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업평가
1. 30주년을 맞아 ‘여성의 목소리가, 삶이 운동의 의제가 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권력감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응활동을 통해 ‘앞으로도 용감하게’ 민주주의 사회로의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한 한해
30주년을 맞아 여성들의 일상의 공간, 삶에서 경험하는 차별의 현실들을 드러내고 이를 바탕으로 여성운동의 새로운 과제발굴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나아가야 하는지를 찾아내고자 ‘나의 여성차별 드러내기_시즌2(이하 나여기II)’를 진행하였다. 나여기Ⅱ 활동은 2017년의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을 드러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제작, 외부 캠페인, 지부 연계, 세대를 다각도로 드러내기 위한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을 차용하여 5천여개의 사례를 수집하였다. 이 사례는 한국사회가 일상적 문화인식 개선과 제도 변화를 통해 이뤄내야 하는 과제이자 향후 민우회의 활동의제이기도 하다.
수집된 차별 사례와 인터뷰를 통해 여성들은 1999년과 달리 노골적 무시와 차별(“미스김 커피한잔”, “아침부터 재수 없게 여자 손님이네”)만큼 성별화(“여자는 분홍색, 남자는 파란색”, “여자가 꼼꼼하지”, “축구는 남자가 더 잘하지”)에 따른 성역할 자체를 차별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2017 성차별보고서’ 발간과 토론회에서 공론화되었으며, 창립기념일에 맞춰 진행된 30주년 기념식 ‘민우회 30년 여성운동, 앞으로도 용감하게’에서 미래비전과 함께 발표되어 여성운동의 과제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을 선언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30주년 기념식은 민우회 역사와 함께 길을 열어간 100여명의 추진위원이 조직되고, 당일 350여명의 회원과 후원자가 모여 앞으로도 용기하게 걸어갈 힘을 다지는 자리가 되었다.
또한 30주년 기념 릴레이 강연 <불나방 페미 연대기 : 여성운동의 역사가 된 6개의 순간>은 참가 신청자가 291명에 달했으며, 지난 여성운동의 역사와 현재가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읽는 여성주의 실천을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30주년을 기념하여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일상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뒤로하고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라는 책으로 발간하여 성평등에 대한 대중적인 확산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2016년에 이은 박근혜 퇴진행동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영화계_성폭력] 대응활동까지 올 한해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응활동의 연속이였다. 연초 정권교체의 열망이 뜨거웠던 시간, 국회에 전시된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 합성 그림 [더러운 잠]이 풍자 대상의 소수자성을 부각시키고 남성의 시각을 재현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하여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더 나은 민주사회는 혐오와 차별없는 사회임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조기 대선 국면에 다양한 여성주의 단체와 그룹, 페미니스트 개인들이 참여한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행사를 통해 유의미한 유권자 그룹으로서 페미니스트들의 일상 속 다양한 요구들을 확인하였고, 연대의 장을 마련하였다. 특히 광화문광장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페미니스트 유권자들을 가시화한 점, 또한 단순히 ‘페미니즘 정권’을 바란다는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세대별, 계층별로 다양한 여성들이 직접 자신의 언어를 통해 페미니즘을 통해 만들어지길 바라는 구체적인 사회상을 선언한 것에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대선과정에서 각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을 모니터링하여 페미니즘 대통령을 표방하는 후보에서 조차 여성의제가 실종되었음을 드러내, 대선국면에서 여성의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새롭게 교체된 문재인정부의 인사과정에 대한 의견개진을 통해 인사과정에서 드러난 젠더의식 부재를 짚어나가며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 대표성확대, 여성의제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활동을 펼쳤다. 또한 시민참여형 개헌으로 시민사회계 내 다양한 이슈들이 집적되는 개헌 논의의 장에서 성평등 조문의 신설을 넘어 다양한 차별금지사유, 재생산권, 가족구성권 등 기본권 · 사회권과 관련한 여러 사안에 페미니즘 관점을 담아내는 데에 주력하였다.
강남역 사건 1주기를 맞아 #변한것과_변하지 않은_것 해시태그 온라인 액션과 ‘다시 포스트잇을 들다’ 거리전을 통해 여성혐오범죄에 대해 다시 사회적으로 질문하고자 하였다. 이어 여성 BJ를 ‘살인’하겠다며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실시간 생방송한 사실에 대해 범칙금 5만원으로 통고처분한 경찰을 규탄하며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묵인하는 공권력에 문제제기를 이어나갔다. 또한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 긴급포럼,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를 중심으로 한 [그것은 ‘연출’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남배우A 성폭력사건 대응 등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영화계 성폭력 문제에 대응하는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대응활동을 이어나갔다. 또한 여성건건과 관련하여 외모피로사회를 꼬집는 다양한 액션들(#월간액션_머리어깨무릎발)을 시도하며 몸 다양성 확보 운동의 필요성과 한계를 동시에 체감했으며, 산부인과 소책자 재발행·생리대 안전성 대응 등을 통해 일상적인 여성건강 이슈 현안에 대응했다.
여성노동 관련하여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문제(르노삼성자동차 사건, 00은행 사건, 한샘 사건 등)에 대한 다각도의 대응활동을 전개하였다. 성희롱을 회사와 노동부에 신고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가 늘어나는 실태를 사회적으로 환기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기업과 고용노동부에 묻는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올해는 정부에서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워 추진한 첫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임금이 삭감되는 등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성과만을 내세우는 허울 좋은 정책이 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겠다.
성폭력 피해 관련하여 무고고소 상담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법적대응 과정에서 확보되어야 하는 권리인 항고권이 박탈되는 사례들이 많았다. 해군성폭력 사건 대응의 경우 후속작업으로 퇴역 및 현역 여군 대상으로 비공개 간담회 진행함으로써 여군 대상 성폭력 사건 발생의 조건과 처리 방식, 미비점을 다시 확인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성폭력 없는, 성평등 정책제안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군에 대한 문제제기-조사-피드백 시스템과 접근 자체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절감하여, 더 다양한 군의 여성현실을 드러낼 방안과 경로가 어떠해야할지, 나아가 여성단체가 군 혹은 군사화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가는 논의과제로 남는다.
이외에도 [#우리에겐_페미니스트_선생님이_필요합니다] 공동행동,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육군대위에게 실형이 선고된 판결에 반대하여 대형 플랭카드 퍼포먼스 ‘군형법 92조 6 폐지’ 긴급행동, 시민의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하는 선거제도 개혁운동, ‘사드배치 강행중단’을 촉구하는 평화캠프 참여, 노인장기요양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참여, 방통위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토론회, 지상파 편법 중간광고에 대한 의견 제시, 시청자위원회 제도 개선 요구, 지상파 재허가에 대한 시청자 참여 요구 등 민주주의 사회로의 변화를 만들어가는데 함께 하였다. 또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지속되고 정부 역시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퇴행적인 입장을 보이는 정세 속에서 민우회는 각 사안에 대해 신속한 이슈 대응을 하면서 동시에 재출범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에 함께 했다. 특히 지부를 중심으로 지역별 시민사회단체 간담회를 조직한 점은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밑거름이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 국면을 맞아 지부와 함께 하는 반차별 운동의 기획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여성의 목소리가, 삶이 운동의 의제가 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권력 감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응활동에 보다 많은 회원 그리고 대중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방식으로 기획되고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필요하다.
2. 성차별문제에 대한 여성들의 변화 의지를 연결하여 전 사회적인 공론화를 추진하고 제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하고자 노력한 한해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사회적 여론을 모으기 위해 사진촬영 프로젝트, 임신중절 당사자 이야기모임 등 새롭고 다양한 방식의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기획해 진행하였다. 이야기모임은 여성들 스스로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동시에 서로에게 연대하는 장이 되었다. 형법 제 269조 낙태죄의 폐지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몸에 적은 여성들의 사진 269장을 모으는 사진프로젝트 <Battle ground 269>는 85명의 여성참여자들과 함께 100여장의 사진을 사진작가 혜영과 촬영했고, 나머지 169장은 해시태그 액션을 통해 모았다. 사진이었기 때문에 참여의 문턱을 낮춰 다양한 대중여성들을 만날 수 있었고 ‘안전함을 느끼며 촬영하는 과정’을 통해 몸의 해방감과 위로를 얻어간다는 피드백을 남겨주기도 했다. 이어진 해시태그 액션에도 목표치인 169명의 참여를 훨씬 웃돌아 400명이 넘는 참여가 이어졌다. 촬영된 사진은 4개 언론을 통해 일부 사전공개 되었고, 전체 사진은 전시를 통해 공개되었다. 이 밖에도 이슈 확산을 위한 카드뉴스 시리즈 발행, 지부와 함께 진행한 거리액션 ‘아직도 낙태가 죄라니’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낙태죄 폐지를 위한 공동행동 연대체를 조직해 공동행동을 함께 추진하고 낙태죄 폐지 및 미프진 도입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을 때 각 연대단위별 정보와 자원을 통해 공동으로 대처해나간 점은 적절했다. 이후 자기 삶과 밀접히 관련된 당면과제로서 낙태죄 폐지를 의미화하고, 낙태죄폐지의 사회적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성별임금격차와 관련된 활동은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포에트리 슬램 워크샵, 참여형 공연 집회, 거리 인터뷰 영상 등)로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어 내고자 하였다. 이는 개개인의 목소리로 흩어져 있던 여성 노동의 현실을 ‘성별임금격차’라는 문제제기의 언어로 묶어낸 과정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입장에 처한 이들의 의견과 반응으로 성별임금격차 문제를 담아 제작된 영상은 12,000회의 조회수가 보여주듯 성별임금격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하였다. 또한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3시 STOP 조기퇴근시위’진행, 19대 정부에 여성노동 정책을 요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 및 청와대 전달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을 위한 활동도 동시에 진행하였다. 이는 다양한 여성노동의제 중에서 ‘성별임금격차’를 여성노동운동단체들이 공동의제로 설정하면서 주요한 시대적 의제로 부각시킬 수 있었다. 이후 성별임금격차에 대한 공동대응을 지속하고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대안적 제도로 안착시키기 위한 정부 대응 또한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에 공감하는 첫사람’(이하 첫사람)은 서울 소재 5개 지방법원의 성폭력전담재판부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70명의 시민이 첫사람 양성교육 및 심화교육에 함께 하였고, 43명의 첫사람 재판 모니터링단이 구성되어 총 18회의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연예인 박00 사건의 피해자가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건의 국민 참여재판, 남배우 A 사건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그 과정에서 재판부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또 그것이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를 지지하는 과정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한 성폭력전담재판부와 피의자 변호사에 의한 2차피해를 문제제기하기 위해 ‘미어캣 기획단’ 활동을 기획하여 전담재판부 구성 및 운영에 관해 정보공개청구 및 기사화 하고, 성폭력 피의자 변호사 광고 분석을 통해 이들 광고문구가 ‘꽃뱀’론과 피해자 유발론을 재생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발표회를 진행하면서 재판부 및 피의자 변호인의 신문방식 변화와 공동체가 성폭력을 대하는 태도가 사건해결의 중요한 열쇠임을 재확인하였다. 향후 변호사 광고의 규제 방안을 제시하고, 성폭력 변호사 검색시 ‘억울’, ‘실수’, ‘호기심’ 등의 성폭력 피의자 변호 광고로 연결되는 현재 포털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는 활동을 하는 등 후속활동이 과제로 남아있다.
2012년 <성폭력을 직면하고 다시 사는 법 : 공생의조건> 활동의 연속으로 2017년에는 <공생의 조건 시즌 2 : 지금 바로 여기에서 시작하기>를 진행하였다. 시민단체, 정당 등 운동사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에서 ‘2차가해’와 ‘피해자중심주의’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된 배경과 맥락을 되짚어보면서, 공동체 안에서 개념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한 공동체의 성찰적 변화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토론회는 36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하였는데 ‘2차 가해’와 ‘피해자중심주의’에 대한 고민의 수위가 높다는 것을 말한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반성폭력운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과 담론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맥락에 기반 한 제대로 된 개념의 사용과 새로운 개념 발굴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더욱 확산될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성차별적이며 여성 혐오가 담긴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제작되어 실질적으로 방송사를 압박하고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해 객관화된 젠더관점의 지수 개발이 시급하였다. 이를 위해 지나 데이비스 재단과 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 개발 과정을 비롯한 모니터링 결과와 성과를 들어볼 수 있는 화상회의를 진행하여 그간 해 왔던 모니터링 내용을 점검하였다. 또한 세계 여러나라의 규제기관 및 방송사 등을 조사하여 젠더 관점의 방송 가이드라인, 다양성 바로미터 등에 대한 자료를 축적하였으며 이는 본격적으로 지수 개발을 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더하여 모니터링단을 모집하여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였고 집담회를 통해 그 결과를 지수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한편, 지상파 및 유료, 온라인 속 성차별 광고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미디어씨 여성혐오 없이는 뭘 못해요’ 모니터링단을 모집하였다. 모니터링단은 광고 모니터링을 위해 기존 모니터링 도구를 광고의 특성에 맞게 개선하였는데, 이는 타 모니터링 도구에 비해 젠더 관점을 강화시켜 성차별을 분명하게 드러낸 도구로 평가를 할 수 있다.
3. 더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연결되는 곳으로서의 민우회
: 10대 물길, 팟캐스트, 교육, SNS
지난해 대중강의나 토론회 등 행사와 온라인 활동에서 10대들의 참여에 주목하면서, 올해는 새로운 페미니즘 주체로서 10대 페미니즘을 주요하게 고민할 수 있는 활동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에 10대를 위한 페미니즘 입문강좌를 열고 이들의 경험과 실천을 공유하는 모둠토론을 진행하였다. 또한 ‘나의 여성차별 드러내기’사업에 10대의 참여가 가장 높았는데, 10대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만큼 올해는 폭을 좁혀 학교에서 10대들이 겪고 있는 성차별과 혐오 문제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 1회의 집담회와 4회의 주제별 워크숍, 신촌에서 열린 10대 페미니스트 필리버스터 통해 10대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임파워링을 통해 학교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데 힘을 더하고자 했다. 특히 신촌역에서 진행한 10대 페미니스트 필리버스터 [우리는 매일 사건을 겪고 있다]는 수능연기로 인한 일정연기와 당일 폭우로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았음에도 15여명의 10대 페미니스트의 발언이 이어졌다. “비록 여성혐오가 가득한 사회지만 나부터 목소리 내면 분명히 다른 사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등 10대 페미니스트의 발화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으며 10대 여성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학교뿐만 아니라 연애, 가족, 미디어 등 다양한 이슈발굴을 통한 이슈화와 10대 페미니스트들이 발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의 기획을 통해 10대 당사자의 임파워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전년도에 이어 페미니즘 강좌에 대한 높은 관심과 호응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양하게 진행된 강의가 교육 참가자들의 성찰과 연대의 힘을 키우는데 기여했다. 봄부터 시작된 대중강좌 [민우특강: 정치, 페미니스트가 싸울 자리]는 탄핵과 조기대선을 맞아 정치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부응하여, 평균 100여명이 참가하여 페미니즘 정치를 위한 공론장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페미니즘 직접행동 [나는 오늘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참여 독려로까지 연결되었다. 또한 미디어 속의 여성혐오의 문제를 짚어보고,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해보는 동시에 미디어를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미디어씨, 여성혐오 없이는 뭘 못해요?] 연속특강을 진행하였다. 이후 기획된 페미니즘 입문강좌 [다시 만난 세계]는 열린 대중강좌외에 10대를 위한 기획강좌와 고양파주, 군포, 인천, 원주, 춘천 5개지부와 함께 5개의 지역에서 진행되었다. <다시 만난 세계> 참여자들은 주로 SNS를 통해 여성주의를 접하고 있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로, 지부에서 새로 만난 참여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후속작업에 대한 기획이 과제로 남는다.
지난 해 17,600명이던 트위터 팔로워는 55,000여 명으로 약 300%이상 증가하는 등 기존에 운영해 오던 온라인 플랫폼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각종 토론회와 캠페인, 공동액션, 교육 등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활동의 확장 도구이자 여성의 목소리가 모이고 전달되는 창으로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소식지 [함께 가는 여성]은 기획 꼭지를 전면 배치하고, 디자인을 개편하면서 가지고 싶은 페미니즘 서적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였으며, 팟캐스트는 [거침없는 해장상담소]는 작년 1,219명이던 구독자 수가 올해 1,761명(11/21)으로 증가하고, 다운로드 수는 평균 6,000여건으로 몇몇 에피소드는 누적 다운로드수가 1만여건으로 집계되는 등 청취자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채널이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만큼, 이를 다루는 방향과 의미를 끊임없이 재확인하는 과정속에 이 플랫폼을 통해 누구와 만나고, 어떤 이슈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4. 본부 지부간 협업을 강화하여 지역여성주의 운동의 활성화를 이끌고자 노력한 한해
올해 민우회는 지부와 본부 간 협력을 통해 여성주의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전개하는 동시에 지역여성운동이 그 동력을 기반으로 강화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였다.
대선 전, 대선주권자행동의 일환으로 각 지부에서는 대선주권자파티를 통해 지역의 작은 광장을 마련, 여성들의 삶의 의제를 모아내고자 하였다. 또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꼭 필요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진행된 총파업 주간에 민우회 전 지부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중년 여성들의 관심과 지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낙태죄 폐지를 위한 거리 액션 ‘아직도 낙태가 죄라니’를 지부에서 공동으로 진행하여 회원·지역주민들과 함께 몸의 권리에 대해 발언하고 인식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경험을 나누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 추모 및 여성폭력 반대 공동행동, ‘페미니즘에 투표한다’ 등 다양한 의제에 함께 공동대응하였다.
그러나 활동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자는 지향에는 다소 미치지 못해, 전반적으로 계획된 액션을 제안하는 데에서 그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상시적이고 일상적인 소통을 도모하여 지역의 역량강화에 일조하고, 나아가 여성주의 운동 확산을 위한 공동행동을 더 적극적이고 넓은 의미로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여성운동의 지속가능성과 각자의 역할에 따른 의사소통 관련 고민을 함께하기 위해 열었던 [오늘부터 우리는: 민우 여성주의 조직문화 워크숍]은 현재 지부 공동의 과제를 확인하고 활동가로서의 경험을 나누며 힘을 얻을 수 있었던 자리로 평가되며, 이 워크숍에서 확인한 문제들을 활동 현장에서 실제로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어떻게 마련해갈 것인지가 과제로 남았다.
[지역민우ON]을 통해 지부의 다채로운 사업을 본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개했고, 여성주의 확산을 위한 공동액션을 독려하는 한편 갈무리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향후 지부의 사업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하여 전체 지부의 활동 내용을 골고루 알리고, 더 많은 대중에게 가 닿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5. 더 많은 페미니스트와 연결될수록 강해지는 민우회
2017년, 민우회에 가입한 사람은 699명(본부 434명 ∥ 지부전체 265명)으로 현재 회원수는 총 6,355명(본부회원 3446명 ∥ 지부전체회원 2,909명)이다.
지난해까지 사회적 문제로 페미니즘 이슈가 늘어남에 따라 여성들의 위기의식 속 자생적 회원가입이 두드러졌다면, 올해는 캠페인·행사가 52명에서 126명으로 두배 넘게 상승하였고 회원활동관심 영역이 월등히 높아졌다. 이는 다채롭게 기획된 캠페인과 교육, 각 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장이 접점이 되었고 이러한 회원가입은 회원활동의 활성화와도 연결되었다. 특히 30주년은 곳곳에서 그 의미를 되짚는 계기가 되었는데 회원조직 사업 역시 30년간의 활동 성취와 미래지향을 담은 ‘깽판 3종 뱃지(호주제폐지, 미스코리아 지상파 방송 폐지, 낙태죄 폐지)’를 제작 등 참여와 공감을 통한 회원가입과 회원활동에 주력을 맞추어 더 많은 페미니스트의 연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회원확대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올해 회원가입서 리뉴얼과 온라인 회원가입 및 후원창을 개설하였는데 2018년에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본부 뿐만 아니라 지부와 동시에 할 수 있는 회원확대 캠페인 등의 기획을 통해 민우회의 전체적인 회원 층을 확대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기획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양적으로 많아진 회원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이슈 활동과 연계하여 다양한 오프라인 만남의 장을 시도했다. 지역 민우회원을 만나러 가는 ‘민우봉고가 간다.’ 회원과 함께하는 ‘장미대선 번개’, ‘1+1 사무실 포틀럭 영화제’, ‘아이캔 스피크’ 영화 시사회, 오픈 소모임 활동을 통한 ‘불온한 당신’ 상영회, 커밍아웃 파티 ‘세바퀴’ 등 민우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로 참여에 대한 장벽을 낮추기 위한 행사를 작고 크게 기획하였다. 그리고 30주년을 기념하여, 회원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무공간의 리모델링을 단행하였다. 작은 평수이지만 회원공간이 생긴 만큼 민우회 사무실이 회원들로 북적이며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열린 회원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 하고 소통할 수 있는 회원 참여의 기회를 넓히기 위한 지속적 고민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재정안정성은 회비수입이 지난해 대비 16.3%가 상승되어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위한 기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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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
2016년 |
2017년 |
회비수입 |
247,979,900 |
293,149,094 |
340,993,512 |
전년대비 증가율 |
14.1% |
18.2% |
16.3% |
또한 비정기적인 일시기부를 통해 민우회의 활동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후원자도 지속되었다. 별도의 재정사업으로 진행되었던 바자회는 매해 후원금 규모의 성장세를 이루고 있으며, 재정마련을 위한 의미를 넘어 물품을 통한 후원의 의미가 조명되고 바자회 진행에 기꺼이 품을 내어준 회원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연대의 마음으로 바자회를 함께 즐기고 나누어준 수많은 페미니스트와 만나는 장으로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30주년기념식과 연계되어 진행된 후원의 밤은 목표대비 후원액의 115%를 달성하였다. 5개의 30주년 기념사업의 배치로 지출규모가 확대되어 평년에 비해 규모를 높인 후원목표였음에도 불구하고, 민우회 창립30주년을 동시에 의미부여하는 수많은 회원과 후원자 덕분에 후원목표를 초과하는 결과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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