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수요일 오후 2시. 배재정동빌딩 민주누리에서 [‘경력단절’ 여성은 누구인가? _현실과 어긋난 정부정책의 방향키를 다시 잡다]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대선 공약에서부터 일자리 창출을 중요하게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의 주요 키워드는 ‘경력단절’ 여성과 시간제 일자리였습니다.
왜 ‘경력단절’ 여성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주요 대상이 되었을까?
시간제 일자리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경력단절’의 원인은 임신출산양육 때문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지난 1년간 민우회 본부와 지부에서 20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원주와 춘천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그 결과를 종합하여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첫 번째 순서로 강선미(폴) 활동가가 [‘경력단절’ 여성의 일 경험과 일자리 현실 : 19명의 목소리를 담아내다.]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였습니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본부와 지역에서 19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결과,‘임신, 출산, 양육’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포장되어 왔지만, 이는 경력단절의 계기가 될 뿐, 실제로는 성차별적인 노동시장, 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노동조건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력단절’의 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쉬지 않고 노동을 해 왔어도 공식적인 임금 노동시장 주변 혹은 경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경력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문제, 나이 장벽과 저임금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 여성의 노동 현실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러한 각기 다른 여성노동의 현실들을 담보하지 못하고, 시간제 일자리니 엄마가산점제니 하는 ‘일가정양립지원’에 머물러 있는 단선적인 정부 정책의 접근을 비판하였습니다.
두 번째 순서는 원주여성민우회 정유선 대표님께서 [원주지역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실태 및 직업선호에 대한 조사]라는 제목으로 발제하였습니다. 작년 원주민우회에서 실시한 ‘원주지역 여성의 생활상 불편도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불편으로 ‘일자리’ 문제가 꼽혔다고 합니다. 그 이후 취업을 원하거나 취업 준비 중인 여성 230명을 대상으로 통해 경력단절의 이유, 재취업에 대한 의식, 직업능력 개발 현황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지역 여성들이 경력 단절되기 이전에 주로 사무직 등 비전문적인 일자리였으며, 첫 일자리부터 경력으로 축적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재취업 한 이후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비율이 단 27%에 그쳤고, 일을 그만둔 이유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재취업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정적인 보육환경’이라기보다는 ‘취업연계지원 서비스’라고 답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때, 적정한 임금이 보장되는 일자리와, 그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는 교육과 정보의 제공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역 취업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은 여성들의 욕구와는 달리 전문성이 낮고 취업 연계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발제 이후 세 명의 토론자 선생님들께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먼저 장지연 선생님께서 “당신은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시간제 증가와 여성고용율간의 상관관계가 낮음을 지적하며, 실제 여성고용율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일자리여야 하는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가능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제시해 주셨습니다.
김원정 선생님께서는 기존의 노동 문제 진단과 해법이 타당한가를 돌아봐야 한다면서, 경력단절은 보상이 충분치 않고 전망이 불투명한 여성 일자리의 문제이며, 결국 노동시장의 분절과 그와 중첩된 성별 분절이 경력단절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또한 여성노동을 새롭게 문제화하기 위해서는 공식노동시장에서의 고용평등이나 일가정양립에서 나아가, 외부노동시장의 현실을 바라본다든지 중소기업정책 등 산업/경제정책을 포괄하는 것과 같이, 여성의 노동생애를 다른 시각으로 더 깊이 들여다보며 지속적으로 대안을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제성 선생님은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철학적인 시각에서 대안을 제시해 주셨는데요. 1936년 프랑스에서 단협을 통해 15일의 유급휴가가 처음 도입된 이후 사회와 노동자들 의식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노동시간의 의미와 획기적인 단축 방안에 대해 철학적 근거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삶의 총체성을 회복하는 측면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뒤이어 플로어에서도 활발한 발언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토론회 도중 공공부문 시간제 일자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해서인지, 시간제일자리에 대한 플로어의 열띤 관심과 고민이 오고갔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토론회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앞으로 여성노동에 있어 기존의 고정된 프레임을 깨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던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토론회 자료집 필요한 분들은 '자료실' 메뉴로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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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수요일 오후 2시. 배재정동빌딩 민주누리에서 [‘경력단절’ 여성은 누구인가? _현실과 어긋난 정부정책의 방향키를 다시 잡다]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대선 공약에서부터 일자리 창출을 중요하게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의 주요 키워드는 ‘경력단절’ 여성과 시간제 일자리였습니다.
왜 ‘경력단절’ 여성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주요 대상이 되었을까?
시간제 일자리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경력단절’의 원인은 임신출산양육 때문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지난 1년간 민우회 본부와 지부에서 20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고, 원주와 춘천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그 결과를 종합하여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첫 번째 순서로 강선미(폴) 활동가가 [‘경력단절’ 여성의 일 경험과 일자리 현실 : 19명의 목소리를 담아내다.]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였습니다.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본부와 지역에서 19명의 여성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결과,‘임신, 출산, 양육’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것으로 포장되어 왔지만, 이는 경력단절의 계기가 될 뿐, 실제로는 성차별적인 노동시장, 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노동조건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력단절’의 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쉬지 않고 노동을 해 왔어도 공식적인 임금 노동시장 주변 혹은 경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경력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문제, 나이 장벽과 저임금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 여성의 노동 현실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러한 각기 다른 여성노동의 현실들을 담보하지 못하고, 시간제 일자리니 엄마가산점제니 하는 ‘일가정양립지원’에 머물러 있는 단선적인 정부 정책의 접근을 비판하였습니다.
두 번째 순서는 원주여성민우회 정유선 대표님께서 [원주지역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실태 및 직업선호에 대한 조사]라는 제목으로 발제하였습니다. 작년 원주민우회에서 실시한 ‘원주지역 여성의 생활상 불편도 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불편으로 ‘일자리’ 문제가 꼽혔다고 합니다. 그 이후 취업을 원하거나 취업 준비 중인 여성 230명을 대상으로 통해 경력단절의 이유, 재취업에 대한 의식, 직업능력 개발 현황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지역 여성들이 경력 단절되기 이전에 주로 사무직 등 비전문적인 일자리였으며, 첫 일자리부터 경력으로 축적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재취업 한 이후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비율이 단 27%에 그쳤고, 일을 그만둔 이유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재취업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정적인 보육환경’이라기보다는 ‘취업연계지원 서비스’라고 답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때, 적정한 임금이 보장되는 일자리와, 그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는 교육과 정보의 제공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역 취업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은 여성들의 욕구와는 달리 전문성이 낮고 취업 연계도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발제 이후 세 명의 토론자 선생님들께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먼저 장지연 선생님께서 “당신은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시간제 증가와 여성고용율간의 상관관계가 낮음을 지적하며, 실제 여성고용율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일자리여야 하는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가능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제시해 주셨습니다.
김원정 선생님께서는 기존의 노동 문제 진단과 해법이 타당한가를 돌아봐야 한다면서, 경력단절은 보상이 충분치 않고 전망이 불투명한 여성 일자리의 문제이며, 결국 노동시장의 분절과 그와 중첩된 성별 분절이 경력단절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또한 여성노동을 새롭게 문제화하기 위해서는 공식노동시장에서의 고용평등이나 일가정양립에서 나아가, 외부노동시장의 현실을 바라본다든지 중소기업정책 등 산업/경제정책을 포괄하는 것과 같이, 여성의 노동생애를 다른 시각으로 더 깊이 들여다보며 지속적으로 대안을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제성 선생님은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철학적인 시각에서 대안을 제시해 주셨는데요. 1936년 프랑스에서 단협을 통해 15일의 유급휴가가 처음 도입된 이후 사회와 노동자들 의식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노동시간의 의미와 획기적인 단축 방안에 대해 철학적 근거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삶의 총체성을 회복하는 측면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뒤이어 플로어에서도 활발한 발언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토론회 도중 공공부문 시간제 일자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해서인지, 시간제일자리에 대한 플로어의 열띤 관심과 고민이 오고갔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토론회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앞으로 여성노동에 있어 기존의 고정된 프레임을 깨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던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토론회 자료집 필요한 분들은 '자료실' 메뉴로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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