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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안[후기] 민우회가 함께한 제 1638차 수요시위! 그 현장!

2024-05-03
조회수 2419

[후기]  

민우회가 함께한

제 1638차 수요시위! 그 현장!

 

 

 

 

3월 6일, 3.8 여성의날을 이틀 앞두었던, 제22대 총선을 한달여 앞뒀던 1638차 뜨거웠던 (날씨는 조금 쌀쌀했던) 수요시위 현장 후기를 전달합니다.

 

 

 

@사진설명: 일본대사관 앞에 차도, 바리케이트 사이에 시위 참가자들이 줄지어 앉아있다. 맨 앞에 앉은 참가자는 "3.8" 모양의 노란색 큰 팻말을 들고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정기집회입니다.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총리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시작된 시위로 정의기억연대에서 주최하고 여성단체와 시민사회 단체, 평화단체, 종교계 등에서 매주 시위를 기획하며 이끌어 나갑니다. 민우회도 매년 1회 정도 시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진설명:"총선 특집 수요시위" 포스터. 보라색 배경 아래 흰색 투표함이 있다. 투표함에는 3/6~3/27까지 각각 여성, 미래세대, 평화, 인권 주제별 특별발언 스케쥴이 적혀있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는 손이 보인다. 이미지 상단에는 '우리는 요구한다 제 22대 국회의원들은 들어라'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3월 한달 간 수요시위는 총선 특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638차는 그 첫 시간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특별발언이 함께했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함께 준비한 제 1638차 수요시위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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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 문화공연 <바위처럼> (춤 정의기억연대 활동가)

· 사회자 인사 (주관단체 인사) 행크 한국여성민우회

· 주간보고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연대발언 ①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 연대발언 ② 김제이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연대발언 ③ 임하영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

· 연대발언 ④ 이태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 문화공연 <멍>

· 참가단체 소개

· 성명서 낭독 수달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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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서로 정의기억연대 활동가들이 나와 노래 〈바위처럼〉에 맞추어 뜨거운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힘차고 시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설명:무대 위와 앞에서 3명의 정의기억연대 활동가가 노란색 조끼를 입고 노래에 맞추어 왼쪽으로 두 팔을 들고 율동하고 있다. 

   

@사진설명: 좌측,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의 주간보고/ 우측, 한국여성단체연합 김민문정 상임대표의 총선 특별발언

 

그 다음으로는 정의기억연대 주간보고와 네 명의 시민 연대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전쟁시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가해진 일본의 강제 성노예 징용폭력과현재, 세계 각국에서 치뤄지는 전쟁 속 젠더폭력, 그리고 총선을 앞두고 성평등 의제가 사라진 퇴행 정국의 모습이 얼마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다양한 발언들이 이어졌습니다. 결국에우리 사회에 해결해야할 뿌리깊은 성차별 문제가 사라지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음을 얘기했습니다. 

 

 

 

□ 정의기억연대 주간보고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이, 수요시위 옆의 극우 역사부정세력의 준동은 하늘을 찌르고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혐오와 소수자혐오가 확산되었으며 젠더폭력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삶을 더욱더 팍팍해졌고 노동권은 위협받고 있으며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전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경고합니다. 거듭되는 여가부 폐지 시도 중단하고 실종된 성평등 정책 당장 이행하십시오. 반민족 매국 세력들을 전면에 내세워 자유를 참칭하며 시민사회를 탄압하고 공격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대한민국의 국익에 걸맞은 자주와 평화, 평등과 인권 실현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만약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저버리고 반동과 퇴행을 거듭한다면 우리 여성들과 민주시민들은 그 책임을 끝까지 물으며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앞으로도 성차별과 성폭력, 노동착취와 성착취가 없는 세상을 위해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

 

 

 

□ 연대발언 1: 한국여성단체연합 김민문정 대표

"‘저출생, 인구위기’는 그냥 온 것이 아닙니다. 남성생계부양자모델로 설계된 노동시장과 각종 사회 제도와 관행이 만든 구조적 위기입니다. 모두가 돌봄자-노동자-시민 모델로 전환하고 돌봄자로서의 삶과 시민으로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 확보를 위해 임금 하락 없는 주 35시간 노동제를 도입하고 가족 단위로 설계된 사회 구조를 개인 기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는 신당역 여성살해사건, 최근 넥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사건들을 보면서 여성들에게 일터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기본법, 차별금지법 제·개정을 통해 차별 없고 안전한 일터, 삶터를 만들 책임은 정치에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낙인, 혐오는 우리 일상 곳곳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곳 수요시위 현장에서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역사 부정, 일본군 성노예제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군위안부 피해자, 성폭력·성매매·인신매매·가정폭력 등 모든 젠더 폭력피해자들에 대한 낙인과 혐오, 공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가 이를 공적으로 승인하고 강화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젠더폭력 관련법들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일본군위안부 및 미군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의 존엄과 명예 회복과 피해 규명을 위해 관련법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젠더 폭력 없는 존엄한 일상과 권리 보장을 위해 정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 연대발언 2: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제이 활동가

 

@사진설명: 노란색 트러스를 배경으로 마이크를 든 활동가 제이가 발언을 하고 있다. 무대 뒤로 광화문의 빌딩들 보이고 정의기억연대 깃발이 왼쪽 상단에 휘날리고 있다. 

 

안녕하세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제이입니다.

 

얼마 전 팔레스타인을 침공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폭격당해 허물어진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았습니다. 두 명의 남성 군인이 그 주택단지에 거주하던 여성의 분홍색 속옷을 장난삼아 군복 위에 착용하고는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망자와 부상자의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합니다. 이 숫자는 분명 전쟁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잔인하다는 것을, 남성 중심의 정치, 그리고 그 정치가 촉발시키는 전쟁이 무엇을 희생시키는지를 말해주는데요. 저는 제가 본 이스라엘 병사들의 사진이 이 숫자만큼이나 전쟁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성 희생자의 속옷을 전리품처럼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 여기에 거리낌 없이 동참함으로써 전우애를 다지는 모습은 흔히 비인간적이라고 회자되지만, 사실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이 만든 사회제도인 노예제, 식민주의, 가부장제는 인간을 집단으로 구분하고 특정 집단 사람들의 고통에 철저히 무감할 수 있는 인식체계를 재생산합니다. 여성의 고통에 철저히 무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가부장제 사회입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권력은 특정한 방식으로 여성의 몸을 경유합니다. 여성은 몸이고 그 몸은 성적인 것이고 그 성적인 것은 곧 이용할 도구이자 착취 대상이 됩니다. 일본군 ‘위안부’라는 전쟁범죄는 전시상황에서 사회가 작동을 멈춰서 발생한 일이 아니라, 이러한 가부장제 사회의 극단적 작동으로 발생한 일입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운동은 식민주의-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자이자 사회변혁자의 얼굴로 여성의 고통을 가시화하고, 남성중심적 인간의 역사에 여성의 고통과 투쟁을 주요하게 기입해 넣는 운동일 것입니다. 

 

지금도 이스라엘군은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현지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과 강간위협으로, 수감자에 대한 과도한 몸수색으로, 여성의 몸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고 확인합니다. 이러한 젠더 폭력은 전쟁지역에서만, 먼 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장이, 고용주가, 직장 상사가, 선배가, 연극 연출가가, 영화감독이, 의사가, 교사가, 정치인이, 남성 고객이, 남성 파트너가 자기 영향력 범위 하에 있는 여성에게 성적인 농담을 하고 몸매를 품평하고 쳐다보고 추행하고 강간하는 일들이 지금 이 사회에서 매일 일어납니다. 그 어떤 남성이건 여성의 몸에 대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 보편적인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심지어 정책적 논의에도 반영됩니다. 남성이 여성의 몸에 대한 지배권을 구입하게 하는 거대한 산업 체계가 버젓이 굴러갑니다. 국가가 성산업을 밀어주고 키워주다가 이해타산을 갱신하면서 그 안에서 일하던 여성들을 폭력적으로 추방하는 일마저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은 언제 어느 자리에서건 힘과 권위를 가진 자에 의해 너는 여자이고 몸이라고 못박히는 사람들, 동시에 수치심과 낙인이 덧씌워지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당면한 과제입니다. 

 

저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 일한지 이제 3개월 차인데요. 성폭력 사건 이후에 주변 사람들이, 사회가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사건 자체보다도 피해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고자 할 때, 무죄를 주장하는 가해자와만 싸우는 게 아닙니다. 다 지난 일인데 왜 그러느냐,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 거냐, 너만 참으면 모두가 편한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겠냐는 반응들을 마주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괴롭게 하는 반응들 속에서도 피해자들이 사건 해결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성폭력 사건의 해결이 과거에 정박되는 일이 아니라 나의 현재를 매우 치열하게 살아내는 일이자 나와 내 세상의 미래를 바꿔내는 일이라는 걸 절감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과거사’ 언급도 자제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정말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제 없었던 일처럼 덮자고 없었던 일이 되는 게 아닙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선언한다고 성차별이 없는 게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일본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사죄와 배상과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다 해도 너무나 부족하고 너무나 늦었습니다. 그럼에도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그게 바로 미래지향적인 오늘을 만드는 최소한의 조치이며, 이 최소한을 이행하지 않고는 과거가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행정부처와 정책과 사업에서 여성을 다 삭제하며 퇴행하는 윤석열 정부야말로 미래지향적으로 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존경스러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과 한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페미니스트로서 얻은 힘이 있다고 느낍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에 계속해서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연대발언 3: 인천여성민우회 임하영 활동가

 

@사진설명: 노란색 트러스를 배경으로 마이크를 든 활동가 해온이 발언을 하고 있다. 무대 뒤로 광화문의 갈색 빌딩이 보이고 정의기억연대 깃발이 왼쪽에 휘날리고 있다. 

 

 

안녕하세요. 인천여성민우회 활동가 해온(임하영) 입니다. 먼저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정의기억연대를 비롯한 모든활동가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저는 인천여성민우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여성운동을 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 많지만, 동네 페미니즘 운동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이 3.1절 이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웠지만, 저는 인천 활동가들과 함께  부평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습니다. 부평공원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에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모은 기금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시민들이 건립한 평화의 소녀상 인 것입니다. 저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부평토굴을 찾았습니다. 1939년 당시 조선총독부는 지금의 부평역 일대에 일본육군조병창을 건설하였습니다. 수많은 조선인들을 본인들의 아시아태평양 전쟁에 강제동원 하였습니다. 당시 부평은 넓은 평야가 위치해있어서 경인선을 이용해 물자구조가 편했고, 평야 구조로 산세가 환상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방공호를 만들기 적합했다고 합니다. 가슴아픈 부평역사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인천에 살면서 부평에 자주 가는데, 내가 다니는 길 바로 뒤에 이런 가슴 아픈 역사의 공간이 있는지 몰랐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문득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트로이전쟁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일라아스를 여성의 시각에서 재구조한 책인 <천 척의 배>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남성은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여성은 목숨빼고 다 잃었다.' 저는 전쟁에서 더욱 고통받는 것은 사회적 약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 전쟁의 역사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전쟁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페미니즘의 '페'도 꺼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여성은 지워지고 페미니즘의 자리엔 양성평등이 들어왔습니다. 

 

다가오는 4.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지역구 여성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여성이 실종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성평등의 현 주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백래시에 맞서봅시다. 그리하여 이번 총선을 성평등 선거로 만들어 봅시다.  

 

우리 모두 페미니즘 목소리를 높여 봅시다! 우리는 함께이기에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연대발언 4: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태희 활동가

 

@사진설명: '수요시위'라고 적힌 노란색 트러스를 배경으로 마이크를 든 이태희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러스 우측 상단에는 '4.10 총선특집 수요시위'라고 보라색 팻말이 달려있다. 

 

안녕하세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태희 입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 있는 주간 수요시위에 이 자리에서 연대발언을 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발언을 준비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반사이버성폭력운동을 하는 단체의 활동가로서 사이버성폭력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어떻게 연결 될까 하는 고민들을 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간단하였습니다. 아직도 이 사회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들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이신 할머니들의 최초 피해증언을 했던 그 당시와 달라진 듯하면서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그런 것 같습니다. 

 

여전히 이 사회에 ‘여성의 신체를 재화로 돈을 벌어들이는 산업구조가 공고하고’, 성적욕망과 수치심을 디지털 성범죄의 판단 근거로 두어 ‘음란성’을 기준으로 이것이 사이버성폭력인지 이게 피해가 맞는지 판단하고, 이 여성이 자발적으로 벗방이나 여캠을 하지 않았는지에 따라 법에서 말하는 ‘진짜 피해자’에서 미끄러지기도 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이 폭력들을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여전히 공고한 이 사회구조에 균열을 내고 변화를 만드는 길도 페미니즘처럼 느껴집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5대 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 강화 내세우고, 이 5대 폭력에 디지털 성범죄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하면서 여성폭력피해자 직접지원 예산 삭감하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원스톱 체계에 디지털성범죄를 넣고자 하고 있죠. 이 폭력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구조를 지워버리고, 개개인의 피해로서만 존재할 때, 법의 틀에 맞춰진,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피해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피해가 아닌 피해자들은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이들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피해회복을 고민할 수 있을까요

 

혐오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부를 때, 그들은 어떤 시각으로 피해자들을 바라보고 있나요. 매춘부라는 것이 피해자를 향헌 공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 구조는 무엇인가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 배경은 무엇인가요? 비슷한 구조의 아래에 놓여있지 않은지요? 페미니즘 속에서 우리는 이 구조를 해석하고, 이 사회에 균열을 내고 변화의 길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0여년전 시작되었던 그리고 그 이후 계속되어왔던 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 그 용기와 그 발언이 불러일으켰던 세상의 균열들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길을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계속해서 구조적 성차별을 지우고 반페미니즘을 조장하는 절망의 시대에 이곳에 모인 우리가, 그리고 성평등의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더 많은 동지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이야기하며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 길에 한사성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문화공연 '멍' : 한국여성민우회 보라, 수달 활동가

연대발언이 끝나고 민우회 활동가 2인의 문화공연이 있었습니다. 위안부 문제의 해결의지 없는 현재의 정부,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현 정권의 상황에 맞추어 가수 김현정의 노래 '멍'을 개사해 부른 공연이었습니다. 유쾌하고 힘찬 노래에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는데요. 활동가들이 개사한 재치있는 노래 가사와 신나는 현장 사진을 공유합니다. 

 

(1절)

넌 국민 쉽게 봤어 그렇지 않니
너는 몰라 너무 몰라 정치를
안돼 니 맘대로 나라 망칠 수 없어 
끝낸다면 너나 끝내 기억해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

 

(2절)

잘못이었어 니가 뽑힌건
너는 국민따위 관심도 없던거야
다만 넌 니뜻대로 모두 맞춰줄
너 하나 밖에 모르는 표가 필요 했을 뿐


다 돌려놔 너를 만나기 전에 내 모습으로
탄핵으로 끝내기엔 내 상처가 너무 커
바랄께 다음번에 대통령 선거한다면
너같은 사람 꼭 안 뽑기를

 

 

@사진설명: 노란색 트러스 배경 무대 위에서 검정 옷을 입은 두 명의 활동가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고 있다. 

 

 

□ 성명서 낭독 : 한국여성민우회 수달 활동가

@사진설명: 노란색 트러스를 배경으로 무대 위에서 수달 활동가가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위안부도 강제징용도 없었다”, “독도를 우리나라 땅으로 볼 근거도 부족하다”는 등의 주장을 해온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이 국가보훈부 산하 독립기념관의 이사로 임명되었다. 낙성대경제연구소는 일제에 의해 경제가 성장하고 근대화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단체이다. “‘위안부’는 본인들의 선택이었다”라는 주장이 담긴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의 소장을 다른 기관도 아닌 독립기념관의 이사로 임명한 윤석열 정부의 처참한 역사관과 삐뚤어진 대일 인식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중략)

 

윤석열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마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걸림돌이라도 되는 양 취급하며, 축소하고 외면하기 바쁘다. 자국의 전쟁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대변이라는 국가의 마땅한 책무를 내던져버렸다. 철저한 정권의 이해와 안일한 외교적 성과에 매몰돼 한일관계 ‘개선’에 목을 매는 행태는 부끄럽고 치욕스러울 따름이다. (중략)

 

1992년 1월 8일 수요시위를 시작한 이래, 지난 32년간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231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살아생전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올곧이 받지 못한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무겁고도 아프게 남아있다. 우리는 시민의 힘으로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역사 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후략)

 

[수요시위 성명서 전문보기]

▷ https://www.womenlink.or.kr/statements/25518

 

 

 

수요시위를 마치고 민우회 활동가들은 함께 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일본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이 제대로 이뤄지는 그 날까지 수요시위와 함께하겠습니다! (정의기억연대 유튜브 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매 회 수요시위 라이브 영상과 그 간 수요시위 영상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수요시위가 끝나고 참여했던 민우회 활동가들이 무대를 배경으로 피켓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보라색, 노란색 피켓에는 '공식사죄! 법적배상!'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 인정하고 법적 책임을 다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