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 주가이(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을 마치고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 '최초의 부녀대통령'이란 수식어가 언론을 통해 계속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신문지상에는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취임을 축하하는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민우회를 힘들게 했다. ‘여성단체니까 여성대통령을 지지 하겠구나’ 하는, 민우회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여성대통령론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느냐’는 민우회를 조금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물론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어떤 여론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성해야하지 않나’하는 아픈 소리까지.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이하여 드는 질문 · 생각은 3가지이다. ‘왜 여성계는 여성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는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은 50대 이상 여성들이 많이 찍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여성 대통령 시대 여성단체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다.

왜 여성계는 여성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는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나는 그리고 민우회는 ‘하지 않았다.’ 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여성 후보의 비율이 어느 선거보다 높았다. 하지만 가장 원하지 않았던 여성이 여성임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남자 대표, 여자 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를 뽑는 것이니까.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은 마땅히 정책을 보고 뽑아야 한다. 그렇게 보았을 때 박근혜 당시 후보는 국민을 대표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은 50대 이상 여성들이 많이 찍었기 때문이다?

대선 후 시민운동을 한다는 사람들끼리 모인 술자리에서 ‘50대 여성 박근혜 론’ 은 뜨거운 토론주제가 되었다. 이후 중앙선관위 자료를 찾아보고, 네이버로 검색도 했으나 50대 여성을 교차해서 분석한 자료는 찾지 못했다. 전체 성별로는 박: 문이 남성이 49.1: 49.8 이고 여성이 51.1 : 47.9이었다. 여성이 2%정도 득표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았을 때 60대 이상에서 72.3%라는 어마어마한 득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어느 자료에서도 50대 이상 여성들이 박근혜 당시 후보를 많이 찍었다는 분석을 찾을 순 없었다.

 파편적인 결론을 내리지 말았으면 한다. 하루하루 절박한 경제적 상황에서 민주당에 희망을 찾지 못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박근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박근혜 당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된 것은 여자이기 때문에 아니라 ‘대통령의 딸’이기 때문이다. 다른 여성 후보들은 0.1%도 안 되는 득표율을 보였다. 심상정 혹은 나경원이 후보로 나왔다면 과연 51%를 넘겼을까?

여성 대통령 시대 여성단체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여전히 앞으로의 5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지만 이제는 ‘멘붕’상태에서 벗어나야할 때이다. 보수정권이 재창출되면서 사회적 보수화가 강화될 것이 분명하기에 시민사회진영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어느 때 보다 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와 감시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2013년 민우회는 정부 정책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각 팀과 부설을 망라하는 특별사업을 기획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특별 사업 ‘개미마이크’

박근혜 정부가 여성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책을 집행하는지 매일 뉴스를 모니터링하고 의견을 트위터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성들의 일상과 밀접한 정부정책에 대해 발 빠르게 의견을 제시하는 활동을 상시적이고 적극적으로 벌이려는 것이다. 여성대통령을 표방하고 있지만 성평등 관점의 공약이 부족하였던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성평등 관점에서 모니터링 하고자 한다.

현재 민우회는 상시적인 정부 정책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팀별로 모니터링 회의가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모아진 의견은 민우회트위터(@womenlink)을 통해 발행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모니터링자료는 트위터 검색창에서 ‘#개미마이크’ 로 검색이 가능하다. 트위터를 통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정보와 의견을 대중들에게 보다 빠르게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성명이나 논평이 아닌 좀 더 편하고 쉬운 언어로 대중들과 소통하고자 함이다. 개미마이크는 2013년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연말엔 평가의 자리도 만들어보려고 한다.

작은 목소리이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개미들의 목소리에 여성대통령께서도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회원 여러분들도 리트윗으로 개미들의 힘을 보여주시길.