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기타[기자회견문] 국립국어원은 농인성소수자의 삶 외면 말라! 성소수자 혐오수어 인정하고 당사자가 개발한 대안수어 등재하라! (8/4)

2026-08-18
조회수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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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국립국어원은 농인성소수자의 삶 외면 말라!

성소수자 혐오수어 인정하고 당사자가 개발한 대안수어 등재하라!

 

그동안 한국수어에서 성소수자는 혐오적인 수어로 표현되어 왔다. 국립국어원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한국수어사전」에도, 게이와 레즈비언을 성행위로 표현하는 수어가 국립국어원이 지난 해 비공개 처리하기 전까지 버젓이 등재되어 있었다. 이성애자의 삶이 성행위로만 설명되지 않듯, 성소수자의 삶도 성행위로 환원될 수 없다. 그런데 왜 이성애자는 성행위로 표현하지 않으면서 농인성소수자는 성행위로 표현하는가? 이는 성소수자를 성적이고 비정상적인 존재로 대상화하는 명백한 혐오와 차별이다.

 

2019년 12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농인성소수자 당사자들이 모였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담은 수어들을 ‘혐오수어’라고 명명하고, 사용하지 말 것을 선언했다. 청인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의 검토, 그리고 농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농인 청년활동가와 한국수어 연구자 등 농사회 전문가들의 언어학적 자문을 바탕으로 당사자주의와 인권감수성, 언어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개발되었다.

 

대안수어가 농인성소수자의 삶에 미친 영향도 분명하다. 2023년 농인성소수자 실태조사에서 면접에 참여한 농인성소수자 11명 모두 대안수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대안수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게 되었다는 사람, 혐오수어에 문제를 제기할 언어가 생겼다는 사람, 대안수어를 사용하는 이들로부터 존중과 지지를 느꼈다는 사람이 있었다. 2025년 진행된 ‘성소수자 수어 챌린지’에도 139명이 참여했다. 대안수어는 이미 존재하며 실제 농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농인LGBT+는 2022년 9월 국립국어원에 『한국수어사전』의 혐오수어를 삭제하고 대안수어를 등재하라고 요구했다. 국립국어원은 2023년 1월이 되어서야 답변했고, 같은 해 4월 24일 자문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국립국어원은 농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농인성소수자 당사자를 배제한 채 혐오수어의 존치를 결정한 것이다.

 

널리 쓰인다는 이유로 혐오수어를 유지하는 것은 차별을 재생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혐오수어가 지배적인 환경에서 농인성소수자가 대안수어를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원치 않게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우팅과 차별을 우려하는 당사자에게 먼저 대안수어를 널리 사용하라고 요구한 뒤, 널리 쓰이지 않으니 사전에 등재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구조적 차별을 외면하는 궤변이다.

 

2025년 4월, 국립국어원은 한국농인LGBT+와의 면담에서 2027년 『한국수어누리사전』 2차 개통 때 성소수자 수어를 등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6년부터 차별적 수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대안적 수어를 마련하며, 그 과정의 자문위원회에 농인성소수자 당사자와 인권활동가를 포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1년 넘게 한국농인LGBT+에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이미 연구와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국립국어원이 아니라 주변을 통해 확인해야 했다. 한국농인LGBT+가 연서명을 시작하고 기자회견 개최를 알리자, 국립국어원은 그제야 다시 면담을 요청했다. 국립국어원은 2026년 상반기 연구가 마무리됐으며 한국농인LGBT+의 추천을 받아 9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이 상반기 연구 결과라며 제시한 자료에는 중대한 누락이 있었다. 국립국어원은 해외 수어사전 10곳을 조사했지만 당사자가 개발한 대안수어를 등재한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농인성소수자 당사자가 개발한 16개의 성소수자 대안수어를 사전에 등재한 사례가 존재한다. 일본의 「표준수어 확정의 원칙」도 성소수자 관련 용어처럼 특정 공동체에서 사용하는 말은 당사자들이 쓰는 표현을 가능한 한 반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정말 농인성소수자의 삶에 관심이 있고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지우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국립국어원은 도리어 대안수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수어는 문자 중심 언어와 달리 사용의 흔적을 수집하기 어렵다. 대규모 말뭉치를 구축하고 실제 사용 양상을 조사할 권한과 예산, 인력을 가진 곳은 국립국어원이다. 자신의 책임을 농인성소수자 당사자 단체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국립국어원의 결정은 농인과 수어통역사, 수어 교수자와 학습자, 언론과 공공기관이 어떤 수어를 사용할지 판단하는 공적인 기준이 된다. 실제 통역 현장에서는 국립국어원 사전에 등재된 수어라는 이유로 혐오수어 사용을 고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결정을 미루는 동안, 농인성소수자는 심지어 동성부부 피부양자 소송 승소와 같은 기쁜 소식에서도 계속 혐오수어와 마주하고 있다.

 

사전에 없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된다. 혐오수어만 남겨 두고 대안수어를 배제하는 것은 농인성소수자의 존재와 삶을 한국수어에서 지우는 일이다. 혐오수어를 임시로 비공개 처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혐오수어임을 명확히 인정하고, 당사자가 만든 대안수어를 공적인 언어로 보장해야 한다.

 

과연 국립국어원은 농인성소수자의 목숨이 달린 혐오수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 우리에게 더 이상 당사자 없는 공허한 논의는 필요 없다. 농인성소수자로서 혐오와 차별을 정면으로 마주해온 당사자가, 그리고 농인성소수자 의제에 대해 잘 아는 인권활동가가 논의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당사자의 삶과 언어를 다시 비당사자가 심사하고 허락하는 구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국립국어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2026년 상반기 차별적 수어 연구 내용을 자문회의 전에 공개하고, 누락된 해외 사례와 국내 사용 실태를 당사자 참여 아래 다시 조사하라!

하나. 농인성소수자 당사자가 개발한 대안수어를 『한국수어누리사전』에 등재하라!

하나. 성소수자를 성행위로 표현하는 수어가 성소수자 혐오수어임을 공식 인정하고, 언론과 공공기관, 수어통역 현장에서 혐오수어가 사용되지 않도록 명확히 권고하라!

 

혐오수어는 농인성소수자의 존엄과 안전, 삶이 달린 문제다. 국립국어원은 법적으로 권한을 부여받은 책임기관으로서 즉시 성소수자 혐오수어 근절에 나서라. 국립국어원은 농인성소수자 당사자가 만든 대안수어를 등재하라.


2026년 8월 4일

국립국어원에 혐오수어 없는 한국수어를 요구하는 

1,073명의 농인성소수자·연대시민과 57개 시민사회단체* 일동

 

*57개 시민사회단체(가나다순): 광주비건탐식단, 깨진구슬, 남태령 아스팔트 동지회,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농예술단체 누비스, 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무지개인권연대, 바른기독교인연대, 부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 부촌무지개유니온, 서울인권영화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성소수자교사모임(QTQ),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수원대학교 만화동아리 S.C.O., 얼굴들, 연대하는교사잡것들, 연분홍치마, 이화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인권법행동 함께, 정의,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여성공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경남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퀴어모여라, 정의당 서울시당 청년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 중앙대학교 수어동아리 손끝사이, 중앙대학교 여성주의학회 여백, 중앙대학교 인권네트워크, 지구세계연구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책빵고스란히,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퀴어문화협동조합 홍예당, 투명가방끈,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농인LGBT+,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한국여성민우회, 홍익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홍반사, 화분안죽이기실천시민연합, HIV/AIDS인권행동 알




[공동 보도자료]
농인성소수자·연대시민 1,073명과 시민사회단체 57곳의
국립국어원 연서명 제출 기자회견
“혐오수어 없는 한국수어, 국립국어원에 요구한다”

 

  • 한국농인LGBT+와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은 금일 10시, 국립국어원 후문에서 농인성소수자연대시민 1,073명과 시민사회단체 57곳의 연서명을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 국립국어원에 한국수어 내 성소수자 혐오수어 근절과 농인성소수자 당사자가 개발한 성소수자 대안수어 등재를 요구하는 농인성소수자와 연대시민 연서명입니다.
  • 기자회견에서는 농인성소수자 당사자,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농인 당사자, 장애인권활동가가 연대발언이 진행되었습니다.
  • 연대발언 1: 우지양(한국농인LGBT+ 상임활동가)
  • 연대발언 2: 소주(무지개행동 집행위원 및 HIV/AIDS인권행동 알 상근활동가)
  • 연대발언 3: 김지연(농예술단체 누비스 대표)
  • 연대발언 4: 진은선(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및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 각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첨부파일 붙임 

1. 기자회견 발언문 1부
2. 기자회견문 1부
3. 국립국어원 혐오수어 관련 문제제기 경과 1부. 끝.



'나 하나쯤'이 세상을 바꾸는 법

아무리 작아 보일지라도 우리의 이야기는, 참여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성평등한 세상을 향해 지금 바로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