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생존 : 약한, 아픈, 미친 사람들의 광장(9/24)』을 공동주최한다른몸들, 신경다양성지지모임 세바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약자생존』의 사전 행사로 2022년 9월3일 여성플라자에서「저항적 질병서사 워크샵」을 열었습니다.
(사진설명: 행사장 문 옆에 '저항적 질병서사 워크샵'이라는 제목과 일시장소 정보가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강의와 워크샵 진행은 다른몸들의 조한진희 활동가가 맡았습니다.
(사진설명: 스크린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조한진희 활동가의 모습)
(사진설명: 강의를 듣는 참여자들의 모습)
우리 사회엔 "건강이 최고야",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주고받는 문화, 채용 시 직무와 무관하게 "신체 건강한 자"를 조건으로 내거는 관행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건강한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데에 익숙한데요.
조한진희 활동가는 질병 경험을 거치며'아픈 몸이 실패한 몸이 아닐 수 있을까', '회복하지 않아도 불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 경험을 공유하며, 건강에 대한 질문을 품어보아야 질병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절대선'이라는 전제를 다시 생각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WHO에서 정의한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을 포괄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을 범주화하기엔 너무 이상적이라는 점을 짚으며, '건강'이 누구에게 왜 필요한 개념일까 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어요.
(사진설명: 강의를 듣는 참여자들의 모습)
조한진희 활동가는 '건강과잉사회'에서 질병은 비정상적이고 없애야 할 상태인 것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질병을 (사회적으로도, 의료적으로도) 모든 생명체가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이해한다면 모두의 질병 경험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아픈 사람들의 권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사회가 변화할 수 있고, 아픈 사람들을 그저 불운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건강과 정상성이라는 표준에 도전할 가능성을 가진, 다른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사람들로 여길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이 사회에서 질병이 '개인화'되어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은 단지 신체적 증상의 경험만이 아니라, '확진자'로 알려져 비난 받을 것에 대한 공포로 다가왔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지요. 개인이 노력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식의 통념이 여전히 팽배해 있지만, 조한진희 활동가는질병과 고통이 우리 몸의 세포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 맥락 안에 놓여 있음을 설명하였어요. 모든 질병은 100% 사회적인 것도, 100% 개인적인 것도 아니며, 일례로 발병 원인이 유전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치료에는 사회적 맥락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설명: 모둠별로 앉아 자신의 질병서사 그래프를 그리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3장)
건강과 질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장착(?)하고, 워크샵 파트로 넘어왔습니다!
워크샵은 참여자들이 각자가 겪은 질병과 아픔의 그래프와 그 시기에 자기 삶과 사회에 일어났던 굵직한 일들을 겹쳐 떠올려보고,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어요.
조한진희 활동가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 경험을 해석하는 서사를 필요로 하는데, 질병에 관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서사는 질병이 곧 "선물(질병을 통해 00를 배웠다~ 오히려 00라는 좋은 점을 남겼다)", 또는 "절망"이라는 서사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질병 서사에 새로운 레이어로 추가된다면, 질병경험 당사자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유의미한 통찰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했어요. 예를 들어 성폭력 피해자의 회복 경험은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구조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라는 사회적 맥락의 인식을, 그래서 그것이 개인의 책임도 불운도 아니라는 인식을 수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요. 조한진희 활동가는'내 삶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 사회를 똑바로 직시하는 것'이 '막연하게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지 않게 해주고 문제를 개선하게 하는 통찰과 힘을 준다'는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질병 경험은 우리가 미디어나 일상 속에서 접하는 것보다 훨씬 '다채롭고', 그 다채로운 경험이 더 나누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도요.
(사진설명: 워크샵을 통해 재서사화한 자신의 질병경험을 발표하는 참여자들의 모습 2장)
참여자들 중 몇 분은 그래프를 그려보며 새로이 생각한 자신만의 질병서사를 발표해 주셨어요. 어린 시절의 가족 안에서의 경험, 독립의 경험, 직장생활의 경험, 사회적 변화의 흐름이 질병의 발병과 발현, 치료와 회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비극적이거나 자기극복적인 감동서사가 아닌, 복잡하면서 당사자의 주관과 힘이 느껴지는 '단일한' 이야기들이었어요.
3시간 동안의 워크샵은 참여자들이 질병서사를 글로 적어 보내주면 피드백을 해드리겠다는 안내와, 9월24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릴 약자생존 행사에서 함께 광장을 즐기자는 초대로 마무리되었답니다! (약자생존 후기 보러가기: (곧 추가할 예정^^....))
워크샵을 통해 아픔과 질병의 경험을 개인의 것으로만 고립시키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동료 시민들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다채로운 질병서사가 세상 곳곳을 채워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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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행사장 문 옆에 '저항적 질병서사 워크샵'이라는 제목과 일시장소 정보가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강의와 워크샵 진행은 다른몸들의 조한진희 활동가가 맡았습니다.
(사진설명: 스크린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조한진희 활동가의 모습)
(사진설명: 강의를 듣는 참여자들의 모습)
우리 사회엔 "건강이 최고야",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주고받는 문화, 채용 시 직무와 무관하게 "신체 건강한 자"를 조건으로 내거는 관행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건강한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데에 익숙한데요.
조한진희 활동가는 질병 경험을 거치며'아픈 몸이 실패한 몸이 아닐 수 있을까', '회복하지 않아도 불행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 경험을 공유하며, 건강에 대한 질문을 품어보아야 질병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절대선'이라는 전제를 다시 생각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WHO에서 정의한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을 포괄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을 범주화하기엔 너무 이상적이라는 점을 짚으며, '건강'이 누구에게 왜 필요한 개념일까 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어요.
(사진설명: 강의를 듣는 참여자들의 모습)
조한진희 활동가는 '건강과잉사회'에서 질병은 비정상적이고 없애야 할 상태인 것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질병을 (사회적으로도, 의료적으로도) 모든 생명체가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이해한다면 모두의 질병 경험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아픈 사람들의 권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사회가 변화할 수 있고, 아픈 사람들을 그저 불운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건강과 정상성이라는 표준에 도전할 가능성을 가진, 다른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사람들로 여길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이 사회에서 질병이 '개인화'되어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일은 단지 신체적 증상의 경험만이 아니라, '확진자'로 알려져 비난 받을 것에 대한 공포로 다가왔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지요. 개인이 노력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식의 통념이 여전히 팽배해 있지만, 조한진희 활동가는질병과 고통이 우리 몸의 세포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 맥락 안에 놓여 있음을 설명하였어요. 모든 질병은 100% 사회적인 것도, 100% 개인적인 것도 아니며, 일례로 발병 원인이 유전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치료에는 사회적 맥락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설명: 모둠별로 앉아 자신의 질병서사 그래프를 그리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3장)
건강과 질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장착(?)하고, 워크샵 파트로 넘어왔습니다!
워크샵은 참여자들이 각자가 겪은 질병과 아픔의 그래프와 그 시기에 자기 삶과 사회에 일어났던 굵직한 일들을 겹쳐 떠올려보고,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어요.
조한진희 활동가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 경험을 해석하는 서사를 필요로 하는데, 질병에 관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서사는 질병이 곧 "선물(질병을 통해 00를 배웠다~ 오히려 00라는 좋은 점을 남겼다)", 또는 "절망"이라는 서사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가 질병 서사에 새로운 레이어로 추가된다면, 질병경험 당사자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유의미한 통찰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했어요. 예를 들어 성폭력 피해자의 회복 경험은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사회 구조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라는 사회적 맥락의 인식을, 그래서 그것이 개인의 책임도 불운도 아니라는 인식을 수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요. 조한진희 활동가는'내 삶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 사회를 똑바로 직시하는 것'이 '막연하게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지 않게 해주고 문제를 개선하게 하는 통찰과 힘을 준다'는 점을 짚어주었습니다. 질병 경험은 우리가 미디어나 일상 속에서 접하는 것보다 훨씬 '다채롭고', 그 다채로운 경험이 더 나누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도요.
(사진설명: 워크샵을 통해 재서사화한 자신의 질병경험을 발표하는 참여자들의 모습 2장)
참여자들 중 몇 분은 그래프를 그려보며 새로이 생각한 자신만의 질병서사를 발표해 주셨어요. 어린 시절의 가족 안에서의 경험, 독립의 경험, 직장생활의 경험, 사회적 변화의 흐름이 질병의 발병과 발현, 치료와 회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비극적이거나 자기극복적인 감동서사가 아닌, 복잡하면서 당사자의 주관과 힘이 느껴지는 '단일한' 이야기들이었어요.
3시간 동안의 워크샵은 참여자들이 질병서사를 글로 적어 보내주면 피드백을 해드리겠다는 안내와, 9월24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열릴 약자생존 행사에서 함께 광장을 즐기자는 초대로 마무리되었답니다! (약자생존 후기 보러가기: (곧 추가할 예정^^....))
워크샵을 통해 아픔과 질병의 경험을 개인의 것으로만 고립시키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동료 시민들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다채로운 질병서사가 세상 곳곳을 채워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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