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여성노동[후기]다산콜센터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

2013-02-14
조회수 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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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집에서 쉬다가 우연히 티비에서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침, 콜센터 상담원들의 평소의 고충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가 되면서, 한 아이돌 가수가 다산콜센터 상담원으로서 일일체험을 해보는 내용이었는데요,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고객으로부터 욕설과 폭언이 계속되자 연예인이 큰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고 급기야 체험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 방송을 보면서, 단 몇 번 통화를 한 사람도 저렇게 견뎌내질 못하는데, 매일매일 온갖 희한한 상담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아 내는 일을 주업무로 하는 상담원들은 정말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민우회에서도 그동안 콜센터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과 과도한 스트레스,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해 주목해 왔고, 2009년에는 ‘고객에 의한 성희롱 없는 직장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콜센터에서 고객 전화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발생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한 적이 있습니다. (캠페인 보러가기)

 

미리 성희롱 대처 요령을 교육하고,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예를 들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경고를 하고 별도의 고충전담반에 전화를 넘기는 등 이렇게 상담원이 즉각적으로 성희롱에 대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상담 중에 발생하는 성희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회사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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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 반전이 있습니다. (이것을 반전이라고 해야 할지??) 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에 건수는 그렇게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콜센터 노동자로부터 상담이 이따금 들어옵니다.

 

공통적인 내용은 충격적이게도 사업장 내에서 관리자들이 상습적이고 일상적으로 폭언을 하고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하고 인격적인 모욕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모멸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오해 일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금방 나가고 새로 들어오는 일이 반복된다고 합니다.

 

고객으로부터 폭언이나 성희롱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주체인 회사가, 오히려 열악한 고용 상 지위에 있는 콜센터 상담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고,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듯 만연되어 있어 문제제기도 하기 어렵다는 호소였습니다.

 

 

직장 내 성폭력은 문제적인 가해자 개인에 의해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의 문화적 요인과 구조적인 요인이 결합하여, 문제적 상황이 잠재적으로 유지되다 성폭력의 양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불평등하고 노동자에게 적대적인 조직 문화에서 성폭력이 발생하기가 쉽고, 간접고용이라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 때문에 불이익이 두려워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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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폭력은 노동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와 책임자에 대한 징계 등 법에 명시된 직장 내 성희롱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관리, 감독 책임은사실상의 사용주인서울시에 있습니다. “인권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말씀드립니다. 더 이상 효율과 비용절감을 빌미로 민간위탁업체 뒤에 숨어 책임을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피해자가 다시 건강하게 직장에 복귀하여 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앞으로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민우회도 끝까지 이 사건을 함께 하면서,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이 노동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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