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의 무지개빛 세상을 꿈꾸며..

강석주 (마포레인보우연대 당번)

마포구(성산동)에 이사 온지도 벌써 2년이 다되어 간다. 집을 구하면서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발에 땀이 차도록 발품을 팔아 마포 한 구석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현재 살고 있는 이 곳에서 매달 내는 월세가 부담이 되고, 가끔은 미치도록 이사를 가고 싶은 적도 있지만 나에게 마포는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은 지역이자 공간이다.

개인적으로 마포가 다른 지역보다 좋은 입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마포에 살고 싶은 이유는 딱 꼬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지역적 대비 집값이 그래도 저렴하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또래의 20-30대의 싱글인 사람이 많이 있으며, 마포의 특수한 문화성이 마음에 든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소수자로서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마포라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마포가 왜 성소수자들에게 인기지역이 되었는지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겠지만 거리를 걷다 보면 느낌으로 다가오는 동질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나와 비슷한 성소수자들이 많이 살고 있음을 느낌만으로도 체감할 수 있다.

이렇게 나와 비슷한 성소수자들이 마포에 많이 살고 있음에도 지역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는 성소수자들은 찾기 힘들다. 더군다나 정치와 지역현안을 함께 고민하는 선거에 열심히 함께하는 성소수자들은 더 적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무관심과 상관없이 지역 정책은 만들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성소수자들도 마포 지역의 유권자이며, 우리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이것이 마레연으로 모인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몇 몇의 페미니스트/퀴어 활동가이면서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활동가들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포구 단위에서 유권자 운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마포레인보우 유권자연대]를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마포구에 사는 지역의 주민으로서, LGBTQ 유권자로서 우리의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는 활동을 발굴해 보기로 한 것이다.

마레연은 마포에 거주하고 있는 LGBTQ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곳이다. 어느 특정한 단체가 아닌 마포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에서 성소수자들이 유권자 운동을 조직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서 아직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 유권자 운동이라고 하지만 지역에 살고 있는 LGBTQ의 친목모임 같기도 하고 수다회 같기도 한 번개모임을 진행할 때마다 다른 유권자 운동에서는 볼 수없는 따듯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우리의 모임은 테이블위의 놓여진 정책을 비판하기 보다는 우리들의 삶의 필요한 지역이야기로 유권자 운동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마레연의 큰 장점이라고 하겠다.

현재 마레연은 활발한 활동을 현재 진형형이다.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마레연의 다양한 활동이 회원들에게 전달이 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주변의 친구들에게 마레연의 필요성을 열심히 전파(?)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그중에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마레연 2번에 걸친 마레연의 번개는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 첫 번째 벙개인 막걸리 파티에서는 LGBTQ들이 바라는 마포를 그림으로 그려보았으며, 두 번째 벙개는 마포에 함께 살고 있는 LGBTQ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기위한 비빔밥 파티를 진행하였다. 매 파티에 50명 정도의 마포 주민이 함께 할 정도로 번개의 반응은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의 걱정과 우려와 달리 마레연은 마포의 주민으로서, 성소수자로서 우리들의 권리를 바라는 친구들의 참여로 잘 꾸며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마레연 2번의 번개를 통하여 마포구의 많은 성소수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우리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는 다양한 주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마레연 활동을 통해 ‘내가 단지 누구에게 투표하느냐’에 대한 고민보다는 ‘누가 우리를 위해 일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더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단지 일부만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슈와 정책이 오고가고, 다양한 관점과 토론이 존재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다양한 운동들이 모여 무지개 빛 마포, 무지개 빛 세상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마포레인보우 유권자 연대는 LGBTQ 유권자로서, 또한 LGBTQ의 친구이자 이웃으로서 성과 사랑, 가족의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식하거나 혹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성소수자나 퀴어(Queer)라는 말과도 비슷합니다.

레인보우(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보라색으로 이루어진 무지개)는 성적다양성을 표현하는 LGBTQ들의 상징입니다.

*마포레인보우 유권자 연대 사이트 들어가 보시고 가입도 하세요! 클릭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