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ing💬]“30년의 기세”를 굳세게 이어가고 싶은 네 사람의 이야기🐯


“30년의 기세”를 굳세게 이어가고 싶은 
네 사람의 이야기🐯 









들어가며: 홈커밍데이로 민우회 성폭력상담소 

30주년 기념하기 스타트!⏱️ 

🍰제이/성폭력상담소

우리가 참 별일을 다 보네요 ★ㅁ★


원고 의뢰를 받고 제안했다. ‘상담소 활동가 네 명 모두 같이 쓰자!’ 30주년 기념사업과 일상 업무를 양손에 들고 달려가는 와중에 잠시 멈춰,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5월, 역대 상근활동가를 초대해 ‘홈커밍데이: 우리가 채운 서른 페이지’를 열었다. 행사를 위해 눈사람은 긴 역사를 짧은 영상으로 구현하는 일을 맡았다. 신입활동가 조연은 오자마자 30년 활동 연혁을 정리하는 일부터 해냈다. 바람은 30주년의 의미 되새기기, 사람들(전 활동가들과 우리들 포함) 챙기기, 공간 데코와 당일 진행 등을 이끌며 언제나처럼 (좋은 의미의) 바람잡이를 해주었다. 나는 참석자들에게 선물할 미니포토북 제작을 주로 맡으며 과몰입 기질을 발휘했다. ‘소박하게 하자’고 시작했지만 막상 전 활동가들이 남겨준 말들, 옛날 사진들 하나하나가 소중해서 빼곡하게 편집해 넣는 데 애를 썼다. 우리는 29명의 전 활동가에게 전화를 걸어 초대 겸 인터뷰도 하고 자료도 뒤적이며 각자의 각도에서 역사를 마주했다. 홈커밍데이에 와준 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많이 웃었다. 오래전의 소소한 활동 속 에피소드들이 눈앞에 일순 생생해졌다. 과거와 현재가 다정하게 겹쳐졌다. 30주년에 상담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행운이다.



특명! 30년을 3분(?)에 담아라.📚💾💿  

☃눈사람/성폭력상담소

어떻게 하면 지구와 내가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상담소 30년을 3분 안에 담아야 한다는 숙제를 받았다. 가장 먼저 마주한 건 ‘기록의 무게’였다. 손으로 눌러 쓴 상담일지, 흑백사진 속 회의 장면, 스크랩된 언론기사까지. 1995년, ‘가족과성상담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그 첫걸음은 누군가에겐 처음으로 말을 꺼내 볼 수 있는 문 하나가 열린 사건이었다. 영상의 2부 ‘거리에서, 의회에서, 일상에서’는 가장 편집하기 어려운 부분이자, 장면 하나하나마다 분노, 눈물, 연대의 열기, 힘이 느껴진 구간이었다. 몰카(현 불법촬영) 추포(추적과 적발) 캠페인의 일환인 지하철 액션과 판결문 개선 프로젝트의 조용하지만 치열했던 싸움, 그리고 강남역 이후의 집회 속 얼굴들까지.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지금 여기’의 이야기였다. 조직문화, 관계, 일상의 성찰을 추동하는 활동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상의 변화가 ‘다음 30년’을 이끌 힘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 화면에 담기는 건 단 몇 초였지만, 함께 외친 사람들, 멈추지 않았던 사람들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게 해준 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어디선가 서로의 용기로, 또 다른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반갑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다.



30년의 기록이 전해 준 ‘초대’에 응답하는 마음💌  

🍀 조연/성폭력상담소

오래오래 상담소의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

(쉽지 않은 일이니까 틈틈이 고민하고 애써볼게요!)


반성폭력 운동이 어떤 실천으로 채워지는지, 나는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올해 2월, 상근활동을 시작한 나는 상담소 30년 활동을 정리하게 되었다. 시간을 담아 낡아버린 자료집부터 디지털 자료까지, 그 기록 안에서 상담소 활동가들은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순간을 만들고, 재판동행지원단이 되어 막무가내로 달려가 피해자 곁을 지키고, 추격단이 되어 성폭력을 용인하는 법과 제도, 문화를 추포하고, 성폭력에 대한 언어와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직접 상상하고 만들어왔다.

언제 어디서나 성폭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에 대한 분노와 피해자를 향한 연대를 넓고 깊게 만드는 일, 그래서 사람을, 사회를 바꾸어내고야 마는 일. 이게 반성폭력 운동의 실천이구나 가늠해볼 수 있었다. 막연하게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구체적인 형태를 띠면서 활동가들의 흔적이 초대처럼 읽혔다. 활자 너머 활동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용기를 이어받아, 여전히 매일 치열하게 고민하고 용기 내는 이들과 함께, 나도 피해자와 연대하기 위해 어디든 막무가내로 달려가고 분노가 필요한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끝까지 추포하겠다고 다짐해본다.

 

(▲ 이미지: 성폭력상담소 3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 전경 사진. 표지에 년도가 쓰인 책자가 벽에 나란히 붙어 있다. 책자에는 각 연도별 사업이 적혀 있다.)



민우회 반성폭력 운동 앞으로 더 굳세게, 

함께 축하해 주세요.🎉 

🍃 바람/성폭력상담소

동료들과 함께 이 시간을 이렇게 보낼 수 있어 참 좋다.


30대 후반까지 생일맞이가 어려웠다. 생일이 빨리 지났으면 싶었다. 주목받는 것이 힘들었고, 축하를 전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마흔 살 생일 때 지인들과 함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마흔을 축하했다. ‘아, 난 이렇게 살아왔구나’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게 되었다. 10년, 20년, 30년… 딱 떨어지는 시기를 핑계 삼아 어떤 식으로든 기념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상담소의 30년은 상담소에 전화를 주고 싸움을 시작한 피해자들과 그 곁의 활동가, 자원상담활동가, 재판동행지원단과 각종 기획단들, 회원들, 변호사·연구자, 연대단체 활동가 등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채웠다. 상담소 동료들과 오래된 자료를 뒤적이며 각 연도마다 어떻게 상담했고, 어떤 활동을 펼쳤는지 정리하고, 토론했다. 각 시기마다 민우회 성폭력상담소가 어디에 방점을 두고 활동으로 펼쳤는지 알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매일 주어진 일들을 해내느라 마음이 있더라도 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흐르는 시간의 한복판에 있으면 그 의미를 잘 모르고 지나기도 한다. ‘30주년’이기에 시간 내어 들여다보고 의미를 확인했다. 그리고 지난 30년은 소수의 누군가가 뚝딱 만든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올해 30주년을 기념하여 연결되었던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축하하고, 격려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내일을 응원하고 싶다. 상담소의 30년 기세는 ‘우리’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도 어려운 순간들이 있겠지만 서로가 있기에 더 굳세게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9월 10일 ‘한국여성민우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30주년 기념 후원의 밤 “30년의 기세, 내일도 굳세게”’에서 기세 넘치는 페미니스트 동지들을 뜨겁게 만나고 싶다. 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서른 살, 함께해 주실 거죠?


(▲ 이미지: 성폭력상담소 3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 참여자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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