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우회 활동가 해파리입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옷을 여미고 길을 걷다 보면 지나가는 길고양이들이 눈에 밟히는 분들 계시죠?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 모임, 티티캣클럽에서 추위를 피할 데가 마땅치 않은 길고양이를 위해서 겨울집을 만드는 워크샵을 열었어요
워크샵 당일에는 비가 내려서 아무도 안 오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음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소식 때문인지 신청해주신 분들 중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해주셨어요!
티티캣클럽 멤버 신영님의 사회로 워크샵을 시작했어요. 길고양이를 돌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처음 만난 우리가 서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 약속문도 함께 읽었어요.
첫 순서로 각자 돌봄을 하면서 했던 고민들, 어려움도 함께 나누고, 그 경험들을 통해서 생긴 나만의 돌봄팁, 민원에 대응하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어요
이어서 연수님이 겨울집 관리팁을 발표해주셨어요!
겨울집의 완성은 관리! 겨울집은 야외에 놓기 때문에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겨울집 위치와 겨울집 내부 보온재, 관리 방법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링크(클릭)를 통해 확인하세요!
동네에 길고양이 돌봄을 분담할 동료가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 있으니 오늘 워크샵에서 만큼은 ‘함께 돌봄’을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연수님! 참가자분들이 오늘 만들어 갈 겨울집을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겨울집을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도 겨울집 주변에 거주하는 동네 사람들의 민원에 대응하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그럴 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하얀님이 발표해주셨어요
도심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은 추위를 피해 차 엔진룸, 건물 외벽 등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요 겨울집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되어 주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요. 겨울집 설치에 의문을 품는 동네 사람들에게 겨울집을 만들어서 생기는 이점을 어필하고, 관리를 잘 하겠다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부터
각 지역의 동물보호감시원에 제보하여 협조를 구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대응 방법을 설명해주셨어요!
그리고 겨울집을 허락없이 치우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안내문을 겨울집에 부착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하얀님이 제작해온 안내문 샘플 양식을 보고 각자 안내문을 만들어보았어요
하얀님의 발표자료와 안내문도 역시링크(클릭)를 통해 보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겨울집을 만드는 시간!링크(클릭)를 통해 겨울집을 만드는 방법도 보실 수 있어요. 집에 남는 스티로폼 박스가 있다면 동네 길고양이들을 위해 겨울집 하나 놓아보면 어떨까요?
겨울집에 바람이 들어가거나, 물에 젖지 않도록 다들 꼼꼼하게 겨울집을 만들어주셨어요. 완성한 겨울집은 참가자분들이 돌보고 있는 길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겠죠!
겨울집 제작 워크샵을 마지막으로 티티캣클럽은 활동의 마침표를 찍었어요.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만남을 만들어왔는지 되돌아보니 멤버들이 처음 만났을 때보다 페미니스트로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로서 더 자부심을 가지고 더 용기있고 당당해(?)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길고양이 돌보는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존재로, 혹은 혐오 당하는 존재로 위치지었다면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들과 연결되고, 고민을 나누면서 오롯이 혼자 돌봄을 감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돌봄을 함께 나누는 존재로, 또 길고양이 돌봄의 가치, 그리고 돌봄의 사회화를 고민하는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어요
직장과 학교를 다니며 야근도 하고, 과제도 밤새서 하느라 한계적인 시간 속에서 아주 작은 뭐라도 해보려는 멤버들의 모습에 저는 반했어요..♥
그럼 그간 티티캣클럽 멤버 신영, 연수, 연다, 하얀님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길고양이 돌봄, ‘캣맘’과 길고양이를 둘러싼 여성혐오 등등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라면 한 번 쯤은 고민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니까 주목해주세요~!
Q1. 나의 페미니즘 모먼트(페미니즘에 눈 뜬 순간)는 무엇인가요?
연수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면서 학교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페미니즘을 배움. 직장생활을 하면서 페미니스로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느꼈음. 직장에서 화내지 않고 페미니즘을 말하고 싶은데 자꾸 화가 남. 나는 화내는 사람이 아닌데 화난 사람으로 만드는 세상..
하얀 강남역 살인사건. 너무 명확한 여성혐오 사건이라고 생각함. ‘잠재적 가해자’, ‘한남’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스트가 됨
연다 경상도의 딸 둘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아주 어릴 때부터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받았음.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시비 걸고, 청소년기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전학생 얼굴평가를 하고, 남초 직장에 다니면서 항상 화난 채로 있음.
신영 고양이 돌봄과 연관이 깊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자라서 청소년기에는 페미니즘을 접하지 못했음. 그러다 동물권동아리에 들어가 동아리원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페미니즘을 처음 알게 됨. 당시 폭력적인 상황 속에 있었는데 거기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받았음. 동물권, 장애인권, 여성학 관련 활동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게 되면서 소수자인권이 연결되어 있고, 다양성이 페미니즘에 대한 첫인상이었음.
Q2.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로서 드는 고민들이 있나요?
연수남성들이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모든 약자에 대해 폭력성을 드러내는데 왜 그 폭력이 연결돼서 퍼지는 것일까? 길고양이 돌봄은 왜 대부분 여성이 할까? 돌봄을 수행하는 역할을 여성만 맡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기도 함. 하지만 길고양이 돌봄에 계속 관심을 가지게 돼서 돌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모르는 척하고 있음.
연다남성은 서열을 만들고, 약자를 밟고 올라가려는 경향이 있음. 약한 존재로 보이는 길고양이에게 돌과 흙을 던지려는 남성이 있어서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기도 했음. 여성혐오를 하는 사람은 길고양이 혐오도 함.
신영동물권동아리를 하면서 총여학생 폐지 반대 연서명을 했는데 온라인상에서 혐오와 공격을 받음. 동아리에서 구조한 길고양이 병원비 모금을 했는데 훼방 놓는 이들도 있었음.
하얀약자로서의 경험이 있기에 약자에게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긴다고 생각함. 맨박스에 갇힌 남성들은 돌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음.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쓰는 이유가 궁금함. 돌보는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은 왜일까?
연수자신이 멸시하고 무시했던 약한 존재를 돕거나 돌보는 행위가 불편함을 건드는 것일까?
하얀왜 일부 2-30대 남성은 동물을 혐오하고 학대하는 걸까? 단순히 고양이가 싫기 때문이 아니라 학대 행위를 과시하는 것 같음. 남성성을 추켜세우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폭력을 과시하는 남성들이 존재함. 그리고 나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도 문제임. 노키즈존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반감과 연결됨.
연수민식이법을 반대하는 성별의 비율이 다르기도 함. 하지만 혐오를 부추기는 이들이 볼품없고, 주류가 아니라는 것을 더 드러내야 함. 혐오의 목소리를 용인하는 것이 문제임. 혐오하는 이들에게 서사를 주지 말고, 페미니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함. 정치권이 혐오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문제임.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작은 모임, 작은 움직임이 더 필요함!
인간이 불편하니까, 보기 싫으니까, 더러우니까 없어져야 된다면 인간도 마찬가지 아닌가? 노키즈존도 마찬가지로 내가 보기에 불편하니까 배제하는 것 같음. 어린이에 대한 혐오가 여성에게도 이어짐. 길고양이 이외에 다른 도시 구성원으로서 비인간동물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연다 길고양이 외 다른 비인간개체를 다 챙겨줄 수는 없지만 다같이 잘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고양이를 돌보면서 육식을 줄이게 됨. 다른 비인간개체들이 인간을 위해서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음.
하얀 길고양이 같은 경우는 조금만 돌봄을 해도 질 높은 생활을 할 수 있고, 길고양이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어서 다른 비인간개체보다 더 자주 돌볼 수 있는 것 같음
Q3. 길고양이를 돌보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하얀사람들의 시선. 고양이를 챙겨주는데 드는 비용은 감내할 수 있는데 동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걱정됨. 사람들과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힘듦. 화내는 민원인들에게 위협한다고 해도 마동석이 아닌 이상 효과도 없고, 잘 몰라서 그런 분들을 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치기도 함. 길고양이를 오랜 시간 돌보게 되니까 깨끗하게 현명하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음.
연수길고양이가 더럽다는 인식이 제일 속상. 오히려 밥자리가 있으면 길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지 않을 텐데.
하얀동네 길고양이 급식소를 청소하고 있는데 옆 건물 경비분이 불러서 도망갔음. 마주하기 귀찮은 마음 때문에 피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대화를 나눠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음.
거주하는 동네에서 함께 돌봄을 하는 ‘캣맘’은 민원이 들어와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돌봄이 왜 필요한지 주장함. 반면 내가 사는 거주지이기 때문에 내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음.
연수몰래 길고양이를 돌보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스스로 위축되는 것 같음.
하얀돌봄도 스펙처럼 사회에서 가치 있는 행위로 여겼으면 좋겠음.
연수정권이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자치구도 보수화되고 ‘캣맘’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음.
연다님이 추천해준 팟캐스트 <니새끼 나도 귀엽다> 중 문현아 대표를 게스트로 초대한 에피소드를 들었음. 제주도에 ‘캣맘’ 폭력 사건이 많은데 관과 협력해서 해결한 경험을 공유해줌. 설득과 싸우는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지역, 동네마다 일어나는 문제는 제도적으로, 행정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들기 떄문에 행정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야 할 것 같음. 구청의 어느 과에 연락해야 하는지 전략이 있을 텐데 그것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 팟캐스트 밤에 듣지 마세요 눈물나니까요.
길고양이를 왜 돌보냐는 질문을 많이 받다는 문현아 대표는 아픈 길고양이나 로드킬 당한 길고양이를 보고 그냥 지나가는 게 무섭다고 함. 가까이 있는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돌보는 게 인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시! 약한 존재를 돌보는 게 맞는 거였어요!!!라고 생각했음. 가장 약한 존재, 언제나 무시당하고, 하찮은 생명으로 취급하는 무감각한 사회는 결국 아동, 여성, 노인이 안전할 수 없는 사회일 수밖에 없음.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함
이렇게 각자의 고민과 생각들을 털어놓고 보니 뭐라도 해봐야 될 것 같은 티티캣클럽 멤버들은 함께 뭘 하고 싶은 지, 뭘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어요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처럼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을 위한 입문서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자! 함께 유기동물보호소에 가보자! 동네 주민들의 민원으로 위축된 멤버를 위해 그 동네로 함께 가보자! 등등 아이디어를 나눴는데요.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그간 나눈 대화들이 입문서에 들어가도 좋을 것 같아서 함께 입문서 내용을 구성해보기로 했어요
혼자서 길고양이 돌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돌봄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던하얀연다님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한 길고양이 돌봄 기초편을 써보고, 길고양이를 돌보면서동네 주민들의 민원이나 공격에 대한 대항하는 우리의 언어를 적어보기로 했어요.
여성의 돌봄노동이 당연시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캣맘'과 길고양이 돌봄을 둘러싼 여성혐오에 대해 고민하는연수님은약자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써보기로,
대학내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신영님은 총여학생 폐지 반대 운동에 동아리가 연명했다는 이유로 온라인 대학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혐오에 노출된 경험과 그럼에도 돌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반가운 소식을 전해들었어요. 길고양이 돌봄을 기록한 대한 책<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을 출간한출판사 마티에서 티티캣클럽과 함께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해주었어요. 마티의전은재 편집자님과 직접 만나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고민했던 내용, 앞으로 계획을 나누면서 마티와 티티캣클럽이 뭐라도 함께 협업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공들여 만든 소중하고 따끈따근한 신간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을 멤버들에게 증정해주셨어요. 티티캣클럽 멤버들은 각자 책을 읽고 서로의 소감을 나눴어요
연수<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님이 여러 세대의 한 고양이 가족을 돌보면서 시간순으로 상세하게 나열한 책임. 고양이라는 생명의 탄생부터 일상, 죽음까지 인간이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최소한의 돌봄을 통해 고양이의 삶에 개입하는 일이 용기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p.81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이다.
왜 우리가 고양이를 돌보는지 생각하게 됨. 인간으로서 우리의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를 모르는 척할 수 없고, 돌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길고양이를 돌보는 건 착해서도 아니고, 여성이라서도 아니고 길고양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게 된 이상 개입할 수밖에 없어서 임..
고양이 지도와 인간 지도를 겹쳐서 보게 됨. 구청과 소통해 밥자리를 지키고, 동네 주민과 논쟁하는 과정들이 결국에는 인간과 고양이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 어떻게 혼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 궁금함.
결국에는 동네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함. 내가 밥자리 잘 챙겨줘도 동네 주민들이 고양이를 쫓아낼 수도 있고, 내가 이사를 가게 되면 나 대신 돌봐 줄 이웃도 필요함. 길고양이 가족 돌보는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구나..
신영인간중심적으로 사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음.
무엇이 고양이를 위한 일인지 판단을 내리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임. 구조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음. 본래 길고양이가 거주하는 공간을 인간이 이동시켜 버리는게 좋을 일인가 잘 모르겠음. 고양이의 방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사는 곳을 이동시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돌보는게 쉽지 않을 일인데 그렇게 돌보고 있는 단단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함.
티티캣클럽 입문서와 더불어 우리의 고민들과 맞닿아 있는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의 저자단단님의 이야기를 더 많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티티캣클럽 오픈데이를 열기로 작정했어요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거나, 돌보고 싶은 사람, 동물권에 관심있는 사람, 도시에 사는 비인간동물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사람,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에게 향한 혐오나 폭력을 마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 돌봄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 휴대폰에 고양이 사진 많은 사람, 동네 길고양이가 눈에 밟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연수혼자서 길고양이 돌봄을 고민하고 있던 이들이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민을 해소하고 또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음. 제도를 만들거나 구조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고민을 해소하고 방향성을 그릴 수 있었음. 길고양이 돌봄에 대해 진득하게 나눌 수 있는 관계도 없고,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바쁘고, 길고양이 돌봄을 하찮게 여기기도 하니까 온전히 돌봄에 대해서만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모임에 와서 시야가 넓어지고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음.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참여자들도 그랬으면 좋겠음.
하얀길고양이 돌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네 주민들에게 자주 듣는 말들, 혹은 빡치게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mbti P형보다는 F형처럼 실질적인 대답이 아니더라도 공감하고 고민을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음
연수동네 주민들의 민원이나 공격에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정리해주셔서 드래곤볼 모으듯이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을 것 같음.
오픈데이 내용을 어떻게 채우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는 워크샵도 했어요
Q. 길고양이를 잘 돌보기 어렵게 하는 것들?!
길고양이 돌봄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
시스템의 부재(길고양이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가 사회의 문제인 것처럼)
동물권에 대한 인식의 부재. 인간중심적인 사고와 비인간개체에 대한 지배의식
Q. '캣맘'과 길고양이 돌봄을 둘러싼 여성혐오 그리고 페미니즘과의 연결지점
왜 여성혐오와 길고양이혐오는 함께 일어날까?
'여성'과 '모성애'를 동격으로 바라보는 여성혐오적 시선
소유 당하지 않은 존재를 마음껏 침범하고, 폭력을 당해도 괜찮다는 생각들
폭력적인 남성성
길고양이를 돌보는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가해지는 시선들
Q. 길고양이 돌봄에 대한 편견의 말들
"길고양이만 예뻐하고 왜 다른 동물은 안 챙기냐?"
"길고양이 밥 챙겨주면 고양이 몰려드니까 챙겨주지마라"
"자기 만족으로 고양이 돌볼거면 집에 데리고 가라"
"길고양이가 죽는 것도 자연의 이치인데 왜 밥 챙겨줌?"
"길고양이 때문에 동네가 지져분해진다"
"착한 척 하지 말아라"
"여자들이 모성애가 있어서 길고양이 돌보는 거지"
"고양이 밥주면 무한 증식하지 않나요?"
"왜 세금으로 TNR 하나요?"
Q. 내가길고양이를 돌보는 이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굶고, 다치는 생명을 어떻게 외면하나요
길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또는 아파서 죽어가는 생명체를 보면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약한 생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서
여성이기 때문에 돌보는 것이 아님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공간에서 공존해야 하는 개체들을 인간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보는 사람이 없어서
예쁘게 생겨서, 귀여워서
Q. 잘 돌보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
길고양이 돌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면 이게 '동물애호가'의 별난 행동으로만 보지 않을 것 같다.
'캣맘'들의 연결
'길고양이'에 대한 처벌을 더 강하게 하고, 동물을 재산이 아닌 생명체로 봐야함.
공공, 행정의 적극적이고 올바른 역할
그렇게 몇번의 모임 끝에 각자의 고민과 경험을 담은 글을 완성!
이 내용을<티티캣클럽 오픈데이: 저 길고양이 돌보는 페미니스트인데요?>에서 공유하고,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님도 초대해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요!!
(이어서 티티캣클럽 오픈데이 후기)
안녕하세요, 민우회 활동가 해파리입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옷을 여미고 길을 걷다 보면 지나가는 길고양이들이 눈에 밟히는 분들 계시죠?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 모임, 티티캣클럽에서 추위를 피할 데가 마땅치 않은 길고양이를 위해서 겨울집을 만드는 워크샵을 열었어요
워크샵 당일에는 비가 내려서 아무도 안 오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음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소식 때문인지 신청해주신 분들 중 한 분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해주셨어요!
티티캣클럽 멤버 신영님의 사회로 워크샵을 시작했어요. 길고양이를 돌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처음 만난 우리가 서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 약속문도 함께 읽었어요.
첫 순서로 각자 돌봄을 하면서 했던 고민들, 어려움도 함께 나누고, 그 경험들을 통해서 생긴 나만의 돌봄팁, 민원에 대응하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어요
이어서 연수님이 겨울집 관리팁을 발표해주셨어요!
겨울집의 완성은 관리! 겨울집은 야외에 놓기 때문에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겨울집 위치와 겨울집 내부 보온재, 관리 방법 등을 꼼꼼하게 설명해주셨어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링크(클릭)를 통해 확인하세요!
동네에 길고양이 돌봄을 분담할 동료가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 있으니 오늘 워크샵에서 만큼은 ‘함께 돌봄’을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연수님! 참가자분들이 오늘 만들어 갈 겨울집을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겨울집을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도 겨울집 주변에 거주하는 동네 사람들의 민원에 대응하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그럴 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하얀님이 발표해주셨어요
도심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은 추위를 피해 차 엔진룸, 건물 외벽 등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요 겨울집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되어 주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요. 겨울집 설치에 의문을 품는 동네 사람들에게 겨울집을 만들어서 생기는 이점을 어필하고, 관리를 잘 하겠다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부터
각 지역의 동물보호감시원에 제보하여 협조를 구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대응 방법을 설명해주셨어요!
그리고 겨울집을 허락없이 치우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안내문을 겨울집에 부착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하얀님이 제작해온 안내문 샘플 양식을 보고 각자 안내문을 만들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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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겨울집을 만드는 시간!링크(클릭)를 통해 겨울집을 만드는 방법도 보실 수 있어요. 집에 남는 스티로폼 박스가 있다면 동네 길고양이들을 위해 겨울집 하나 놓아보면 어떨까요?
겨울집에 바람이 들어가거나, 물에 젖지 않도록 다들 꼼꼼하게 겨울집을 만들어주셨어요. 완성한 겨울집은 참가자분들이 돌보고 있는 길고양이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겠죠!
겨울집 제작 워크샵을 마지막으로 티티캣클럽은 활동의 마침표를 찍었어요.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만남을 만들어왔는지 되돌아보니 멤버들이 처음 만났을 때보다 페미니스트로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로서 더 자부심을 가지고 더 용기있고 당당해(?)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길고양이 돌보는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존재로, 혹은 혐오 당하는 존재로 위치지었다면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들과 연결되고, 고민을 나누면서 오롯이 혼자 돌봄을 감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돌봄을 함께 나누는 존재로, 또 길고양이 돌봄의 가치, 그리고 돌봄의 사회화를 고민하는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어요
직장과 학교를 다니며 야근도 하고, 과제도 밤새서 하느라 한계적인 시간 속에서 아주 작은 뭐라도 해보려는 멤버들의 모습에 저는 반했어요..♥
그럼 그간 티티캣클럽 멤버 신영, 연수, 연다, 하얀님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볼게요. 길고양이 돌봄, ‘캣맘’과 길고양이를 둘러싼 여성혐오 등등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라면 한 번 쯤은 고민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니까 주목해주세요~!
Q1. 나의 페미니즘 모먼트(페미니즘에 눈 뜬 순간)는 무엇인가요?
연수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면서 학교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페미니즘을 배움. 직장생활을 하면서 페미니스로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느꼈음. 직장에서 화내지 않고 페미니즘을 말하고 싶은데 자꾸 화가 남. 나는 화내는 사람이 아닌데 화난 사람으로 만드는 세상..
하얀 강남역 살인사건. 너무 명확한 여성혐오 사건이라고 생각함. ‘잠재적 가해자’, ‘한남’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스트가 됨
연다 경상도의 딸 둘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아주 어릴 때부터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받았음.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시비 걸고, 청소년기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전학생 얼굴평가를 하고, 남초 직장에 다니면서 항상 화난 채로 있음.
신영 고양이 돌봄과 연관이 깊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자라서 청소년기에는 페미니즘을 접하지 못했음. 그러다 동물권동아리에 들어가 동아리원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페미니즘을 처음 알게 됨. 당시 폭력적인 상황 속에 있었는데 거기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받았음. 동물권, 장애인권, 여성학 관련 활동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게 되면서 소수자인권이 연결되어 있고, 다양성이 페미니즘에 대한 첫인상이었음.
Q2.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로서 드는 고민들이 있나요?
연수남성들이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모든 약자에 대해 폭력성을 드러내는데 왜 그 폭력이 연결돼서 퍼지는 것일까? 길고양이 돌봄은 왜 대부분 여성이 할까? 돌봄을 수행하는 역할을 여성만 맡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기도 함. 하지만 길고양이 돌봄에 계속 관심을 가지게 돼서 돌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모르는 척하고 있음.
연다남성은 서열을 만들고, 약자를 밟고 올라가려는 경향이 있음. 약한 존재로 보이는 길고양이에게 돌과 흙을 던지려는 남성이 있어서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기도 했음. 여성혐오를 하는 사람은 길고양이 혐오도 함.
신영동물권동아리를 하면서 총여학생 폐지 반대 연서명을 했는데 온라인상에서 혐오와 공격을 받음. 동아리에서 구조한 길고양이 병원비 모금을 했는데 훼방 놓는 이들도 있었음.
하얀약자로서의 경험이 있기에 약자에게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긴다고 생각함. 맨박스에 갇힌 남성들은 돌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음.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쓰는 이유가 궁금함. 돌보는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여기는 것은 왜일까?
연수자신이 멸시하고 무시했던 약한 존재를 돕거나 돌보는 행위가 불편함을 건드는 것일까?
하얀왜 일부 2-30대 남성은 동물을 혐오하고 학대하는 걸까? 단순히 고양이가 싫기 때문이 아니라 학대 행위를 과시하는 것 같음. 남성성을 추켜세우는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폭력을 과시하는 남성들이 존재함. 그리고 나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도 문제임. 노키즈존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반감과 연결됨.
연수민식이법을 반대하는 성별의 비율이 다르기도 함. 하지만 혐오를 부추기는 이들이 볼품없고, 주류가 아니라는 것을 더 드러내야 함. 혐오의 목소리를 용인하는 것이 문제임. 혐오하는 이들에게 서사를 주지 말고, 페미니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함. 정치권이 혐오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문제임.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작은 모임, 작은 움직임이 더 필요함!
인간이 불편하니까, 보기 싫으니까, 더러우니까 없어져야 된다면 인간도 마찬가지 아닌가? 노키즈존도 마찬가지로 내가 보기에 불편하니까 배제하는 것 같음. 어린이에 대한 혐오가 여성에게도 이어짐. 길고양이 이외에 다른 도시 구성원으로서 비인간동물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연다 길고양이 외 다른 비인간개체를 다 챙겨줄 수는 없지만 다같이 잘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고양이를 돌보면서 육식을 줄이게 됨. 다른 비인간개체들이 인간을 위해서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음.
하얀 길고양이 같은 경우는 조금만 돌봄을 해도 질 높은 생활을 할 수 있고, 길고양이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어서 다른 비인간개체보다 더 자주 돌볼 수 있는 것 같음
Q3. 길고양이를 돌보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하얀사람들의 시선. 고양이를 챙겨주는데 드는 비용은 감내할 수 있는데 동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걱정됨. 사람들과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힘듦. 화내는 민원인들에게 위협한다고 해도 마동석이 아닌 이상 효과도 없고, 잘 몰라서 그런 분들을 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치기도 함. 길고양이를 오랜 시간 돌보게 되니까 깨끗하게 현명하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음.
연수길고양이가 더럽다는 인식이 제일 속상. 오히려 밥자리가 있으면 길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지 않을 텐데.
하얀동네 길고양이 급식소를 청소하고 있는데 옆 건물 경비분이 불러서 도망갔음. 마주하기 귀찮은 마음 때문에 피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니 대화를 나눠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음.
거주하는 동네에서 함께 돌봄을 하는 ‘캣맘’은 민원이 들어와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돌봄이 왜 필요한지 주장함. 반면 내가 사는 거주지이기 때문에 내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음.
연수몰래 길고양이를 돌보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스스로 위축되는 것 같음.
하얀돌봄도 스펙처럼 사회에서 가치 있는 행위로 여겼으면 좋겠음.
연수정권이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자치구도 보수화되고 ‘캣맘’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음.
연다님이 추천해준 팟캐스트 <니새끼 나도 귀엽다> 중 문현아 대표를 게스트로 초대한 에피소드를 들었음. 제주도에 ‘캣맘’ 폭력 사건이 많은데 관과 협력해서 해결한 경험을 공유해줌. 설득과 싸우는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지역, 동네마다 일어나는 문제는 제도적으로, 행정적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들기 떄문에 행정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야 할 것 같음. 구청의 어느 과에 연락해야 하는지 전략이 있을 텐데 그것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 팟캐스트 밤에 듣지 마세요 눈물나니까요.
길고양이를 왜 돌보냐는 질문을 많이 받다는 문현아 대표는 아픈 길고양이나 로드킬 당한 길고양이를 보고 그냥 지나가는 게 무섭다고 함. 가까이 있는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돌보는 게 인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시! 약한 존재를 돌보는 게 맞는 거였어요!!!라고 생각했음. 가장 약한 존재, 언제나 무시당하고, 하찮은 생명으로 취급하는 무감각한 사회는 결국 아동, 여성, 노인이 안전할 수 없는 사회일 수밖에 없음.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함
이렇게 각자의 고민과 생각들을 털어놓고 보니 뭐라도 해봐야 될 것 같은 티티캣클럽 멤버들은 함께 뭘 하고 싶은 지, 뭘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어요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처럼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을 위한 입문서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자! 함께 유기동물보호소에 가보자! 동네 주민들의 민원으로 위축된 멤버를 위해 그 동네로 함께 가보자! 등등 아이디어를 나눴는데요.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그간 나눈 대화들이 입문서에 들어가도 좋을 것 같아서 함께 입문서 내용을 구성해보기로 했어요
혼자서 길고양이 돌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돌봄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던하얀연다님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한 길고양이 돌봄 기초편을 써보고, 길고양이를 돌보면서동네 주민들의 민원이나 공격에 대한 대항하는 우리의 언어를 적어보기로 했어요.
여성의 돌봄노동이 당연시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캣맘'과 길고양이 돌봄을 둘러싼 여성혐오에 대해 고민하는연수님은약자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써보기로,
대학내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신영님은 총여학생 폐지 반대 운동에 동아리가 연명했다는 이유로 온라인 대학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혐오에 노출된 경험과 그럼에도 돌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보기로 했어요
그리고 반가운 소식을 전해들었어요. 길고양이 돌봄을 기록한 대한 책<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을 출간한출판사 마티에서 티티캣클럽과 함께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해주었어요. 마티의전은재 편집자님과 직접 만나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고민했던 내용, 앞으로 계획을 나누면서 마티와 티티캣클럽이 뭐라도 함께 협업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공들여 만든 소중하고 따끈따근한 신간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을 멤버들에게 증정해주셨어요. 티티캣클럽 멤버들은 각자 책을 읽고 서로의 소감을 나눴어요
연수<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님이 여러 세대의 한 고양이 가족을 돌보면서 시간순으로 상세하게 나열한 책임. 고양이라는 생명의 탄생부터 일상, 죽음까지 인간이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최소한의 돌봄을 통해 고양이의 삶에 개입하는 일이 용기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왜 우리가 고양이를 돌보는지 생각하게 됨. 인간으로서 우리의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를 모르는 척할 수 없고, 돌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 길고양이를 돌보는 건 착해서도 아니고, 여성이라서도 아니고 길고양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게 된 이상 개입할 수밖에 없어서 임..
고양이 지도와 인간 지도를 겹쳐서 보게 됨. 구청과 소통해 밥자리를 지키고, 동네 주민과 논쟁하는 과정들이 결국에는 인간과 고양이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 어떻게 혼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 궁금함.
결국에는 동네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함. 내가 밥자리 잘 챙겨줘도 동네 주민들이 고양이를 쫓아낼 수도 있고, 내가 이사를 가게 되면 나 대신 돌봐 줄 이웃도 필요함. 길고양이 가족 돌보는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구나..
신영인간중심적으로 사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음.
무엇이 고양이를 위한 일인지 판단을 내리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임. 구조한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음. 본래 길고양이가 거주하는 공간을 인간이 이동시켜 버리는게 좋을 일인가 잘 모르겠음. 고양이의 방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사는 곳을 이동시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돌보는게 쉽지 않을 일인데 그렇게 돌보고 있는 단단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함.
티티캣클럽 입문서와 더불어 우리의 고민들과 맞닿아 있는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의 저자단단님의 이야기를 더 많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페미니스트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티티캣클럽 오픈데이를 열기로 작정했어요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거나, 돌보고 싶은 사람, 동물권에 관심있는 사람, 도시에 사는 비인간동물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사람,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에게 향한 혐오나 폭력을 마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 돌봄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 휴대폰에 고양이 사진 많은 사람, 동네 길고양이가 눈에 밟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연수혼자서 길고양이 돌봄을 고민하고 있던 이들이 티티캣클럽 멤버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민을 해소하고 또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음. 제도를 만들거나 구조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고민을 해소하고 방향성을 그릴 수 있었음. 길고양이 돌봄에 대해 진득하게 나눌 수 있는 관계도 없고,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바쁘고, 길고양이 돌봄을 하찮게 여기기도 하니까 온전히 돌봄에 대해서만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모임에 와서 시야가 넓어지고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음.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참여자들도 그랬으면 좋겠음.
하얀길고양이 돌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네 주민들에게 자주 듣는 말들, 혹은 빡치게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mbti P형보다는 F형처럼 실질적인 대답이 아니더라도 공감하고 고민을 나누는 게 좋을 것 같음
연수동네 주민들의 민원이나 공격에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지 정리해주셔서 드래곤볼 모으듯이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을 것 같음.
오픈데이 내용을 어떻게 채우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는 워크샵도 했어요
Q. 길고양이를 잘 돌보기 어렵게 하는 것들?!
길고양이 돌봄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
시스템의 부재(길고양이의 문제가 아니다. 장애가 사회의 문제인 것처럼)
동물권에 대한 인식의 부재. 인간중심적인 사고와 비인간개체에 대한 지배의식
Q. '캣맘'과 길고양이 돌봄을 둘러싼 여성혐오 그리고 페미니즘과의 연결지점
왜 여성혐오와 길고양이혐오는 함께 일어날까?
'여성'과 '모성애'를 동격으로 바라보는 여성혐오적 시선
소유 당하지 않은 존재를 마음껏 침범하고, 폭력을 당해도 괜찮다는 생각들
폭력적인 남성성
길고양이를 돌보는 남성과 여성에게 다르게 가해지는 시선들
Q. 길고양이 돌봄에 대한 편견의 말들
"길고양이만 예뻐하고 왜 다른 동물은 안 챙기냐?"
"길고양이 밥 챙겨주면 고양이 몰려드니까 챙겨주지마라"
"자기 만족으로 고양이 돌볼거면 집에 데리고 가라"
"길고양이가 죽는 것도 자연의 이치인데 왜 밥 챙겨줌?"
"길고양이 때문에 동네가 지져분해진다"
"착한 척 하지 말아라"
"여자들이 모성애가 있어서 길고양이 돌보는 거지"
"고양이 밥주면 무한 증식하지 않나요?"
"왜 세금으로 TNR 하나요?"
Q. 내가길고양이를 돌보는 이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굶고, 다치는 생명을 어떻게 외면하나요
길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또는 아파서 죽어가는 생명체를 보면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약한 생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서
여성이기 때문에 돌보는 것이 아님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공간에서 공존해야 하는 개체들을 인간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보는 사람이 없어서
예쁘게 생겨서, 귀여워서
Q. 잘 돌보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
길고양이 돌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면 이게 '동물애호가'의 별난 행동으로만 보지 않을 것 같다.
'캣맘'들의 연결
'길고양이'에 대한 처벌을 더 강하게 하고, 동물을 재산이 아닌 생명체로 봐야함.
공공, 행정의 적극적이고 올바른 역할
그렇게 몇번의 모임 끝에 각자의 고민과 경험을 담은 글을 완성!
이 내용을<티티캣클럽 오픈데이: 저 길고양이 돌보는 페미니스트인데요?>에서 공유하고, <사람의 일, 고양이의 일> 저자 단단님도 초대해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요!!
(이어서 티티캣클럽 오픈데이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