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여성노동자 처우개선 대신 기상캐스터 삭제한 MBC는 각성하라!
2021년 5월 MBC에 입사한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2024년 9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MBC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기상캐스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그의 어머니가 단식에 돌입한지 28일만에 유족과 MBC는 합의하였다. 이를 통해 기상캐스터를 비롯한 방송 산업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했지만, MBC는 기존 기상캐스터 전원과 계약을 해지하고 전문성을 앞세운 남성 기상분석관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본 사건의 중요한 쟁점은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기상캐스터의 프리랜서 지위였다. 사측 또한 이러한 점을 인지하며 유족에게 명예 사원증까지 전달하였다. MBC는 기존 기상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들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족 또한 새 제도 도입으로 기존 기상캐스터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노동 문제 원인을 성찰하고 구조를 개선하는 대신, 기상캐스터 직군을 ‘삭제’해버리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사실상 기존 기상캐스터들의 전원 해고라는 결과를 낳은 이번 결정은 합의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또한 MBC는 새로운 기상분석관의 전문성을 앞세워 기존 기상캐스터와 차별화하는 홍보를 펼쳤다. 이는 기상캐스터 직군을 폐지하고 새로운 직군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오랫동안 지속해온 자신들의 방송, 그동안의 기상캐스터들의 노력까지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위이다. 주로 여성이었던 기존의 기상캐스터가 전문성을 갖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면 그 원인은 방송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질 낮은 고용 조건을 구축해온 데 있다. 직무의 전문성보다 카메라 테스트와 면접, 외적 이미지를 요구하는 채용 행태, 외모와 옷차림을 내세워 화제성을 모으는 수단으로 기상캐스터를 ‘활용’해온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
기상캐스터는 과거 남성의 정규직 일자리였다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여성 비정규직 프리랜서 일자리로 전환됐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이후 고용형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MBC는 이를 다시 남성 정규직 일자리로 되돌렸다. 이는 성차별적 고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없이 이루어진 기만적인 선택이며, 언제든 다시 비용 절감과 고용 책임 회피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적이다.
방송계는 이미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불릴 만큼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곳이다. 2020년 한국노동사회연구원이 발행한 [방송사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부문 방송사 프리랜서 10명 중 7명은 여성이다. 여성의 일자리는 프리랜서로, 남성의 일자리는 정규직으로 채워온 방송계 구조는 성별 임금격차를 고착화해왔다. 비정규직 프리랜서는 직장 내 괴롭힘, 임금, 승진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일 뿐 아니라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처해 있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건으로 불거진 문제는 단순히 기상캐스터 직군을 없애고 기상분석관이라는 ‘정규직’을 신설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MBC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기상캐스터를 비롯한 방송계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는 노력으로 이어졌어야 했다. MBC는 성차별 구조를 재생산하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일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라!
2026년 3월 31일
한국여성민우회
[논평]
여성노동자 처우개선 대신 기상캐스터 삭제한 MBC는 각성하라!
2021년 5월 MBC에 입사한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2024년 9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MBC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기상캐스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그의 어머니가 단식에 돌입한지 28일만에 유족과 MBC는 합의하였다. 이를 통해 기상캐스터를 비롯한 방송 산업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했지만, MBC는 기존 기상캐스터 전원과 계약을 해지하고 전문성을 앞세운 남성 기상분석관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본 사건의 중요한 쟁점은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기상캐스터의 프리랜서 지위였다. 사측 또한 이러한 점을 인지하며 유족에게 명예 사원증까지 전달하였다. MBC는 기존 기상캐스터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들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족 또한 새 제도 도입으로 기존 기상캐스터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노동 문제 원인을 성찰하고 구조를 개선하는 대신, 기상캐스터 직군을 ‘삭제’해버리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사실상 기존 기상캐스터들의 전원 해고라는 결과를 낳은 이번 결정은 합의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또한 MBC는 새로운 기상분석관의 전문성을 앞세워 기존 기상캐스터와 차별화하는 홍보를 펼쳤다. 이는 기상캐스터 직군을 폐지하고 새로운 직군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오랫동안 지속해온 자신들의 방송, 그동안의 기상캐스터들의 노력까지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위이다. 주로 여성이었던 기존의 기상캐스터가 전문성을 갖지 못했다고 평가한다면 그 원인은 방송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질 낮은 고용 조건을 구축해온 데 있다. 직무의 전문성보다 카메라 테스트와 면접, 외적 이미지를 요구하는 채용 행태, 외모와 옷차림을 내세워 화제성을 모으는 수단으로 기상캐스터를 ‘활용’해온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
기상캐스터는 과거 남성의 정규직 일자리였다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여성 비정규직 프리랜서 일자리로 전환됐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이후 고용형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MBC는 이를 다시 남성 정규직 일자리로 되돌렸다. 이는 성차별적 고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없이 이루어진 기만적인 선택이며, 언제든 다시 비용 절감과 고용 책임 회피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적이다.
방송계는 이미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불릴 만큼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곳이다. 2020년 한국노동사회연구원이 발행한 [방송사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부문 방송사 프리랜서 10명 중 7명은 여성이다. 여성의 일자리는 프리랜서로, 남성의 일자리는 정규직으로 채워온 방송계 구조는 성별 임금격차를 고착화해왔다. 비정규직 프리랜서는 직장 내 괴롭힘, 임금, 승진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일 뿐 아니라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처해 있다.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건으로 불거진 문제는 단순히 기상캐스터 직군을 없애고 기상분석관이라는 ‘정규직’을 신설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MBC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기상캐스터를 비롯한 방송계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는 노력으로 이어졌어야 했다. MBC는 성차별 구조를 재생산하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드는 일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라!
2026년 3월 31일
한국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