫 행보 포착!

(약자생존 홍보포스터 이미지, 분홍색 장미 이미지가 배경인 약봉지 컨셉의 포스터)
약자생존: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이라는 제목 재미있지 않나요? 약자생존을 통해 적응한 사람만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약자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약자생존’의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신경다양인, 질병권, 페미니즘을 키워드로 세단체가 뭉쳤지만 특정한 정체성을 중심으로 모이는 곳이기 보다는 ‘비정상’이라고 밀쳐지고 배제되는 모든 존재들을 위한 광장, ‘비정상’으로 낙인 찍힌 이들이 정상으로 승인 받지 않아도 모두가 온전히 평등하게 존재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들고자 했어요. 이상한, 미친, 취약한, 아픈, 돌보고 돌봄 받는 몸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을 위한 광장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세단체가 약자생존을 통해 사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일다 연재를 통해 알리기도 했어요. 신경다양성부터 페미니즘, 잘 아플 권리까지 약자생존에서 담고 싶었던 메세지들을 글로 담아보았어요.
〈약자생존〉 일다 연재
*제목을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적자생존 시대는 가라, ‘약자생존’ 광장을 열자 | 조한진희(반다)(다른몸들) | 2022/08/31
정신장애인, ‘신경다양성’을 정체성으로 삼다 | 리얼리즘(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 2022/09/06
페미니스트가 정신질환자와 연대하는 이유 | 꼬깜(한국여성민우회) | 2022/09/14
‘보편적’ 질병 서사에서 누락된 여성들 이야기 | 제이(한국여성민우회) | 2022/09/17
광인(狂人) 여성이 말을 한다는 것 | 목우(다른몸들) | 2022/09/20
잘 아플 권리, 약자가 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 | 조한진희(반다)(다른몸들) | 2022/09/23

(약자생존 홍보포스터 이미지, 다양한 색상의 꽃모양의 형태가 모여있는 포스터)
약자생존을 위한 대장정
약자생존을 준비하던 지난 6개월동안 다른몸들의 반다, 루 세바다의 이칼, 리얼리즘, 민우회의 제이, 해파리가 한 팀이 되어 약자생존을 기획하였어요. 저희는 우리 세단체를 몸팀으로 부르기로 했어요. 그간 약자생존 논의하는데만 하루 3-4시간은 기본으로 회의하면서 반년을 보냈어요. 서로 다른 취약성을 가진 이들과 함께 긴 시간 논의를 이어가려면 팀원들의 건강 상태, 신경다양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것을 고려하려 회의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소수자들의 연대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서로의 취약성을 말하고, 이해하고, 조정하고, 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걸, 그렇기 때문에 더 만나서 연대해야 한다는 걸 경험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세 단체 기획단이 모여 회의하고 있는 이미지)
세단체의 활동의 스펙트럼이 다양한만큼 프로그램도 참 다양하게 준비했는데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만큼 실무와의 싸움으로 눈물 날 뻔했어요. 약자생존이 아니면 이런 실무 해볼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다종다양한 작업을 했어요!
나무 판넬을 다양한 색의 스프레이를 뿌려서 햇볕에 말리고~!

(야외에서 신문지를 깐 바닥 위에 나무판넬을 스프레이로 색칠하고 있는 노새, 나우, 해파리 활동가 사진)
거대한 사전에 큰글씨도 쓰고,

(빈 사전 위에 글씨를 쓰고 있는 나우 활동가의 사진)
동대문시장 가서 파츠와 조화도 잔뜩 사고 (화관도 써봄^^;)

(동대문 부자재 시장에서 화관을 쓰고 있는 제이 활동가의 사진)
남대문 꽃시장에서 생화 100송이도 사고

(꽃 100송이를 들고 있는 바람, 베리 활동가 사진)
약봉지도 만들고

('약자생존'이 적힌 약봉지 사진)
약자생존 뭐길래 저런걸 했을까 궁금하지 않나요~ㅎㅎ..
먼저 약자생존이 열린 청계천 한빛광장 전경을 공개합니다~!!!

(잔디 위에 빈백이 놓여져 있고,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약자생존을 즐기고 있는 사진)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을 위한 광장이 약자생존의 부제이니만큼 느릿느릿 우리의 리듬을 타면서 설렁설렁 쉴 수 있는 잔디 위에 빈백을 놓았어요. 빈백을 놓으니 지나가던 시민들도 빈백에 이끌려 앉아 약자생존에 함께 하고, 오래 서있기 힘든 참여자들이 누워서 쉬기도 하고, 잔디 위에 어린이들이 뛰어 놀기도 하고! 잔잔한 페스티벌의 장면 같았어요.

(빈백에 앉아 행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사진)

(빈백 위에 편안하게 누워있는 꼬깜, 단호박 활동가 사진)
우당탕탕 준비했던 약자생존의 프로그램도 소개해볼게요
인지적 제약이 있는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 어린이 등 모두를 위한 <약자생존> 프로그램 쉬운 설명문(클릭)도 준비했는데요. 당일 설명문을 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실에 매달려 있는 분홍색, 주황색, 노란색 꽃과 메세지가 적힌 편지 사진)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누구나 한 명쯤 은 있잖아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미친년’이!
‘정상’이라고 규정한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미친년’이라는 멸칭을 듣게 되는 사회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미친년’들에게 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를 남기는 프로그램이에요. ‘비정상’이라고 치부되는 우리의 몸, 정신, 삶을 자긍심과 자매애로 연결하고 싶었어요
알록달록한 나무에 실과 실을 잇고, ‘미친년’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꽃을 매달았어요. <내가 사랑한미친년들에게>담당 스탭이었던 베리와 바람 활동가가 남대문 꽃시장에 가서 100송이의 꽃을 사왔어요. 약자생존에 오시는 분들이 잔뜩 쌓여 있는 100송이의 꽃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얼굴을 볼 수 있었대요. 사실 이 나무는 옷걸이인데요. 주지나 디자이너님이 옷걸이를 아름다운 꽃나무로 제작해주셨어요!!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부스에서 메세지를 보고 있는 사람들 사진)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부스에서 꽃과 메세지를 달고 있는 사람들)
많은 분들이 편지를 쓰고, 꽃을 나무에 달아주셨는데요. 우리가 사랑하는 ‘미친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공유해보아요. 코가 시큰, 눈물이 핑 도는 메시지들이에요ㅠㅠ 꼭 읽어주세요!!!
“당신의 배고픔은 얼마나 힘이 들었습니까? 투쟁하고 이겨내어 파리바게뜨 여성노동자 모두에게 힘이 되길! -내가 사랑한 미친년에게”
“미친년들아♡ 다 잘 살아있자♡♡ 미친년 보현이가”
“70년대. 이마 리프팅을 위해 남편에게 거짓말한 할머니에게. 지금은 그것이 당신의 생존방식이었던 걸. 20년대의 후손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강희씨, 더 정상성에서 벗어나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진짜 이상하고 나랑 안 맞는 엄마. 지금처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각자 잘 지내자. 그렇지만 항상 엄마를 지지하고 사랑해. -내가 ‘딸’이 아니라는 걸 언젠가 터놓고 싶은 ‘딸’”
“다락방의 미친여자들에게. 당신들이 있었기에 약자들이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바탕 울어도 좋아. 죽지 말고 살아남자♡ 할머니가 되어서도 즐겁게 지내자”
“언니 사랑해♡ -랑이”

(보라색 작은 꽃과 메세지가 실에 매달려 있는 사진)
“나를 감당하기 힘들어 했던 너에게. 나의 우울, 불안으로 너를 괴롭혔던 그 시간을 늘 기억해. 우린 서로를 비정상이라고 말하며 싸웠지. 너의 정신병과 나의 정신병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었어. 늘 서로를 보듬으려 했지만 늘 서로를 괴롭혔어. 지금 생각해보면 공허하지만 강력한 ‘정상’에 물들었던 것 같아. 퀴어 주제에. 정상성에 부딪혀 가루가 되더라도 걱정말고 살아가는 너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어. 우리 그때는 가루로 만나서 마구 섞여보자. 비정상과 비정상으로 싸우지 말고 정상성에 질려 가루가 되어 만나자! -너를 이해 못한 내가”
“사랑해. 그만 울었음 좋겠다”
“ㅇㄹ에게. 가끔 서로 미쳐서 다행이다 하면서 웃잖아. 미친거랑 병식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내가 이해 못하는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ㅇㄹ 덕분에 많이 알게 되었어. 쉽게 단정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알려줘서 고마워. 조금씩 나아지되 조급해하지 말구 가끔은 머물더라도 탓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운이야.”
“세상의 모든 페미년들 파이팅”

(노란색 해바라기 꽃과 메세지가 실에 매달려 있는 사진)
“쓸모 있지 않아도 괜찮아. 증명할 필요 없는, 쓸모 없고 편안한 삶을 살자. -내가 가장 미워하고 사랑한 미친년, 나에게”
“내가 사랑한 미친년. 우리 엄마, 언니에게. 받아들이고 살자^^. 사랑해”
“화가 아주 많은 노조위원장님. 아주 답답하고 못되고 위선적인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느라 고생이 많아요. 동료도 중요하지만 못 해먹겠으면 언제든 도망쳐요. 충분히 잘 했어요. 따봉”
“앞으로도 디집어지게 싸가지 없자♡”
“시대를 앞서간 작가 김명순에게. 당신과 당신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아직도 여성을 혐오하는 사회여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있었기에 큰 위로를 받습니다.”
“우울증 걸린 애인아 우울해도 괜찮아 사랑해~♡”

(실에 매달려 있는 수많은 꽃과 메세지들 사진)
“까미유 끌로델에게. 영화나 미술사 뒷얘기 같은 곳에서만 봤어서 사실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확실히는 몰라요. 영화에 이자벨 아자니가 까미유 끌로델을 연기해서 그냥 예뻤나보다 생각했어요. 로댕의 내연녀로 재능만 착취당하고 말년에는 미쳐서 정신병원에서 불행하게 죽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다 커서 생각해보니 예술가로서 여성의 재능을 인정해주지 않았던 시대가 한 여자를 미친 사람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떤 책에서 까미유 끌로델이 ‘나는 매일 공허함과 싸운다’라고 썼다고 하더라고요. 한참 우울증에 헤매일 때 그 말이 많이 위로가 됐습니다.”
“네가 나 미친년 같지. 하고 웃었을 때, 그래도 사랑해 달라고 했을 때 더 할 수 없이 완전하고 아름다웠어. 잘 지내”
“그 어느 날 삭발하고 강의실에 나타난 광고의 이해 교수님 최고였어요!”
“정신과 약 먹는다고 당당히 말하는 내 친구. 이** 사랑해. 백살까지 살아서 보자.”
“나의 사랑하는 미친년에게. 자주 지긋지긋해지고 언제 이 상태가 끝날지 알 수 없어 막막해지지만 그래도 지금 나여서 서있는 여기 이 자리를 사랑하고 싶어”

(분홍색과 노란색이 썪인 꽃과 메세지가 매달려 있는 사진)
“남자들 먹고 다니고 여자와도 성관계하고 성노동자 커밍아웃하고 남자들보다 뛰어난 역량으로 남자들의 편견을 극복하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았던 나의 미친년♡ 당신이 자랑스럽다!”
“언제나 항상 웃는 날이 오겠지 ‘강제적인 허세’는 언제 끝낼 수 있을까. 우리 ‘미등록 자폐’에게도 自由(자유)가 찾아오겠지. 幸福(행복)도 오겠지. 苦痛(고통) 없는 날이 오겠지”
“끝자리에 e가 들어가는 앤에게. 수다쟁이. 몽상가. 때로는 ‘미친년’이기도 했을 너의 존재를 사랑해. 사랑스럽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래”
“내가 사랑한/하는/할 미친년들. 우리의 광기가 세상을 바꿀 때까지 우리가 시끄럽게 하자! 정 상 성 부 숴 버 려 ♡”

(분홍색 꽃과 메세지가 실에 매달려 있는 사진)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보내는 편지 읽어 보기(클릭)
누운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이 공간은 아플 때, 피곤할 때, 쉴 때 입었던 옷들을 손바느질로 연결하는 곳인데요.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배너가 놓여져 있고, 매트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
옷에 남아있는 땀 자국, 핏 자국, 침 자국에는 우리의 취약성이 기록되어 있죠 나와 가장 가까이에서 몸의 취약성을 기억하는 옷을 가져와서 아프고 피곤한 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옷을 연결하면서 아픈 몸들과 서로 연결되고 또 연결된 옷을 들고 함께 행진도 하였어요
잔디 위에 푹식푹신한 매트를 펴고 느릿느릿 각자가 편안한 자세로 바느질을 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평화롭지 않나요?

(매트 위에 놓여져 있는 옷가지들, 바늘, 바늘꽂이 사진)

(연결된 옷을 들고 행진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진)
약 헤는 날
‘약 먹으라’는 말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정신장애인의 행동을 제재하기 하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해요. 정신장애인이 기행이나 범죄를 저지르면 ‘정신질환자들이 약을 안 먹어서 혹은 치료를 안 받아서 그렇다’면서 강제입원을 옹호하기도 하죠. 또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약물 치료를 강제하면서도, 정신장애인이 약물 복용을 숨기도록 요구하는 모순된 두가지의 논리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이를 거부하고 약물 복용 행위를 삶의 궤적과 함께 살피고, 연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약 헤는 날’을 기획하였어요.

(다양한 파츠들이 들어 있는 '약자생존' 약봉지가 캔버스 위에 핀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진)
여러가지 모양과 색의 파츠들을 약봉지에 담아 캔버스에 붙이면 되는데요. 저 파츠는 리얼리즘, 제이, 해파리가 동대문시장에 가서 하나하나 골라온 파츠에요. 파츠는 그냥 예쁜 거 골라온 거 아니구요. 다양한 삶과 연대의 의미를 지닌 파츠들을 준비했어요.
"검은 개는 우을증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때로는 말을 듣지 않기도, 때로는 말없이 곁에 있어주기도 하는 우울과 나란히 걸어가는 삶은 마냥 슬프지만은 않을 겁니다”
"빵은 1908년 여성자들이 'We want bread, But rose, too! (우리는 빵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라는 구호를 외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여성과 약자, 소수자들의 생존권을 의미합니다.”

('약 헤는 날' 부스를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

('약자생존'이 적힌 약봉지와 파츠들이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사진)
참여자들은 파츠의 색을 조합해서 플래그의 색을 드러낼 수도 있고, 약에 대한 나의 느낌과 생각을 파츠로 표현하기도 했어요. 아기자기한 파츠를 조합해서 약물 복용 행위를 각자의 삶에 비추어 해석하고 또 표현했어요.

('약 헤는 날' 캔버스 위에 약봉지를 붙이고 있는 미몽 활동가 사진)

(캔버스 위에 다양한 파츠들이 들어간 약봉지들이 고정되어 있는 사진)
약봉지가 캔버스 위에 있으니까 현대미술 같지 않나욯ㅎ.. 다양한 색과 모양의 파츠를 보고 시민분들이 흥미와 궁금증을 느끼셨는지 북적북적한 약헤는날 부스~!
나만의 정체성 사전
사회가 ‘비정상’으로 쉽게 규정하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죠. 〈나만의 정체성 사전〉은 사회가 규정해온 단어를 나만의 의미를 담아서 새롭게 규정한 사전이에요.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주고, 나의 정체성에 새로운 가능성과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면서 자긍심을 드러내려고 했어요! 참여자분들이 보내준 새로운 의미의 정체성을 한 자, 한 자 노새, 나우 활동가가 손글씨로 직접 옮겨 적어주었어요.

('나만의 정체성 사전' 표지를 보고 있는 류 활동가 사진)

('나만의 정체성 사전'을 읽고 있는 사진)
새롭게 정의한 나만의 정체성 내용 일부를 공유해보아요. 나만의 정체성 사전 전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어요! 각자의 삶을 통해 바라본 정체성의 이름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다른몸으로 사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사전이에요. 사전을 정독해보시길 추천해봅니다!

('나만의 정체성 사전' 부스 안내 배너가 세워져 있고, 독서대 위에 놓여져 있는 사전을 보고 있는 사진)
“ADHD는 컬러와 흑백의 차이를 극대화한다. 컬러의 아름다움, 흑백의 차분함. 그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는마술지팡이같다.
류마티즘은 몸 속알람이다. 새벽통증에 저절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된다.
페미니스트: 복잡한 세상을 복합하게 이해하는,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세상을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사람.
나에게조현병은사이렌이다. 나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됐을 때, 위훰 사이렌을 준다.
불면증은구루이다. 불면의 밤에는 내가 살아내며 놓치고 있는 고민이 가부좌를 틀고 머리맡에 앉아있다. 나는 밤사이 그와 삶과 관계에 대한 선문답을 나눈다. 우둔한 질문에 가장 예리한 답을 내어놓는 나의 구루 나의 불면증.”
나만의 정체성 사전 전문 읽어보기(클릭)
〈약자생존〉 포토존
약자생존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피켓을 들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준비했어요! 포토존이 바람에 날아갈까봐 민우회 회원공간에 있던 책을 가지고 와서 피켓 위에 올려두었어요. 책이 드러내는 메시지와 피켓의 메시지가 함께해서 더 빛났던 것 같아요!

(다양한 피켓 위로 책이 놓여져 있다. '비정상의 자긍심으로 세상을 바꾸자' 피켓 위로 책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가 놓여져 있는 사진.)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나의 저항을 기대하라!
비정상의 저항과 혁명을 기대하라!
정상의 세계를 부수자!
두려워하라 비정상의 저항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저항이 나의 쓸모다!
우리의 광기가 세상을 구원할 거야!

('저항이 나의 쓸모다', '정상의 세계는 이미 부서지기 시작했다!'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 사진)

('약자생존' 포토존 현수막에서 '정병러 페미들의 연대로 세상을 부수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예민하고 약한 자들이 세상을 바꾼다!
정병러 페미니들의 연대로 세상을 부수자!
정상의 세계는 이미 부서지기 시작했다!
망가진 세계를 살려내는 비정상의 힘!
비정상의 자긍심으로 세상을 바꾸자
잘 아플 권리를 보장하라!
어떤 문장이 가장 마음에 와 닿으세요? 저는 “저항이 나의 쓸모다!”라는 문장이 제 심장을 두드렸어욯ㅎ 항상 나의 쓸모는 무엇일까? 내 행위의 쓸모는 무엇일까? 자주 생각했는데 저항이 쓸모라니.. 각자의 자리에서 저항하는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에요!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부정의하고 모순적인 사회의 현실은 우리를 분노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어요. 평소에 나를 미치게, 화나게, 우울하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우리를 미치게 하는 순간을 발견하여 이를 함께 공유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구조적인 현실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일그러뜨리는지 살펴보고자 했어요.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현수막과 트러스 사진)
시민들이 참여해주신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의 내용을 공유해보아요!
“불법촬영에, 여성살해에, 데이트폭력에 여자들은 슬퍼하고 분노하고 무력해하고 세상이 무너지는데, 세상은 안무너지고 아무렇지 않게 잘 돌아 갈 때 미쳐 버릴거 같아요.”
“핑크는 여자색이라는 고정관념이 나를 미치게 한다. 남자 어린이들 분홍색 쓰면 큰일 나는 줄 아는데 돌아버려.“
“내가 젠더퀴어였음을 깨달아서 기뻤던 것도 잠시.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안정되면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 믿는 듯한 가족의 태도에 미칠 것 같다.”
“회의 들어가기 전에 약 먹는다. 두 봉지 먹는다. 오래 집중하고 움직이도 못하고 들어야 하고 적어야 하고 말해야 한다. 회의가 나를 미치게 한다.”
“서울 시내에 많아져 가는 아파트를 볼 때 화가 납니다.”
“출퇴근길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이 나를 미치게 한다. 장애인과 아픈 사람들을 짐짝처럼 여기는 문화. 남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는 인간. 임신이나 해야만 배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 그 시스템마저 조롱하고 질시하는 한국 남자들.”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이고 있는 보라 활동가 사진)
“건강 등의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사회의 악한 편견과 복지 제도적 문제점과 공무원 갑질이 나를 미치게 한다.”
“남고에 다니는 무성애자인데 학교 내에 만연한 유성애 규범성과 소수자 혐오가 나를 미치게 한다.”
“끊임없이 나오는 아동학대와 관련된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슬프고 화가 나고 무력감이 느껴진다.”
“인간동물중심의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 어떤 권리도 없이 여러 산업에 이용되고 눈요기거리로만 활용되는 비인간동물, 귀여운 ‘애완’동물 이미지를 소비하는 모습.”
“예술 작업에서 갖추어야 할 젠더 이슈 관련 윤리를 가르치지 않고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를 미치게 한다.”
"구조적 성차별에 분노하는 나에게 왜 그렇게 화가 났냐는 너때매 미치겠어"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현수막에 붙은 포스트잇 사진)
"밤 길을 조심해야 하는 사회, 스토킹과 죽음을 두려워 해야하는 사회, 화장실 갈 때마다 걱정해야 하는 폭력적 사회가 나름 미치게 한다!"
"Crazy! 내가 가진 모든 특성들이 '여자'로 퉁쳐지는 것!"
"운동하는데 참견하는, 아는척 하는 아저씨들 땜에 미침.."
"너무 빡빡하고 좁은 정상성에 날 끼워맞춰야 하는 사회가 날 미치게 한다!"
"스토킹 피해자 앞에서 '가해자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나를 미치게 한다!"
"'여자는 이래야 돼'하는 성역할 규범. 항상 생산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하는 성과주의적 사회. 대체 얼마나 더 맞추고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되냐!"
"'여성'이라는 이유로 말, 옷차림, 행동, 직업, 거주... 많은 자유를 박탈당해야 하는 현실. 동시에 나는 내 성별을 알려준 적 없는데 '여성'으로 전제하는 세상. 성별 이분법!"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읽어 보기(클릭)
미래완료
미래완료는 함께 만드는 조각물이에요. 어떻게 함께 조각을 만들었을까요? 가지각색의 모양과 색의 나무 판넬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적고, 나무판넬의 홈과 홈을 연결시키면서 만들었어요. 우리가 원하는 가지각색의 소망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연결된 세상의 모습들을 현재로 소환시키고 싶었어요. 동그란 돌멩이를 조심스럽게 쌓아서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비는 것처럼 약자들의 소망을 간절한 마음으로 적어서 이것을 연결하면 소망이 이뤄질수도 있지 않을까요?

('미래완료' 조각들이 잔디 위에 놓여져 있는 사진)

('미래완료' 조각을 연결하고 있는 단호박 활동가 사진)
우리의 소망을 구경해볼까요?
“모질란 내가 여기저기 채이지 않고 나름의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
“정신병이 약점, 미달, 매력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세상”
“내가 원하는 세상 페미 수 = 코로나 확진자 수”
“약함을 자연스레 드러낼 수 있는 세상”
“아픈 사람들도 편히 일할 수 있고 소외되지 않는 미래를 꿈꿉니다!”
“나와 너를 적으로 가르지 않는 미래”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는, 아픈 사람, 약한 사람 권리가 당연히 존중되는, 모든 생명들이 존중받는 ‘재난’ 상황을 우리의 연대로 이겨내는, 있는 그대로 존중되는”
“화장실과 탈의실을 마음껏 가는 세상”
“커밍아웃을 두려워하지않는 세상. 가난해도 살 만한 세상”
“성별이 아무런 제한의 이유가 되지 않는”

('화장실 안 무서운 세상'이 적혀 있는 나무 판넬 사진)

('모두가 서로를 서로 그 자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세상'이 적혀 있는 나무판넬 사진)
“모든 젠더가 무력화되고 모든 사람이 개인으로 살아내며 큰 계모임 같은 세상!”
“다양성이 수용되는 세상”
“누구도 혼자 남겨지지 않는 사회”
“오늘 바깥에 오래 나와야 해서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가까운 미래엔 더 안전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요”
“노동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생각하는 세상”
“위치, 정체성 상관없이 모두 존중되는 세상”
“여성 혼자 어디에서나 캠핑하는 세상”
“약한 사람들끼리 싸우게 만들지 않는 세상”
“여자가 그만 살해되는 세상”

('미래완료' 조각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사진)
“자유와 아늑함”
“나를 나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
“화장실 안 무서운 세상”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
“모든 성소수자가 안전할 수 있는 세상”
“먹을 것 마실 것 걱정 없고 사람이 무섭지 않는 세상”
“안전한 노동에 행복한 세상”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어서 소환되면 좋겠어요~!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에 신당역 사건을 많이 언급해주셨어요. ‘미래완료’에도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적어주셨는데요. 추모와 연대의 의미로 약자생존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였어요. 시민들이 적어 주신 추모 메시지도 공유합니다.

(추모공간에서 메세지를 적고 있는 사람 뒷모습 사진)

(추모 공간에서 메세지를 적고 있는 손 사진)
“지킬 수 없었음에 너무 마음 아픕니다. 귀한 생명, 귀한 죽음 헛되지 않도록 세상이 뉘우치도록 끝까지 싸울 게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계속 계속 지난하게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꼭 숨죽이게 찍소리 하지 말라는 것처럼요. 하지만 님이 용감하셨던 것처럼 저 또한 계속 싸우고 연대하겠습니다. 이제는 편히 쉬셔요.”
“언젠가 이런 억울한 죽음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와 다른 이를 지키고자 했던 의지와 용기를 기억합니다. 그 기억으로 함께 싸우겠습니다.”
“스토킹 피해자로서 당신의 죽음은 나의 죽음일 수도 있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추모공간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 사진. '스토킹 피해자로서 당신의 죽음은 나의 죽음일 수도 있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가 적혀있다)
스크롤의 압박에도 여기까지 읽으셨네요 감사합니다(^^)(_ _)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후 2시, 본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약자생존 사회자!! 한국여성민우회 제이가 등장! 합니다
(2부에 이어집니다!!)(클릭)
★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핫데뷔한 성평등네트워크팀의 활동가 해파리에요~!~!~!
올해 4월 네트워크팀은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다른몸들과 만나 협업을 제안하였어요. 소수자들의 연대를 통해 다른 사회를 상상하고, 페미니즘 내부의 다양한 차이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제안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세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반년동안 준비한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의 후기를 적어볼게요
[2022 상반기-함께가는여성] 『핫 데뷔』 성평등네트워크팀, 첫 행보 포착!
(약자생존 홍보포스터 이미지, 분홍색 장미 이미지가 배경인 약봉지 컨셉의 포스터)
약자생존: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
약자생존이라는 제목 재미있지 않나요? 약자생존을 통해 적응한 사람만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약자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약자생존’의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신경다양인, 질병권, 페미니즘을 키워드로 세단체가 뭉쳤지만 특정한 정체성을 중심으로 모이는 곳이기 보다는 ‘비정상’이라고 밀쳐지고 배제되는 모든 존재들을 위한 광장, ‘비정상’으로 낙인 찍힌 이들이 정상으로 승인 받지 않아도 모두가 온전히 평등하게 존재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들고자 했어요. 이상한, 미친, 취약한, 아픈, 돌보고 돌봄 받는 몸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을 위한 광장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싶었어요.
세단체가 약자생존을 통해 사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일다 연재를 통해 알리기도 했어요. 신경다양성부터 페미니즘, 잘 아플 권리까지 약자생존에서 담고 싶었던 메세지들을 글로 담아보았어요.
〈약자생존〉 일다 연재
*제목을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적자생존 시대는 가라, ‘약자생존’ 광장을 열자 | 조한진희(반다)(다른몸들) | 2022/08/31
정신장애인, ‘신경다양성’을 정체성으로 삼다 | 리얼리즘(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 2022/09/06
페미니스트가 정신질환자와 연대하는 이유 | 꼬깜(한국여성민우회) | 2022/09/14
‘보편적’ 질병 서사에서 누락된 여성들 이야기 | 제이(한국여성민우회) | 2022/09/17
광인(狂人) 여성이 말을 한다는 것 | 목우(다른몸들) | 2022/09/20
잘 아플 권리, 약자가 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 | 조한진희(반다)(다른몸들) | 2022/09/23
(약자생존 홍보포스터 이미지, 다양한 색상의 꽃모양의 형태가 모여있는 포스터)
약자생존을 위한 대장정
약자생존을 준비하던 지난 6개월동안 다른몸들의 반다, 루 세바다의 이칼, 리얼리즘, 민우회의 제이, 해파리가 한 팀이 되어 약자생존을 기획하였어요. 저희는 우리 세단체를 몸팀으로 부르기로 했어요. 그간 약자생존 논의하는데만 하루 3-4시간은 기본으로 회의하면서 반년을 보냈어요. 서로 다른 취약성을 가진 이들과 함께 긴 시간 논의를 이어가려면 팀원들의 건강 상태, 신경다양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그것을 고려하려 회의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소수자들의 연대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서로의 취약성을 말하고, 이해하고, 조정하고, 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걸, 그렇기 때문에 더 만나서 연대해야 한다는 걸 경험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세 단체 기획단이 모여 회의하고 있는 이미지)
세단체의 활동의 스펙트럼이 다양한만큼 프로그램도 참 다양하게 준비했는데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만큼 실무와의 싸움으로 눈물 날 뻔했어요. 약자생존이 아니면 이런 실무 해볼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다종다양한 작업을 했어요!
나무 판넬을 다양한 색의 스프레이를 뿌려서 햇볕에 말리고~!
(야외에서 신문지를 깐 바닥 위에 나무판넬을 스프레이로 색칠하고 있는 노새, 나우, 해파리 활동가 사진)
거대한 사전에 큰글씨도 쓰고,
(빈 사전 위에 글씨를 쓰고 있는 나우 활동가의 사진)
동대문시장 가서 파츠와 조화도 잔뜩 사고 (화관도 써봄^^;)
(동대문 부자재 시장에서 화관을 쓰고 있는 제이 활동가의 사진)
남대문 꽃시장에서 생화 100송이도 사고
(꽃 100송이를 들고 있는 바람, 베리 활동가 사진)
약봉지도 만들고
('약자생존'이 적힌 약봉지 사진)
약자생존 뭐길래 저런걸 했을까 궁금하지 않나요~ㅎㅎ..
먼저 약자생존이 열린 청계천 한빛광장 전경을 공개합니다~!!!
(잔디 위에 빈백이 놓여져 있고,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약자생존을 즐기고 있는 사진)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을 위한 광장이 약자생존의 부제이니만큼 느릿느릿 우리의 리듬을 타면서 설렁설렁 쉴 수 있는 잔디 위에 빈백을 놓았어요. 빈백을 놓으니 지나가던 시민들도 빈백에 이끌려 앉아 약자생존에 함께 하고, 오래 서있기 힘든 참여자들이 누워서 쉬기도 하고, 잔디 위에 어린이들이 뛰어 놀기도 하고! 잔잔한 페스티벌의 장면 같았어요.
(빈백에 앉아 행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사진)
(빈백 위에 편안하게 누워있는 꼬깜, 단호박 활동가 사진)
우당탕탕 준비했던 약자생존의 프로그램도 소개해볼게요
인지적 제약이 있는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 어린이 등 모두를 위한 <약자생존> 프로그램 쉬운 설명문(클릭)도 준비했는데요. 당일 설명문을 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실에 매달려 있는 분홍색, 주황색, 노란색 꽃과 메세지가 적힌 편지 사진)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누구나 한 명쯤 은 있잖아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미친년’이!
‘정상’이라고 규정한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미친년’이라는 멸칭을 듣게 되는 사회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미친년’들에게 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를 남기는 프로그램이에요. ‘비정상’이라고 치부되는 우리의 몸, 정신, 삶을 자긍심과 자매애로 연결하고 싶었어요
알록달록한 나무에 실과 실을 잇고, ‘미친년’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꽃을 매달았어요. <내가 사랑한미친년들에게>담당 스탭이었던 베리와 바람 활동가가 남대문 꽃시장에 가서 100송이의 꽃을 사왔어요. 약자생존에 오시는 분들이 잔뜩 쌓여 있는 100송이의 꽃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얼굴을 볼 수 있었대요. 사실 이 나무는 옷걸이인데요. 주지나 디자이너님이 옷걸이를 아름다운 꽃나무로 제작해주셨어요!!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부스에서 메세지를 보고 있는 사람들 사진)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부스에서 꽃과 메세지를 달고 있는 사람들)
많은 분들이 편지를 쓰고, 꽃을 나무에 달아주셨는데요. 우리가 사랑하는 ‘미친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공유해보아요. 코가 시큰, 눈물이 핑 도는 메시지들이에요ㅠㅠ 꼭 읽어주세요!!!
“당신의 배고픔은 얼마나 힘이 들었습니까? 투쟁하고 이겨내어 파리바게뜨 여성노동자 모두에게 힘이 되길! -내가 사랑한 미친년에게”
“미친년들아♡ 다 잘 살아있자♡♡ 미친년 보현이가”
“70년대. 이마 리프팅을 위해 남편에게 거짓말한 할머니에게. 지금은 그것이 당신의 생존방식이었던 걸. 20년대의 후손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강희씨, 더 정상성에서 벗어나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진짜 이상하고 나랑 안 맞는 엄마. 지금처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각자 잘 지내자. 그렇지만 항상 엄마를 지지하고 사랑해. -내가 ‘딸’이 아니라는 걸 언젠가 터놓고 싶은 ‘딸’”
“다락방의 미친여자들에게. 당신들이 있었기에 약자들이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바탕 울어도 좋아. 죽지 말고 살아남자♡ 할머니가 되어서도 즐겁게 지내자”
“언니 사랑해♡ -랑이”
(보라색 작은 꽃과 메세지가 실에 매달려 있는 사진)
“나를 감당하기 힘들어 했던 너에게. 나의 우울, 불안으로 너를 괴롭혔던 그 시간을 늘 기억해. 우린 서로를 비정상이라고 말하며 싸웠지. 너의 정신병과 나의 정신병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었어. 늘 서로를 보듬으려 했지만 늘 서로를 괴롭혔어. 지금 생각해보면 공허하지만 강력한 ‘정상’에 물들었던 것 같아. 퀴어 주제에. 정상성에 부딪혀 가루가 되더라도 걱정말고 살아가는 너와 내가 되었으면 좋겠어. 우리 그때는 가루로 만나서 마구 섞여보자. 비정상과 비정상으로 싸우지 말고 정상성에 질려 가루가 되어 만나자! -너를 이해 못한 내가”
“사랑해. 그만 울었음 좋겠다”
“ㅇㄹ에게. 가끔 서로 미쳐서 다행이다 하면서 웃잖아. 미친거랑 병식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내가 이해 못하는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ㅇㄹ 덕분에 많이 알게 되었어. 쉽게 단정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알려줘서 고마워. 조금씩 나아지되 조급해하지 말구 가끔은 머물더라도 탓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운이야.”
“세상의 모든 페미년들 파이팅”
(노란색 해바라기 꽃과 메세지가 실에 매달려 있는 사진)
“쓸모 있지 않아도 괜찮아. 증명할 필요 없는, 쓸모 없고 편안한 삶을 살자. -내가 가장 미워하고 사랑한 미친년, 나에게”
“내가 사랑한 미친년. 우리 엄마, 언니에게. 받아들이고 살자^^. 사랑해”
“화가 아주 많은 노조위원장님. 아주 답답하고 못되고 위선적인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느라 고생이 많아요. 동료도 중요하지만 못 해먹겠으면 언제든 도망쳐요. 충분히 잘 했어요. 따봉”
“앞으로도 디집어지게 싸가지 없자♡”
“시대를 앞서간 작가 김명순에게. 당신과 당신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아직도 여성을 혐오하는 사회여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있었기에 큰 위로를 받습니다.”
“우울증 걸린 애인아 우울해도 괜찮아 사랑해~♡”
(실에 매달려 있는 수많은 꽃과 메세지들 사진)
“까미유 끌로델에게. 영화나 미술사 뒷얘기 같은 곳에서만 봤어서 사실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확실히는 몰라요. 영화에 이자벨 아자니가 까미유 끌로델을 연기해서 그냥 예뻤나보다 생각했어요. 로댕의 내연녀로 재능만 착취당하고 말년에는 미쳐서 정신병원에서 불행하게 죽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다 커서 생각해보니 예술가로서 여성의 재능을 인정해주지 않았던 시대가 한 여자를 미친 사람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떤 책에서 까미유 끌로델이 ‘나는 매일 공허함과 싸운다’라고 썼다고 하더라고요. 한참 우울증에 헤매일 때 그 말이 많이 위로가 됐습니다.”
“네가 나 미친년 같지. 하고 웃었을 때, 그래도 사랑해 달라고 했을 때 더 할 수 없이 완전하고 아름다웠어. 잘 지내”
“그 어느 날 삭발하고 강의실에 나타난 광고의 이해 교수님 최고였어요!”
“정신과 약 먹는다고 당당히 말하는 내 친구. 이** 사랑해. 백살까지 살아서 보자.”
“나의 사랑하는 미친년에게. 자주 지긋지긋해지고 언제 이 상태가 끝날지 알 수 없어 막막해지지만 그래도 지금 나여서 서있는 여기 이 자리를 사랑하고 싶어”
(분홍색과 노란색이 썪인 꽃과 메세지가 매달려 있는 사진)
“남자들 먹고 다니고 여자와도 성관계하고 성노동자 커밍아웃하고 남자들보다 뛰어난 역량으로 남자들의 편견을 극복하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았던 나의 미친년♡ 당신이 자랑스럽다!”
“언제나 항상 웃는 날이 오겠지 ‘강제적인 허세’는 언제 끝낼 수 있을까. 우리 ‘미등록 자폐’에게도 自由(자유)가 찾아오겠지. 幸福(행복)도 오겠지. 苦痛(고통) 없는 날이 오겠지”
“끝자리에 e가 들어가는 앤에게. 수다쟁이. 몽상가. 때로는 ‘미친년’이기도 했을 너의 존재를 사랑해. 사랑스럽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래”
“내가 사랑한/하는/할 미친년들. 우리의 광기가 세상을 바꿀 때까지 우리가 시끄럽게 하자! 정 상 성 부 숴 버 려 ♡”
(분홍색 꽃과 메세지가 실에 매달려 있는 사진)
내가 사랑한 미친년들에게 보내는 편지 읽어 보기(클릭)
누운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이 공간은 아플 때, 피곤할 때, 쉴 때 입었던 옷들을 손바느질로 연결하는 곳인데요.
('누운 자들의 손바느질 공간' 배너가 놓여져 있고, 매트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
옷에 남아있는 땀 자국, 핏 자국, 침 자국에는 우리의 취약성이 기록되어 있죠 나와 가장 가까이에서 몸의 취약성을 기억하는 옷을 가져와서 아프고 피곤한 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옷을 연결하면서 아픈 몸들과 서로 연결되고 또 연결된 옷을 들고 함께 행진도 하였어요
잔디 위에 푹식푹신한 매트를 펴고 느릿느릿 각자가 편안한 자세로 바느질을 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평화롭지 않나요?
(매트 위에 놓여져 있는 옷가지들, 바늘, 바늘꽂이 사진)
(연결된 옷을 들고 행진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진)
약 헤는 날
‘약 먹으라’는 말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정신장애인의 행동을 제재하기 하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해요. 정신장애인이 기행이나 범죄를 저지르면 ‘정신질환자들이 약을 안 먹어서 혹은 치료를 안 받아서 그렇다’면서 강제입원을 옹호하기도 하죠. 또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약물 치료를 강제하면서도, 정신장애인이 약물 복용을 숨기도록 요구하는 모순된 두가지의 논리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이를 거부하고 약물 복용 행위를 삶의 궤적과 함께 살피고, 연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약 헤는 날’을 기획하였어요.
(다양한 파츠들이 들어 있는 '약자생존' 약봉지가 캔버스 위에 핀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진)
여러가지 모양과 색의 파츠들을 약봉지에 담아 캔버스에 붙이면 되는데요. 저 파츠는 리얼리즘, 제이, 해파리가 동대문시장에 가서 하나하나 골라온 파츠에요. 파츠는 그냥 예쁜 거 골라온 거 아니구요. 다양한 삶과 연대의 의미를 지닌 파츠들을 준비했어요.
"검은 개는 우을증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때로는 말을 듣지 않기도, 때로는 말없이 곁에 있어주기도 하는 우울과 나란히 걸어가는 삶은 마냥 슬프지만은 않을 겁니다”
"빵은 1908년 여성자들이 'We want bread, But rose, too! (우리는 빵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라는 구호를 외친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여성과 약자, 소수자들의 생존권을 의미합니다.”
('약 헤는 날' 부스를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
('약자생존'이 적힌 약봉지와 파츠들이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사진)
참여자들은 파츠의 색을 조합해서 플래그의 색을 드러낼 수도 있고, 약에 대한 나의 느낌과 생각을 파츠로 표현하기도 했어요. 아기자기한 파츠를 조합해서 약물 복용 행위를 각자의 삶에 비추어 해석하고 또 표현했어요.
('약 헤는 날' 캔버스 위에 약봉지를 붙이고 있는 미몽 활동가 사진)
(캔버스 위에 다양한 파츠들이 들어간 약봉지들이 고정되어 있는 사진)
약봉지가 캔버스 위에 있으니까 현대미술 같지 않나욯ㅎ.. 다양한 색과 모양의 파츠를 보고 시민분들이 흥미와 궁금증을 느끼셨는지 북적북적한 약헤는날 부스~!
나만의 정체성 사전
사회가 ‘비정상’으로 쉽게 규정하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죠. 〈나만의 정체성 사전〉은 사회가 규정해온 단어를 나만의 의미를 담아서 새롭게 규정한 사전이에요.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주고, 나의 정체성에 새로운 가능성과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면서 자긍심을 드러내려고 했어요! 참여자분들이 보내준 새로운 의미의 정체성을 한 자, 한 자 노새, 나우 활동가가 손글씨로 직접 옮겨 적어주었어요.
('나만의 정체성 사전' 표지를 보고 있는 류 활동가 사진)
('나만의 정체성 사전'을 읽고 있는 사진)
새롭게 정의한 나만의 정체성 내용 일부를 공유해보아요. 나만의 정체성 사전 전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어요! 각자의 삶을 통해 바라본 정체성의 이름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다른몸으로 사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사전이에요. 사전을 정독해보시길 추천해봅니다!
('나만의 정체성 사전' 부스 안내 배너가 세워져 있고, 독서대 위에 놓여져 있는 사전을 보고 있는 사진)
“ADHD는 컬러와 흑백의 차이를 극대화한다. 컬러의 아름다움, 흑백의 차분함. 그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는마술지팡이같다.
류마티즘은 몸 속알람이다. 새벽통증에 저절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된다.
페미니스트: 복잡한 세상을 복합하게 이해하는,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세상을 더 나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사람.
나에게조현병은사이렌이다. 나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됐을 때, 위훰 사이렌을 준다.
불면증은구루이다. 불면의 밤에는 내가 살아내며 놓치고 있는 고민이 가부좌를 틀고 머리맡에 앉아있다. 나는 밤사이 그와 삶과 관계에 대한 선문답을 나눈다. 우둔한 질문에 가장 예리한 답을 내어놓는 나의 구루 나의 불면증.”
나만의 정체성 사전 전문 읽어보기(클릭)
〈약자생존〉 포토존
약자생존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피켓을 들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준비했어요! 포토존이 바람에 날아갈까봐 민우회 회원공간에 있던 책을 가지고 와서 피켓 위에 올려두었어요. 책이 드러내는 메시지와 피켓의 메시지가 함께해서 더 빛났던 것 같아요!
(다양한 피켓 위로 책이 놓여져 있다. '비정상의 자긍심으로 세상을 바꾸자' 피켓 위로 책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가 놓여져 있는 사진.)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나의 저항을 기대하라!
비정상의 저항과 혁명을 기대하라!
정상의 세계를 부수자!
두려워하라 비정상의 저항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저항이 나의 쓸모다!
우리의 광기가 세상을 구원할 거야!
('저항이 나의 쓸모다', '정상의 세계는 이미 부서지기 시작했다!'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 사진)
('약자생존' 포토존 현수막에서 '정병러 페미들의 연대로 세상을 부수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예민하고 약한 자들이 세상을 바꾼다!
정병러 페미니들의 연대로 세상을 부수자!
정상의 세계는 이미 부서지기 시작했다!
망가진 세계를 살려내는 비정상의 힘!
비정상의 자긍심으로 세상을 바꾸자
잘 아플 권리를 보장하라!
어떤 문장이 가장 마음에 와 닿으세요? 저는 “저항이 나의 쓸모다!”라는 문장이 제 심장을 두드렸어욯ㅎ 항상 나의 쓸모는 무엇일까? 내 행위의 쓸모는 무엇일까? 자주 생각했는데 저항이 쓸모라니.. 각자의 자리에서 저항하는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에요!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부정의하고 모순적인 사회의 현실은 우리를 분노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어요. 평소에 나를 미치게, 화나게, 우울하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우리를 미치게 하는 순간을 발견하여 이를 함께 공유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구조적인 현실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일그러뜨리는지 살펴보고자 했어요.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현수막과 트러스 사진)
시민들이 참여해주신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의 내용을 공유해보아요!
“불법촬영에, 여성살해에, 데이트폭력에 여자들은 슬퍼하고 분노하고 무력해하고 세상이 무너지는데, 세상은 안무너지고 아무렇지 않게 잘 돌아 갈 때 미쳐 버릴거 같아요.”
“핑크는 여자색이라는 고정관념이 나를 미치게 한다. 남자 어린이들 분홍색 쓰면 큰일 나는 줄 아는데 돌아버려.“
“내가 젠더퀴어였음을 깨달아서 기뻤던 것도 잠시.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안정되면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 믿는 듯한 가족의 태도에 미칠 것 같다.”
“회의 들어가기 전에 약 먹는다. 두 봉지 먹는다. 오래 집중하고 움직이도 못하고 들어야 하고 적어야 하고 말해야 한다. 회의가 나를 미치게 한다.”
“서울 시내에 많아져 가는 아파트를 볼 때 화가 납니다.”
“출퇴근길 사람들로 빽빽한 지하철이 나를 미치게 한다. 장애인과 아픈 사람들을 짐짝처럼 여기는 문화. 남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는 인간. 임신이나 해야만 배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 그 시스템마저 조롱하고 질시하는 한국 남자들.”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이고 있는 보라 활동가 사진)
“건강 등의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사회의 악한 편견과 복지 제도적 문제점과 공무원 갑질이 나를 미치게 한다.”
“남고에 다니는 무성애자인데 학교 내에 만연한 유성애 규범성과 소수자 혐오가 나를 미치게 한다.”
“끊임없이 나오는 아동학대와 관련된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슬프고 화가 나고 무력감이 느껴진다.”
“인간동물중심의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 어떤 권리도 없이 여러 산업에 이용되고 눈요기거리로만 활용되는 비인간동물, 귀여운 ‘애완’동물 이미지를 소비하는 모습.”
“예술 작업에서 갖추어야 할 젠더 이슈 관련 윤리를 가르치지 않고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를 미치게 한다.”
"구조적 성차별에 분노하는 나에게 왜 그렇게 화가 났냐는 너때매 미치겠어"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현수막에 붙은 포스트잇 사진)
"밤 길을 조심해야 하는 사회, 스토킹과 죽음을 두려워 해야하는 사회, 화장실 갈 때마다 걱정해야 하는 폭력적 사회가 나름 미치게 한다!"
"Crazy! 내가 가진 모든 특성들이 '여자'로 퉁쳐지는 것!"
"운동하는데 참견하는, 아는척 하는 아저씨들 땜에 미침.."
"너무 빡빡하고 좁은 정상성에 날 끼워맞춰야 하는 사회가 날 미치게 한다!"
"스토킹 피해자 앞에서 '가해자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나를 미치게 한다!"
"'여자는 이래야 돼'하는 성역할 규범. 항상 생산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하는 성과주의적 사회. 대체 얼마나 더 맞추고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되냐!"
"'여성'이라는 이유로 말, 옷차림, 행동, 직업, 거주... 많은 자유를 박탈당해야 하는 현실. 동시에 나는 내 성별을 알려준 적 없는데 '여성'으로 전제하는 세상. 성별 이분법!"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읽어 보기(클릭)
미래완료
미래완료는 함께 만드는 조각물이에요. 어떻게 함께 조각을 만들었을까요? 가지각색의 모양과 색의 나무 판넬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의 모습을 적고, 나무판넬의 홈과 홈을 연결시키면서 만들었어요. 우리가 원하는 가지각색의 소망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연결된 세상의 모습들을 현재로 소환시키고 싶었어요. 동그란 돌멩이를 조심스럽게 쌓아서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비는 것처럼 약자들의 소망을 간절한 마음으로 적어서 이것을 연결하면 소망이 이뤄질수도 있지 않을까요?
('미래완료' 조각들이 잔디 위에 놓여져 있는 사진)
('미래완료' 조각을 연결하고 있는 단호박 활동가 사진)
우리의 소망을 구경해볼까요?
“모질란 내가 여기저기 채이지 않고 나름의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
“정신병이 약점, 미달, 매력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세상”
“내가 원하는 세상 페미 수 = 코로나 확진자 수”
“약함을 자연스레 드러낼 수 있는 세상”
“아픈 사람들도 편히 일할 수 있고 소외되지 않는 미래를 꿈꿉니다!”
“나와 너를 적으로 가르지 않는 미래”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는, 아픈 사람, 약한 사람 권리가 당연히 존중되는, 모든 생명들이 존중받는 ‘재난’ 상황을 우리의 연대로 이겨내는, 있는 그대로 존중되는”
“화장실과 탈의실을 마음껏 가는 세상”
“커밍아웃을 두려워하지않는 세상. 가난해도 살 만한 세상”
“성별이 아무런 제한의 이유가 되지 않는”
('화장실 안 무서운 세상'이 적혀 있는 나무 판넬 사진)
('모두가 서로를 서로 그 자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세상'이 적혀 있는 나무판넬 사진)
“모든 젠더가 무력화되고 모든 사람이 개인으로 살아내며 큰 계모임 같은 세상!”
“다양성이 수용되는 세상”
“누구도 혼자 남겨지지 않는 사회”
“오늘 바깥에 오래 나와야 해서 ‘화장실 가고 싶으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가까운 미래엔 더 안전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요”
“노동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생각하는 세상”
“위치, 정체성 상관없이 모두 존중되는 세상”
“여성 혼자 어디에서나 캠핑하는 세상”
“약한 사람들끼리 싸우게 만들지 않는 세상”
“여자가 그만 살해되는 세상”
('미래완료' 조각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사진)
“자유와 아늑함”
“나를 나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
“화장실 안 무서운 세상”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
“모든 성소수자가 안전할 수 있는 세상”
“먹을 것 마실 것 걱정 없고 사람이 무섭지 않는 세상”
“안전한 노동에 행복한 세상”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어서 소환되면 좋겠어요~!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에 신당역 사건을 많이 언급해주셨어요. ‘미래완료’에도 여성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적어주셨는데요. 추모와 연대의 의미로 약자생존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였어요. 시민들이 적어 주신 추모 메시지도 공유합니다.
(추모공간에서 메세지를 적고 있는 사람 뒷모습 사진)
(추모 공간에서 메세지를 적고 있는 손 사진)
“지킬 수 없었음에 너무 마음 아픕니다. 귀한 생명, 귀한 죽음 헛되지 않도록 세상이 뉘우치도록 끝까지 싸울 게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계속 계속 지난하게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꼭 숨죽이게 찍소리 하지 말라는 것처럼요. 하지만 님이 용감하셨던 것처럼 저 또한 계속 싸우고 연대하겠습니다. 이제는 편히 쉬셔요.”
“언젠가 이런 억울한 죽음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와 다른 이를 지키고자 했던 의지와 용기를 기억합니다. 그 기억으로 함께 싸우겠습니다.”
“스토킹 피해자로서 당신의 죽음은 나의 죽음일 수도 있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추모공간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 사진. '스토킹 피해자로서 당신의 죽음은 나의 죽음일 수도 있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가 적혀있다)
스크롤의 압박에도 여기까지 읽으셨네요 감사합니다(^^)(_ _)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후 2시, 본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약자생존 사회자!! 한국여성민우회 제이가 등장! 합니다
(2부에 이어집니다!!)(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