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개의 시선👀]영화 보고 연대하고 수다 떨고🎥

영화 보고 연대하고 수다 떨고🎥 




🐶쪼꼬/서울동북여성민우회

호호 할머니가 된 반려견 쪼꼬의 프로 요양보호사로 거듭나는 중, 

국가 자격은 없지만 사랑으로 커버 중입니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이하 동북민우회)가 올해로 창립 3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돌아보면 늘 어딘가 바쁘게 움직여왔죠. 피켓 들고 거리로, 구호 외치며 회의실로, 여성의 권리를 외치며 현장으로! 

그런데요… 우리 솔직히 조금 피곤하지 않나요? 곧 체력방전…. 늘 전력 질주만 할 수 없으니까요. 활동가도 인간입니다. 재밌어야 오래 갑니다. 피곤한 투쟁만으론 세상 안 변해. (단호) 그래서 올 한 해는 숨 좀 고르면서, 우리가 즐거운 활동을 하자고 생각했죠. 그렇게 동북민우회는 ‘영화 보기 소모임’을 시작했어요. 이름부터 단순하죠? 하는 일도 단순해요. 좋은 영화 보고, 수다 떨고, 가끔 눈물도 찔끔 흘리고요.


(▲ 이미지: 여덟 명의 사람들이 주먹을 가운데에 모으고 있는 모습을 위에서 찍은 사진)



시국페미: “광장은 늘 여성들의 자리였다”🚩 


첫 번째 영화는 다큐 ‘시국페미’입니다. 

박근혜 탄핵 때 광장에 모여 “여성 혐오에 맞서 우리가 페미니스트다”를 외쳤던 여성들의 이야기. 페미존을 운영하고 집회 매뉴얼과 인권수칙을 만들고 배포했던 이들의 활동은 2024년 윤석열 탄핵광장에서도 이어지고 있었어요. 이 다큐를 보고 “와, 지금 광장에 빛나고 있는 2030 여성들,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고 언제나 촛불 광장에 있었네” 라며 박근혜 탄핵광장에서 있었던 페미니스트 연대를 처음 알게 되었다는 회원의 소감과 함께, 윤석열 탄핵광장의 응원봉 얘기로 이어졌어요. 12월 3일 불법 비상 계엄 다음 날, 민주주의를 구하는 페미-퀴어 네트워크를 만들고 평등수칙을 낭독하며 흔들던 응원봉, 남태령 대첩, 키세스 시위까지… 광장을 물들인 ‘빛의 연대’가 결국 민주주의를 구한다는 거…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져요.



목소리들: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 연대 📞 


두 번째 영화 ‘목소리들’입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인데요.

무려 지역 주민이 직접 민우회에 전화 줬습니다. “이 영화 함께 보면 안 될까요?” 당연하죠. 민우회가 있잖아요, 라고 바로 말한 건 아니고…ㅜㅜ “대표님과 상의해서 연락 드릴게요.” 그리하여 4.3일 당일, 지역 연대 네트워크와 관객추진단을 꾸려 극장에서 함께 봤습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한 생존자 할머니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그 침묵은 결코 공백이 아니었습니다. 


(▲ 이미지: 많은 사람들이 '도봉 4.3 영화제' 피켓을 들고 찍은 기념사진)


“숨소리, 몸짓에서 전해지는 두려움이 말보다 더 강하게 다가왔다” “말하지 못하는 삶, 그 무게를 어떻게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오픈 카톡방에 남겨주신 후기를 공유합니다. 생존자의 고통을 ‘말하게 하기’보다 말할 수 없는 침묵을 ‘듣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우리들은 정의파다: "잘 봐, 진짜 언니들의 싸움이다"🏭 


세 번째 영화는 전설같은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이야기예요.

70년대, “노조는 남성들의 것”이란 말에 “뭐래?” 하고 맞서 싸운 여성들. 배우고 싶어서, 친구들이 좋아서 시작한 소모임이 노조 민주화의 불씨가 됐습니다. 멋진 언니들의 긴 투쟁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 찔끔. “근데 우리 소모임도 꽤 괜찮은데?” 하며 또 눈물 찔끔. 이후 서로의 뜨거워진 마음을 느끼며 “설치고 말하는 여성들이 멋있었다”, “여성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지금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유, 그들의 싸움 덕분이다”라는 소감과 함께 이런 질문도 나누었어요.

“지금도 유효한 정의를 위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이쯤 되면 영화 소모임은 그냥 ‘여성주의 에너지 충전소’예요.


(▲ 이미지: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사진)


그래서 다시, 우리가 즐거운 활동을 하는 이유는… 동일방직 언니들이 이런 말을 했어요.

“투쟁이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여서 즐거웠다.”

딱 지금 우리 이야기죠.

〈함께가는 여성〉이라는 민우회 소식지 이름처럼, 우리도 지금 그렇게 함께 가고 있어요. 영화 소모임을 시작할 땐 “좀 쉬자”였지만, 하다 보니 또 활동을 얘기하고, 역사도 보고,연대하고, 울고 웃고…이거 여백 맞아? 싶을 만큼 운동을 고민하고 연대와 힘을 채우는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많이 좋아요. 우리가 즐겁다면, 그건 분명 잘 가는 길일 테니까요. 혹시 좋은 영화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재밌게, 오래,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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