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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기]
월드컵 축구공 이야기
서민자: 여성노동센터 조직간사
48년만의 월드컵 첫 승으로 시작된 월드컵의 열기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되었고, 한국전이 있을 때마다 거리의 붉은 물결은 더욱 더 붉어졌다. 수백 만명의 사람들이 매 경기마다 선수들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고정된 시선 속에 선수들의 발놀림뿐만 아니라 피버노바가 있다.
피버노바는 FIFA의 공인구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서 아디다스사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피버노바와 같은 고급의 축구공은 32조각의 정오각형과 정육각형 가죽을 약 1천 6백 20여회 한 땀 한 땀 4∼6시간 바느질을 하여 완성된 수작업의 결과물이다. 이 수작업 공정을 하는 사람은 바로 제 3세계 아동들이며, 이들은 축구공 하나에 150원을 받는다. 하루 14시간이상 노동을 하여 피버노바 2∼3개를 만들어서 받는 돈은 우유 1리터도 살 수 없는, 천원 안팍을 받는다. 현재 한국에서 피버노바 판매가는 15만원 가량이다.
1998년부터 '아동노동 반대운동'을 벌여온 글로벌마치(Global March Against Child Labor)는 스포츠산업 특히, 축구관련 산업의 아동 노동실태는 심각하다고 한다. 마치에 따르면 축구공의 경우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을 최상품으로 치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구(피버노바)를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는 스포츠 메이커 아디다스는 인도, 파키스탄 등의 값싼 노동력을 특히, 아동노동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북아프리카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아동노동 착취를 통해서 축구공과 축구화, 유니폼을 생산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SEF)과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5∼17세의 세계아동 약 2억 5천만명이 학교를 다니지 못한 채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세계 아동 6명 가운데 1명 꼴로 추정되며, 세계 아동노동의 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집중돼 있는데 아시아에는 2명 중 1명, 아프리카에서는 3명 중 1명, 남아메리카에서는 5명 중 1명의 어린이가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노동자의 저임금으로 생계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제3세계 아동들은 축구공과 축구화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제3세계 노동자들에게 한 가족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정당한 임금을 준다면 축구공을 5살 때부터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국은 아마도 거세어진 축구 열풍으로 인하여 피버노바를 더욱 더 많이 사고, 붉은 응원군단 합류를 위해 나이키가 생산한 한국팀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다. 지구의 어느편에서는 하루 종일 쪼그려 앉아 지문이 없어지도록 축구공을 만드는 아동이 있고, 그 축구공을 가지고 거대한 축구스타를 꿈꾸는 꿈나무 어린이 축구가 활성화 될 것이다. 왜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피버노바 축구공으로만 축구를 하여야 되는 것일까?
5살 때부터 축구공을 만들어 시력을 잃은 인도의 소니아는 월드컵이 개최되기 전인 5월 28일날 한국을 방문 해, 축구공에 이렇게 썼다. "Stop, Child Labor", "Fairplay in Making Foot-ball"
축구경기의 페어플레이만큼 월드컵 용품 및 월드컵을 후원하는 기업들이 페어플레이하라고 우리는 외칠 수 없었을까? 월드컵 열광에 가리워진 슬픈 월드컵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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